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딴뜨라와 요기니 딴뜨라의 종합 서평.hwp
「요가 딴뜨라와 요기니 딴뜨라의 종합- 쌍뿌따 딴뜨라를 중심으로」에 대한 서평
정성준*
인도밀교의 전개는 동북아지역의 밀교와 달리 딴뜨라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불교의 교학과 수행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오늘날 남겨진 불교의 딴뜨라 관련문헌들은 그 양도 방대하며 아직 대부분 연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불교사에 있어 딴뜨라가 지닌 위상과 연구가치는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들에 의해 제고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인도 후기밀교와 관련한 연구자는 많지 않으며 특히 딴뜨라의 텍스트 연구는 그 난해성 때문에 세계적으로 오로지 몇몇 안 되는 학자들만이 접근할 수 있다. 이용현교수의 딴뜨라에 대한 텍스트의 병행연구는 국제학계의 경쟁력을 가지고, 늘 관련 세계학자들의 관심대상이 되어왔다.
논문의 제목에서 보이듯 “요가 딴뜨라와 요기니 딴뜨라의 종합- 쌍뿌따 딴뜨라를 중심으로”의 논제는 인도, 혹은 티벳 주석가들이 딴뜨라 문헌에 대한 교상판석(敎相判釋)의 역사적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뿌따 딴뜨라는 깔라챠끄라 딴뜨라가 그러했듯이 시대와 지역별로 다분화 된 딴뜨라를 최종적으로 통일된 딴뜨라의 체계로 통합하는 한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자가 밝혔듯이 본 논문은 상뿌따 딴뜨라에 대한 연구시론이지만, 논문은 상뿌따 딴뜨라가 지닌 다양한 연구영역의 가능성과 가치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다.
인도밀교의 역사를 볼 때 7세기경 대일경과 금강정경의 성립 이후 8세기말 딴뜨라 중심의 후기밀교가 전개되었으며, 다시 서로 다른 성격을 지진 요가 딴뜨라와 요기니 딴뜨라의 통합을 시도하는 과정은 다시 몇 세기가 지난 이후의 일이다. 이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역사적 과정에 성립되었던 부속문헌들에 대한 연구가 요구되며, 결과적으로 딴뜨라의 이론이나, 수행, 만다라, 의례연구를 통한 관련 조각들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본 논문의 성과를 위해 논평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딴뜨라의 성립과정에 이루어졌던 관련 연구주제의 제기와 연구자의 논문에 나타난 몇 가지 용어와 주제에 대한 의미를 묻는 것이 될 것이다.
Ⅰ. 요기니딴뜨라의 성립과정
불교 딴뜨라에 있어 요기니 딴뜨라의 성립은 요가 딴뜨라로부터 무상유가 딴뜨라로 전개된 일련의 흐름 속에서 파악될 수 있는 측면이 있으며, 동시에 이러한 흐름과 별도로 8세기 말경 짠달리요가나 까빨리까와 같이 이질적인 요소가 고립된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전개되어 후대의 딴뜨라 문헌에 포함되거나, 영향을 주었다고 보여 지는 정황들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요기니딴뜨라의 주요한 요소로 제기된 5감로의 섭취나, 까빨리까에서 볼 수 있는 의례적 요소들은 확실히 전통적인 불교교단의 경론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에 담긴 사상적 배경은 현교의 경론에서 ‘생사즉열반(生死卽涅槃)’이나 ‘번뇌즉보리(煩惱卽菩提)’와 같은 후기 대승불교의 전통적인 사고를 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인간의 현실을 구성하는 삶과 죽음, 번뇌의 세계를 진리로 관조하려는 수행이 딴뜨라의 형식을 빌려 극단적으로 의례화 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문수사리진실명의경을 비롯해 초기 4부딴뜨라의 분류 가운데 유가딴뜨라의 범주에 속한 밀교경전들도 후대의 주석이나 성취법에서 요기니 딴뜨라의 범주에 속하는 요소들이 증가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요기니 딴뜨라의 제요소들이 활발하게 다른 딴뜨라에도 차용되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예는 논자가 밝혔듯이 구햐싸마자 딴뜨라는 한때 요가딴뜨라의 범주에 속하면서도 금강정경 계통의 요가딴뜨라와 구별되기 위해 마하요가 딴뜨라(mahāyogatantra)라고 불리운 시점이 있었다. 구햐싸마자 딴뜨라는 14분으로 완성된 것과 17분으로 구성된 것, 다시 속딴뜨라와 속속딴뜨라가 존재하지만, 이것은 요기니 딴뜨라가 지닌 여러 요소들이 점차 강조되어 증장된 것이라 평가된다. 구햐싸마자 딴뜨라의 본존이 아촉여래인 점과 모딴뜨라의 주존인 헤루까가 아촉여래의 분노존형이라는 사실도 요가 딴뜨라와 요기니 딴뜨라 사이에 지닌 연속성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딴뜨라의 성립은 대승불교의 밀교화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불교의 사상적 기초에 의해 인도종교의 제 요소들이 조심스럽게 수용된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밀교 가운데 특히 딴뜨라 불교에 대해서는 외래적 요소를 모방하거나 전통적인 불교교단의 타락이라는 혹평이 언제나 존재해왔다.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는 것은 딴뜨라 문헌 가운데 유가딴뜨라, 혹은 대승불교사상으로부터 이어지는 사상적, 의례적 연속성을 가급적 확인해 보는 것이라 생각된다.
상뿌따 딴뜨라의 번역이 완전히 이루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ane기에는 이른 질문이지만 다른 딴뜨라의 예와 같이 5지의 성취나, 대락(大樂)사상, 혹은 다른 대승불교사상의 흔적이 어느 정도 확인되었는지 묻고 싶다.
Ⅱ. 깔라차끄라 딴뜨라와 상뿌따 딴뜨라의 통합방법
논자는 깔라챠끄라 딴뜨라에 대해 기존의 제 딴뜨라들을 ‘탈구축적(deconstruction)’인 방법’에 의해 요가 딴뜨라와 요기니 딴뜨라의 정수를 종합하려고 시도하였다고 밝히고, 상뿌따 딴뜨라의 경우 헤바즈라 딴뜨라와 라구삼바라 딴뜨라의 2대 요기니 딴뜨라를 종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하였다. 두 딴뜨라가 보이는 차이점이 의례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린다. 예를 들어 깔라챠끄라 딴뜨라의 경우 인체의 생리학설에 대해 기존의 요가 딴뜨라나 요기니 딴뜨라가 지닌 4륜 3맥설 등 전통적인 계통을 달리하는 생리이론을 제시하고, 내(內)시륜과 외(外)시륜의 제안을 통해 우주와 심식의 유기성이라는 새로운 차원에서 딴뜨라의 이론을 전개시키고 있다. 소위 ‘탈구축적(deconstruction)’이라는 말을 이처럼 전통적인 불교 딴뜨라의 이론들을 탈피하고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교리와 수행이론들을 전개시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
Ⅲ. 요기니 딴뜨라와 모신(母神)신앙의 관계
요기니 딴뜨라의 특성 가운데 하나로 주존을 많은 요기니들이 둘러싸고 있거나, 주존이 여존(女尊), 또는 모존(母尊)인 경우의 예가 제시되어 있다. 비밀집회 딴뜨라의 경우 주존인 아촉여래를 둘러싼 명비(明妃)들은 인간의 육신을 구성하는 4대나, 12처, 18계 등을 진리로 표현하고, 이를 관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상징화되어 있다. 요기니 딴뜨라인 헤바즈라 딴뜨라의 경우 만다라의 제존들은 인간의 번뇌가 존재하는 심층의식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분노나 탐욕, 성과 죽음, 미세한 감정 등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요기니 딴뜨라의 수행은 대승불교의 수행이 지닌 근본적인 목적으로서 육신을 포함한 세간적 현실을 직시하고, 나아가 인간의 의식 속에 감추어진 미세한 번뇌를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극해 진리의 영역으로 상승시키려는 의도가 확대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요기니 딴뜨라가 후대에 확대된 것은 요기니 딴뜨라가 지닌 이러한 의도가 당시 교단과 밀교가들에게 크게 환영 받았다는 뜻이 된다. 만약 이러한 정의가 맞는다는 상뿌따 딴뜨라가 다른 요기니 딴뜨라에 비교해 보다 효과적인 수행이나, 다른 이론들을 제기하고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린다.
Ⅳ. 교상판석의 문제가 제기된 시기
요기니 딴뜨라의 확대로 인해 인도나 티벳불교의 주석가들이 요가 딴뜨라와 요기니 딴뜨라의 구분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시점과 그 주체가 누구였는지 묻고 싶다. 또한 인도의 밀교가와 티벳불교의 주석가들 사이에 딴뜨라 분류에 대한 다른 입장들이 존재하는지 알고 싶다.
<본문; hwp>
출처; 동국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