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고교동창 골프최강전32강전때에 경기가 시작하기전에 주최측인 SBS방송국에서 방송 카메라를 나한테 들이 대면서 "목포고등학교의 주장으로서 오늘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한말씀 해 달라."는 PD의 갑작스런 질문에 "다른 학교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우리학교는 우승을 하기 위해서 이번 대회에 나온 만큼 오늘 경기는 우승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거쳐가야 될 과정 정도로만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라고 답을 했는데 이 인터뷰 내용이 방송에 나가자 친구들이 그런다. " 고교동창 골프대회에서 너처럼 건방지게 인터뷰하는 놈은 첨 봤다."라고.
그래서 이번에는 미리 인터뷰 내용을 준비했다.
"앞으로 우리 학교는 매 경기의 출정의지를 사자숙어로 말씀드리고져 합니다.
오늘 경기에 임하는 우리 목포고등학교의 화두는 회귀초심 입니다.
우리가 골프를 시작할때는 인생을 재미있게, 그리고 즐기기위해서 시작을 합니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 임하는 우리학교 선수들도 골프를 처음 배울때의 심정으로 돌아가서 재미있고 즐겁게 경기를 하다보면 승리는 덤으로 따라올 것이다는 확신을 갖고 우리 학교의 화두를 회귀초심으로 정했습니다."라고
다음 8강전때까지 미리 준비 했는데 '일타쌍피'라고 할 계획이다.
고스톱 칠때 남들은 다 한번쳐서 피 하나씩을 가져 가는데 나는 한번 쳐서 피 두개를 먹는다면 그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상대 팀에서 두번 할 일을 우리는 한번에 하겠다는 취지입니다.(나 너무 자발없지않냐? 16강전도 안끝났는데..ㅎㅎㅎㅎㅎㅎㅎ)
오늘(9월 1일)부터 경북 상주에 있는 불루원 CC에서 시합당일인 6일까지 우리 목포고등학교 대표선수 네명과 감독이신 명훈이 형이 모여서 현지적응및 전지훈련을 하기로 했다.
원래는 매일 하기로 했는데 나의 고등학교 은사님이신 강장희샘의 정년퇴임 기념만찬이 9월 3일날 저녁에 목포에서 고등학교 동창들과 계획되어 있어서 3일 하루는 쉬기로 했다.
친구들이 십시일반 비용을 거둬서 3일날 저녁식사 경비를 쓰기로 하기는 했다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어 어제는 보석전문 명품브랜드인 '티파니'에 가서 은세공으로 만들어진 펜을 하나 샀다.
선생님께서 다른 많은 펜들을 갖고 계시겠지만 보석전문회사에서 유일하게 만든 펜이라서 왠지 갖고만 있어도 기분 좋을듯하여 이 펜을 사기는 했는데 선생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실지 모르겠다.
모르긴 몰라도 제자에게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아하실 듯하다.
"전지훈련을 떠나는 사람이 이번 경기의 승리를 위해서 상대방의 전력을 분석하고 거기에 맞춰서 작전을 짜도 이길둥 말둥 할텐데 그건 뒷전이고 고등학교 은사님 정년퇴임 기념 만찬에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술마실 궁리로 마냥 즐거워만 해서야 되겠느냐."는 아내의 꾸지람(?)은 이미 내 귀에 들리지가 않는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가서 어렸을적 나를 가르치던 선생님을 뵙고, 오래된 친구들을 만나고, 그 친구들과 어울려서 술잔을 나누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내가 보니까 당신은 모교의 명예를 위해서 대회에 나는 사람으로서의 자세는 절대 아니다. 특히 주장으로서의 사명감은 완전히 결여되어있다고 봐야한다."는 아내의 충고.
아내가 이렇게 말을 해도 나는 다 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 임하는 내 마음가짐이나 자세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경기가 코앞인데도 불구하고 술을 좇아 여기저기 어슬렁 거리는 남편의 모습이 썩은 고기만을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 거리는 하이에나의 모습과 캡쳐가 되면서 화가 났기 때문이라는 것을.
생전 연습장가서 연습이라고는 하지 않던 인간이 그래도 고교동창 골프대회에 나간다고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두시간 동안 연습을 하고나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우리 아내가 진심에서 내 정신력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할수는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몇일전에 후배들의 훈련 상황을 채크하고져 전화를 했다.
통화를 하면서 후배들에게 그랬다.
"일단은 우리 학교가 우리들로 인해서 텔레비젼 방송에 두번이나 방송 되었다. 그냥 방송에 나간 것이 아니고 방송 관계자들이 '가장 시끌벅적한 축제'라고 평가를 할 정도로 우리는 단한번 나간 방송을 통해서 목포고등학교를 전국의 골프팬들에게 강하게 인식시켰다. 절대 한술에 배부르지 않다. 그러니 이번에는 아무런 부담을 갖지 말고 경기를 하자. 이번에 우승을 하지 못하면 내년에 하면 되고 내년에 하지 못하면 다음해에 다시 도전하면 되는것 아니냐?"라고.
"그럽시다."라고 답하는 후배들.
나한테 대답은 그렇게 하지만 각자의 마음속으로 이번에 기어코 우승을 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몇번이고 하고 또 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후배들 역시 내가 우승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들에게 부담감을 떨치도록 할려고 그렇게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심전심.
어떤 야구인이 이런 말을 했다.
'안타보다 멋진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
홈런보다 박수를 받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
승리보다 값진것은 재미있는 야구를 하는 것
우승보다 중요한 것은 팬에게 감동을 드리는 것
그리고,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팬여러분과 함께하는 것이다.'
윗 글에 대비하여
PAR보다 멋진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 ....지난번 32강전때 우리는 충분히 보여 주었다.
1다운 상황에서 맞이한 8번홀.
티샷을 상대는 홀컵 3m에 1온을 시켜놓았고 우리는 깊은 러프에 빠뜨려 놓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비길수 있었으며.
버디보다 박수를 받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또한 보여 주었었다.
8번홀에서 무승부를 만들어 1다운 상황에서 맞이한 9번 홀에서 이기고 올스퀘어 상황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승리를 이룩해 내었다.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지 않는가?
승리보다 값진것은 재미있는 골프를 하는 것........ 방송 관계자들이 "이번 제 14 경기가 목포고 응원단 때문에 가장 재미있는 경기였다."는 얘기들을 한다.
우리 학교 방송 예고편을 내보내면서 '고교동창 골프대회 사상 가장 시끌벅적한 축제가 시작된다.'라고 하는 것을 봐서도 우리들이 재미있게 하기는 했는갑다.
우승보다 중요한 것은 동문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내가 크로싱 인터뷰를 하면서 "너무나 힘든 경기를 치뤄서 목이 매이고 승리를 해서 감격해 목이 매입니다." 라고 했는데 이처럼 끈끈한 경기를 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승리를 이룬데 대해서는 우리 학교 동문 여러분들에게도 충분한 감동을 주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문여러분과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동문 여러분들께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다.
전지훈련비에 보태라고 성금을 보내주신 여러 동문들.
VIP 회원권이 있는데 저렴한 금액으로 라운딩을 할수 있다면서 부킹을 해 주시던 선배님.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서 홍삼을 다려 보내주신 선배님.
선배들과 친구들이 출전하는 걸 기뻐하면서 정당이 다른 선배 국회의원 3분에게 성금을 받아 보내주는 현직 국회의원을 하는 후배.
선수단이 격전지에서 연습라운딩을 한다고 하자 서울에서 상주까지 머나먼 길을 한걸음에 달려와 폭탄주를 함께 하고 긴장을 풀어주는것도 모자라 대규모 응원단을 이끌고 내려와 준 36회 후배들.
이 모든 동문들을 한마음 한 뜻으로 묶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우리 팀의 감독님.
선수로 출전한 우리들은 엑스트라였고 우리 팀의 진정한 주인공은 동문여러분 들이었다.
앞으로 우리 팀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일치 단결하여 목포고등학교 동문여러분과 목포고등학교 선수 여러분들이 함께 즐기고 환호하는 그런 축제의 장을 펼쳐 보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