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친화식품이 뜬다(펌)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령친화식품 수요가 늘고 있다. 고령화로 새로운 소비층이 형성되면서 섭취·소화·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층을 위한 영양 균형식 제품 개발이 활발하다.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고령친화식품 신소재 개발과 상품화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사진 이진랑
먹기 쉽고 면역 증강 영양 균형식 제품 개발 활발
[시장 규모 5년 새 54.8% 증가] 급속한 고령화가 국내 고령친화식품의 시장 규모까지 새롭게 바꾸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서 발표한 ‘2016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고령친화식품의 시장 규모는 약 7903억 원(2015년 기준)으로, 이는 국내 전체 식품 시장의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아직 시장 자체는 크지 않지만 2011년 5104억 원에서 불과 5년 사이에 54.8%(2015년 7903억원)나 확대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고령친화식품의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관련 협의체 구축 및 표준 마련,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령친화식품이란 치아 부실, 소화기능 저하 등을 겪는 노인의 기호에 맞는 맛이나 향·형태를 지녔으면서 동시에 노인들에게 부족한 영양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품을 말한다.
[고령친화식품 산업표준규격 마련해야] 우리?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고령화 비중이 14%를 넘어서면서 고령 사회로 접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고령화가 식품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령자는 소비 성향, 식생활 형태, 선호 식품 등에서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고령자용 식품 개발 연구를 맡고 있는 한국식품연구원 박동준 박사는 “고령층은 대체로 건강에 관심이 높은 반면, 음식을 씹는 데 불편함을 느끼기 쉽기 때문에 고령친화식품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특히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맞춤형 고령친화식품 등 국산 농산물과 연계한 제품 개발과 생산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농식품부의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영양 공급’이라는 응답이 48.8%로 가장 많았고 소화용(26.5%), 저작·연하용(2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고령친화식품으로 생각하는 제품으로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응답이 10.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특수용도식품(9.1%), 인삼·홍삼 제품(8.8%), 청국장(8.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 식습관 변화로는 ‘일반 식사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과일·견과류와 같은 건강한 간식을 챙겨 먹는 비중이 늘었다’는 응답이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뒤로 ‘영양보다는 소화가 잘되는 쪽의 식품 소비가 늘었다’는 응답(22.2%)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령자가 섭취하는 식품은 일반적인 기준과는 다른 관점에서 규격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대해 고령친화식품 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과 김현옥 주무관은 “한국식품연구원과 같은 식품 전문 연구 기관과 협업해 고령친화식품에 대한 한국산업표준(KS)을 연내에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업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산 농산물 연계 고령층 맞춤형 제품 개발 늘어] 고령층의 식품 섭취 형태 등을 분석한 후 고령친화식품 재료와 먹기 편리한 고령층 전용 음식 개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씹는 과정과 삼키는 기능이 약화된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곡물 유동식 제품 개발로 국내 농산물의 소비 촉진과 고령자 친화형 식품산업 시장의 확대가 기대된다.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하 농기평)은 농식품 연구개발 과제를 지원해 “고령층을 타깃으로 한 면역 증진 곡물 유동식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개발한 제품은 통곡영양밀과 통곡영양미음, 통곡시리얼 등으로 영양 균형과 면역 증진, 저나트륨 및 저작 능력을 고려한 고령자 맞춤형 유동식 제품이며 국산 통곡을 50% 이상 사용했다.
이번 연구를 주관한 헬스밸런스㈜ 연구팀은 “과열수증기법을 통해 영양 성분의 보존·살균·탈취·팽화 기능을 현미 가공에 응용해 현미의 당지수를 백미 대비 2분의 1, 현미 대비 3분의 2로 낮추고 가바(GABA) 함량은 백미의 10배, 현미의 2배로 증가시켰다. 특수의료용 중심의 환자식이 대부분인 고령친화식품 시장에서 면역력을 증진하고 나트륨을 100g당 120㎎ 미만으로 낮춘 일반식으로 개발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헬스밸런스는 고령식 브랜드 ‘뉴트러스트(NUTRUST)’를 출시하고, 곡물 유동식 제품 2종 을 개발·상품화 했다. 면역 증진 기능성 소재 함유 곡물 유동식 제품 으로는 뉴트러스트 통곡미음과 뉴트러스트 통곡밀이 있다. 이들 제품 은 면역 기능 성분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채소류와 미세 홍삼 분말을 포함한 춰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헬스 밸러스 연구팀 이환 박사는 “영양 균형을 보완한 배합에 통곡물 현미·율무·렌틸콩·퀴노아 등과 찹쌀·소고기·당근·브로콜리·양파를 사용했으며 기능성을 위해 쌀 눈과 미세 홍삼 분말을 첨가해 배합한 유동식을 개발, 상품화했다”고 말했다.
유동식 제품의 경우 1차 온라인 판매를 통해 관능평가 등 소비시장 반응을 분석하고, 현재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고영양 ‘시리얼 스낵’과 ‘당뇨 개선 시리얼바’ 등을 개발하고 상품화를 준비 중이다.
헬스밸런스 이병주 이사는 “올해 안으로 섭취 편의성이 높고 면역 기능이 강화된 고령층 맞춤형 시리얼 등을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고령층 타깃으로 개발된 제품의 시장 확대를 위해 홍보와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령친화식품 시장이 커지자 대기업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5월 시니어 소비자를 위한 영양식 6종의 판매를 시작했다. 노년층의 일일 필요 영양소를 고려해 단백질·칼슘 등 필수 섭취 영양소를 강화하고, 치아가 좋지 않아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파우더·젤리·죽 등 3가지 형태로 구성했다.
롯데마트 건강 라이프 브랜드 ‘?빗’은 노년층을 위해 렌틸콩·치아시드·병아리콩·귀리 등을 갈아 만든 곡물가루 제품을 출시했다. 밥과 죽·수프·물 에 타서 손쉽게 먹을 수 있다. 메디푸드의 ‘실버웰’ 영양죽은 브로콜리맛, 검은깨맛 등이 있고 밥 반공기 열량과 달걀 반쪽의 단백질, 우유 1컵의 칼슘, 노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A, 비타민 B1 등이 들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실버푸드 시장은 초기 걸음마 단계로, 제품의 종류와 관련 정보가 부족하고 유통 체계도 미흡한 편”이라며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 인증제도 등을 활성화하고 안전한 제품을 제조·공급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 했다.디지털농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