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여름휴가”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시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행복한 아버지교실’에 참석한 적이 있다. 여러 내용 중 ‘부부간의 참다운 대화법’, ‘친구 같은 아버지’라는 강의는, 지금까지 고정관념 속에서 살아온 내 자신을 되돌아보고 많은 반성을 하게 하였다. 그러한 효과의 연속으로 집 아이들과 친해지는 방법에 익숙해지려 할 때쯤, “이색적인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참나’ 를 찾아볼 수 있는 템플 스테이는 어떨까?” 라는 모 일간지의 기사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그때, “옳구나! 여태껏 아이들과 사사건건 부딪쳤던 문제점을 짚어보고, 아이들의 변화를 바라기 전 내가 먼저 자신을 돌아보자.” 는 생각으로, 이번 휴가는 시원한 해변이나 계곡이 아닌, 물소리 바람소리를 벗삼을 수 있는 산중 템플 스테이로 결정하게 되었다.
이렇게, 일반적인 휴가 틀에서 벗어나 막상 조금은 색다른 휴가로 결정하고 나자, 걱정거리가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첫 번째는 그 장소를 어디로 할까 하는 문제였고, 두 번째는 아침기상 시간이 새벽 3시라는 게 걸리고, 명상시간에 졸지는 않을까. 또 처음 만나게 될 사람과 어울림 은… 그래서 며칠 동안 유사내용의 인터넷이나 신문 등을 스크랩하여 궁금증을 미리 알아보게 되었는데, 처음 시도하는 계획이어서인지 쉽지 많은 않았다. 이때 한가지 다행이었던 게, 템플 스테이 하면 으레 ‘참선’과 ‘수행’을 떠올리며 겁부터 났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완전초보자나 자신의 종교와도 무관하며, 초등학생부터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 이 운영 된다는 것이었다.
이윽고 회사의 휴가 3일차 되던 지난3일. 작은 설레 임과 초조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3박 4일’ 일정으로 특별한 나의 여름휴가가 시작되었다. 대략적인 하루 일과는 새벽 3시에 기상 하여 저녁 10시에 취침하게 되는데, 수련회의 주가 되는 ‘사시좌선 (하루에 네 번 때를 정하여 좌선하는 일)’을 기본 축으로 중간 중간에 질의응답, 야외참선, 도량청소 및 산행 등으로 꾸며 있었다. 그런데 집에서와는 달리 세끼 밥 먹는 일부터 밤에 잠자는 일까지, 어느 것 하나 내 마음대로 쉽게 이루어지는 게 없는듯하였다. 모든 게 자유는 있으되 절제된 양식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나 혼자가 아닌 모두의 안녕을 위해 힘쓰며 매사에 묵언 정진하는 자세로 수행하는 게 참 목표인듯하였다.
지금은 온 세상이 곤한 잠에 빠져 있는 깊은 새벽녘!
약관의 나이에 입사하여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나이가 되도록 허송세월하며, 오늘처럼 마음 뿌듯한 날은 많지 않았던듯싶다. 배 고프면 밥을 먹고 잠이오면 잠을 자고,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버럭 소리를 질러대며,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주변의 누군가가 “올해 여름휴가는 어떻게 보냈느냐?” 물어온다면, 큰 소리로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아직까지’참선’이 무엇이며 ‘참나’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했지만”, 분명한 것은 “언제나 곁에서 함께해주는 가족과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내직장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으며”, 부차적으로 ”한 평생을 살아가며 순간의 명예와 물질에 함몰되지 않고, 도덕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풍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순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고…
“감사합니다”
2011-08-09 김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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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사랑님 참 뜻깊은 휴가를 보네섰네요~~~저도 2년전에 템플스테이 다녀 왔는데 참 좋더라구요~~그레서1년에 한번씩은 다녀 와야지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실천을 못하고 있네요~~~이 해가 가기전에 다녀와야지
네. 뽀녀님 감사합니다.
저도 나이 쉰이 되도록 특별하지 못하게 하루 하루를 살아오며, 언젠가는 꼭 한번 다녀와야지 생각했던 일을
드디어 지난 여름휴가 때 다녀오게되었답니다.
제가 후기에서도 밝혓듯이 템플스테이를 하며 특별한 도인이 되었거나 찾고자했던 '참나'를 정확히 찾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소중하고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정감어린 댓글에 감사드리며, 뽀녀님의 앞 날에 무궁한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