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해도 - 북탈춤의 고향 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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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1.03. 23:42조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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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춤의 고향 은율
은천군 남서쪽에 있는 은율군은 고구려의 옛 땅으로 율구(栗口) 또는 율천(栗川)이라 하였다. 고려 건국 후 은율현이라 하였고, 1896년에 은율군으로 승격되었다. 구월산 자락에 자리한 은율군을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풍속이 소금과 쇠로 생리를 삼는다”라고 하였고, “구월산이 고을 동쪽 10리에 있다. 산허리에 물이 있으니 고요연이라고 하는데, 형상이 가마 같으며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민간에서 용이 있다 이르며, 가물 때 비를 빌면 곧 응한다”라고 기록하였다.
이적이 “구월산 서쪽 열 집 고을에 누른 꽃, 붉은 잎이 깊은 가을에 비치네”라고 읊었던 은율군에서 근현대사에 이름을 남긴 여러 인물이 배출되었다.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조선식산은행에 폭탄을 던진 나석주 의사, 이승만 초대 대통령, 백범 김구, 박은식이 그들이다. 이 고을에는 민속가면극 ‘은율탈춤’1)이 전해내려오며, 북한 최대의 철광석 산지인 은율광산이 있다. 권사복은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서하(西河) 길 위엔 붉은 나무도 많고,
구월산은 높아 푸른 공중에 반쯤 솟았네.
은율 남쪽에 송화군이 있으며, 고구려 때의 이름은 마경이(麻耕伊)다. 1408년에 청송현과 가화현을 병합하여 송화현을 만들었고, 1909년에 인접한 풍천군을 합병하여 1952년 12월에 송화군으로 개편하였다. 송화군 북쪽에 묵산ㆍ월계산이 있고, 서쪽에 수리봉ㆍ오봉산 등이 있는데, 묵산이 이 군의 진산이다. 송화군에는 광석산(廣石山)이 있는데, 전해오기를 ‘옛날 중국 사신이 바다를 건너 왕래하던 길’인데, 이 산 아래 당관(唐館) 옛터가 남아 있다.
송화군의 서부 지역을 분리하여 1967년에 신설한 과일군에는 건지산과 칠봉산ㆍ박석산ㆍ월계산 등 높은 산이 솟아 있다. 이곳을 노래한 이지심의 시가 남아 있다.
하늘이 바다와 함께 가없으니
망망하여 바라보아도 끝 간 데가 없구나.
사방으로 천 리의 눈이요,
6월에도 9월 가을바람이네.
그림으로 어찌 묘하게 그릴 수 있으며,
글론들 어찌 잘 묘사하리.
이 몸이 날개가 돋쳐서
저 공중에 있는 것만 같구나.
박원종은 이렇게 노래하였다.
가을바람에 한 번 석양루(夕陽樓)에 오르니,
갈대숲 소소하여 바다 북쪽 모퉁이네.
북한 최대의 과일 생산지이며 과일 가공 기지가 있기 때문에 이름조차 과일군인 이 군의 남쪽에 장연군이 있다. 다음은 『택리지』의 내용이다.
이 여덟 고을은 풍속이 대략 같으며, 아울러 멸악산과 수양산의 북쪽에 있다. 땅이 아주 기름져서 오곡과 면화 가꾸기에 알맞으며, 납과 쇠를 산출하는 산이 각 곳에 흩어져 있다.
강의 동쪽과 서쪽 언덕에는 모두 물을 사이에 두고 긴 둑을 쌓았으며, 둑 안쪽은 모두 벼를 심는 논이다. 바라보면 끝이 없어 중국의 소호 지방과 같다. 여기서 생산되는 쌀은 낟알이 길고 성질이 차져서 다른 지방의 쌀과 다르다. 그러므로 내주(內廚, 왕과 왕비의 음식을 만드는 부엌)에서 어공(御供)으로 쓰는 것은 이 지방 쌀뿐이다.
수양산과 추산에서 뻗은 산맥이 구월산이 되기까지 그 사이에 비록 높았다 낮았다 해도 실은 큰 등성이 줄기로 되어 있다. 등성이 너머에 바다를 임해서 된 고을이 황해도의 중심 고을인 해주다. 해주 오른편에 강령ㆍ옹진을 만들고, 서쪽에는 장연부를 만들었다.
이렇게 기록되어 있는 장연군은 황해도 바닷가에 접한다. 고구려 때부터 장연이라 부른 이곳이 변화를 맞이한 것은 11세기 후반부터다. 장연의 서해 바닷가에 안란창(安瀾倉)이 개설된 후 황해도 전역의 세곡을 개성까지 운반하는 조운의 중심이 된 것이다. 광해군 15년(1623)에 도호부가 된 장연은 조선 말 고종 32년(1895)에 장연군으로 개편되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장연현」편에 “대청도는 고을 남쪽 30리 바다 가운데 있다. 소를 치는 목장이 있다. 소청도는 대청도 동쪽에 있다. 『대명일통지』를 보면 대청서ㆍ소청서라고 되어 있는데 곧 이것이다”라고 하였고, 『고려지리지』에 “백령진에 대ㆍ소청 두 섬이 있다. 풍속이 누에치기, 고기잡이, 소금으로 생리를 삼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백령도는 원래 장연군의 땅이다.
김극기는 “높은 하늘 스치며 몇 번이나 성내어 날았나. 외로운 섬 돌며 날다가 잠시 돌아가기를 잊었네. 사선(四仙)이 한 번 간 후에 알아줄 이 없으니 공연히 아름다운 옷 떨치며 석양 속에 서 있네”라고 노래하였고, 안성은 “아침에 서린군을 떠나서 해 질 녘에 장연군에 이르렀네. 어스름하게 구름은 멧부리를 덮었는데, 희미하게 저 멀리 물이 하늘에 닿았네. 어부들 노래는 가을 섬 달 아래요, 군사들 피리 소리는 늦은 강 연기 속에서네. 뜻밖에도 최명부를 여기서 만나 지난일 생각하네”라고 읊었다. 장연군의 진산은 봉황산이며, 박석산ㆍ세마리산 등의 낮은 산들이 있다.
신라의 네 화랑이 왔다는 곳이 이곳 장연의 아랑포(阿郞浦)다.
아랑포고을은 서쪽 산곡방에 있다. 신라 때 4명의 화랑이 서해 지역을 두루 유람했는데, 당시 사람들이 네 화랑의 뛰어난 풍모를 보고 아끼고 기뻐하여 칭찬해서 하던 말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아랑포’라는 이름이 되었다. 4명의 화랑은 곧 영랑, 술랑, 안상, 남석행이다.
아랑포를 찾았던 남곤은 『유백사정기(遊白沙亭記)』를 남겼다.
아랑포는 서해의 깊숙한 지역이다. 산이 있어 연강(淵康) 치소(治所) 부근에서 서쪽으로 뻗어 내렸는데, 푸른 것이 뾰족뾰족 솟았고, 구불구불 달려오기를 10리쯤 하다가 항구에 와서 멈춘다.
물이 있어 항구에서 거꾸로 꺾여 흘러 동쪽으로 가서 산을 따라 돌면서 콸콸 흘러 또 수십 리를 달리다가 언덕을 만나 움츠러들고, 산이 그치는 곳에 당하여 끊어진 고개가 우뚝 일어났는데, 그 위에 저서(儲胥) 군중의 울타리를 설치한 것은 만호영이다. 물이 움츠러든 곳에 당하여 큰 돌이 사람처럼 서 있는 곳에 고기잡이 배, 장삿배가 그 아래 정박하는 것은 입죽암(立竹岩)이요, 만호영에서 서쪽을 바라보며 10여 리에 거울 빛이 눈이 부시는데, 푸른 봉우리 한 점이 거울에 임하여 뾰족한 것은 승선봉(勝仙峰)이요, 푸른 봉우리 절 밖에 눈 더미가 공중에 솟고, 찬솔[한송(寒松)]과 푸른 수림이 그 밑을 둘러싼 것은 비로봉이요, 눈 더미 아래에 평평한 모래가 희게 깔리고 긴 물가 멀고 가까운 곳에 해당화 붉게 나부끼는 것은 백사정이다.
저 승선, 비로의 봉은 정말 기이한 절승이기는 하지만, 높아서 추워 떨리니 정말 신선의 뼈를 가진 자가 아니면 오래 머물 수가 없고, 그중에 요조(窈窕)하고 수려하여 놀며 거닐기에 제일 합당한 곳은 백사정만이라 그 이름이 알려졌다.
이어서 남곤은 “사람의 일이란 어긋나기가 쉽고, 두드러지게 뛰어난 경치는 만나기가 어렵다” 또는 “중추 달 아래 호수 구경에 절승한 경치”라고 말하며 좋은 경치를 좋은 사람과 같이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에 대해 말하였다.
장연의 동쪽에 삼천군이 있다. 1952년 12월 송화군과 신천군의 일부를 분리해 신설한 삼천군에는 구월산으로 이어진 오봉ㆍ삼봉ㆍ아사봉 등이 솟아 있고, 천봉산ㆍ운계산ㆍ직산ㆍ대봉산ㆍ지남산 등이 송화군과 벽성군의 경계에 있으며, 그 산들 사이로 어우리벌이라고도 하는 신천평야와 장재이벌이 펼쳐진다. 고서에 ‘당장경’으로 기록되어 있어 단군의 도읍지였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해서 지방의 유학자였던 유응두는 다음과 같은 시 한 편을 남겼다.
한배검(단군)이 이 땅에 도읍하심도
장재이벌 저 나락 때문이다.
농사일 민생의 근본이요,
산하의 형승은 나라의 보배라네.
여름엔 온 들판 한껏 푸르고
가을이면 황금물결 넘친다네.
근검한 옛 나라의 그 풍속,
아침마다 풍년가 들려오네.
신천군은 고구려 때 승산군(升山郡)이라 불렸고, 조선 태종 때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1909년 문화현을 받아들인 뒤 1952년에 개편된 신천군을 강희안은 “한 굽이 수풀 앞의 물이요, 쌍으로 뾰족한 들 밖의 산이다”라고 노래하였다.
장산곶은 황해도 장연군 해안면(현재 황남 용연군) 서단에서 서해로 돌출한 곶이다. 해주 서쪽 92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하며, 해식애의 발달로 절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소나무 숲이 아름답다. 앞바다는 장산곶이 앞으로 툭 튀어나와 있어 해류의 소용돌이가 심하고 해난 사고가 잦은 곳이다. 남쪽 30킬로미터 지점에는 구미포가 있으며 하얀 모래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앞바다에는 고래잡이로 유명한 대청도와 소청도, 백령도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탈춤의 고향 은율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6 : 북한, 2012. 10. 5., 신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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