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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U14 소집 훈련에 이어, 한 살 어린 『KFA U13 골든에이지』 소집 훈련에 다녀왔습니다.
감사하게도 제게 축구를 배운 친구들이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번에도 선발된 친구들 응원도 할 겸, 또 함께 선발된 전국 각지의 U13 친구들의 레벨 체크도 할 겸, 마지막으로 KFA 전임 지도자분들께 배움을 구할 겸, 겸사 겸사 목포행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이번 소집 훈련을 통해 배운 점 10가지입니다.
U13 친구들은 8대8 축구에서 11대11 축구로 이제 막 넘어온 친구들이기에, 현재 초등학교에서 8대8 축구를 배우고 있는 친구들이 아래 글을 참고해서 경기 또는 훈련에 임한다면, 중학교부터 시작되는 11대11 축구를 보다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글이 이번 소집 훈련에 참가한 친구들뿐만 아니라, 참가하지 못한 친구라 할지라도 서로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게 축구를 배우는 친구들에게 아래 내용을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지를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1. 초등학교 축구에서 성인 축구로 전환되는 시기.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4호볼을 사용하다가 5호볼을 사용하다 보니, 무게와 규격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불편함이 고스란히 경기력에 나타난다. 중학교 입학하기 전 최소 3~6개월 전부터는 5호볼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훈련이 꼭 필요하다. 이를 통해 4호볼에서 배운 기술이 자연스럽게 5호볼로 전달될 수 있다.
2. 신체 조건(키, 몸무게, 체격 등)의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는 시기.
지난 U14 소집 훈련 때도 신체 조건의 차이가 큰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되었지만, 이번 U13 소집 훈련에서는 그 차이가 더 두드러졌다. 재밌는 것은, 신체 조건이 불리한 친구들 또한 두 가지 분류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1) 신체 조건이 불리하더라도 경합해야 하는 상황에서 싸워보는 선수
2) 신체 조건이 불리하다는 생각에 경합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다리기만 하는 선수
이러한 장면은 특히 미들지역에서 많이 나타났는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신체 조건이 불리하더라도 경합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대 선수와 싸워보는 경험치를 많이 쌓아가는 선수가 추후 신체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경합 상황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3. 신체 '조건'이 불리할지언정, 신체 '능력'은 포기하면 안 된다.
신체 조건이 불리한 선수들 중 경기 중 좋은 퍼포먼스를 보인 선수들이 몇몇 있었다. 그 선수 모두 상체, 하체 밸런스가 굉장히 잘 잡혀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상체, 하체 밸런스의 시작은 '코어'에서부터 시작된다. 코어, 즉 몸의 중심이 단단하게 내 몸을 잡아주고 또 빠르게 움직여주어야만, 360도 전방위 움직임을 요구하는 축구 경기에서 조금 더 빠르고 강한 퍼포먼스를 구사할 수 있다.
내 아버지는 비선수 출신이셨지만 운동을 좋아하셨다. 그래서 코어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알고 계셨고 초등학교 5학년 말부터 코어 운동 숙제를 내주셨다. 하루라도 빠지는 날이 있으면 눈물이 날 정도로 혼이 났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아버지께서 강하게 훈육해 주셨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4. 진짜 실력은 '압박 상황'에서 나타난다.
KFA 전임 지도자분들께서 의도적으로 U13 선수들에게 전반전에는 '미드 블록'을 요구하셨고, 후반전에는 '하이 블록'을 요구하셨다. 아마도, 선수들의 경기 운영 능력을 보시고 싶으셨기에 요구한 전술 변화라고 짐작된다.
상대가 '미드 블록'일 경우, 수비 블록이 형성된 위치까지는 공격 팀에게 '공간'과 '시간'이 제공되기에 빌드업 할 때 여유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상대가 '하이 블록'을 형성하며 상대 진영까지 강하게 압박해올 때 압박받는 선수들의 '압박 저항력'이 티가 나기 시작한다.
상대가 압박을 가할 때와 가하지 않을 때, 이 두 가지 상황 모두 준비되어 있지 않은 선수는 반쪽짜리 선수 밖에 되지 못한다.
5. '드리블'에 대한 착각.
드리블 목적은 수비수를 '돌파'하기 위한 1차원적인 기술이 아니다. 드리블의 목적은 다음 기술인 패스나 슈팅을 할 수 있는 공간과 타이밍을 얻기 위함이다.
'수비지역'과 '미들지역'에서 드리블은 패스 라인과 패스 타이밍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고, 공격지역에서 드리블은 슈팅 라인과 슈팅 타이밍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물론 패스로 연결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슈팅'으로 연결하겠다는 마음으로 공격지역에서 드리블을 시도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선수들이 수비수를 돌파하기 위한 드리블을 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되었다. 예를 들면, 패스 라인과 패스 타이밍을 확보했음에도 패스가 연결되지 않고, 제껴진 수비수가 다시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또 드리블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상대 팀 선수들은 이미 수비 블록 형성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다.
6. 자기가 좋아하는 플레이만 하고 싶어 한다.
축구 경기 중에는 정말 수만 가지의 다양한 상황이 연출된다. 침투 움직임을 해야 하는 상황, 서포트 움직임을 해야 하는 상황, 가속도를 붙여야 하는 상황, 제자리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 바깥쪽으로 벌려야 하는 상황, 안쪽으로 좁혀야 하는 상황 등등등.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고 또 자신있어 하는 '상황'이 있다. 하지만 높은 레벨의 축구선수를 꿈꾼다면, 자신이 잘하는 것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볼을 뺏기지 않고 처한 상황 속에서 해결책을 찾아내 팀의 공격을 전개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러한 목표를 바탕으로 경기와 훈련에 임해야 한다. 단순히 자기가 잘하는 것만 '하는 것'에 만족해선 안된다.
7. 포지션이라는 족쇄에 갇힌 플레이
지난 KFA U14 소집 훈련에서 이어서 U13 소집 훈련에서도 1-4-3-3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자체 경기를 진행했다.
1-4-3-3 포메이션은 공격단계에서 다른 포메이션들에 비해 포지션 변화가 가장 잘 이루어지는 포메이션이다.
예를 들면,
"센터포워드가 미드필더로 내려오고, 공격형 미드필더가 그 자리로 침투하면서 센터포워드 역할을 한다."
"윙 포워드가 안으로 좁혀 들어가 센터포워드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하고, 사이드백이 전진해서 윙 포워드 역할을 한다." 등등.
공격단계에서는 자신의 포지션을 벗어나 팀의 공격 전개에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것이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플레이다. 그런데, 처음에 정해준 포지션이 마치 족쇄 마냥 움직임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8, 90년대 축구다.
8. 볼 컨트롤 후에는 생각을 최소화한다.
"Off the ball(볼 없는 상태)에서 바쁘지 않으면, On the ball(볼 가진 상태)에서 바빠진다."
광주FC 이정효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다.
어릴 때부터 축구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On the ball 상황의 훈련은 많이 했지만, Off the ball 상황의 훈련은 빈약하다.
Off the ball 상황에서 최소한 아래의 3가지는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1. 정보 수집 (시각, 청각, 촉각)
2. 다음 상황 생각 (상상)
3. 콜+제스처+움직임 수행 (침투 움직임, 서포트 움직임)
9. 미끼를 물지 말고, 낚싯대를 뺏어라.
상대 공격수가 파이널 터치를 시도했을 때, 눈앞에 보이는 볼(미끼)을 터치하려 발만 뻗는 수비수들이 많다. 이러한 수비 방법은 볼을 터치해서 걷어낼 수는 있겠지만, 볼을 뺏어오지는 못한다. 상대의 공격 흐름은 끊을 수는 있겠지만, 상대가 공격권을 유지하는 것은 동일하다.
발만 뻗어 수비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 또한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수비할 때는 볼을 터치하는 것보다 볼 쪽으로 달려가는 공격수의 길목을 막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즉, 미끼(볼)를 무는 것이 아니라 낚싯대(몸)를 뺏는 것이다.
"볼은 지나가도, 사람은 못 지나간다." 이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10. 공격할 때나 수비할 때나 생각(상상)은 쉬면 안 된다.
수비 상황에서, 볼 쪽에 위치한 동료 2~3명이 강하게 압박을 가하고 있고, 볼과의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선수들은 느슨한 수비를 하게 된다. 이렇게 느슨하게 수비함으로써 생겨나는 여유를 그냥 놔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 팀 동료들이 볼을 탈취하는 순간 자신이 어디서, 어떻게 볼을 받을 것인지를 준비하는데 써야 한다.
우리 팀이 볼을 탈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비수들보다 반응 속도가 느리고 움직임의 폭이 좁은 선수들이 많다. 이러한 선수들은 동료들이 몸을 날려가며 힘들게 수비하고 있을 때 혼자 쉬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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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너무좋은얘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에게 보여줘야겠네요!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좋은 글이네요.
6학년 아들에게 보여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중학교 때부터 중학교 축구가 아닌 성인 축구(11대11)를 하게 됩니다. 6학년 중순부터 미리 준비해두시길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