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99CC8E3E5FC2734105)
백자합 뚜껑을 열면~
무엇이 나올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7EC13B5FC2735A0F)
땅콩 호박죽이 있지요.
땅콩 호박은 버터향이 나 버터넛 호박이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새알심 대신 새싹 보리 인절미를 썰어 넣었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995AF63F5FC262D005)
새벽 베송 받은 생대구로
멸치와 다시마와 무로 육수를 내어 맑은 탕을 끓였습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내는 거품을 걷어내며 문득 생각나는...
모년 모월 모일
아마도 겨울이 시작되는 이맘 때쯤이었을 것.
10월에 결혼한 아들네, 몇 번 다니러 오더니 어느 날 저희 신혼집방문을 청하는
전화가 왔지요.
마트에 가서 아주 신선하고 커다란 대구를 사왔다며
"엄마가 와서 맛있게 끓여주세요" 하는데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
"내가 할 수 있어~"
다음 날 2시간 30여분 걸려서 첫 방문한 아들네.
그 때 강의 나가던 며느리를 픽업하여 부추가 듬뿍 올려진 칼국수 맛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거실에서 쉬고 있는데
주방에서는 저희 둘이서 폰에서 레시피를 검색해가며 알콩달콩 대구탕 끓이는듯 하더니
"이상한데..이상해..."
"엄마 와보세요~"
아들의 긴급 요청.
며느리가 제 솜씨로 첫 대접을 하려는 마음이 기특하고 예뻐서 짐짓 모른체 하고 있었는데
결국 주방으로 가봐야했어요.
한 냄비 가득 육수를 끓어 넘치고
맛을 보니 국물맛이 이상야릇...
육수를 덜어내고 양념간을 다시 더하고.
"맛있다..맛있게 잘 끓였구나.. 애썼다."
식탁에서 남편과 칭찬을 많이 했었지요.
컴백홈 하는 차안에서 남편과
"며느리의 첫 솜씨맛본 대구탕 어땠어?"
"국물 맛이 좀..."
"ㅎㅎ 어떻게 손 쓸수가 없더라고..."
국물 맛이 궁금하시다고요?
노 코멘트~
먹거리 주문하는 곳에 냉이가 올라와 있습니다.
냉이 소개에
'봄이 오고, 드디어 너도 왔다'
'진한 봄맛을 느껴 보세요'
'봄의 전령사' 운운...
순간 겨울이 언제 지나갔지?
겨울을 건너뛰고 봄이 오나 봄.. ㅋㅋ
실소가 나왔지만 얼른 장바구니에 두 팩을 담았지요.
겨울도 오기전에 봄 운운...
봄에 작성한 그대로 올렸겠지요.
가을 냉이가 봄냉이보다 효능이 많다던데 그걸 어필해야지
게으른 담당자?
어쨌건 국물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어 된장을 살짝 풀고
남해안 왕바지락 조개로 끓인 냉이국은 따봉! 이더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C5C13B5FC26A2D0D)
따뜻하고 환한 햇살이 없는 날.
날이 어지간히 쌀쌀한지 보일러가 알아서 거실 바닥을 따끈하게 해 놓았어요.
남편 출근 후 부족한 아침잠을 자고나니 벌써 한 낮.
TV 클래식 방송 채널을 틀어 놓습니다.
하이든의 교향곡 6번 아침 2악장을 연주합니다.
마카다미아 그릭 요거트에 이것저것 견과류와 지난 여름에 만들어 둔 복숭아잼을
얹고 남편의 아침상에 올리고 남은 샐러드를 접시에 담아
삶은 계란과 새싹 보리 인절미와 찐 고구마.
나의 첫 식사를 시작합니다.
TV 음악회는 3악장으로 넘어갔네요.
김장을 앞두고 남은 김장김치가 얼마나 남았나 살펴봅니다.
묵은지를 물에 잘 헹군 후 죽죽 찢어서
들기름에 볶았아요. 간이 좀 싱거우면 연두를 조금 넣어 맞추고.
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뿌렸어요.
아삭아삭 맛이 괜찮아요.
차를 마셔요.
스타벅스의 산타벨벳 케이크에
'제주 밤바다처럼 깊고 그윽한 후발효차에 달무리처럼 은은하게 달큰한 배향'
'밤하늘 별빛 같은 별사탕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오 설록의 블랜디드차 달빛걷기에 대한 차소개를 읽으며
제주도에 가고 싶다!
제주도가 아니라도 어디든 마음 편히 여행 가고 싶다.. 싶다...
마음은 훠얼훨 제주도 바다 상공으로 날아가고 있지만
현실은 TV 음악회,
까만 마스크를 쓴 단원들이 연주하는 하이든 교향곡 104번 런던 2악장이나
감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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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알리오 올리오 우엉 파스타~ &
생강과 배를 끓여서 배숙을 만들었어요.
해프닝 한 가지^^.
남편과 대화하며 "김포에~" 하는데
갑자기
"김포에는 공항이 있습니다."
불쑥 끼어든 기가 지니의 말에 웃음보가 터지고
"기가 지니야, 너 참 똑똑하구나!" 했더니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
인사성 밝은 AI와의 대화도 머잖은듯 합니다. ㅎ~
올 한해는 어쩌다보니 벌써 대림절.
구역장을 통해 성당에 신청한 대림환을 갖다 준다기에
구역장과 반장들의 노고가 고마워서 작은 선물로 산타와 루돌프를 다시 만들어
묶었는데 또 생각이 난 것은,
지난해 대림절 우리집 기도모임에서 나눠 주었던 사슴 한쌍을 그리도 좋아라~
하던 게 생각나서 한 밤중에 또 다시 가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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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과 함께 성당에서 나눠 준 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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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년 대림환을 직접 만들었었는데
요즘은 꽃시장에도 못가니....
예년 같으면 대림 제1주일 전 토요일, 그 땐 며느리도 없이 혼자서
밤늦도록 김장을 하고 새벽미사 독서 봉독을 했었지요.
올 김장은 다음 주에 하기로 되어있지만
매년 김장데이를 잡아보면 대림절 전 주말.
김장을 마치고나면 온 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어 끙끙 앓으면서
목까지 깔깔, 잠겼었는데
그 새벽에 어찌 벌떡 일어나서 미사에 다녀왔는지.
해설자의 말에 의하면
여느 때보다 더 낭랑하게 말씀 선포를 하였다는데..
어쩌면 불가사의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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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1주일 '깨어 있어라'
세상의 풍랑이 힘을 잃는 더 깊은 자리로 나아가,
고요하고 거룩한 기도의 삶으로 마음의 길을 닦고,
기도의 마음에서 나온 삶의 실천으로 주님이 오실 길을 준비해 봅시다.
(시작기도)
주님, 올 한 해 저희의 발걸음을 이끌어 주시고,
동행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새로이 맞이하는 대림시기에
기도와 말씀의 실천으로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려 합니다.
철부지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게 하시고,
말씀에서 가르쳐 주시는 것을
아주 작은 실천으로 살아내게 하소서.
고요하고 거룩한 이 시간에
당신께 기도하게 하시고,
우리의 작은 기도가
가난한 이의 눈물을 닦게 하여 주십시오.
잘못된 습관으로부터
돌아설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주님께 고개를 돌리고
주님께 나아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하여 주십시오.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이 희망없어 보일지라도
주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희망하게 하여 주십시오.
겸손한 마음으로 당신 가까이에 자리 잡고 앉아
주님이 주시는 평안과 기쁨을 누리게 하시고,
눈에 보이는 인간으로 오신 당신 안에서
기쁨에 기쁨을 더하는 겸손한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가톨릭 사랑방 catholicsb
첫댓글 아멘.........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오드리님의 낭랑한 목소리가 상상으로 들리네요.
실제로 들으면 어떨지요.ㅎㅎㅎ
오드리님 글을 읽을 때 가끔 상상하거든요.
대림절 은총으로 채우시고 건강하세요.♥♥♥.
아멘! 요즘 뜸하셔서 걱정했네요.
아름다운 킴즈식당 여전히 잘하고 계시는군요
땅콩호박죽 정말 우아한 그릇에 멋집니다.
눈으로도 맛있어 보이는 요리 그리고 일상 저희들께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대림절 잘보내세요♡♡
언제나 한결같이 정성이 빛나는 킴즈식당의 메뉴들~!
이건 정성위에 희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끔은 귀찮아 간단히 한 끼 때우자~! 이런 유혹에 타협할때도 많은데 한결같이 차려 올려지는 메뉴들을 보며 이건 정성보다 한 체급 올린 희생이다~!! 라고.
대단한 오드리님~***
시부모님께 맛있게 끓여 드리려고 애쓴 며느님이 이쁘네요 총체적 난국이 된 맛은 어찌해 보려 해도 안되지요.지금쯤은 많이 발전 했지 싶어요 그렇죠?저도 점심엔 신김치 꽉 짜고 무우청 섞어 멸치 넣어 국물 잘박하게 졸였는데 옆지기가 맛있다 하고 잘 먹었어요 ~하니 기분!
하~ 좋더이다. 좋은 사진들 감사해요 편하게 상차림 하려다가도 한 번씩 오드리님 생각하고 아니지 하고 마음 다 잡고 나름 신경쓰게 하네요
좋은 영향 받는거지요 온 가족 건강하시고 평화를 빕니다요~^^
정말 오드리님의 정성 가득한 요리는
자꾸 부엌에서 멀어지고 싶은 마음을 바꾸어 놓아서...
그래서 오늘은 가보차를 사서 호박죽을 끓였는데 아직 덜 익은 호박이라 단맛이 없네요.
그래도 설탕을 좀 넣고 소금도 살짝 넣었더니 그런대로 먹을 만은 합니다.
고맙습니다.
거실 바닥이 따뜻하다니 갑자기 온돌 방도 그리워집니다.
대림시기에 은총 많이 받으시구요...
솜씨 맵씨 뭐든 훌륭하게 소화하시는 단아하신 오드리님표. 양갱맛이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생각나는 ~
맛있는 호박죽 가져와서 맛있게 먹어봅니다
아기예수님 모습으로. 오시는주님을 맞이하려 촛불켜 놓고. 기다립니다
오드리님. 가정에. 주님축복 풍성한. 대림절 되시기를 화살기도 넣어드립니다
와 너무 맛있겠습니다 건대입구에서 먹었던 맛있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은총의 대림시기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