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이정재] 도화살 (스압/사극/집착/BGM)

[전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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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단이들은 들어갔다가 카페로 다시 와 주세요

처음 써 보는데 떨리네요 :)

스압 주의/사극 집착

W.전광렬

도화살[桃花煞]

춤이면 춤 소리면 소리, 이곤 한양 도성에 단이 만큼 재예에 뛰어난 기녀가 없을 정도로 단은 행수기녀는 물론이거니와 품종이 높은 양반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두 눈을 가리곤 재주를 부리는 모습이 꽤나 유혹적이다. 단이 왜 눈을 가리고 있는지 왜 천한 이 기생이 되었을까.

이정재 ver.

“내 하나밖에 없는 여식이네”

“관상이 어떠한가, 관상쟁이”

고급 비단에 쌓여져 있는 어여쁜 갓난 아이. 관상쟁이는 수염을 만지작 거리며

“허- 이것 참.,”

“왜 그러는가 관상쟁이 이 한양 바닥에서 최고라 하여 내 엄동설한을 뚫고 이리 왔거늘”

“대감에겐 송구하오나 그리 좋은 상이 아니 합니다”

“무,무슨 상인가”

“도톰하고 앵두 같은 입술, 눈의 앞쪽이 뾰족하며 살짝 올라간 눈꼬리 하며 귓불 역시 두툼한 걸 보아 도화살이 껴있는 상입니다”

“도화살..?”

“도화라 하면 복숭아 도, 꽃 화를 뜻하는 말로 복숭아 꽃을 칭하는데- 향기가 달콤해 꽃에 온 갖 벌레가 꼬이게 해 시름시름 앓다 죽게 만드는 상이지요”

“내 어찌 그 말을 믿으란 말인가, 한양 바닥 최고라 하여 왔는데 순 거짓말 아니오?!”

어렵사리 낳은 자식이 도화 살이라는 관상쟁이. 관상쟁이는 자신을 보며 영감님도 생각이 있었으니 절 찾으신 것이 아닙니까. 하며 말을 덧 붙인다.

“말 문이 막힌 걸 보니 틀린 말은 아닌가봅니다”

“도화 살이라 하면 머리를 틀긴 글렀다는 건 대감이 더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저 가야 할 길이 있다 하면 기생 길 인데- 어찌 내가 행수 기생에게 데려다 드릴까? 하며 호탕하게 웃어 보이는 관상쟁이. 대감의 표정이 좋지 않은 걸 눈치를 챘는지

“대감 꽤 높으신 분 같으니 한마디만 해 드리지요”

“대감의 여식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요”

“단이오”

“단이라-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단의 얼굴을 보이지 마시오. 특히 눈, 눈을 사내에게 보이지 마시오. 또한 혼례를 치르기 전 까지 얼굴을 감추시오.”

#

“아씨, 단이 아씨-”

단을 찾아 돌아다니는 개똥이, 개똥의 팔을 잡곤 조용히 하라며 입에 손을 대는 단이.

“단이 아씨 이러다 들키면 큰일 납니다, 얼른 돌아가요”

“싫다, 내 나이가 지학이야, 지학이면 기생들은 머리를 틀고도 남는 나이지”

*지학 [志學]  나이 15세를 이르는 말

“이러다 들키시기라도 하면 전-”

“걱정은, 개똥이 넌 내가 무슨 일이 있으면 모르는 척 시치미를 때면 될 것 아니냐”

“아씨 그럼 약조 하나 해 주세요”

“약조?”

“첫째 장옷을 벗지말 것, 둘째 절대 숲으로 가지 말 것”

“에이- 개똥아 첫째는 벗으라 해도 내 못 벗는다.”

태어나 바깥 세상을 구경 해 본 거라곤 담 벼락에서 까치발을 하고 본 거나 널뛰기를 하며 내다 본 것이 전부였다. 단은 어릴 적 도화살 관상이라 얼굴을 들어내는 건 죽음과 같다는 아버지의 말에 대문 밖을 나가 본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이니. 오늘만을 기다렸다는 듯 대담한 행동을 하는 단이

“아씨 조금만 둘러보고 오기로 약속 했습니다?”

“알았어, 개똥아 조금만 정말 조금만 둘러보고 오자”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조건 하에 단이와 개똥이는 단오 날의 장터를 구경할 수 있었다. 눈이 즐거워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행복하다라 생각 할 정도로 단은 행복했다. 이리 재미있는 세상을 보지 못하게 한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다.

“이리 재밌는 세상을 구경하지 못 하게 한 아버지가 원망스럽구나”

“다 아씨를 위한 일인 거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

“개똥아”

“네, 아씨”

“허기지는 것 같지 않느냐?”

“아씨는 위험하오니 제가 장터에서 먹을 것 좀 사오겠습니다. 여기 가만히 계서요”

“알겠으니, 빨리 와야한다?”

터에 서둘러 가는 개똥이를 보곤 미소를 지었다. 허기지단 말은 거짓말 이였다. 아버지가 신시에 온다 하였으니 자유를 누리고 싶었다. 널뛰기를 하며 항상 봐왔던 숲이 있었다. 푸르며 굳건한 나무들과 살랑 살랑 흔들리는 나뭇잎들. 단을 홀리는 듯 한 숲. 개똥이 말 한 두 번째 조건을 잊었는지 장옷을 다시 한번 매듭을 짓곤 걸음을 옮겼다.

“공기가 참으로 맑구나”

하늘까지 쭉 뻗은 소나무 하며 푸른 빛을 한 숲의 공기는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향기로웠다. 실제로 들어 와 보니 숲이라기 보단 산 같다고 할까. 숲을 소요하는 중 말 발굽 소리와 활 소리로 시끄러웠다. 또 호기심 하면 단이가 으뜸이기에 소리가 나는 쪽으로 옮기는데-

“분명 소리가”

휘잉-

헉.

나무에 숨어 이리저리 살피는데 정확히 자신의 머리 위에 화살이 꽂혔다. 몸이 얼음장 같이 얼어 붙어 도망치지도 못하고 장옷만 붙잡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러자 시간이 지날 수 록 귓가에 들리는 말 발굽 소리.

“허- 아깝구나”

“목숨을 건지다니 꽤 운이 좋은 계집이로구나”

“장옷을 보아하니 부유한 대감의 여식인 것 같은데-”

“누구의 여식이냐”

“...”

“누구의 여식이냐 물었다”

“이영호 대감 댁의 여식입니다”

“이영호 대감이라-”

“꽤 쓸만한 대감의 여식이구나”

“고개를 들라”

아버지의 말을 어길 수 없었다. 조선시대는 예와 효를 중요시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아비의 말을 어기는 건 상상 할 수도 아니 상상 해서는 안 되는 것 이였다.

“송구하오나, 얼굴을 누구에게도 보여주면 안 된다는 아버지의 명이기에 그럴 수 없습니다.”

“허- 당찬 계집이로구나”

“내가 누군지 알고 그런 소리를 하는것이냐?”

“누구인지 알 순 없으나 얼굴만은 보여 줄 수 없습니다.”

“거슬리는 계집이로군-”

자신이 누군지 모르고 이리 대드는 모습이 꽤나 거슬렸다.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 집에서 칼을 뽑아 단을 향해 날을 새웠다.

“내가 뽑아든게 뭔 줄 아느냐”

“아, 보이지 않으니 모를 수 밖에-”

“칼이라는 것이다. 이래도 고개를 들지 않을 것이냐?”

얼마나 미모가 빼어나기에 고개를 푹- 숙이곤 가리는지. 장옷으로 가린다 하여도 얼굴 전체를 가리지 못해 눈이 이리저리 굴러 가는 모습이 말을 타고 있는 군의 날카로운 눈에 보였다. 속눈썹이 길며 눈 앞머리가 뾰족하여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데 꽤나 남자를 울릴 것 같았다. 자신 역시 남자이기 때문에 얼굴 전체를 다 보고 싶었으나 시간은 많았다. 칼을 검 집에 넣고는 단의 이름과 나이를 물어오는 군.

“나이는 지학에, 이름은 이 다,단이 옵니다”

“이단이라- 이름이 참하구나”

“지학이면 머리를 틀 나이로구나”

“내 이번만은 살려주마. 이영호의 여식이라- 내 혼례를 하는 날 다시 볼 일이 있을 것이다”

군은 욕심이 생겼다.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단에게 자신의 뜻이 확고한 단이에게. 하오나 단에겐 얼굴은 보지 못 하였으나 혼례를 치를 사내가 있다고 아버지께서 말씀을 해 준 적 이있다. 도화살 상의 길은 기생 이란 건 단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아버지가 단을 생각 해 어렵사리 관례를 치르게 해주는 것인데. 말을 돌려 궐로 돌아가려는 군을 잡은 단의 목소리.

“송구하오나 소녀 혼례를 치를 사,사내가 있사옵니다. 살려 주신 건 두고두고 감사하게 여기며 살겠습니다.”

죽는 한이 있어도 자신이 말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단이. 장옷을 잡고 있는 손이 벌벌 떨렸다. 이내 호탕한 소리로 웃음을 뛰는 군.

“용감한 계집이구나. 욕심이 생기게 하는 계집이야.”

“이 자리에서 소리 소문 없이 널 죽일 수도 있다. 그래도 이와 같은 대답을 할 건가-”

“소인 여기서 죽는다 하더라도 뜻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것 하나만 기억 하여라, 군은 먹이를 놓지 않는다. 다만 덫을 치고 기다렸다 덫에 걸리는 먹이를 먹을 뿐이지”

“날이 어두워지니 이만 가거라, 이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장터가 나올 것이다.”

첩의 자식인 군은 처음으로 대군의 자리가 욕심이 났다, 인생은 주지육림이라 하였거늘. 몸이 약한 대군과 달리 군은 재능과 힘이 보통 사람보다 뛰어나서 맨손으로 맹수와 대적할 정도로 뛰어났지만 왕의 자리를 탐내하지 않았다. 이리 욕심이 없던 군에게 이단이란 당찬 계집이 자신의 숨어져있던 욕망을 꺼내주었으니-

    *주지육림 [酒池肉林]  술이 연못을 이루고 고기가 숲을 이룬다는 뜻으로, 호화롭고 사치스런 주연(酒宴)을 비유하는 말

“하-”

뚜벅뚜벅 가는 말 발굽 소리가 흐려지자 그제야 긴장이 풀린 단은 주저앉고 만다. 답답했던 장옷을 벗어 어깨에 걸치곤 크게 숨을 쉬었다. 그 청아했던 공기가 칼날처럼 날카로운 공기가 되어버린 건 아마 군의 기운이겠거니. 군이라 하였다. 사내는 군이라, 직위가 높으신 분에게 무례를 범했다란 사실에 제일 먼저 아버지가 걱정이 되었다. 자신 때문에 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신시가 지나버린 지금 아버지가 자신을 찾을거란 생각에 군이 가르쳐주신 길 그대로 장옷을 다시 입고서 걸어 나왔다.

“아씨!!!”

“개똥아”

“아씨 정말.. 제가 얼마나 걱정을 했는”

“미안하다 개똥아 왜 울고 그러냐”

“아씨..없어지신 줄 알고.. 얼마나..제가..제가 얼마나..몸은..몸은”

“구경을 하다 그만 길을 잃었었다, 다행이 길을 물어 제 길을 찾아 왔으니 걱정하지 말거라”

개똥이의 부축을 받으며 자택에 들어오자 버선발로 마당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아버지. 단은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자 그제서야 단이가 온 걸 알았는지 이영호 대감은 단의 뺨을 때렸다. 뺨을 맞고 쓰러진 단. 개똥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 한 채 안절부절 하며 단을 부축하였다.

“아비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이냐!!”

“내 그리 돌아다니지 말라 하였거늘 혼례를 올리기 전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지 말라 하였거늘!!!”

“개똥이 넌 들어가라, 네 죄를 따로 물을 것이니”

“아버지 개똥인 아무 잘못 없습니다. 제가, 아니 소녀의 잘못이니 개똥이에겐 죄를 묻지 말아주세요”

“아씨! 아닙니다, 소인이 보필하지 못 한 탓에 단이 아씨는 아무 잘 못 없습니다!!”

“죄가 있다면 다 이 미천한 소인의 죄입니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붙여 싹싹 비는 개똥의 모습에 악한사람이 못 된 이영호 대감의 얼굴엔 노기가 누그려졌다. 뺨을 붙잡고 흐느끼며 세상 구경이 너무 하고 싶어 이리 하면 안 될 짓을 하였다며 다신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는 단. 그 관상쟁이 말을 믿고 이리 단을 꽁꽁 감췄던 대감은 죄책감이 들었다. 단의 어미는 세상구경을 못 한 단이가 안쓰러워 이영호 대감을 말리며 그만 단이에게 들어가 보라는 하였지만 단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버지가 안채로 들어가자 그제서야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에게 한번이라도 노기를 낸 적이 없는 아버지인데 자신의 뺨까지 때리며 화를 내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처음으로 무서웠다. 혹 자신을 기생의 길로 보내버리진 않을까 두렵기도 하였다. 허나 그럴 아버지가 아니란 걸 더 잘 알기에 단은 아버지에게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말하며 용서를 구하였고 그런 단을 냉랭하게 쳐 내려 하였으나 심성이 그러지 못한 탓에 용서를 해 주었다. 단은 혼례를 하기 전에 다신 문 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라 명심하고 또 명심했다.

#

단이 과년이 되어 혼례를 치르게 되었다. 혼례 당일 단은 어여머리에 홍색 사에 앞 댕기와 뒷댕기인 큰 댕기를 늘이고 칠보 장식인 화관을 썼으며 양가의 자제답게 길어상문이 수놓아 져 있는 활옷을 입었으며 활옷 위에는 홍대를 띠었다. 개똥이 옆에서 입을 벌린 채 단을 쳐다보고 있었다. 단은 볼이 발그레져 침 떨어진다며 핀잔을 주었고 개똥은 그제서야 자신이 입을 벌리고 있단 걸 알아채곤 얼른 입을 닫곤 아씨 너무 예쁘다며 칭찬을 해 주고 있었다. 오늘 처음이다, 자신의 지아비를 보는 것이. 너무 설레었다.

 *과년  (瓜年) 결혼하기에 적당한 여자의 나이

“왜 오시지 않는 걸까요”

“초행을 오고 있다 하였다, 조금 더 기다려 보자”

“혹 도화살인 소녀가 두려워”

“단아, 아비가 그런 사내와 혼례를 치르려고 몇 십년을 고생 한 줄 아느냐. 좋은 사내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초행을 오려면 이미 도착 했어야 하는데- 오질 않으니 단의 아버지와 어미니 역시 초조하였다. 혹 오다 사고가 난 건 아닐까.

    *초행 (醮行) 신랑이 초례를 지내기 위하여 처가로 감.

벌컥-

“대감님 어서 피하, 어서..”

피를 흘린 채 들어오는 개똥의 오라비인 사훈. 개똥은 그 모습을 보곤 달려가 자신의 오라비를 부축하는데- 사훈의 뒤로 나졸들이 몰려와 대감의 집에 들어왔다.

“수양대군의 어명이다 모두를 의금부로 끌고 가라-!”

“아,아니 의금부라니. 내가 누군지 알고 그런 곳에 끌고 가려 하느냐!!”

“이영호 대감, 대감은 폐비 황씨의 죽음에 가담을 하였고 영창군과 역모를 꾀하려 하였기에 의금부로 끌고 가라는 수양대군의 어명이오”

“자- 어서 끌고 가라!”

대문을 열고 들어 온건 단의 지아비가 아닌 나졸들이였다. 무작정 이영호 대감의 집에 쳐 들어와 노비건 하인이건 모두를 의금부로 끌고 갔다. 단의 팔을 잡고 끌고 가려는 나졸에 개똥이 그 모습을 보곤 단을 지키려 나졸의 팔을 물었을까- 칼을 휘둘러 손쉽게 베어버렸다. 눈 앞에서 자신의 벗이나 다름없는 개똥이 죽어나갔다. 개똥에게 가고 싶었지만 군사에게 팔목이 잡혀 죽어가는 개똥의 모습만 바라보며 끌려갔다.

“개똥아!! 개똥아!!”

의금부의 마당은 이미 피바다였다. 단이 군과 헤어지고 난 후 군은 단을 가져야겠다 마음을 먹고선 힘 없는 세자를 따르던 관직들을 모두 자신에게 돌렸으며 굳건하게 세자를 따르던 자는 암살을 시켜 죽여버렸다. 그 사실이 궁에 퍼지자 세자의 옆엔 세자를 보필하는 자 밖에 남지 않았다. 반 강제로 상왕은 세자를 두고 군을 대군으로 왕이 되었고 그 뒤로 세자를 본 자는 아무도 없었다. 권력이라는 것은 대군이 생각 했던 것 보다 더 자릿함을 느껴 자신의 마음대로 휘둘렀다.

자신의 어미인 황씨는 권력과 질투에 눈이 멀어 반문세력들과 사적인 자리를 하는 모습이 종종 포착이 되어 충신들이 상왕에게 상소를 올려 이에 노한 상왕이 사약을 내렸다. 사약까지 내릴지 몰랐던 충신들은 상왕의 행동에 지켜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수양대군이 왕에 오르자 충신들은 상왕의 두 번째 후궁의 아들인 영창 군에게 붙어 자신을 밀어내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영호 대감 오랜만이오-”

“전하, 원하는 것이 무엇이길래 이리-”

“원하는 것이라- 자네의 여식인 단을 원한다 하면 어쩌실텐가-”

“송구하옵니다 전하”

“그놈의 송구- 내 일 년 전에도 네 여식에게 들었었지”

“그게 무슨”

“아, 말을 안 하던가 일년 전 네 여식이 내 숲에 들어 온 적이 있었다, 다행이 활이 빗나가 머리 위에 꽂혔지만. 다른 여식들은 머리를 조아리기 바쁜데 자신의 할 말을 하고 똑부러지더군. 욕심이 났지”

“과인이 가지고 싶은 건 가져야하기에”

단은 어디서 들어 보았던 목소리였다. 일년 전 숲에서 들었던 군의 목소리였다. 군이 어느새 전하가 되어있었다니. 대문 밖에 나간 적이 없는 단은 세상 이야기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 자신의 아버지가 역적이라니, 이 나라의 충신이라면 충신인 아버지가 왜 역적질을-

수양대군은 어좌에서 일어나 칼을 뽑아 들곤 일 년전과 같이 단에게 날을 향했다. 그땐 단의 얼굴 앞이였다면 현재는 단의 목으로.

“활옷을 입었구나, 과인에게 왔으면 더 고급스런 활옷을 입었을터인데-”

“6개월 전에 간택령이 있었지, 그때 네 아비가 누굴 데려왔는지 아느냐”

“네가 아닌 노비를 데려왔더구나”

“네 아비가 날 물로 보았다는 증거 아니겠느냐”

대군이 왕이 되고 단을 자신의 중전으로 맞이하고 싶어 간택령을 내려 종 2품까지의 여식을 데려와 배우자를 골랐다, 그때 이영호 대감은 단이 걱정이 되 개똥을 대려 가였고 그걸 모를 수가 없는 수양대군은 간택령을 취소하였다.

“단아 고개를 들어라”

“어찌 제가 용안을 뵐 수 있겠습니까”

칼로 얼굴을 강제로 들어 올려 단의 얼굴을 제대로 보았다. 자신의 안목이 옳았다 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미모였다. 얼굴이 붉으스름 한 것이 자칫 하면 음탕해 보일 수 있겠지만 단의 흰 피부와 어울려 은은한 색기가 비췄다. 어서 단을 자신의 밑에서 하루 종일 울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 하였다.

“단아 그 활옷을 입고 내게 오지 않겠느냐”

“...”

입을 열지 않는 단에 대군은 노기에 어려 단의 목을 겨누던 칼을 이영호 대감의 목을 베었다. 단은 자신의 아비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그 모습을 본 단은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용안에 피가 튀겨도 상관이 없다는 듯 어깨에 칼을 대며 다시 한 번 물어 보겠다는 대군.

“내게 오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그때도 말씀을 드렸던 것 같습니다. 전하, 소첩 혼례하려는 사내가-”

“내가 물어 본 답은 이 답이 아니구나”

말릴 틈도 없이 단의 어머니의 목이 날라 갔다. 단의 어머닌 이 순간 까지도 단을 걱정하며 눈을 감았고 단은 어깨를 벌벌 떨며 두려움에 몸서리쳤다. 그럴수록 수양대군의 광기는 심해져갔고 단과 눈 높이를 맞춰 붉은 곤룡포가 더럽혀져도 상관없다는 듯 앉았다.

“단아 이젠 널 지켜줄 사람은 이 과인 뿐이다”

“네 지아비가 될 사람은 이 과인 하나뿐이란 말이다!!”

단의 어깨를 붙잡고 어성을 높이는 수양대군의 말에도 단의 시선은 이미 죽어 차갑게 식어버린 자신의 부모님을 향해 있었다.

“이래도 과인을 봐주지 않는구나”

“여봐라! 그 사내놈을 데려 오거라!!”

왕의 말에 나졸들이 바삐 움직이며 피투성이가 되어 버린 사내를 데려온다. 단은 제 눈을 의심 하였다, 얼굴은 피투성이로 알아 볼 수 없지만 사내가 입은 옷은 예복으로 관복인 남색 또는 북청색의 단령을 착용하였으며 벼슬과 품계에 따라 그에 맞는 흉배를 찬다. 흉배가 꽤 좋은 것으로 보아 단의 예상대로 저 피칠 갑이 되어있는 사내는 자신의 지아비가 될 사내가 분명하였다. 단의 앞에서 용포를 털고 일어나 사내의 머릿 채를 잡고 단의 앞으로 왔다.

“누군지 알겠느냐, 네 지아비가 될 사내였지”

“저,전하 어찌..”

“내 참을성이 이리 많은 사람이 아니다, 다시 한번 물어 보겠다. 내게 오지 않겠느냐”

단은 충격에 정신이 혼미 하였다, 차라리 소인을 죽여 달라는 말이 입 밖으로 차마 나오지 못하였다. 단의 눈에선 눈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으며 보지도 못했던 자신의 지아비마저 이상으로 보낼 수 없었다. 단은 자신이 희생하면 끝날 일인데, 두려웠던 것이다. 단은 흐느끼며 한자 한자 얘기했다.

“혼..인.. 하,하겠습..니다”

“듣던 중 가장 반가운 소리구나”

이제야 자신이 원하는 답이 나왔는지 호선을 그리며 웃는 대군. 호탕하게 웃으며 그럴줄 알았다 단아.라고 하며 사내의 목을 베어 버린다.

“전하 말이, 말이 다르지 않습니까!!”

“호,혼인을 하면 제 지아비를 살려준다”

“뭐라했느냐?”

“지아비?"

"단의 지아비는 바로 나, 과인이요. 그 누구도 단의 지아비가 될 수 없지”

지아비란 말을 듣자 수양의 얼굴이 뒤틀렸다. 지아비 그놈의 지아비. 저리 예쁘고 도톰한 입술에서 듣기 싫은 말만 나오니 틀어막고 싶은 마음을 참고 또 참았다.

잔인하고 독한 사람. 폭군이 있다면 그건 바로 당신이야.

수양대군에 속은 것이 분해 입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모습을 본 수양대군은 비웃으며 시체들 속에서 단의 팔목을 잡고 끌고 가려는데

“이거 놓으십시오! 놓으세요!!”

“단아- 혼례는 시간이 늦었으니 차차 하도록 하고 초야를 치러야 하지 않겠소”

#

팔을 빼려 해 보아도 사내의 힘은 이길 수 없는 법. 단은 부모님을 나두고 갈 수 없다 소리를 쳤지만 대군에겐 들리지도 않았다. 호위무사에게 내일까지 치워놓으라 한 후 단을 끌고 어전으로 들어갔다. 어전으로 들어오자 팔을 놓아주는 수양, 내 이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가. 단을 어탑으로 데려와 강제로 자신의 앞에 앉쳐 놓는데-

“전하, 어찌하여 이러시옵니까! 왜 하필 저 입니까... 왜!”

“왜? 왜라-”

턱 언저리를 만지며 소유욕이 짙은 눈으로 단을 쳐다보는데.

“왜라 물었소?”

“그럼 왜 그때 과인의 앞에 나타난거요”

“왜 과인의 앞에 나타난거냐 묻고 있소”

말 문이 막힌 단은 전혀 대화가 통하지 않는 다는 걸 깨닫곤 왕의 굴레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몇 걸음 가지 못 해 수양에게 잡힌 단은 차라리 죽여 달라며 악을 쓰며 발악을 하였다. 수양대군은 악을 쓰는 단의 모습에 노기에 차 올라 단의 활옷을 풀어 해치려 하였다. 그럴수록 몸을 비틀며 거부를 하는 단. 단의 턱을 잡곤 단의 입술 앞 까지 가 수양은 말을 했다.

“단아, 내 어미를 누가 죽였을 것이라 생각하나”

“영의정? 상왕? 아니네 바로 과인이야”

“영의정들이 올린 상소 하나 쯤은 권력을 준다 하면 누구든지 바꿔치기 할 수 있지. 멍청한 상왕은 그걸 그대로 믿고는 내 어미에게 사약을 내렸지. 그 영의정 안엔 바로 단의 아버지 아니 이젠 국구인가, 국구가 계셨지”

“말 했지 않는가, 단아. 덫을 쳐 놓고 걸리길 기다리겠다고-”

---

*

푸헿 사극 집착을 너무 보고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처음 쓰는거라 단어도 힘들고 말투도 힘들었다는..
사극은 참 보고싶은 소재이지만 그만큼 쓰기 어렵다는 걸 배웠습니다ㅠㅠ
시대와 안 맞는 어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둥글둥글게 말 해주시거나 애교로 봐 달라는 헷-

처음엔 강동원과 이정재 고르기 물로 하려 했으나 재리의 양이 쓰다보니 많아져 동원군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 사실 반응을 보고 글을 찔 생각 중이라는 새내기 작가 단이

이번 편은 아마 단의 과거가 될 것이고 다음으로 나오는 강동원은 현재 기생 단이로 나올 생각 입니다!!
찌부이지만 재밌게 봐주시면 아리가또-

그럼 새내기 작가 단이는 이만 촛불처럼 사라지겠어요

글 크기나 불편한 점이 있다면 댓글 달아 주쉐이~

[아름다운 그대에게]

선댓!

[아름다운 그대에게]

아 ㅠㅠㅠ 너무 재밌다 단이 완전 똑똑하다!! 대단해 완전 재밌었어!! 잘봤어 단아♥♥

[참치는역시동원참치]

와..이정재...대박..작가단이 너무 잘쓴다 강동원편도 기대해볼게!!

[ryusdb]

와 몰입도 쩔어ㄷㄷ 잘봤어요 단아!!

[TVXQ]

와...진짜 무서워ㅠㅠ그러게 왜 나가서는..

[꽃보다예쁜아이라능]

와 진짜 잘썼다 퀄리티 굿굿!!단이의운명이슬프다ㅜㅜ그래도 행복하게 살았다는 비하인드스토리가 있으면 좋겠당ㅎㅎ 잘읽었엉♡♡

[서작가]

우와... 잘봤어 단아 정말 재미있다. 집착집착 하.. 내가 저 단이라면 망할 개썅마이웨이!! 혼자라도 도망 갈테다!!!!

[빌과나]

얼마나 이쁘면....

[이청아]

무섭다ㅠㅜㅠㅜ 단이는 뭔죄야ㅠㅜ

[강동원참치]

헐!!!!대박 재밌어ㅠㅠㅠ금손담이

[김스낵]

도망가고 싶긴 한데 뒷감당할 엄두가 안난다ㅋㅋㅋㅋㅋ

[외쳐갓재리]

와 대작스멜..♥

[트랄랄라]

무서워서 꼼짝을 못 하겠다ㅜㅜ

[신 하 균]

와 하지원 너무예쁘닿ㅎㅎㅎㅎ하지원을 상상하면서 봤엏ㅎ

[소지섭]

완전 몰입해서 봤어!! 무섭다 재리 ㄷㄷ

[서우]

단이 진짜 인쓰럽다

[김존현]

뒤부터는 정말 숨 참고 봤어..!!! 입꼬리 움짤 너무 무서워ㅋㅋㅋㅋ큐ㅠㅠㅠ재리정 너무 나쁜놈으로나왔다ㅏㅠㅠㅠ잘봤어단아♡

[G-DRAGON]

와 이건 진짜 무서워서 도망도 못가겠어ㅠㅠ 단이 어떡해...

[동레알]

완전 집중해서봤다ㅠㅠ

[연석원]

와 분위기 쩔어ㅜㅜ

[새턴]

세상에..!!! 저런 답도 없는 폭군이..!!
넘나 무서운데 왜 재밌죠?!! 😂😂
나단이는 저러케 여자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경국지색 스토리..
굉장히 좋아합니다..껄껄..취향저격 탕탕! 😍😍
아주 그냥 더 미쳐라 재리!!! 😆😆
집착에 애증에 막 막 다 끝장내자!!!!ㅋㅋㅋㅋㅋㅋ
다음 참치글도 넘나 기대되네여..얼른 와주새오..💕💕

[이게뭐람]

뒷편은 ?? 뒷편은 없나여 ?....... 재리는 좋지만 너무 무섭다 ㅠㅠㅠㅠ 도망갔다간 내다리도 짤릴꺼같아 ㅠㅠ

[릴리리맘보]

몰입도 짱이다ㅋㅋㅋ 잘읽었어~

[크리스탈]

와..대박...단이 잘쓴다정말..완전 집중해서 봤어

[jenisjoplin]

헐 처녀작이 이 정도라니 역량이 대단한데 요즘 사극 쓰는 작가 단이들이 재리 vs 조윤 구도로 많이 글을 써줘서 정말 행복해 난 재리도 좋지만 조윤 팬이라서 어서 요즘 시점으로 나오는 담편을 기다릴게요!

[킬미힐미]

대박 ㄷㄷㄷ

[신화의 리더]

뒷편! 어서 뒷편을! 다음편도 꼭 좀 부탁해ㅜㅜ 정말 정독하면서 봤어ㅠㅠ 엄청 잘쓴다ㅜㅜ 진짜 대작이야ㅜ 다음편도 꼭 써줘!

[하쩡우]

허류ㅠㅠㅠ대박

[이순]

헝개박.....

[용가리알]

와..쩔어 다음편없오??

[프란시스 하]

대박ㅠㅠ 재리 집착 대박이다ㅠㅠㅠㅠㅠ

[산다라박]

재리 무서워..담편 없나요?

[도경수부인]

와...대박

[핑쿠]

헐 ㅜㅜ 완전 재밋어 ㅜㅜㄴ담편주라 ㅜㅜ

[뿌아아아]

사극물 넘좋아요♡♡♡

[아이]

와...꿀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