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도 서울 첫 공연, 부산, 대구, 고양 공연을 모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이 순간을 붙잡아 두고 싶어서 조금 많이 긴 리뷰를 적어 보았어요.
VOCAL
메가 필드 이후로 그 짧은 사이에 목소리가 더 단단해졌어요. 그리고 전 더 단단해진 소리가 더 좋아요. 한 치의 주저함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기술이 늘었다는 인상을 받기는 했지만 그것이 본래의 꾸밈없는 담백한 색깔을 해치지 않았어요. 하현상에게 잘 맞는 보컬 레슨을 받고 계신 것 같아요. 목소리란 건 원래 변하기 마련인데 저는 좋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계신다고 생각해요. 목소리의 색감이랄까, 질감이랄까…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지시는 것 같다고도 느껴요.
무엇보다, 22곡을 소화하셨네요. 마지막 곡까지 일정한 컨디션으로 부르기 위해 목을 허투루 쓰지 않고 섬세하게 조절하며 노래를 부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이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았고,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쏟아내야 할 때에 쏟아내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마음이 든든해져서 끝까지 정말 감사하게 들었습니다.
기타나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시는 것도 갈수록 편안해 보여요. 특히 21년도와 비교해 피아노 치며 노래부르시는 것은 눈에 띄게 능숙해지셨습니다. 사람의 이토록 빠른 성장을 목격한다는 것은 참 경이롭고 감사한 일입니다.
SOUND
항상 현악기와 정말 잘 어울리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스트링 세션과 함께 하는 무대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었는데 소원성취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파도는 꼭 클래식 현악기와 함께 듣고 싶었는데 파도만이 아니라 다른 곡들도 클래식 악기들과 함께 들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어요. 앞으로 있을 모든 공연에 스트링 세션이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 더 멀리 더 높이 날아오르고 계시니 조만간 가능해지겠죠?
편곡에 칼을 갈고 오셨더라고요. 인트로부터 파도까지 어떻게 하면 공연을 공연답게 꾸밀까 어떤 새로운 음을 들려줄까 치열하고 즐겁게 고민해서 준비한 것 같았어요. 공연을 수행하는 사람의 마음에 “잘해야지”하는 열정만이 아니라 “이거 재밌어”하는 즐기는 마음이 있어야 그 결과물을 접한 사람들도 “잘한다”라는 목격자로서의 감상을 넘어서서 공연자의 기분 및 태도에 감화되어 “즐겁다”라는 참여자로서의 체험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는 만큼 보이는지라 좀더 음악적 배경지식이 있었다면 편곡을 제대로 맛보고 향유할 수 있을 텐데 그거 하나가 참 아쉽더라고요. 어떤 세심함과 어떤 재미가 있었는지 속속들이 알고 싶어서 이거 음악 공부를 해야 하나 싶었네요. (하나하나 조목조목 알려주시는 콘텐츠를 해주신다면 차암 좋을 텐데요… 궁금합니다. 각 곡마다 편곡 방향을 어떻게 잡으셨고 음원과 어떤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는지, 특히 신경 쓴 포인트들과 거기에 담은 의도들이라든지…)
아 그리고, 세션 구성원에 변화가 있었죠? 역시 같은 곡이어도 연주자에 따라 색채가 달라져서 이 또한 꽤나 영향이 큰 재미였어요!
SETLIST
구성이 참 좋았어요. 사실, 어떤 이의 편지, 파도, 파랑 골목, Dawn, 불꽃놀이, US, Close까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들은 다 있어서 실실 나오는 웃음을 감출 길 없었네요. 파랑 골목이랑 US 들고 오실 줄 몰랐는데.. 정말 감사해요. 두 시간이 넘게 하현상 목소리만 들린다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열 곡을 들었는데 아직도 열 곡이 더 남았다니.. 그게 그렇게 행복한 일인지 경험하기 전까진 몰랐어요. 이젠 한 시간 10곡으로 만족할 수 없겠는 걸요..?
인트로와 파도의 수미상관! 너무 좋았어요. 이번 셋리스트는 전반적으로 정말 고민 많이 했다는 티가 났어요!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은 역시 불꽃놀이와 인연이 깊죠. 코로나 거리두기 제한이 완화된 이후로 2021년 9월 25일 첫 공연의 마지막 곡이 불꽃놀이였습니다. 이 날 이후로부터 Calibrate 발매 전까지 (난장을 제외한) 세 번의 공연에서 모두 불꽃놀이로 포문을 열었고요. 그리고 불꽃놀이 발매 이후의 공연들에서 첫 곡으로 가장 많이 부르신 게 맞더라고요? 제 카운트로는 이번 단콘 전에 13번이나 불꽃놀이를 첫 곡으로 부르셨습니다. 세보셨나요? 이것도 감동 포인트 중에 하나였어요. 이번 셋리스트를 정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는 흔적인 것 같아서요. 아주 좋은 선택이었어요.
Melancholy의 도입부는 언제 들어도 참 좋습니다. 정규 첫 앨범의 첫 소리다운 곡이에요. 오프닝으로 워낙 좋은 곡이라서 이 곡은 앞으로도 첫 곡으로 자주 만나게 될 것 같네요.
Melancholy를 처음 들었을 때 “가지 말란 말들이 나 이렇게 멈추네요. 떠나지 말란 말들이 나 이렇게 맴도네요.” 이 가사가 팬분들에 대한 것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맞았군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정규 앨범의 첫 마디를 팬분들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으로 연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첫 단독 콘서트도 그 마음을 전하며 시작한 것 같아 참 따뜻했어요.
With You는 꼭 있을 것이라 예상했고, 역시나 불러주셨어요. 123 go! 외치는 곡은 다 가져와 주셨더라고요.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무대라는 의미가 더해지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공연이 끝나고 셋리스트를 찬찬히 들여다 보니, Intro/불꽃놀이/Melancholy/With You까지가 한 묶음처럼 느껴졌어요.
첫 곡으로 가장 많이 부른 곡, (투어의 타이틀과 동명인 정규 앨범의) Time and Trace의 첫 곡, 그리고 지금의 하현상을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슈퍼밴드에서 선보인 첫 자작곡. 이렇게 첫 단독 콘서트를 여셨군요.
말야는 참 “날 것”에 가까운 곡이에요. 하현상의 많은 곡들이 응집성과 구성미보다는 혼돈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유롭고 솔직한 언어를 담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들을 애써 꾸미지 않고 제각각 다른 모양대로 오롯이 툭툭 놓은 느낌. 말야는 그 탄생 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특징이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곡인 것 같아요.
소년의 방과 파랑골목은 하현상이라는 사람의 냄새가 진하게 나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하현상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소년과 청년의 경계가 잘 드러나는 곡들이라서 연달아 불러주니 그 위태롭지만 꺾이지 않는 청춘의 형상이 더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 같았어요. 좋은 페어인 것 같아요.
그리고 여전히 Calibrate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 파랑 골목이라고 해줘서 기뻤습니다. 소리가 멋진 곡이기도 하지만, 이어폰을 끼고 삭막한 도시의 푸른 새벽 길바닥을 보며 터벅터벅 아무렇게나 걷는 하현상이 눈 앞에 그려지는 곡이라서 많이 좋아하는 곡이에요.
말야 / 소년의 방 / 파랑 골목은 사람 / 소년 / 청년 하현상을 보여주는 구성이라고 느꼈어요.
라퓨타는 요즘 하현상의 기분을 상징하는 곡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라퓨타까지가 사람 하현상이었을까요?
말야 - 소년의 방 - 파랑 골목 - 라퓨타의 서사는 다듬어지지 않은 무언가가 나른하게 방문을 굴러나와서 되는 대로 팔다리를 휘젖고 삐뚤삐뚤 발길이 닿는 대로 걷다가 제멋대로 날개를 펼쳐 햇살 속으로 날아오르는 것만 같기도 해요.
Gone Tonight, 망가지려나, 심야영화, 불꽃놀이, 파랑 골목, 죽은 새, 소년의 방, 까만 낮, Same Old Song. 이 곡들은 제가 가장 가깝게 느끼고 좋아하는 하현상의 심상이기도 해요. 언젠가는 이 곡들만 모아서 라이브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아, US 너무 아름다운 곡이에요. 셋리스트를 다채롭게 구성하기 위해 피아노 발라드를 삽입하신 것도 좋았지만, 라퓨타로 아찔한 창공까지 고조된 분위기를 잔잔한 곡으로 한번 환기하고 진행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구성이 좋다고 느껴졌던 대목이에요.
이번 투어를 다회차 관람하는 사람들을 위해 커버곡을 다르게 준비했다는 말이 기뻤어요. 한 번밖에 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하현상의 노래는 모든 공연 동일하게 들려주면서, 여러 번 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타인의 노래는 다 다르게 준비하신 것은 정말 영리하고 사려깊은 선택이었어요.
낮게 말하듯 부르는, 저음이 돋보이는 커버 곡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챠우챠우, Track 9, 아마도 그건, 기다린만큼 더. 청량하고 단정하게 울리는 고음도 좋지만 요사이 저음이 무척 농밀해져서 매우 흡족하게 들었습니다. 악기 연주 없이 마이크만 잡고 노래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밀도있게 불러준 곡들이 있어서 참 좋았어요. 그리고 역시나 다섯 곡 모두 가사가 무척 아름다웠어요.
US, Kitsch, 기다린만큼 더. 이 곡들이 감동이 되었던 포인트가 따로 있어요. 하현상이 부르고 싶어서 들고 왔다는 곡들도 늘 좋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듣고 싶어하는 곡이어서 들고 오셨다는 말을 들으면 항상 그 울림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함으로써 청중을 공연자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온전히 공연자의 영역인 셋리스트 구성에 청중의 의향이 반영되는 것이니까요. 듣는 사람들을 향한 배려와 애정을 말소리로 표현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제가 특히 좋아하는 하현상의 모습 중 하나예요.
심야영화 - 하루가 - 하이웨이 밤을 이겨내는 하현상의 서사랄까요.
갇힌 밤 무너질 것만 같아 쓰러질 것만 같아 - 떠나지 않는 밤이 날 떠나가네요 - 달리다 보면 어딘가 여긴 그래도 전보단 나을 테니까.
보랏빛 심야영화. MAGIC이나 밤 산책, 혹은 3108이 아니라 심야영화를 들고 오실 줄 몰랐어요. 전 그저 보랏빛 하나로 좋아하는 곡이기도 한데요. 새벽에 사방이 막힌 곳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어딘가 억눌려 있는 것 같은 정서가 곡에 자주 묻어난다고 하셨는데 심야영화도 그 풍경을 그려내요. 어둠이 수압처럼 짓눌러 오고 마치 나만 멈춰있는 것 같아서 무슨 말이라도 고래고래 소리질러 이 짜부러진 자아를 해방시키고 싶다는 울분과 코로나 때문에 공연도 하지 못하고 실내에 갇혀 있었던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하는 아름다운 곡이에요.
그리고 하루가에서 빛이 잠들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어둠이 물러가기 시작하죠. 아, 너무 너무 좋아하는 곡입니다. 저도 이 노래를 나를 똑바로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사람의 시선 속에서 위로와 안도감을 얻기를 바라면서 부르고, 떠나지 않는 밤이 떠나가길 바라면서 불러요.
그리고 드디어 하이웨이에서 발을 굴러 달려가요. 서글퍼도, 그만 두고 싶어도, 책임감이 무거워도, 아파도, 후회되어도, 아쉬워도, 일단 멀리 달리기를 선택해요. 완전할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다면 있는 힘껏 전진하는 거죠.
이렇게 세 곡은 삶의 그늘로 표현된 밤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 밤을 이겨내는 삶의 태도를 보여줘요. 아주 멋진 구성이었어요.
(여담이지만, 하루가와 하이웨이는 정말 타이틀로도 손색없다고 생각해요.)
Close 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형태로 등장해서 반가웠네요. 전 그 시간을 VCR이나 게스트가 아니라 연주로 채워줘서 고마웠어요. 하현상은 노래하고 연주하는 사람이라는 듯이, 그래서 그것에만 집중하겠다는 듯이, 그 순간마저 음악으로 채워줘서 기뻤어요. 음악가. 그 단어대로 살아내는 것 같아서. 온통 하현상 냄새가 나서 묘하게 안심이 되었달까요. 그리고 악기의 소리란 것이 보컬의 배경음이 아니라 무대를 함께 완성하는 공동 주연이라는 메시지도 전달되는 것 같아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따뜻한 천연재료로 만들어진 구시대의 악기들과 차가운 합성재료로 만들어진 신시대의 악기들이 Close(가까움)이라는 곡을 조화롭게 연주하는 것도, 어딘지 Time and Trace와 잘 부합하는 것 같아 이것도 하나의 묘미였네요.
시간과 흔적의 위치 선정도 딱 좋았어요. 전체 구성을 놓고 보자면, Close를 기점으로 그 전은 “자기 얘기를 하는 하현상”에 가깝다면 시간과 흔적부터는 “듣는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하현상”이라는 느낌도 들어요.
나를 붙들고 있는 아픈 기억들은 흘려보내고 앞으로 나아가겠노라고 말을 건네고, 아무 걱정 없이 잘 자라고 말을 건네고, 그러고 나면 거짓말들 같은 기적이 오는 아침이 올 거라고 말을 건네고, 나를 데려가 달라고 말을 건네고, 나를 여기서 꺼내달라고 말을 건네고, 끝이 없는 나의 맘이 그대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을 건네고, 긴 꿈을 꾸는 순간에도 그대를 떠올린다고 말을 건네고, 등대가 빛나니 너를 보며 웃어 본다고 말을 건네고, 언제든 그대가 원한다면 함께 하겠노라고 말을 건네고,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을 건네요.
꿈보다 해몽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어쨌든 참 좋은 구성입니다.
단독 콘서트에서 Good Night을 부르실 줄은 몰랐는데. 정규 앨범 위주로 꾸렸다고 하셨어서 내심 까만 낮이나 Same Old Song을 기다렸거든요. 그치만 피아노를 치며 잘자라고 해주는 하현상 목소리를 마다할 리 없지요. 피아노치면서 노래 부르시고 싶었구나. 들려주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피아노만 치며 부르는 곡은 흔치 않았잖아요. 특히나 음원보다 더 밀도 있고 단단하게 공기를 밀어내며 불러주셔서 훨씬 더 좋았어요.
집에 가는 길이 끝났을 때 외치고 싶었던 말은, “반드시 기적이 올 거야!”였어요. 새벽에 하현상 노래를 들으며 어떤 생각을 하냐고 물었을 때도 그렇게 대답하고 싶었어요. 늘 기적이 오길 간절히 바라면서 들어요.
사담인데, 집에 가는 길과 Good Night의 순서가 달랐어도 괜찮았겠네요. 집에 가서 - 자는 것으로?
많은 분들이 언급해 주셨지만, 데려가 줘와 Dawn을 연달아 불러주신 것이 좋았어요. 처음 혹은 여기가 아닌 어딘가로 데려가 달라는 곡, 그리고 이젠 처음처럼 부를 수 없는 첫 곡. 아, 뭐라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두 곡은 타이틀곡이 아니면서 각 앨범의 이름과 가장 밀접한 곡들일지도 모르겠어요. 데려가 줘는 Calibrate라는 앨범 이름처럼 그리운 옛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고 있고, Dawn도 My Poor Lonely Heart라는 앨범 이름처럼 자기 안의 고독과 슬픔을 담아낸 곡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둘 다 I don’t belong here의 정서를 풍기는 것도 비슷하네요. “날 데려가 줘” “Get me out of here”
소년의 방&파랑 골목, 데려가줘&Dawn의 페어링은 효과적이기도 하고 아름다워서 또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Moonlight를 들고 오신 것도 의외였어요. 가장 많이 부른 OST는 Deep in Your Eyes이고, 하현상을 처음 널리 알린 OST는 바람이 되어니까. 하지만 좋은 선택이었어요. 올 1월 공연이었던 KBS홀 어썸스테이지가 떠올랐어요. 정장입고 걸어나오면서 Moonlight 불러주셔서 난리가 났었죠. US, Close, Moonlight, 어떤 이의 편지, 파도. 이번 셋리스트의 사랑 노래들 모두 굉장히 좋아하는 곡들이에요.
데려가 줘부터 Moonlight까지의 빌드업, 어떤 이의 편지에서 파도까지의 절정은… 많은 감정이 들었어요.
아주 사소한 것이었지만, 그리고 사실도 아니었지만, 어떤 이의 편지를 마지막 곡이라고 소개해줘서 기뻤어요. 제 마음속 마지막 곡은 늘 어떤 이의 편지예요. 마지막 곡으로 가장 많이 부르신 곡이기도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고, 이제는 함께 부른 수 많은 목소리와 기억과 흔적이 겹겹이 쌓여 너무나 특별해진 곡이기도 해요. 삶이 슬프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다는 이 곡을 참 많이 아껴요.
등대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참 기뻐요. 요즘 낯선 사람들을 만나 하현상을 좋아한다고 말할 때면 등대를 아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참 고마운 곡이에요. ”나를 좀 더 돌봐줘야겠어“는 이어진 Time and Trace의 여러 곡에서 되풀이된 주제이자 태도여서 전 등대가 Time and Trace의 씨앗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Koh Samed는 명실상부 공연에서 가장 많이 부르신 곡이에요. (그나마 Dawn이 경쟁자이지 않을까) 몰입감과 감정이 남다른 곡이기도 하고 등대 - Koh Samed - 파도로 이어지는 ”바다/물“과 관련된 곡으로서 구성적으로도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아, 파도는 말이 필요할까요. 현악기와 피아노와 함께한 파도라니. 아, 파도만큼은 앞으로도 모든 공연에서 현악기와 함께 듣고 싶다는 욕심이 듭니다. 뷰민라에서 처음 라이브를 들었을 때의 그 압도적인 감동을 잊을 수 없네요. 파도는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작별인사를 하고 배웅하는 하현상의 사랑 표현인 것만 같아서 마지막으로 더할 나위 없는 곡이에요.
VJ
VJ는 아름다웠어요. 적절했고 기대 이상이었고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바라던 것보다 배 이상 더 만족스런 결과물이었어요. VJ란 소리인 노래를 시각화하는 것이어서 그 노래의 심상을 잘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각 노래에 어울리는 VJ를 제작하기 위해 원작자의 의견이 어디까지 반영되었을까 궁금하긴 했어요.
도시, 지브리, 스팀펑크, 초현실, 바다가 지배적인 소재였던 것 같아요. 자연, 동화, 판타지의 감성과 Generative AI 및 초현실주의 감성이 어우러져 자아내는 색감이 꽤 만족스럽고 멋있었어요. 하현상이라는 사람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제가 느끼는 하현상은 또 마냥 아날로그는 아니거든요. Acoustic+Electronic, Unplugged+Plugged 의 경계 근처에서 제멋대로 하지만 부드럽게 유영한다는 느낌이라. 그 음악가를 잘 담아냈어요.
붉은 색과 푸른색이 뒤엉킨 그래픽은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지 늘 비틀비틀 그러나 뚜벅뚜벅 걷는 하현상의 양가적인 마음을 투영했고, 단조롭게 교차하는 도시의 파편들은 소년미 가득한 맑은 목소리 아래 두툼히 깔린 투박하고 쓸쓸한 감성이 잘 묻어났어요.
하현상의 방(인가요?)은 가장 마음에 들었던 VJ예요. 까만낮이 잠식한 남자의 방은 야망을 실험하는 싸움터이자 숨막히게 옥죄는 한계이자 가장 익숙한 도피처이기도 하겠지요. 빙빙 도는 연출이 어릴적 바퀴달린 의자에 앉아 빙글빙글 돌면서 생각에 잠겼던 때를 생각나게 했어요. 그 어린 날의 혼란과 불안함이 울렁울렁 떠올라서 토할 듯 울 것만 같은 마음을 억누르며 보고 들었어요. 방이 통째로 물에 잠긴 것처럼 불켜진 노트북과 농구공과 책들이 두둥실 떠다니는데, 그 또한 호수 바닥에 가라앉은 내 방처럼 보여서 애틋하고 아프고 가깝고 좋았어요.
푸른 색감도 그렇고, 사람/소년/청년의 하현상이 짙게 배인 곡들과 어우러져 하현상이라는 사람의 푸른 단면을 압축해 그려낸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네요. 꼭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으면서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좋았어요. 아,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네 집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라퓨타는 역시 지브리죠? 하늘에 떠 있는 성은 예상 가능한 선택이었고 무척 예뻤어요. 하늘을 나는 새 혹은 그와 가까운 무언가가 있어서 반가웠어요. 예전에 “죽은 새”가 스스로와 가깝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던 새가 태양을 가릴 듯이 크고 높이 날아 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기뻤어요. 그래서 라퓨타는 요즘의 하현상이라고 느껴지나 봐요. 확실히 Calibrate의 풍경과 Time and Trace의 풍경은 많이 달라졌어요.
하늘에 떠 있는 반투명한 상자라든지, 심야영화에서의 숲 속 회로 기판 등의 이미지는 어떤 의미를 담은 것일까 궁금했어요. 직관적으로 그 의도를 알아차리기는 어려웠지만 모두 곡 분위기와는 잘 어울렸어요.
아무래도 살바도르 달리의 화풍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눈에 띄었어요. 하늘을 올려다 보는 구도가 많아서 보면서 “chasing cars”의 가사도 머리에 멤돌았네요.
도시 나무 새 비행기 하늘 바다 물고기 조각배 비 파도 다 하현상과 가까운 조각들인 것 같아요.
시간과 흔적의 모래시계와 시계는 예상 가능한 범위였지만 앤틱하고 스팀펑크스런 분위기가 꽤 멋졌어요. 차갑고 쓸쓸한 정서가 도드라졌던 MV와 다른 분위기로 가서 전 좋았습니다. 판타지 세계관에 나올 법한 시간의 방에 들어선 느낌이라고 할까요? 주제 곡인만큼 고민도 많고 걱정도 있었을 텐데 주제 곡 다운 연출로 주제 곡에 걸맞는 임팩트를 줬기에 성공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Good Night의 세상을 감싸는 커다란 우산은 포근히 안아주고 보호해 줄 테니 염려 말고 푹 자라는 메시지처럼 보여서 따뜻했고, 집에 가는 길의 빨갛게 타는 태양빛에 붉게 물드며 저물어 가는 도시의 저녁도 참 멋있었어요. 저는 이런 직관적인 연출이 좀더 취향이에요. 눈도 즐거울 뿐만 아니라 곡의 분위기나 메시지를 보완하고 강화시켜준다고 생각해서요.
데려가 줘. 열린 문을 통해 보는 액자식 구성이 인터스텔라, 스즈메의 문단속 등에서 볼 수 있는 현재와 과거,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연출처럼 느껴졌어요. 그 문 너머에 그리운 옛 모습이 있는 걸까요? 물고기가 있었고, 풀숲을 헤치며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사람이 있었고, 조각배가 있었고, 창문가에 기대 밖을 보는 사람이 있었고, 무당벌레 두 마리가 날아온 머그컵이 있었고, 열매를 따먹는 사람이 있었고, 새가 있었고, 퍼붓는 비가 있었고, 꽃처럼 보이는 무언가를 머리에 쓰고 즐겁게 비를 맞는 사람이 있었고, 양이 있었고, 꽃이 있었어요. 이 영상에 어떤 의미와 이야기가 담긴 것인지 가장 여쭤보고 싶었던 VJ예요.
지금껏 Moonlight를 들을 때는 멜로가 체질의 한 장면처럼 퇴근 후 같이 걷는 도시의 밤 거리가 떠올랐었는데, 이제는 Moonlight를 들으면 그 달과 파도가 떠오를 것 같아요. 파도가 넘실 거리며 달을 삼킬 듯 차오르더라고요. 황홀하게 아름다웠고 달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등대는.. 역시 등대죠? 드디어 밤의 등대가 나오는 VJ여서 속이 후련했습니다. 등대를 들으며 제가 마음속에 그렸던 등대는 역시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태양빛에 쨍하니 존재감을 뽐내는 빨간 등대가 아니라 오직 등대가 발하는 빛 때문에 그 존재와 형상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는, 까만 등대예요.
Koh Samed에서는… 잠수함이었나요? 물 속으로 들어가셨더라고요. 혹시 Koh Samed 가셨을 때 잠수함을 타셨던 걸까요? Koh Samed VJ라 하면 뭔가 석양이 지는 바닷가이거나 모닥불을 핀 밤바다를 예상했었기 때문에 약간 의아하긴 했어요. 그래도 참 아름다웠어요. 앞의 VJ들과의 유기성도 좋았구요. 마치 데려가 줘의 문 너머 조각배가 떠 있고 빗방울이 수면을 때리던 물 속으로 뛰어들어 둥그런 달이 떠 있고 등대가 하늘을 밝히는 수면 아래 그 바닥까지 잠수해 들어간 것처럼요. 한편으로는 아바타2처럼 바다 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것이 아니라 동그란 잠수함 창문을 통해 보는 바닷속 풍경이라서 이 또한 액자식 구성인데 그렇다면 이 또한 닿을 수 없는 그리운 옛 기억을 표현한 것일까 생각하며 보았네요.
그리고 파도. 군더더기 없이 있는 그대로의 파도여서 좋았어요. 너무 잔잔하지도 너무 격렬하지도 않은 그런 파도.
VJ는 굉장히 아름다웠어요. 디테일에도 신경 쓰면서 여러모로 고민한 흔적들과 공 들인 티가 났답니다. 이번 투어와도 잘 어울리고, 무대와도 잘 어울리고, 하현상과도 잘 어울렸어요. 이렇게 잘 만들어 두었으니 앞으로 단콘이 아닌 다른 무대에서도 종종 보았으면 좋겠어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STAGE ART / DIRECTING
무대 디자인은 예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어요. 우아했고 절제미가 돋보였습니다. 셋리스트를 비롯해 콘서트 테마와도 아주 잘 부합했다고 생각해요. 무대 가장 뒤편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상승하는 커튼과 같은 설치물은 사람의 성장 혹은 파도처럼 보여 좋았고, 시간과 흔적이라는 타이틀이자 테마에 맞게 준비한 시계/톱니바퀴 설치물도 과하지 않고 조화로웠어요. 특히 피아노를 위해 따로 커버를 제작한 것이 좋았어요. 톤 다운된 회색이어서 응당 공연자에게 가야할 시선을 뺐지 않으면서 무대 장식처럼 빈 공간을 채워줘서 좋은 선택이었고, 잊혀진 공간에 덩그러니 남은 버려진 피아노(마치 체르노빌의 피아노?)의 느낌도 나서 근사했어요. 피아노에 총 네 번 앉으셨는데 부산하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어요. 그만큼 피아노 연주하는 곡들 사이의 텀도 적절했고, 스탠딩 마이크와 피아노의 거리도 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스크린도 크기와 모양이 모두 다르게 준비해서 비대칭으로 배치한 것이 예뻤어요. 스크린이 열리며 등장하는 연출도 좋았고요. (오오 락스타 바이브 제대로~ 라고 생각하며 보았습니다) 그렇게 스크린을 여러 개 준비하면서 특히 양 사이드 스크린 크기와 모양이 다르면 그에 맞춰서 VJ를 따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품도 많이 들고 까다롭다고 알고 있는데 (비용도…) 거기까지 신경 써줘서 고마웠어요. 다만 다회차 관람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보는 각도에 따라 색감이 깨져 보일 때가 있었어요. 특히 소년의 방 VJ 때요. 양 사이드 스크린에 어떤 이미지가 노출되고 있는 건지 거의 전혀 식별할 수 없어서 좀 아쉬웠네요.
조명도 각 곡의 분위기에 맞게 과하지 않고 적절했고, VJ와의 균형도 잘 잡은 것 같아요. 특히 Good Night 무대 때 빛과 그림자가 공연장 벽면에 만들어내는 그림이 아름다워서 무대와 번갈아 보며 감상했어요. 공연장 벽면까지 무대가 확장되는 연출이라서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솔리스트 핀 조명들도 마음에 들었고, 아, 암전 타이밍도 흐름이 뚝뚝 끊긴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네요. 각 트랜지션 모두 적절했고, 부드러웠습니다.
Koh Samed를 부르고 단체 사진을 미리 찍은 것도 좋았어요. 그래야 파도에서 절정에 이른 감정의 여운이 뚝 끊기지 않고 천천히 잦아들어 집에 가는 길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진짜 잘하고 싶었고 그만큼 시간과 마음을 많이 쓴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마음이 이번 투어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제대로 전해졌나 봐요. 그 분들도 그 진심에 공명해 여기에 같은 마음을 더해주셨다는 것이 다 느껴졌어요.
STYLING
이번 앨범 및 투어 의상 색상은 블랙&화이트로 잡으셨나 봐요? (엄밀히 말해 화이트는 아니었지만) 상의에서 명암 대비를 극대화했을 때 하현상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눈동자도 더 또렷해 보이고 턱선을 비롯해 이목구비도 샤프하게 잘 드러나거든요.
수트를 많이 입으셨는데, 이 또한 팬분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의상을 반영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 아트 및 콘서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의상들을 준비해 주신 것도 기뻤지만 이렇게 팬분들이 좋아하는 부분을 녹여내 주신 것도 감사했어요.
머리 얘길 안 할 수 없죠. 지금까지 한 머리 중에서 가장 성숙해 보이는 머리인 것 같기도 해요. 지금까지 해온 헤어와 약간 달랐는데 콘서트와 잘 어울려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앵콜 때 콘서트 MD 티셔츠를 입고 나오신 것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콘서트 스타일링 담당자님 정말 감사해요.
MERCHANDISE
첫 MD로 준수한 시작이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발전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BETWEEN PERFORMANCES
이제는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요. 모든 멘트가 다 좋았습니다. 많이 준비하신 티가 났어요. 5번의 공연에서 대본을 다 똑같이 읽으셨다 해도 충분했을 텐데도 다회차 관람하는 팬분들을 의식하신 것인지 조금씩 멘트가 달라졌고 그것도 배려라는 생각에 참 감사했어요.
새벽에 하현상 노래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하시냐고 물으셨을 때 팬분들이 “네 생각!”이라고만 대답하니까 “질문이 잘못됐네.”하시더니 대구 공연부터는 아예 질문을 안 하시더라고요. 라퓨타 작곡 비화도 “천재다!” 발언이 계속 나오니까 민망하셨는지 막콘에서는 안 하시고. 이것도 재미 요소였어요.
곡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주신 것들은 사실 콘텐츠를 다 챙겨본 사람이라면 크게 새로울 것 없는 내용들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을 테니까 그 또한 상냥한 배려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투어 후반부로 가면서 예전에 언급한 적 없는 정보를 풀어주시려고 노력하신 것도 감사했어요. Calibrate 이름 선정에 얽힌 에피소드라든지 그런 거요.
투어 후반부로 갈수록 편해지신 건지, 대본보다 즉흥으로 말씀하시는 것도 늘고 짧게 불러주시는 다른 곡들도 늘어서 함께 호흡하며 이 여정을 걷는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소통하는 방식도 좋았어요. 작년 말에 고막소년단 관련 인터뷰에서였던가, 특히 무대에서 팬분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하셨었는데 이렇게라도 같은 공간에서 목소리와 목소리로 대화하는 자유롭고 편안한 방식이 특색있고 정감 있었어요. 거리두기 때 함성도 없고 표정도 볼 수 없는 상황을 좀 힘들어 하셨던 때가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무대 소통을 즐기시는 걸 볼 때마다 그 때 보이는 것보다 더 마음이 답답했을지도 모르겠다 하는 마음이 듭니다. 제가 2년 전 처음 보았던 그 사람은 어디갔나 싶을 정도로 갈수록 청중을 능숙하게 조련하신다고 해야 하나… 편안하고 부드럽게 조율하시는 것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팬분들의 그 모든 말들과 하현상의 모든 대답들도 공연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며, 각 공연을 구별되게 하고 특별하게 만드는 장치라고 생각해요. 사람과 사람의 면대면 교류를 통해 공연자와 청중이 공동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것이 오프라인 공연이지요.
연인의 손에 끌려 오셨던 분이라든지, 포항 갈비집이라든지, 어머님 안녕하세요!는 두고두고 떠올리며 웃고 일상에 행복을 한 조각 더 더해줄 것 같아요.
그리고 기타 테크니션! 기타 튜닝을 직접 하시지 않고 테크니션이 가져다 주신 것도 참 좋았습니다. 그게 단콘이어야만 가능한 거였군요. 긴 호흡의 유기적인 셋리스트를 구성하고 각 곡에 최적인 악기를 사용하는 것과 악기 교체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로 줄여 청중과 소통하는 시간을 최대로 확보하는 것,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노래를 한 소절이라도 더 들을 수 있었고 말을 한 마디라도 더 들을 수 있었어요. 모든 순간을 꽉 채우려고, 한번이라도 더 팬분들과 눈을 마주치려고 세심하게 고민해줘서 고마워요.
늘 그렇지만 공연 중간에도 세션 소개해 주시는 모습을 참 좋아하는데, 모든 공연이 끝나고 오늘의 하현상이 있게 도와준 사람들의 이름이 스크린을 가득 채웠어요. 덕분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과 마음을 더해주셨는지 알 수 있었고 감동이 되었어요. 그렇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이어줘서 감사해요.
AND
서울 첫 콘의 마지막에 솔직한 노래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많이 좋아하는 말이에요.
저는 타고난 목소리가 매력 있는 음악가에서
흘러나오지 않는 이야기는 꾸며내지 않고
지금의 나는 누구인가를 들여다 보며
영혼을 갈아 소리에 담아내는 음악가에서
꾸준히 왼발 앞에 오른발 오른발 앞에 왼발을 놓아
앞으로 나아가는 음악가를 목격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제 시간을
앞으로도 기꺼이 드리게 될 것 같아요.
기적과 같은 시간과 흔적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발걸음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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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진짜 글읽다 보니까..공연장에서 제가 느꼈던 느낌들이 새록새록 기억나네요...진짜 너무 일목요연하게 정리 잘하신 것 같아요🤭🫢 특히 VJ....노래마다 나오는 영상들이 정말 인상깊었어요....아 그리구 스테이지 아트...우아한 절제미..이 표현에 백번 공감하고 갑니다.. 🤦♀️서울막콘만 갔다온 저는 그 기억들이 너무 흐릿흐릿 해져서 아쉬워 하구 있었는데...카롱님 후기 보구 잠시 그 순간에 가서 머물다 온 것 같아요....이런 후기 너무 좋아요호 감사합니당 🙂🙂
아이고 긴 글 읽어주시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근사한 한달이었어요💜
이번 공연은 정말 그동안 대장이 단콘을 위해 그려왔던 그림을 빠짐없이 그러나 넘치지는 않게 담으려 많이도 고민하고 애썼구나... 싶은 흔적들이 많아 새삼 고맙고 가슴벅찬 공연이었어요. 그 순간을 이렇게 글로 또 한번 향유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글 기다렸어요!
와 정말 소나무님 표현이 딱 맞아요. 빠짐없이 그러나 넘치지 않게. 이런 프로젝트를 준비하다 보면 욕심을 부려 적정선을 지키기가 어렵고, 그러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수두룩하게 생기기 마련인데 정말 섬세하게 챙기려고 한 게 눈에 보였어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 정말 복 받으세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섬세하지않은 내용이 없네요 그냥 지나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까지 전부 신경써주신게 느껴져서 제가 감동입니다.. 카롱님이 써주신 글 덕분에 마치 현장에서 생생히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게다가 글이 굉장히 술술 읽혀요 정말 최고십니다.. 오늘 이 글이 제 소확행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함니다🙏🏻🍀🍀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이렇게까지 신경써서 준비해주신 대장님이랑 관계자분들께도 더 감사하네요..😳😳 최고 그잡채입니다 ㅜㅜ
와 극찬을😭 정말 감사합니다.
맞아요. 이런 프로젝트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마음이 담기는 거여서 엔딩 크레딧에 적히지 않은 수많은 도움이 있었을 거예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위에 팬둥님 말씀처럼 섬세하고 자세한 후기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공연장으로, 다시한번 그 시간으로 돌아가 함께 머무는 느낌이었어요 읽으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으아 너무 감사해요!!💜
와~ 공연비평가세요 ? 디테일 하나 하나 이렇게 섬세하고 치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하시다니 놀라워요!! 공감하고 감탄하며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아유 아닙니당ㅠㅜ 전문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글이에요. 감사합니다!!🙇🏻♀️
우와..이렇게 긴글을 쓰시다니..무대 볼때 잘 못보거나 잘 못들었던 콘서트의 세세한 이야기를 더 알수 있었고 현상님의 가사와 발전된 모습을 더 알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이런 긴글 써주신거 너무 감사드리고 이런 후기 전 너무 좋습니다😅👍
핫.. 진짜 더 각잡고 멘트 다른 거부터 하나하나 짚어가며 쓰려다가 말았습니다ㅋㅋ 그런데 정말 저야말로 쓰면서 또 감동이 될 정도로 마음이 한 가득 담긴 공연이었어요!! 따뜻한 말씀 정말 감사해요💜
대장이 진짜 열심히 공연 준비한 보람을 느끼실만한 감상입니다. 공연의 모든 부분을 다 커버해주시는 공연감상이라니 너무 귀하고, 또 직접 보신 것을 자세하게 적어주셔서 가지 않은 사람에게도 너무 좋은 글이에요. 카롱님도 그동안 공연 다니시면서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담으시고 응원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글 너무 감사해요, 북마크 해두고 가끔 들여다볼께요. 🙂
핫 과찬이십니다!
정말 벅찬 한 달이었어요ㅠㅠ 다음 공연은 분명 더 근사할 것 같아요! 팬둥님도 다음에 꼭 함께해요!!! 감사합니다💜
아니....
누구신데.이렇게........ 라고 보니
예전에 어떤이의편지 찬미가로
이마를 치게 만드신 팬둥이님이신요
너무나 정성스런 후기(후기란 단어는 너무 아까울지경입니다)에
제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계속 현상님의 음악을 함께하고싶은데
팬둥님의 후기도
계속 함께하고싶단 욕심이 생기네요
너무나 멋진 글 감사합니다
🫣꺗 그 글을 아시는군요! 정말 과찬이십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와…. 최고에요…. 저에게도 두고두고 곱씹어서 읽을 글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저도 감사해요💜
지난 오랜 시간동안 정규앨범 작업과 공연 준비로 부단히도 노력하였을 대장과, 대장의 곁에서 함께한 이들에게 전하는 팬둥이님의 헌사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콘서트가 끝날 때마다 무의식 저편으로 떠나가는 그 기억들을 붙잡으려 애를 쓰곤 하였는데, 팬둥이님께서 정성스레 적어주신 글을 들여다보며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긴 글에도 대장을 향한 팬둥이님의 진한 애정이 담겨 있는 게 가아득 느껴집니다! 소중한 글 너무나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리더의 큰 결정이든 구성원은 작은 손길 하나이든 다 같은 무게를 가지게 되더라고요. 이 정도의 완성도와 감동이라면 분명 대장만이 아니라 뒤에서 함께 피땀눈물 흘려주신 분들이 많았을 거예요. 그리고 그건 분명 하현상이라는 사람이 그런 정성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라고 믿어요. 같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은.. 정성어린 사랑이 아니면 어렵다에요.
재해석된 부분들을 읽으면서 제가 놓쳤거나 스쳤던걸 다시 주워봅니다🙏🏻
무척이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현상님이 꼭 읽어주시길…!
다음 발걸음에 저도 힘을 보탤게요!
오 읽어주신다면 넘 기쁠 것 같아요🫣 감사해요!! 같이 걸어가요💜
대장의 정성을 알아봐준 팬의 정성이 담긴 글이네요..🥹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허투루 읽지 않고 하나하나 곱씹으며 읽게됩니다. 글을 읽으며 콘서트에서 느꼈던 것들을 한 번 더 반추하다보니 대장이 이번 콘서트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정성을 쏟아부었는지 다시 한 번 느꼈고,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멋진 글 감사합니다. 👏👏
맞아요. 아래에 다른 팬둥님께서 양자역학에 대해 적어주신 것처럼, 하현상의 그 순간과 우리의 순간을 서로 목격함으로써 특별한 순간으로 고정되고, 또 목격자에 따라 각기 다른 흔적으로 기억에 새겨질 것이기 때문에 그 수많은 기적을 함께 만들 수 있었음에 감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따스한 말씀 감사해요💜
너무 사랑이 느껴지는 문장이네요! 한 달 전에 했던 공연 이미지가 선명하게 떠올랐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모든 것을 하나하나 정해가고 만들어간 결과가 이 투어였다고 생각하니 대장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열정을 느끼네요🥲🫶이 투어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비하인드 영상이 발표되면 매우 재미있을 것 같아요😳그리고 앞으로의 공연이 어떨지 정말 기대되네요🍀
우와 비하인드 영상!! 진짜 글자만 봐도 설렙니다!!! 맞아요. 정말 미래가 기대되는 음악가예요!!!💜
카롱님~ 공연예술 평론가 같으십니다.
어떤글을 이렇게 정독해보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고 다시 레드썬해서 콘서트장 다녀온 것 같아요. 대장의 성장과 앨범타이틀과 같은 콘서트타이틀이 이번공연의 주제를 한마디로 말해주는것 같아요. 대장 이글보시면 빙그레 미소지을 것 같아요.
정성스러운글 잘 읽었습니다.
단콘공연이 그리울때 꺼내보고싶네요 ☺️☺️
극찬이십니다🙇🏻♀️ 정말 감사해요☺️💜
MD부분만 유독 짧은 것은 저와 마음이 같다고 생각하겠습니다 ㅋㅋㅋㅋ 글 잘 읽었습니다☺️🥹
팬둥님 맘 제 맘…👉🏻👈🏻 스아실 조목조목 번호 붙여가며 적었다가… 첫 술에 모두 배부를 수 없지, 처음인데 이 정도면 괜찮아!로 결론 내렸습니다🥹
감사해요💜
와...공연보고 헝클어진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이예요. 꼼꼼하고 섬세한 공연평 너무 좋아요. 대장에 대한 사랑이 단어 하나하나에 다 느껴져서 읽는동안 벅차올랐습니다. 멋진 글 감사합니다.
팬둥님께 도움이 되었다니 너무 기쁩니당! 다정한 말씀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