[고독시평 11]국어의 ‘주어主語’논란 “넘 웃프다”
한쪽에서는 ‘방미訪美효과가 크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낌없이 퍼주고온 글로벌 호갱외교’라고 한다. ‘택도 없는’ 팝송 하나로만 남았든말았든, 그것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WP기자가 윤모 대통령에게 일본관日本觀에 대해 물었다. “100년 전의 일을 갖고 무릎을 꿇어라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라는 답변에 대한 것이다. 여당의 대변인이 “주어主語가 없는데 어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하느냐? 이 문장의 주어는 당연히 ‘일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논평한 직후, 인터뷰기자가 “저는”이라고 주어가 명백히 있는 전문을 공개하니 얼마나 머쓱하고 민망했겠는가. 앞으로는 논평을 신중하게 하겠다고 했다던가. 그 기자에게 대체 저주의 악플을 보낸 이들은 누구일까?
아니, 어쩌면 이렇게 웃긴 흘러간 코미디가 재연되는 것일까? 우연일까? 필연일까?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대선후보로 광운대에서 특강을 했다던가. 그 특강에서 BBK라는 회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당시 국회의원이던 나경원이 “주어가 없으니 이(명박)후보가 BBK를 세운 게 아니다”고 강변했던 게 생각났다. 이런, 이런, 이런 데자뷰가 있을 수 있냐? 아니, 대체 얘들은 제 정신들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도 유만부동이지, 명색이 금배지들이 이럴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듣는 ‘이상한 귀’를 가진 사람들이 전국민의 듣기능력을 평가하더니, 이번에는 읽기능력을 평가하는 게 아니고 무엇이랴? 정말 국민을 뭘로 알고 이런 짓거리들을 버젓이 하는 것일까? 지하의 세종대왕이 통곡할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블랙 코미디도 어느 정도이지, 이건 숫제 “웃프다”.
더 웃긴 것은, 이런 판에 기자가 ‘살면서 가장 행복한 기억’에 대해 물었다. ‘굥씨’의 대답을 보셔라. “50이 다 되어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이 (내 인생에) 가장 기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때도 ‘아싸-’하며 하늘에 대고 어퍼컷을 날렸을까? 그거야, 누구라도 자기 아내를 사랑할 터이므로 당연히 나올 말이라치자. 하지만, 아무리 막무가내, 남의 말을 듣지 않는대도 ‘사기꾼, 위선자’등의 논란으로 특검의 대상자가 바로 제 아내라는 말은 한두 번 들었지 안했을까? 이런 판에 장난도 아니고, '엣따, 엿 먹어라'라는 마음이 아니고서는 어찌 그런 말을 버젓이 할 수 있을까? 또한 “아이는 없지만 6마리의 유기견과 5마리의 유기묘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아내(아니 어쩌면 천공이)가 시키는대로, 개의 입에 사과를 갖다대고 먹으라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들을 ‘조롱’했던 것일까?
이건 정말 아니다. 비행기 사고로 죽은 로큰롤 스타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노래를 미국 대통령 앞에서 ‘썩소(썩은 미소)’를 지어가며 재롱떨 듯 부르다니? 정말로 제정신이 아니지 않는가. 아니, 말짱한 정신이었을 것이다. 자기가 조만간 ‘갈 자리(퇴진, 구속)’를 안 것이 아닐까? 노랫말이 ‘안녕good bye’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1절만 불러 다행이지, 그 다음 구절이 ‘바이 바이bye bye,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였음을 알았을까? 그러고도 기타 선물에 좋아 헤헤거리는 우리의 현 대통령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한-미-일 ‘강철동맹’을 재확인한 게 아니고 ‘전쟁동맹’을 다짐하고 온 것이, 우리나라가 이제 미국의 ‘기지국가’로 전락한 ‘비극’을 그는 눈곱만큼이라도 알까? 박재동 화백은 특유의 한 컷 만화에 ‘홀랑 다 벗고 받은 것은 기타 하나’라고 썼다. 그는 분명코 서양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대통령)’에 다름 아니다. 알량한 권력과 기득권 사수에 목숨을 바치며 그를 추종하는 위정자들이여! 당신들의 죄는 그야말로 ‘무간지옥無間地獄’에 직행하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알 수 없는 일이로다! 하늘이시여! 나무관세음보살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