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둥산 꼭대기는 억새평원이다!
아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사나이 우는 마음을 그 누가 아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순정...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갈대는 생각을 많이 해서 머리숱이 헝클어졌나..
갈대와 억새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갈대는 머리숱이 미친년 머리처럼 헝클어졌다.
억새는 은발을 빗으로 가지런히 빗어놓은 것 처럼 단정하다.
바람에 흔들리면 갈대의 순정
으악새(억새) 슬피 울면 가을
빈둥 빈둥 노는 사람이 민둥 민둥한 생각을 하며 억새가 평원에 펼쳐진 민둥산을 찾는다.
민둥산 억새축제가 벌어지고 있다는데 품바타령 각설이나 만나 볼까 가위가락 엿장수를 만나 볼까...
하늘은 높았고 구름은 점점이 떠있고 날씨는 맑았고 기온은 완연한 가을이었다.
객소리 집어치우고 떠나자!
07:34 청량리역 무궁화호 출발
영월역을 지나 열차는 달린다. 10:03
영월에 흐르는 가을색 동강은 정선 아우라지로 열차와 같이 달린다.
민둥산역에 발을 내려놓는다. 10:44
정선군 남면 무릉리
원래는 역명이 증산역이었는데 민둥산이 있어서 2017 민둥산역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장삿속으로 바꿨으리라.
보따리 풀어놓듯이 민둥산역에서 등산객들이 쏟아져 나온다.
열에 아홉은 등산객
민둥산역 앞 무릉4리 상가거리를 지나 민둥산 산행의 이정표인 증산초등학교를 찾는다.
그 옛날 탄광촌의 영화는 사라지고 지금은 등산객을 바라보고 사는 마을로 변한 것 같다.
아 옛날이여...
정선 무릉리를 흐르는 지장천을 따라 걸을 때 민둥산 정상이 뾰족하게 솟았다.
민둥산 은빛 억새축제
9월 24일부터 11월 13일까지
혼자 단풍이 들어 부끄러워 빨개졌나?
민둥산 자락 넓은 운동장에 행사 캐노피들이 들어찼고 확성기에서는 시끌벅적한 소리들이 민둥산을 흔든다.
민둥산 꼭대기에서 내려와서 들려보겠다.
증산초등학교 발견!
민둥산을 오르려는 사람은 증산초등학교를 찾아라!
민둥산 들머리 11:08
민둥산역에서 20분 거리
민둥산에 발을 들여놓았다. 11:08
길은 두갈래 길
완경사로 또는 급경사로
선택은 자유
정상 높이는 1119
이렇게 오르나 저렇게 오르나 어째됐든 1119
심적인 편안함을 찾는 꾀스러움
완경사로 선택!
숲속에 들어섰을 때 서늘함을 느꼈다.
완경사로를 택했지만 심적으로는 급경사로 느낌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고 올라
고갯길 모퉁이에서 털썩 주저앉음
밭구덕마을로 이어지는 임도에 올라선다. 12:07
들머리에서 에누리 없이 1시간
거의 다 올라온 줄 알았더니 40분 더 올라가라고 플래카드가 나부낀다.
아직 멀었으니 이참에 쉬어가며 막걸리 한잔 하고 가라는 장삿속 속셈 아닐까?
임도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하도 많은 인파가 밟고 다녀서인지 뻥 뚫렸다.
억새가 얼핏 눈에 띄인 것 같았다.
정상이 저 앞인가?
맞았다!
하늘과 맞닿은 억새 평선이다!
정상 아래 또 하나의 임도
좀 전의 임도가 돌고 돌아 여기까지 올라왔을 걸...
일송정 푸른 솔은 억새평원에 독야청청하리라
이리가도 증산초교 저리가도 증산초교
정상에 펼쳐진 드넓은 억새평원에 발을 올려놓다!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물질적 현상, 감각작용, 의지적 충동, 식별작용이 모두 실체가 없음을 확연히 알고 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났느니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정상으로 오르는 길
민둥산 정상 12:40
저 밑 임도에서 40분이라고 했었는데 30분이었다.
민둥산 정상은 원래 나무숲이 우거졌었는데 약초를 캐려고 일부러 불을 질러 억새평원으로 바꼈다고 하는데 누가 본 사람 있나
믿거나 말거나
가을햇빛 쏟아지는 정상전망대데크에 자리를 잡고
가지 가지 안주에 술 한잔을 걸치며
빙 둘러앉아
가을햇빛을 즐기며
희희낙낙 거리며
정선 강원랜드를 보고
먼 발치 매봉산 고랭지 배추밭도 건너보고
매봉산 풍력발전기 날개 돌아가는 것도 보고
함백산 정상 안테나도 보고
저 곳은 태백산이리라
저 곳은 선자령이리라
민둥산 아래 무릉리를 내려다보고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에 눈이 어지러운가
술 한잔 취기에 눈이 어지러운가...
술병 바닥 난 것을 확인하고
민둥산 새끼정상석에게 인사를 하고 하산 14:18
정상에서 1시간 40분을 노닐었는가?
추억의 앨범을 뒤적여보았다.
20년이 넘었는가?
사람은 변했지만
민둥산 정상석은 자리만 바뀌었을 뿐 그 모양 그대로였다.
천년바위!
올라왔던 완경사로 급경사로 다 집어치우고
민둥산역에서 열차 출발은 시간도 남아쳐지겠다 민둥산을 한바퀴 도는 밭구덕마을로 하산길 선택
저 밑에 움푹 패인 곳에 둥그렇게 고인 연못 같은 것은 무엇인가?
내려가는 길이니까 내려가서 확인해 볼 수밖에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했다.
‘돌리네’였다.
석회암지대에 형성되는 웅덩이
밑에 석회암 지질이 꺼지면서 자연스럽게 웅덩이를 형성한다.
꺼진 웅덩이에 물이 고여 연못을 형성했다.
정선에는 이러한 지형이 곳곳에 있는 것을 백두대간할 때 확인했었다.
정선에는 이러해서 동굴도 많다.
정선에는 이러해서 광물도 많다.
역광에 반짝이는 은빛 억새에 눈이 부시고
화암약수로 가는 능선에서 오른쪽 아래로
굴피나무가 노랗게 물들어간다.
돌배나무는 벌써 잎을 떨구었나..
가파른 경사를 내려와서 임도를 만난다.
콧노래를 부르며 걷는 한가로운 길
급경사로 완경사로로 내려오지 않기를 참 잘했지...
밭구덕마을로 인정 14:44
정상에서 30분 거리
모든 길은 증산초교로 통한다.
폐가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
거북이쉼터 14:53
수확을 거둔 고랭지 배추밭
임도에서 다시 산길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저 소나무는 금강송?
증산초교 500m 전
무사 하산 완료 15:26
정상에서 1시간 10분
민둥산역 열차 줄발시간 17:03
시간 적당히 많이 남음
술 깼음!
지장천 옆에 은빛 억새축제장 노래가락이 울려퍼진다.
김유신 장군 애마 저절로 기생집 찾듯이
은빛 억새축제장에서 15:30
예쁜 마스크를 쓴 예쁜 아줌마가 말도 예쁘게 하며 산오징어회를 예쁘게 썰어 내놓았다.
오징어회가 입에 쩍쩍 달라붙었다.
네가 더 붉으냐 내가 더 붉으냐
민둥산역 16:38
열차 출발 25분전
청량리역으로 출발 17:07
나 청량리로 돌아갈래!
청량리역 앞 20:14
술 완전히 깼음
다시 시작
청량리역 앞 먹자골목 순대국집으로
최총무님 마중 나옴
진짜 한우 소머리수육 한사라
허회장님 출연
술병은 쌓여가고 거기에다가 독한 잣술 댓병 하나 추가
그러지 말라고 말지 말라고 그렇게 말리고 말리는 척 했지만 최총무가 기어코 계산
모두 떠나고 낙엽 떨어지듯이 혼자 남은 청량리의 밤거리 22:25
첫댓글 회장님 수고 하셨습니다
아낌없는 노고의 감사드림니다 ♥
후기를 보니 민둥산 높이에 비해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닌 듯 합니다.
가보지 못한 산인데 잘 보았습니다.
회장님 후기를보니 다시한번 민둥산을 갔다온것 같습니다.
컨디션이 않좋아 나는 엄청 힘들었어요.
회장님 수고하셨습니다.
민둥산 억새축제산행 즐거운시간 보내시고 오심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고생들 하시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