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관객들의 커다란 인기를 모았던 2003년 한해가 가고,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한해가 될 2004년이 다가온다. 내년에도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기획·제작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더욱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영화들이 선보일 전망이다. 2004년 한국영화의 새로운 기상도를 미리 그려본다.
#실존 또는 역사 속 인물
가공의 인물이 아닌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대거 등장한다. 장진영·김주혁이 주연을 맡은 <청연>(감독 윤종찬·제작 씨네라인Ⅱ)은 한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인 박경원의 삶과 사랑을 그린 영화다.
<바람의 파이터>(감독 양윤호, 공동제작 아이비전·드림써치)는 극진가라테의 창시자인 무술인 최배달의 삶을 그린 영화로, 양동근이 최배달 역을 맡았다.
<슈퍼스타 감사용>(감독 김종현·제작 싸이더스)은 프로야구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처리 전문투수 감사용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감사용씨는 현재 경남 창원의 한 할인마트에서 관리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실존 인물이다.
#속편 쏟아진다
내년은 한국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속편 시대''가 열리는 해가 될 듯하다. 현재 제작을 준비하고 있는 속편만도 <쉬리2>(제작 강제규필름) <가문의 영광2>(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몽정기2>(제작 강제규 필름) <친구2>(제작 씨네라인Ⅱ) <달마야 놀자>의 속편인 <달마야 서울가자>(제작 씨네월드) <동갑내기 과외하기2>(제작 코리아엔터테인먼트) <공공의 적2>(제작 시네마서비스) <두사부일체2>(제작 두사부필름) <화산고2>(제작 싸이더스) 등 수두룩하다.
모두 흥행에 성공한 작품으로 코미디영화가 우세한데, 이는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흥행의 안정성에 기대를 거는 충무로의 한 트렌드를 설명해주기에 충분하다.
#<집으로…>의 뒤를 잇는다.
지난해 봄 전국에서 400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집으로…>(감독 이정향·제작 튜브픽쳐스)의 대를 이을 영화들이 선보인다. 먼저 영화 <가족>(감독 이정철)은 <집으로…>의 제작사인 튜브픽쳐스에서 ''제2의 <집으로…>''를 내걸고 만드는 작품이다. 병에 걸린 아버지와 이 때문에 변화해 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애를 그린 영화.
영화 <아홉살 인생>(감독 윤인호·제작 황기성사단)은 위기철 원작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1970년대 경상도의 한 산동네를 배경으로 어른스러운 아홉살 소년 여민이의 매력적인 일상을 그린다. 또 <집으로…>의 아역스타인 유승호가 출연한 영화 <아빠하고 나하고>(감독 이상훈·제작 기획시대)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인터넷 소설
2003년 한해 봇물을 이룬 ''인터넷소설의 영화화''가 내년에는 그 본격적인 열매를 맺을 전망이다. 이햇님의 인터넷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내사랑 싸가지>(감독 신동엽,공동제작 포이보스·제이웰엔터테인먼트)가 내년 1월16일 개봉되는 것을 시작으로, 귀여니의 인터넷소설을 영화화한 <그놈은 멋있었다>(감독 이환경·제작 LT/BM)와 <늑대의 유혹>(감독 김태균·제작 싸이더스)이 한창 촬영 중이다.
이원영 원작의 <삼수생 일기>는 가수 이효리를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 <삼수생의 사랑이야기>로 스크린에 옮겨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키스 중독증> <내사랑 일진녀> <옥탑방 고양이> <백조와 백수> 등이 이 대열에 합류할 태세여서 인터넷소설의 영화화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