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보다 조금더 크고 제주도보다 약간 작은 섬.
부산에서 50킬로미터도 안되는 일본 본토보다 한국이 더 가까운 섬.
일본어와 한국어가 표지판에 나란히 씌여있어 친숙한 섬.
수백년간 한반도와 일본열도를 오갔던 조선통신사들의 땀이 배어있는 섬.
대마도에 다녀왔습니다.
무척 고생하며 다녀왔던 여행이라 차마 생각하기도 끔찍하군요. ^^
2002년 8월 10일. 배표예약..
배표 참고 :
서울 대아여행사(지하철 신사역)에서 왕복 11만4천원
대마도에는 이즈하라(嚴原)와 히타카츠(比田勝) 두개의 항이 있습니다.
성수기인 7월~8월은 화/목(히타카츠)을 제외하고는 매일 이즈하라행이 있습니다. 왕복을 사면 어떠한 표를 사더라도 11만4천원입니다.
(일본에서 사면 조금더 비쌉니다) 아침 10시쯤 부산 국제여객 터미널을 출발하여 2시간 반정도 소요되며, 일본에서는 3시쯤 출발하여 2시간50분가량 소요됩니다. 또한, 아무리 가깝더라도 비자는 꼭 필요합니다.
참고사이트 : www.daea.co.kr <-- 대아여객 홈페이지
8월 11일 오전 짐정리
짐 목록 : 2인용텐트, 침낭, 버너, 부탄가스1, 라면 등 식료품, 옷가지(입는옷1벌, 반팔상의2, 반바지1, 양말2, 속옷1), 썬글라스, 모자, 디지카메라(AA건전지 4알추가), 여행용휴지(주유소에서 준거), 필기구, 세면도구(스포츠타올1, 치솔, 치약, 작은비누, 담배2, 수영복세트, 라이타, 비상약(두통약, 설사약, 대일밴드 조금씩), 스위스아미나이프, 수저및 젓가락, 자전거 열쇠.........
대마도행 배에 자전거를 실을수 있다.
국제 여객 운송협약에 의하면 어떠한 배라도 자전거를 싣는데 제약은 사실상 없다. 또한, 전체 짐무게에 자전거무게는 포함되지도 않는다. 다만, 원칙적으로는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포장해야 한다.
나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대마도를 일주한 여성여행객 4인의 이야기도 들은지라 자전거 종단을 시도하기로 일찍부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떤 사이트에도 부산에서 자전거를 빌릴만한 정보를 찾지 못했다. 다만, 어느동네나 자전거가게는 있을것으로 생각하고 가서 빌릴 생각이었다.
부산에 도착해서 부산역으로 갔다. 부산역에서 국제여객터미널이 있는 중앙역까지 걷기로 하고, 걸으면서 자전거가게를 찾았다. 이때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을 가지고 오진 않았지만 비맞는걸 좋아하는 내게 9년만에 밟은 부산땅에서의 비는 환영의 비라는 생각마져 들었다.
어느덧 중앙역까지 왔다. 시간은 이미 9시를 넘겼다.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저녁을 떼우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전거가게를 수소문했으나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밤10시가 넘었으며, 비까지 와서 무척 어두웠다. 내일 아침 9시반까지는 터미널에 도착해야하므로 무슨일이 있어도 자전거를 빌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결국 인터넷으로 다시 검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PC방에 가서 여러채널을 동원하여 결국 부산지역 자전거까페를 찾고 시삽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겨우 통화를 하였다. 밤11시가 넘었지만, 너무나도 친절하게 자전거 가게가 많은 곳을 알려주었으며 자신이 잘 아는 가게를 소개해주었다. 다만, 자전거대여는 하지 않는 곳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채..
지하철과 택시를 이용하여 거제동 현대아파트근처의 Lespo대리점에 도착한 시간이 11시반이 넘은 한밤중. 다행히 문은 열려있었고, 자초지종을 시삽으로부터 전해들은 대리점 사장님은 나의 신분을 확인하고는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자전거를 빌려주셨다. (4일간 4만원, 조금 오래된 자전거지만, 가볍고 무척 고급MTB자전거였다.)
다시 중앙역까지 비 쫄딱 맞으며 한시간을 자전거로 왔다. 안장이 내 엉덩이와 궁합이 안맞아서 무척 아팠다.(여행내내 나를 괴롭혔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으로 나를 적신 비도, 안장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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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2. 어디서 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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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그나마 걱정을 안한것은 잠자리였다. 무척 친한 선배가 부산에서 혼자 살고 있기때문이었고, 전날 오후에 통화까지 한터라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이게 왠 날벼락인가.. 어렵게 연결된 선배와의 통화..선배는 술을 마시고 있었고, 이미 혀가 두바퀴쯤 꼬였있다. 비는 오고..어깨를 누르는 가방과 엉덩이를 파고드는(?) 안장은 계속 나를 괴롭혔다. 결국 부산역까지 와서 자전거를 세워두고 잘곳을 찾았다.
올림픽사우나.... 6,500원 후불, 오후10시에 문열고 담날 오후8시에 문닫고(즉 오후8시부터10시까지는 off) 위치는 부산역에서 중앙역방향 택시정류장 옆골목(호텔골목) 200미터 직진후 왼쪽 건물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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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3. 사우나에서 만난 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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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겨우 라커속에 집어넣고, 지친몸을 사우나로 이끌었다. 비를 많이 맞은데다 땀도 많이 흘렸기때문에 샤워라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우나에는 두명의 남자가 있었다. 한명은 30대중반의 술마시다 막차놓친 노총각 같고.. 문제의 다른 한명은 50대초반의 앞머리 벗겨진 대머리다.
샤워를 마치고, 온탕에 들어가는데 어릴적에는 발가락 끝을 대고는 무지무지 긴장하고 쉼호흡 크게 몇번하고는 겨우 몸을 담궜었는데, 이제는 3학년이 되어서인지 대충 발가락 대고는 그냥 몸을 퐁~담궈버렸다. 시원하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감이 잡힌다. 눈을 감고 그날의 피로를 날리고 있을 무렵 문제의 그 대머리가 들어온다. 들어오면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눈에 빠다를 바른거 같다. 엄청 느끼하다. ㅡ.ㅡ;;
탕에 달랑 두사람, 나와 대머리...대머리는 날 계속 쳐다보고 나는 계속 눈치만 보다가 결국 참지못하고 나왔다.
냉탕에 들어가서 멋진 수영솜씨(ㅡ.ㅡ;;)를 보여주고 핀란드식싸우나에 들어갔다. 내가 수영하는 동안 그는 옆에 있는 한방쑥찜싸우나에 있었나보다. 그런데 내가 핀란드식싸우나에 들어가자마자 나를 한번 씩~ 쳐다보더나 잠시후 내가 있는 곳으로 들어온다. 아~ 느끼... 반짝이는 대머리를 나의 넘쳐나는 머리숱으로 채워줄수도 있겠지만 도저히 같이 있을수 없었다. 그래서 난 문앞에 서있는 대머리를 살짝 밀치고 나왔다.
뒷통수가 상당히 간지러웠다. 날 계속 물끄러미 쳐다보나보다. 간단히 찬물로 씻은후 휴게실로 들어가서 바로 잠을 청했다... 새벽3시가 다되어간다.. 정말 긴긴 하루였다.
------------------------ 여행 당일편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