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선 FC목포와 강릉시민축구단의 2024 K3리그 7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 전반 35분에 사고가 발생했다. 강릉 박선주(32)가 공중볼 경합 도중 상대 선수와 머리를 부딪히고 쓰러진 것이다. 박선주는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심각한 머리 부상을 입었다. 뇌진탕 증세도 동반됐다.
그러나 사후 대응이 미흡해 논란이 일었다. 동료들은 급히 구급 요원을 호출했지만, 들것을 들고 달려온 이들은 15세 이하의 중학생 선수들이었다. 구급 요원들은 박선주를 제대로 들어 올리지 못했고, 결국 박선주는 뇌진탕 증세에도 걸어서 터치라인 밖으로 이동해야 했다.
게다가 이동 후 박선주는 구급차가 아닌 일반 승합차를 타야 했다. 당초 구급차를 요청했지만, 경기 감독관은 "구급차가 경기장을 이탈할 경우 경기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 인해 박선주는 구급차가 아닌 대기용 일반 승합차를 타고 급히 병원으로 후송됐다. 승합차는 공간이 좁아 들것이 들어가지 못했고, 박선주는 앉아서 병원으로 이동했다. 설상가상으로 차량에 의료진은 없었다.
K3·K4리그는 세미프로 리그다. 프로축구 K리그1·2와 규정이 다르다. K3·K4리그 규정에 의하면 응급 구조 차량 ‘1대 이상’과 예비 차량은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 구급차가 떠나면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 경기 감독관이 난색을 보인 이유다. 반면 K리그1·2는 의무적으로 응급 구조 차량을 최소 2대 이상 대기시켜야 한다.
해당 경기는 규정에 맞춰 진행됐기에 표면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는 구단의 잘못보단 규정을 미흡하게 정한 대한축구협회(KFA)의 잘못이 크다.
본지와 연락이 닿은 K3리그 구단 관계자는 “K3리그는 일부 구단을 제외한다면 재정과 인적 자원이 아주 부족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우리 구단은 홈 경기 개최 비용으로 200만 원이 책정돼 있다”며 “사설 구급차 1대를 부르는 비용이 40만 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급차 2대를 대기시킨다면 홈 경기 개최 비용의 절반 정도를 구급차에만 쓰는 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 구단 또한 목포와 같은 방식으로 차량과 들것 요원을 배치한다.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자원봉사자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3일 응급 구조 차량 대기에 관한 K3리그 각 구단의 의견을 묻고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의 사태 수습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