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책이 절판될때 가슴이 아프다.
medical interview를 보면서 그런 가슴아픈 마음이었다.
치유의 예술을 찾아서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혹시나 하고 장은하 선생에게 문자를 남겼다. 책을 구할 방법이 없느냐고.
절판돼서 자신도 복사물을 가지고 있다면서 가져다 주었다.
panic bird...
서문
-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함에 따라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질환들이 완치되고, 사람들은 과거 어느때보다 더 오래, 그리고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시대다.하지만 환자들은 의사들에 대해 더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폭발적으로 증가한 의료비가 미국의료제도의 심각한 위기상황을 초래한 것이 아니다. 경제적인 문제는 단지 일부일뿐이며 문제의 본질은 이보다 훨씬 깊은 곳에 있다. 나는 현재 위기의 본질이 의술이 본래의 형태와 신념을 망각한데 있다고 본다. 수천년동안 관습적으로 전해져오던 의사와 환자사이의 신뢰관계가 단절되고 있는데 그 원인이 있다.
- 나는 의사로서 의술이 최고 존경을 받던 시기도 경험했으며 사회적으로 의술의 지위가 하락해가고 있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 의료행위는 상업화되었다. 3천년동안 내려오며 의사와 환자 사이를 신뢰로 묶어주던 전통이 이제는 새로운 관계로 대체되었다. 치유healing는 처치treatment로 대치되었고, 치료caring 대신 관리managing가 중요해졌으며,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의사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의료장비가 대신하고 있다.
- 환자란 하나 혹은 몇몇 기관들의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이러한 결합체가 적절히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조절장치에 문제가 생긴 대상물이라고 생각하는 의료인. 이러한 관점에서 의사는 엄격한 과학자이며 고도로 정교한 기구와 기술을 이용하여 흥미진진한 과학적 탐구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 이런 배경으로 의사는 병력청취와 진지한 상담보다는 의료기술의 이용에 매력을 느끼고, 그것은 의사들에게 부를 안겨다준다. 환자나 가족들과 상담하는 시간에 수술이나 복잡한 시술을 하면 열배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과도하게 많은 시술문제 이외에도 현재의 임상의학이 질병의 예방이나 건강증진은 소홀히 한채 급성이나 응급질환에 중심을 두는 점도 문제이다. 사실 비용편익, 환자의 고통의 측면에서 보면 질병에 대한 예방의학적 접근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이는 거의 무시된다. 오질 질병의 치료만이 중요할뿐 예방의학의 역할은 미미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다.
- 모든 것을 자기 안으로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은 개인주의 사회에서 인간존재를 인격체로 생각하며 진료행위를 하는 일은 과거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치유를 할때 과학이 간과되어서도 안되지만 너무 과학에만 치우쳐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치유를 위해서는 예술과 과학이 동시에 필요하며 신체와 정신을 함께 살펴야 한다. 고통과 두려움에 싸인 한 인간의 존재의 운명을 깊이 생각할 수 있어야만 의사는 개인의 특수성 속으로 편입해 들어갈 수 있다. 환자를 질병과 따로 떼어놓고 보아서는 안된다. 환자는 그 이상의 존재이다.
- 환자가 처음 방문했을때 그의 말을 주의깊게 들어주면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진료하는 의사라는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다. 이를 위해 의사는 자신이 가진 모든 감각을 동원해야 하며, 이것은 진단을 위해 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수단 중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사는 환자에게서 병력을 잘 수집하기만 해도 약 70%의 확률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이것은 어떤 검사나 기술보다도 더 효과적인 수단이다.
- 40여년 간의 의사생활을 통해 나는 치유의 예술이 갖는 마술적힘에 점점 더 매료 되었으며 12세기 위대한 철학자이자 의사인 "마이모니데스"의 간절한 기도를 항상 명심하며 살아왔다.
- "환자가 고통받는 나의 친구임을 잊지 않게 해주소서. 그리고 내가 그에게서 질병만을 따로 떼어 생각하지 않도록 하소서"
환자의 언어. 진단의 예술
- 히포크라테스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을때, 의술은 사랑이 된다. 어떤 환자들은 의사가 그들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고 자신들을 안심시켜주기만 해도 건강을 회복한다"
- 파라셀수스 "환자와 그의 몸, 그리고 질병을 이해할 수 있는 감수성과 자세가 필요"
- 나의 스승 "새뮤얼 레빈" 선생은 나의 정신적 스승이자 삶의 본보기가 되었다. 선생님은 환자의 병리적, 생리적 상태에 관해서 많이 알지도 못하면서, 또 내가 보기에 불확실한 약물을 처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회복하였다. 반면 나는 의학협회지 최신호에 실린 지식을 바탕으로 환자를 진료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치료 결과가 레빈선생님에 훨씬 못미쳤다. 선생님은 의술을 "불확실성의 과학, 확률의 예술"이라고 정의하였다.
- 선생님의 협심증의 특성과 관련해서 심장전문의로서 새 장을 열었다. 놀랍게도 나는 선생님이 협심증의 진단에서 한번도 실수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 병력조사에서 "중요한 단서와 그렇지 않은 사항을 구분"
- 다음에 가능성 있는 진단을 확실히 하거나 혹은 배제
- 레빈 선생님은 임상에서 가장 요체가 되는 것은 환자의 말을 듣는 것 "병력청취"이며 효과적인 청취를 위해서는 청각뿐만 아니라 모든 감각을 동원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의술을 행하기 위해서는 질병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더불어 환자의 정서적 상태까지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 환자의 병력을 듣는 목적중에는 중요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것도 있지만 환자에게 귀를 기울임으로써 환자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도 중요하다.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듣기는 의사가 해야 하는 것 중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에 속한다. 의사는 환자가 말하지 않는 문제까지 들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 병력청취를 수동적으로 해서는 안된다. 의사가 병력을 청취할때는 세심히 준비하여 현재의 증상, 가족력 등을 과거에서 현재까지 그리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체계적으로 샅샅이 알아보아야 한다. 병력청취를 주소와 관련된 것으로 한정지으면 실제 아무 관련이 없는 엉뚱한 문제에만 매달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 정성껏 병력을 청취하는 일은 상세한 정보를 얻는 것 이상이며 의사의 의료행위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병력을 청취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그것은 가장 생상적인 시간이다. 그렇게 할때 궁극적으로 환자와 의사는 서로 신뢰하는 인간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여기에 시간을 투자하는 일은 치료뿐 아니라 치유를 위한 아주 작은 희생일 뿐이다.
촉진하면서 환자의 언어를 듣는다.
- 루이스 토머스는 "촉진을 가장 오래되고 효과적인 의술"이라고 정의
- 의사는 환자를 만날때 악수로부터 촉진을 시작해야 한다. 맥박으로 심장박동의 리듬을 파악, 가슴촉진으로 심장의 크기, 동맥류의 존재확인, 목을 촉진하여 갑상선 비대나 대동맥판막이상 감지, 복부촉진으로 비장이나 간종대, 대동맥확장, 충수염, 종양 등은 손으로 촉진이 가능하다.
- 흉부나 복부의 청진법으로..
- 타진역시 많은 것을 알아낼수 있다.
스피노자 효과 : 마음과 두뇌 사이의 연결고리
- 의사가 병력을 청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의학적인 문제와 함께 증상뒤에 숨어있는 한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병력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의사는 환자를 한 인간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하는데, 환자의 기본적인 정보인 가족, 교육, 직업 등을 알아볼 뿐만 아니라 환자가 가진 특성을 전반적으로 이해한다.
- 인간성이 말살되어 가는 오늘날과 같은 무정한 세계에서, 마음-두뇌활동을 이해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또 다른 장벽에 부딪친다.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는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 마음-두뇌간 연결을 밝히는 일은 앞으로 의학이 풀어야할 중요한 과제다.
의료테크놀로지에 의존하는 의사는 진단에서 실패한다.
- 병력을 청취하는 것은 정확한 진단에 다가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첫단계이지만, 단지 대화자체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입밖으로 나오지 않은 말도 듣고, 말할때 환자의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과 몸짓에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환자들중에는 의사를 속이려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뮌 하우젠 증후군
- 어릴 때 과잉보호를 받고 자라면 홀로서기를 배우지 못해 위기에 처할 때 도피수단으로 나타내는 증상으로 의료진에 의존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이 병명은 평소 거짓말하기를 좋아했던 독일 사람 뮌하우젠(1720~?)의 이야기를 각색한 모험소설 <말썽꾸러기 뮌하우젠 남작의 모험>에서 미국의 정신과의사인 아셔(Richard Asher)가 따와 1951년 이름 붙인 것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꾀병이라고 다그치기보다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유사한 정신질환으로 부모나 간병인이 자신이 돌보는 자녀나 애완동물, 중환자 등을 끊임없이 학대하며 타인의 이목을 받고 자신의 보호본능을 만족시키려는 뮌하우젠 신드롬 바이 프록시(Munchausen Syndrome by Proxy)도 있다.
치유의 예술
의사의 말한마디가 환자의 생명을 죽일수도 있다.
- 병력청취는 의술에서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소비되는 시간은 치유와 전인적 치유를 위한 아주 작은 투자이며 그 자체로 치료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말은 의사가 가진 가장 강력한 수단이지만, 양날을 가진 칼과 같은 것이기도 해서 환자를 치유할 수독, 파괴해버릴 수도 있다.
TS의 사례
- Tricuspid stenosis를 Terminal stage라고 알아들은 환자가 페울혈로 사망
급성심근경색, 급성허혈발작
- 레지던트는 급성심근경색이라고 하고, 내과 주치의는 급성 허혈성발작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환자.
- 진단명도 다르게 나오는 판국에 제게 무슨 희망이 있겠습니까?
- 의료산업이 거대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의사나 병원들 사이에 서로 헐뜯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의사가 다른 의사를 비난하는 것은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의사들은 서로에 대해서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 의사들은 자신이 환자에게 한 부적절한 말이 질환에 미치는 영향이나 상처가 얼마나 오래 남는지 잘 인식하지 못한다. 많은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최악의 상황을 이야기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포심을 주입시키는 것이 긍정적인 행동을 유도하는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심리학의 기초이론에 속한다.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하는 등 환자가 가진 내적인 힘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환자고 공포심에 사로잡히면 합리적인 판단능력이 떨어지며, 이로 인한 부정적인 생각은 증상을 악화시키고 치유와 예후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사람이 질병에 걸리면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자의식에 손상을 입으며, 자신의 치유와 생존을 담당하는 의사의 한마디에도 매우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 많은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최악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포심을 주입하는 것이 긍정적인 행동을 유도하는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심리학의 기초이론에 속한다.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하는 등 환자가 가진 내적인 힘을 이끌어 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환자가 공포심에 사로잡히면 합리적인 판단능력이 떨어지며, 이로인한 부정적인 생각은 증상을 악화시키고 치유와 예후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 사람은 질병에 걸리면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자의식에 손상을 입으며, 자신의 치유와 생존을 담당하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도 매우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의사는 왜 부풀려 말하는 것일까? 최악의 상황을 예고하는 일기예보처럼 의학적 예후를 설명할때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말하고, 애매하게 말하면 마치 진실이 왜곡되는 것처럼 인식한다. 한편으로는 의료소송이 너무 난무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대비하기 위해 그렇게 하기도 한다.
- 의과대학 수업시작때부터 인간의 가치는 파괴된다. 의학공부를 해부학교실에서 커버대해부로 시작하는 것은 정말 통탄할 일이다. 의과대학생들은 실습의 공포를 없애기 위해 차가운 포름알데히드에 담긴 신체가 전에 살아있는 한인간이라는 사실을 잊고, 생명이 없는 물체로 인식한다. 이때부터 4년동안 과학적인 능력만을 배양하는 교육이 시작된다. 수련과정에서 환자의 말을 경청하는 예술을 배양하는데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며, 나중에는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환자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 환자에게 최악의 상황을 말해주어야 환자가 아무런 말없이 따라오고, 일일이 설명해야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최악의 상황을 말하는 것은 일종의 상술일 수도 있다. 이윤이 많이 남는 최첨단 장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동의해야 한다. 환자에게 죽을수도 있다는 공포감을 주입하면 값비싼 상품을 거절하던 환자도 유순하게 변하여 그 상품을 받아들인다.
- 매우 드문 사례를 정확히 진단하게 되면 명의로 이름도 날리고 경쟁에서 유리해지므로 살아남기 위해서 의사는 환자들에게 온갖 검사와 시술을 다하려고 한다. 특히 대학이나 병원에는 학문적 업적을 쌓아 지위를 높이려는 의사들이 흘러 넘치고 있다.
- 본질적인 문제로 돌아가자. 큰 검사를 시행하려는 동기가 탐욕이든 또는 배우자하는 욕구이든 간에, 그에 관한 의사의 이야기는 환자에게 불안감을 심어준다. 큰 검사를 받는다고 해서 환자에게 득이 될 것이 없는 경우에도 갖가지 미사여구로 환자를 설득하며 검사 혹은 시술의 결과에 따라 당신의 회복이나 생명이 좌우된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도, 검사에 동의하지 않을 환자는 거의 없다.
- 환자들은 자신의 병이 어떻게 될 것인지 확실히 알고 싶어 온갖 검사를 다하고, 여러 전문의들을 두루 찾아다닌다. 무슨 병인지 알기 위해 그리고 치료를 위해 안해본것 없이 모두다 해보았다는 환자가족들을 종종만난다. 이런 방식으로 환자들은 의사들의 배를 불려주는데 일정한 기여를 한다.
- 어떻게 설명하든 환자에게 상처를 주고 절망시키는 말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환자는 두려움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해서도 안된다. 의사와 환자는 서로 동반자이며 의사는 어떤 말도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한 후에 해야 한다.
죽어가는 환자도 살릴 수 있는 의사의 언어.
- 의사의 말 한마디가 환자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지만, 환자의 치유를 크게 촉진시킬수도 있다. 치유의 과정은 과학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환자의 긍정적인 기대감과 의사에 대한 신뢰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신중하게 선택된 말은 의사가 환자를 위해 할 수있는 가장 훌륭한 치료이기도 하다. 사실 말은 가장 뛰어난 치료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중요시 되지 않고 있다. 나는 의사생활을 하는 동안 말이 치유에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 많이 경험해왔다.
- 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으려 노력해왔으며 그 성공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아무리 절망적이고 치료될 가능성이 전혀 없더라도 환자가 그에 맞설 수 있도록 하는 내 의술의 내면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의지이다.
- "내가 이문제를 말씀드린 이유는 앞으로 몇년간은 갑자기 사망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이렇게 단정하는 것은 ..... 이렇게 정상인 심장을 가진 사람이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를 저는 본적이 없습니다. 저는 예후가 좋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위대한 스승 레빈선생님은 모든 것을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가르쳤다. "환자에게 예후가 매우 나쁘고 앞으로도 더 악화된다고 말해야 할때, 즉 환자가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할때 의사는 매우 고통스러운 입장이 되지만 아무리 상황이 나쁘더라도 의사가 희망의 문을 닫아서는 안되네"
- "당신의 병은 매우 심각합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이미 진단했고, 치료법도 알며 어떻게 해야할지 계획이 서 있기 때문입니다. 틀림없이 완전히 회복됩니다"
- 신뢰와 낙관은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선물이다. 의학이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히포크라테느는 "상태가 위중한 환자들도 자신을 돌보는 의사에게 만족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회복되는 수가 있다"고 한다.
- 심장병은 없지만 현대 의료산업의 함정에 사로잡힌 젊은 혹은 중년인 환자들에게도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태가 정상에서 약간만 어긋나도 그들은 끊임없이 의사를 찾아다닌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들의 의도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의사가 자신에게 무엇인가 해주기를 바란다. 질병을 핑계로 자신에게 무관심한 배우자의 관심을 얻어내려는 사람이나 혹은 직장을 빠질 핑계를 찾는 등 이차적 이득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가상의 병을 만들어 통증이나 장애를 호소한다. 이때는 단순히 이상이 없다는 몇마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음 예약을 언제 잡을까요라고 물어오는 환자에게 "글쎄요! 10년 후에나 오셔도 될겁니다" -> 정말로 하시는 말씀이세요. 제가 그렇게 오래살 것같습니까? -> 더 오래살것 같은데요. 최소한 제가 의사생활을 그만둘때까지는요.
의학적 기술보다도 의사의 언어가 환자에게 희망을 불어넣는다.
- 환자를 치유하는 의사라면 환자가 호소하는 주된 불만이나 이환된 장기에만 주복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스트레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때 환자는 의사가 자신의 질병만을 다루고 있지 않으며, 자신을 한사람의 인격체로 대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의사와 환자가 더 친밀해지고 공감대를 형성하면, 환자는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을 의사에게 더 잘 전달하고 의사는 치유를 위해 더 나은 방법을 구상할 수 있다.
의사의 언어는 환자에게 신뢰감을 불러일으켜야
- 환자는 애매함이 아닌 확신을 원한다. 임상의사들은 환자들이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불안을 없애줄 확신을 원한다는 사실을 곧 알게된다. 의사의 말에는 모든 단어마다 권위가 실려있어야 하지만 독선적이어서는 안된다.
- 나는 종종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전혀 나을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에게도 곧 회복될 것이라는 장담을 하곤한다. 낫지 않을 환자에게 나을 것이라고 말해준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가?
- 실수를 인정하는 것을 통해 중요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실수를 인정하면 그 실수가 되풀이 되지 않는다. 솔직하게 고백함으로써 우리는 의사들에게 맡겨진 신성한 의무를 망각하지 않게 된다. 우리에겐 전능한 힘이 없으며, 단지 직관과 경험, 지식이라는 외관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우리가 인간이 겪는 고통에 지속적으로 커다란 관심을 기울일때 우리가 가진 이러한 능력이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
심박정상화가 좌골신경통을 낫게 할 수 있다!
- 심방세동, 좌골신경통을 앓고 있는 환자.
-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희망의 끈을 잘라버린,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
- 환자가 어떤 시술에 대해 시술의 일반적 효과외에도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고 해서 의사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해야할 이유가 있는가? 환자가 좋아지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이 의사들의 목표가 아닌가? 환자에게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의사가 먼저 확신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의사는 환자가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의사가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 환자가 끊임없이 이 의사 저의사 찾아 헤매거나 걱정만 많아지고, 결국 무력감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의사는 항상 낙관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상황이 아무리 어두울지라도 의사는 그 속에서 한줄기 빛을 찾아야 한다. 결과가 안 좋을 것으로 예견되어도의사가 낙관적인 태도를 가지면 비록 회복되는 것은 아니더라도 환자의 상태가 조금이나마 좋아질 수 있다.
- "의사가 환자에게 한계를 정해주지 말고 환자 자신이 한계를 정하게 하라"는 것이 나의 오랜 신조였다. 나는 환자에게 이것저것 제약을 가하거나 불안감을 안겨주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이러한 태도는 의학적 예상을 벗어난 놀라운 결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으며 어떤 경우는 기적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치유의 예술이 필요하며 그것은 실제 경험과 유사사례의 연구, 그리고 상식의 실천에서 나올 수 있다.
대체의학이 환자를 살린다
- 불확실성 이외에도 과학이라는 하부구조에서 비롯된 의학에는 또 다른 차원이 있다. 나는 의학이 혁명적으로 발전하는 시기를 지내왔고 혁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의 의학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기를 맞았고 의사나 환자 모두 새로운 문화속에 있다. 거의 기적으로 보일만큼 혁신된 치료법들은 엄격히 정의된 집단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적 특성이나 의사의 카리스마 등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거의 없어졌다. 환자 치료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사의 전문가적 능력과 기술수준이다. 과거와는 달리, 의사가 내린 처방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걸리면 대부분 사망했던 심한 폐렴의 경우도 이제는 항싱제를 쓰면 치료되며, 의사 개인이나 의사의 치료방법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는 치료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과학적 치료보다도 환자의 심리적 안정이 중요
- 레빈 선생님은 심장병환자를 무조건 병상에 안정시키는 것이 해가 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강조한 의사였다. 그는 심부전 환자를 치료해온 많은 경험으로부터 그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레빈선생님은 병상에서의 안정으로 인해 폐렴이 생기기 쉬운 무기폐, 폐색전증, 폐울혈, 전립선 비대증, 배뇨곤란, 뼈 약화, 변비 등의 합병증이 초래될 수 있다고 하였다.
- 나는 아직도 아무 도움이 안되는 치료법을 고집하며 올바른 방향을 거부하는 의사들의 태도에 실망하곤 한다. 의학적 독단주의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되어 왔으며 배경에는 복잡한 요인이 얽혀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의사들이 항상 마주하는 불확실성이다.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기
지식보다 지혜로서 노인질환을 대해야
- 노인질환을 치유하는데는 상상력과 함께 그의 삶에 적극 개입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약물에 의지하지 말고 삶의 여러가지 내용들을 재구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노인들이 우울해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 늙고 신체가 퇴화되어 간다는 사실에 적극적으로 대처해가는 환자들을 통해 나는 많은 감명을 받아왔다. 젊은이 중심의 우리문화에서는 늙음을 삶의 쓸쓸한 종말로 생각한다. 잊혀지지 않으려면 노인들도 여유를 갖고 삶의 사소한 일들에 신경을 써야 한다.
- 의사생활의 경험이 쌓임에 따라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환자와 상의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이렇게 하면 예상과는 반대로 환자에게는 신뢰와 확신이 생겨난다. 의사가 불확실한 부분이 없는 듯이 거만을 부려도 결국은 환자도 다 알게 된다.
- 의학적 지혜란 무엇인가? 그것은 환자가 안고 있는 임상적 문제들을 신체기관별로가 아니라 환자라는 한 인간 전체속에서 이해하는 능력이다. 직관과 경험을 통해서 숨어있는 문제들을 밝혀내고 그것들을 빨리 그리고 전체적으로 통합하여 이해하는 것이다. 의사는 치유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이러한 기술을 자신의 전 생애에 걸쳐 습득해 나가야 한다.
죽음도 예술이다.
- 젊은 시절, 나는 죽음을 아주 사소하고도 비현실적인 것으로 생각하였으며, 나의 관심사는 오로지 삶에 관한 것뿐이었다.
- 사람들은 고통을 받으며 죽기보다 갑작스레 죽기를 더 원하고 병원에서 죽는 사람들은 더욱더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 최소한 80%이상의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집이나 침대에서,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떨어진채 죽는다. 죽어가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품위를 유지하고자 애쓰지만 무위로 끝난다. 가장 환경이 좋은 병원도 죽어가는 환자를 비인간화하고, 환자를 어린이로 만들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환자는 자신의 본질적인 것이나 가깝고 사랑스러운 것으로부터 떨어진다.
- 죽음을 대하는 미국인들의 문화는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부정과 병적인 선입견으로 가득차있다.
환자도 의사에 영향을 미친다.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치유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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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의사가 환자의 언어를 경청할까?
여섯가지 질문
1) 의학적으로 자세하게 이해되는 증상이 있는가? 그리고 그것에 대한 치료방법이 존재하는가?
2) 질병에 대한 치료방법이 없다면 증상의 경감은 가능한가?
3) 질병이 치명적이라면 환자의 생존여명은 어느정도로 추정되는가?
4) 치명적이지 않다면 증상이 현상 유지될 것인가 아니면 진행될 것인가? 진행된다면 시간에 따른 경과는 어떻게 추정되는가?
5) 질병의 합병증이 존재한다면 이를 완화시키거나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그리고 합병증이 생활에 어떤 제약을 줄 수 있는가?
6) 환자의 생활양식을 변경시키면 환자의 생활의 질과 생존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환자가 찾아가야할 의사
- 환자의 호소를 편안하게 들어주면서도 복잡한 여러가지 시술을 권하지 않는 의사
- 환자를 통계숫자속에만 생각하지 않는 의사
- 단지 생명을 연장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도 있는 방법을 권하지 않는 의사
- 사소한 증상을 위험한 병으로 과장하거나 중한 증상에 당황하지 않는 의사
- 환자를 위하는 일이 자신이 부여받은 특권으로 생각하며 기쁨으로 봉사하는 인간애를 가진 의사
첫댓글 환자가 찾아가야할 의사
- 환자의 호소를 편안하게 들어주면서도 복잡한 여러가지 시술을 권하지 않는 의사
- 환자를 통계숫자속에만 생각하지 않는 의사
- 단지 생명을 연장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도 있는 방법을 권하지 않는 의사
- 사소한 증상을 위험한 병으로 과장하거나 중한 증상에 당황하지 않는 의사
- 환자를 위하는 일이 자신이 부여받은 특권으로 생각하며 기쁨으로 봉사하는 인간애를 가진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