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성 天魔城
- 검궁인 사마달(신운) 작
■ 천마성 - 책머리에 부쳐 ━━━━━━━━━━━━━━━━━━━━━━━━━━━━━━━━━━━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고 한다. 하나를 얻으면 또 하나를 얻으 려 하고, 그것을 거머쥐었을 때는 전부를 움켜쥐기 위해 야망을 불태우게 된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라고도 할 수가 있다. 세계사를 들춰보 면 그것이 곧 전쟁사(戰爭史)라는 것이 그 사실을 반증하고 있듯이.
결국 쟁투는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며 약육강식(弱肉强食) 의 법칙에 따라 권력분할이 되어왔다. 힘있는 자는 자신의 영향력 을 과시하려 들며 영원히 권좌를 소유하려 들게 된다.
그러나 달이 차면 기울고, 꽃이 열흘을 붉지 못하듯 언젠가는 권세도 쇠퇴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만고불변의 진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자는 결국 자연의 법칙에 따라 심판을 받게 된 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이러한 면모를 누차 보아 왔지 않은가.
<천마성(天魔城)>은 권좌의 상징이요, 군림천하를 상징하는 존재다. 소설적 상상력은 욕망 의 화신체로 이러한 모티브를 설정했다. 천마성을 중심으로 난무하는 암투, 음모, 살인, 지략 대결, 인간경영에 관한 모든 아이템들은 오늘날의 정치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본저는 정통적 무협소설이 지니고 있는 모든 요소가 적재적소에 가미되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지나치게 구성적 안배를 기한 나머지 재미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으나 욕망에 부침 하는 인간군상을 집약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작품성에 반(反)할지도 모를 예상되 는 우(愚)를 범했음을 밝혀 둔다.
검·신 공저로 출간되는 일련의 소설들은 지나치게 재미를 추구한다는 평을 듣는다. 독자 들의 이러한 평판은 정통 무협소설 매니어들에게는 환영받을만 하나 현대 무협소설이 새로 운 자리매김을 해야할 시점에서 지양되어야 할 요소가 적지 않음을 인정한다.
다만 천편일률로 흐르는 안일한 구성만은 배제하고 있다는 점은 자부할 수 있다. 또한 편편마다 다른 구성과 새로운 테마로 접근 한다는 면에서는 남다른 각고(刻苦)가 있었음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독자제현의 변함없는 애정과 질타를 기원하며.......
신년 서설(瑞雪)의 자오정(子午亭)에서
검궁인·신 운 배상.
■ 천마성 - 서장 ━━━━━━━━━━━━━━━━━━━━━━━━━━━━━━━━━━━
- 일검(一劍)을 들어 창공을 꿰뚫었고, 일장(一掌)을 뻗어 대해(大海)를 갈랐다. 일갈노성에 천지(天地)는 뒤집히고, 한 번 걸음을 옮기매 만마가 무릎을 꿇었다. 삼산오악(三山五嶽)이 모두 내 손에 있으니, 무림 수천년사에 나를 능가할 자 그 누구냐?
백 년 전.
혈우성풍(血雨腥風)의 무림을 헤치며 한 명의 약관청년이 나타났 다. 그는 천하를 굽어보며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 앞으로 이십 년 안에 저 드넓은 중원천하는 나의 것이 될 것이 다. 그리고 그 힘은 능히 천 년(千年)을 가리라!
광언, 아니 망언(妄言)이었다.
천하인들은 그를 비웃고 멸시하는 한편 아무도 그의 말을 믿으려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 누가 꿈엔들 상상이나 했으랴? 그로부터 꼭 이십 년 후에 그 청년의 말은 적중하고 말았다.
청년이 무림을 휩쓸기 시작하자 그 힘은 그야말로 전무후무하고 공전절후한 대혼란을 야기 시켰다. 천하의 기인이사(奇人異士)는 물론이거니와 막강한 전대의 고수(高手)들까지 청년의 일검(一劍)과 일장(一掌)에 추풍낙엽과 같이 날아가 버렸다.
아무도 그의 적수(敵手)가 되지 못하는 가운데 이십 년의 세월이 바람과 같이 흘러간 것이 다.
강서성(江西省) 무이산(武夷山).
그곳에 제일봉인 천학봉(天鶴峰)을 중심으로 하여 수십 개의 봉우 리를 둘러싸고 거대한 대성(大城)이 생겨났다.
사방을 둘러싼 벽의 길이만도 장장 수십 리에 달하는 웅대한 성(城), 그것은 흡사 만리장성 (萬里長城)을 방불케하는 것으로 그 규모만으로도 가히 천하무림을 오시하는 듯 했다.
이름하여 천마성(天魔城)!
어디 그뿐인가? 건립 이후 팔십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무림의 불가침의 마역(魔域)으로 써 변함없는 성세를 유지해 왔는가 하면 천하의 만마(萬魔)와 만웅(萬雄)이 무릎을 꿇고 충 성을 맹세함으로써 천마성은 더욱더 하늘을 찌를 듯 강대해지기만 했다.
그렇다면 전 무림을 전전긍긍 무릎 꿇게 한 장본인, 즉 이 천마성 의 성주(城主)는 과연 누구인가?
- 천마대제(天魔大帝) 탁무영(卓無影).
바로 백 년 전 무림에 혜성같이 나타나 독패천하(獨覇天下)를 선 언한 그 청년으로 천마대제 탁무영이라면 곧 무림의 하늘(天)이었다.
오늘날 중원무림의 정점인 천마성의 주인은 곧 무공에 있어 천하 제일인을 의미하는 것이며 동시에 천하제일의 거부(巨富)를 의미 했다. 아니 천마성주는 천하제일의 명예(名譽)와 만능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그런데 천마성주인 천마대제 탁무영은 언제부터인가 후계자를 물색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천수가 다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웅심(雄心)이나 아니면 깊은 음모가 깃들어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천마성주의 후계자 문제가 거론된 이후 일대 풍운이 일어났다.
그때부터 천마성의 첫째, 둘째, 셋째 제자(弟子)들은 저마다 후계자가 되기 위해 무서운 암 투(暗鬪)를 벌이기 시작했으며 그로 인해 천마성은 거센 풍운에 휩쓸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풍운은 무림의 패주(覇主)를 상징하는 천마성주의 자리 를 놓고, 결국 오인(五人)의 기인(奇人)이 천마성을 접수하고 천 하(天下)를 쟁패하기 위해 일대 각축을 벌이는 양상으로 발전되었다.
그들 오인으로 말하자면 하나같이 무림사상 전무후무한 불세기재(不世奇材)들이었으니.......
신기수사(神機秀士) 백수범(白秀凡).
그는 애초 개봉부(開封府) 출신의 일개 불운한 낙척서생(落拓書生)에 불과했다.
그러나 어느날 절세의 기연을 만나면서부터 운명이 급변하여 급속도로 성장하더니 그는 당 금 황제(皇帝)의 부마가 되었는가 하면 천군어사대인(天軍御使大人)이라는 지고무상한 직위 를 얻었다. 죄(罪)를 지은 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형벌을 내릴 수 있는 일인지하 만인지 상의 신분으로 급부상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천마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혈풍(血風)을 종식시키 기 위해 무림에 등장했으며 그의 무공의 깊이는 도무지 추측할 수가 없었다.
과연 그는 천군어사대인의 직책으로서 천마성에 감도는 풍운과 혈 풍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인가?
천마잠룡(天魔潛龍) 공손기(公孫奇).
그는 천마성주 탁무영이 마지막으로 거두어들인 넷째 제자로 무서 운 지략(智略)과 가공할 무공의 소유자였다.
더욱이 그는 세 명의 사형들을 밟고 천마성을 움켜쥐려는 대야심(大野心)을 지닌 청년고수 로 그가 천마성에 나타난 순간부터 만마(萬魔)가 무릎을 꿇고 그에게 충성을 맹세한 바 있 었다.
그야말로 와호장룡의 천마성, 음모와 지략 등이 난무하는 천마성 에서 그는 피나는 암투 속에 성장했다.
과연 그는 모든 난관과 상대자를 물리치고 천마성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자면신군(紫面神君) 강무위(江武韋).
그는 사백 년 전 실종된 천하제일문(天下第一門) 전진파(全眞派) 의 후예(後裔)였으며 사실상 숙적 천마교의 후신인 천마성을 무너 뜨리고 전진(全眞)을 부흥시켜 천하를 웅패하려는 야망을 지닌 인물이었다.
또한 그는 이미 북육성(北六省)의 모든 상권(商勸)을 움켜쥐고 마 음대로 천하를 뒤흔드는 대거부(大巨富)로, 그의 출현으로 인해 백년무적(百年無敵)의 천마성은 드디어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과연 그의 앞날은 어찌 될 것인가?
천형괴객(天形怪客).
그는 이름도 얼굴도 그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괴인이었 다. 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일명 추명사신(追命死神)이라고도 불렀다.
천형검(天形劍)이라는 한 자루의 형체도 없는 검으로 강호의 무수 한 마두들을 이슬처럼 사라지게 한 그의 신비한 검법(劍法)은 정녕 하늘의 기예였다.
그가 나타난 곳은 언제나 피의 돌풍지대, 급기야 그는 천마성의 고수들과 부딪치게 되고 말았다.
과연 그의 정체는 무엇인가?
혈영마존(血影魔尊).
삼백 년 전 천하를 공포에 떨게 한 혈영천마(血影天魔)의 제자, 그는 일신에 항상 핏빛 혈무(血霧)를 몰고 다녔다.
종횡무진하는 그의 가공할 혈영마공(血影魔功) 앞에서 천하의 고 수들은 힘없이 쓰러졌고 결국 그의 목표는 천마성으로 향했다. 그 리고 마침내 그는 무림사상 불세출의 마왕으로 일컬어지는 천마성주와 부딪치게 되었다.
과연 승패(勝敗)는 어찌 될 것인가?
천하를 웅패하려는 다섯 명의 기인(奇人).
그들의 동시 출현은 전 무림을 경동시키고도 남았으며 실로 엄청난 대혼란과 혈풍이 빚어졌다.
동시대(同時代)의 막강한 기인 오 명, 그것도 한결같이 천마성을 중심으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그들의 정체에 대해 무림인들은 신비와 경외지심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정녕 믿을 수 없는 사실이 있었으니.......
그들 오 명은 놀랍게도 모두 동일인(同一人)으로 천하무림을 감쪽 같이 속였다는 것이었다. 만일 그 사실이 밝혀진다면 풍운무림은 또 한 번 격동하리라. 아니, 산천초목조차 경악에 뒤집히고 말리라.
음모와 음모, 모계와 모계, 그리고 혈살(血殺)과 혈살 속에...... 무림(武林)의 태양(太陽)은 지고 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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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기대 됩니다 감사합니다
즐독 ㄳ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