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매서운 바람에 모든 것이 움츠러드는 날씨다.
하지만 다가오는 봄은 거스를 수 없는 법, 목단이 싹을 돋우고~~~~`
상사화도 비죽이 올라오고 있다.
준비한 재료로 바람개비 하나를 만들었다.
훈제에 숯을 담을 찜기에 손잡이를 달았다.
오전 중에 집으로 가야하는 일정이니 지팡이 하나 들고 산을 한 바퀴 돌았다.
갑작스런 추위에 머리가 띵 할 정도로 얼얼하다.
집으로 가서 점심 먹고 셋이서 세입자가 바뀔 아파트베란다에 페인트를 칠했다.
금방 할 거 같더니 꽤 오래 걸린다.
나는 로라로 칠하고 마누라는 붓으로 경계 부분을 마무리했다.
딸래미는 이 것 저 것 뒤에서 도와주고`````````
일요일, 간밤에 비가 온다더니 고향에는 눈으로 내렸다.
우리 집 두 여자 냉이 캐러 온다고 했는 데 눈이 녹으려는 지 모르것다.
아침형 인간인 뱜바우가 미리 와서 어제 베란다 칠하고 남은 페인트로 벤치와 대문을 칠할 참이었다.
눈이 녺고 말라야 칠을 하지 싶다.
벤치에 칠이 벗겨진 부분을 헤라로 긁어내고 대문을 타고 오른 담쟁이를 걷어냈다.
대문 슬라브에 낙엽과 흙이 수북하다.
사십 년 넘게 우리 집을 지켜주고 있는 대문이 녹이 슬고 많이 삭았다.
담쟁이덩굴 거둔 것은 화덕으로 직행했다.
두 여자가 도착했다.
날이 풀리니 마당에 눈이 녹았다.
냉이 캔다고 야단이다.
화단에서 몇 개 , 어디서 몇 개 그런대로 한 번 해먹을 만큼 캤다.
냉이씨를 구해다 가을에 심으라는 명이다.
"예~예~~~~~"
뱜바우 밥 얻어먹으려면 어쩔 수 없다.
화덕에 불을 지피고 솥뚜껑을 화덕에 올리고 삼겹살을 구웠다.
농막사장을 불러서 안주 삼아서 한 잔 했다.
기름이 쪽 빠진 삼겹살을 안수삼아 거나하게 한잔하고 전날 맹근 바람개비를 가지고 농막사장과 선영을 찾았다.
이 번에는 철탑바람개비 부서진 걸 주워다 놓았던 기억을 되살려 팻트병으로 날개를 달았다.
회전부에 베어링이 있어서 잘 돌지 싶다.
전에 바람개비 망가진 걸 빼내고 대나무 기둥에 볼트로 고정했다.
바람이 불면 잘 돌아가지 싶다.
이 번 겨울에 하나 더 쌓아야 할 돌탑은 내가 교통사고로 진척이 없는 채 세찬 바람에도 의연하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날도 더 풀리고 어느덧 해가 비춰 칠을 할 대문이 말라있다.
철로 된 대문부터 칠하고 스라브 이마에도 칠했다.
페인트 남은 걸로 대문 천정과 기둥의 시멘트 부분도 칠했다.
제법 그럴듯하다.
딸래미 작품인 벤치도 칠했다.
벤취 앉는 부분은 장판을 잘라댔는 데 때가 끼어 우중충하다.
페인트 굳거든 깨끗이 닦아야겠다.
위에는 다래와 머루가 열리고 그 그늘아래 차 한잔 들고 가 마누라와 둘이 앉아서 마시면 운치 있지 싶다.
그날을 기다려본다.
첫댓글 지난주도 바쁘게 지내셨네요.
돌탑이 견고해서 앞으로 수십년은 끄떡 없을것 같습니다. 삼겹살이 먹음직 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즘은 산행을 못하니 고향에서 놀고 있습니다. 즐거운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