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병원에서 복강경 수술중 엉뚱한데 칼집을 내 그걸 때우려
레이저로 지져놓는 것으로 수술을 끝냈고, 괜찮을 줄 알고 퇴원했는데
계속 고통이 심해 5일 후 다시 재입원 했다.
통증의 원인을 제대로 못 밝히던 병원이 또 다시 5일 후에 CT를 찍었고
그제야 내게 수술도중 천공이 생겨 레이저로 지졌던 사실을 고백했다.
수술도중 삑사리 난 것이 원인이 된 염증임을 확인하고는 더 숨길수가 없던 것이다.
헐 젠장 시x놈들 어쩐지 첨에 3시간 내로 끝난다던 수술시간이 5시간 넘더라.
지들 딴엔 괜찮을 줄 알고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문제가 된 것이다.
원래 서울의 유명한 병원에서 하려다가
내가 왔다 갔다 간호해야 할 문제도 있으니 별 수술도 아닌 거
기왕이면 가까운 곳에서 하겠다며 애엄마 스스로 결정했지만
막상 이런 사단이 벌어지니 본인이 매우 분해하고 후회했다.
하지만 나는 남자답게! 엎질러진 물이고 복불복인걸 어쩌누 하며 일상다반사의 일이라며 달랬다.
그 병원에서 모든 입원비나 비용을 다 책임진다고 하기에
머리 아프게 더 신경 쓰기 싫어 결국 거기서 재수술하기로 했다.
그게 완전 패착이었다.
병원이 별거 아닌 수술이라 해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다.
재수술 후 2주일이 지나도록 뭔가 진도가 안 나가는 것 같아
그 병원에서 설대 병원으로 다이렉트로 연결해줘 거기서 정밀 진료를 받았더니
설대 병원 측의 결정은 무조건 당장 개복수술.....
수술 한번 하면 보통 최소 3개월은 후에 하는 것인데 한 달에 세 번 연속 수술이라니.
재작년 동네 사는 나와 아주 절친인 친구의 부인은 이런 똑 같은 과정을 거쳐
설대 병원에서 수술까지 잘 마치고 퇴원한 후 집에서 요양하다
기력을 되살리지 못하고 결국 애만 셋 남겨두고 숨졌다.
아 젠장... 증말 더럽게 짜증나는 상황이 된 거다.
수술 도중 전화와 오기에 가슴이 털컥 했는데 염증 범위가 너무 커져서
십자 개복을 한 상태고 장기 일부는 제거해야 한다며 내 동의를 구하더라.
동의나 마나 나더러 어쩌라고 당신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지.
원래의 병원에서 설대 병원의 수술비 입원비 간병비도 다 부담해줬다.
또 원래 병원에서 요양하다가 퇴원했는데 그것이 3개월 전 일이다.
잘 됐으면 작년 말 몸에 장착한 의료기구들을 떼어내고
1월부터는 샤방~ 하게 정상생활 모드로 진도가 나아갔을 텐데
예후가 안 좋아 3개월 더 기다려 봐야 한단다.
그 치료과정 동안 애엄마는 정신적으로 여러 번 패닉상태에 빠졌었고
(이럴 때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은 더 미치고 환장한다)
3개월 동안 밤이고 낮이고 구분 없이 툭하면 설대 병원 응급실을 들락날락 했다.
새벽에 열라 술 먹다가 아프다고 전화 오면 동네 친구 택시 불러 타고가 날밤 새우기 등.
그럼에도 치료과정이 끝나지 않고 3개월을 더 극매닥쳐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는 나대로 내 생활에 집중을 못하겠고 당사자인 애엄마야 말로 진짜 진짜 죽을 맛인 거다.
식사도 거의 못하고 계속 기력이 너무 없지만 영양제도 한계가 있는데다
마냥 손만 빨고 있을 수는 없어 1월부터는 대사가 자극 받도록
보약과 침술에도 의존하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이게 약빨 받는지
식욕이든 뭐든 살아나는 기색이라 좀 낫다.
2.
앞뒷집에서 자란 동네 불알친구가 동네 의사로 지내(걔 아버님도 의사, 내 선친도..)
종종 술을 먹곤 하는데 어느 날 이 이야기를 했더니
며칠 후에 내게 전활 해 그 병원 원장과 동기동창인 매우 절친인 사람이
마침 자기와 매우 친하단다. 그러니 필요한 일 있으면 자신이 나서 중재 해준다고.
그래서 얼마나 줄 생각인지 알아봐라 그랬더니
다음날 전하는 말이 자기네들 과실은 없고
치료비만 부담한 것으로 이미 도의적으로 할 건 다 했다고 한단다.
애엄만 치료가 늦어져 직장을 7월 복귀로 미뤄놓기는 했지만
결국 1년 가깝게 월급 못 받고 쉬게 된 셈이다.
죽도록 고생한 건? 장기 손실은?
그래서 진료기록서를 떼어 보니 원장이 직접 내게 설명한 수술 도중의 천공..레이저
이 따위 말은 아예 없고 그냥 수술 후에 염증발생으로 했더라.
염증이 자동적으로 발생해 괴사한거라 이거지.
많이 들어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설마 했더니 이런 썅x 새x들...
병원 차트조작은 옛날처럼 손으로 쓰는 것도 아니라
그냥 워드 고치듯이 컴터로 그냥 수정하면 땡이다.
게다가 2차 수술 기록은 자기네들이 부담 하는 것이라 아예 기록조차 안 했다가
내가 요청하니 급조해서 만들어 엉성하단다(이 정도로 개판인 병원인줄 진짜 몰랐다)
(자료 요청시 개인적으로 든 손해보험사에 제출할 거란 핑계를 댔다)
3.
우리나라 관계법상 의료사고는
병원 측의 과실이 전부 인정된다 하더라도 과실상계상
원래 임금의 80%까지 밖에 보상을 받지 못한다.
그것도 집에서 요양 어쩌구 다 필요 없고 딱 병원에 입원한 기간만 쳐준다.
그러면 위자료는? 그 병원에 입원한 기간 동안 받는 임금의 80% 수준 그게 바로 위자료 명목이란다.
의료법상 사람 몸 전체의 가치를 요즘은 7천만 원 기준으로 본단다.
만약 과실이 인정된 전제로 멀쩡한 새끼손가락이 잘라지면? 7천만 원의 2% 밖에 보장 못 받는다.
그나마 이미 차트를 조작시킨 병원의 과실을 입증할 방법도 환자가족 입장에선 진짜 난망이다.
이런 [갑]에게 당하면 그냥 완전 좆 되는 셈이다.
솔직히 난 의사의 과실에 책임을 무겁게 물리는 데는 반대한다.
최근엔 과실이 인정됐더라도 형사처벌 감이 아니란 판결을 봤는데 그거 납득한다.
원래 내 어릴 때 꿈도 의사였었고 의사들의 수련과정과 직업의식을 아주 높게 쳐준다.
물론 너무 방만하게 말도 안 되는 짓은 단단히 혼내야 하지만
세상에 어떤 의사가 고의적으로 환자를 망치겠는가.
사례들을 보면 피해자들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바로 불통이다.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기계적으로 남의 일처럼 건조하게 말하며
자신들은 할거 다 했으니 더 할 말 없다는 식의 뜨악한 태도에 환자나 가족들이 광분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요즘 (속으로 부글부글) 광분상태다.
아마 최종적으론 돈으로 매듭지을 것으로 짐작하나 내게 역시 문제의 본질은 돈이 아니다.
상황에 대한 납득성의 공유와 솔직함이다.
하지만 일단 병원 측에서 설대병원 다니는 치료비는 죄다 계속 부담해주고 있으니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치료와 회복에 전념하고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무조건 애엄마의 완쾌다.
나머진 다~~~ 그 다음에 생각할 일이다.
제발 그만 골골대고 3월 쯤엔 좀 일어나 전 처럼 바가지나 박박 긁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출근길에 읽는 글이라 대충입니다만 상당히 힘든 상황이시네요..
울 언니 아프고 옆에서 간호하시던 형부.. 10년세월을 눈깜짝할새에 먹어버리더군요.
본인보다 주위분.. 특히 아차선장님이 정신 똑바로 챙기시고 꼿꼿하게 버티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쾌유를 빕니다.
그럼요 이럴땐 너무 복잡하게 생각 말고
멘탈을 단단히 여민채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생각해야죠.
다행히 기력이 회복중이라 잘 될겁니다.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좋은 방향으로 잘 하도록 해야죠.
금전적인 기대를 따로 크게 상정하진 않고 있어요.
병원쪽도 운이 나빴던 셈이고
그냥 서로 양보하면서 납득성 있는 답을 찾아야죠.
법적 소송은 이래저래 불리하고 소보원의 분쟁조정위원회가 차라리 낫다고는 하지만
가급적 대화로 타협점을 찾아 좋게좋게 풀어가려 할 생각입니다.
다만 사과 한마디 없이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가리려는 모습에
제가 지금 화가 난 상태일 뿐.
병원 과실 의료 사고..
내 일이 아닐 땐 강건너 불보듯 하는데..
막상 본인이 당하면
이렇게 힘이 드는군요..
우선 배우자의 기력 회복과
정신적 안정이 중요할 거 같네요..
아마도 긴 시간 싸움이 될거 같으니..
아차선장님 건강도 유의하시길...
제가 모터사이클을 워낙 좋아하는데
4년 전에 사고가 있더래서 1년에 한 번씩
작년 까지 수술을 세번이나 한 후
마눌 압력에 못 이겨 있던 것중 세 대를 정리하고
조신하게 지내려고 작년 부터는 작은 스쿠터만 타고 다니는데
이번엔 애엄마가 고생입니다.
저도 연말에 마지막 수술이 남았는데;;;
부부가 교대로 수술대에 올라가네요ㅎㅎㅎ
(앗, 웃을 일이 아니지;;;)
@아차선장 힘든 일을 당하셨는데도
긍정적으로 대처하시는 모습이 좋아요~
@질서 의료사고와 분쟁에 대한 담론이 있으면 해서 꺼낸건데
제가 너무 장황하게 신파조 처럼 간 분위기 ㅎㅎ
시사평론방에서 말이죠.
지금의 집안 분위기는 그냥 평온하고 느긋하고 말랑한 분위기..랍니다.
가슴이 아픕니다.용기를 잃지 마세요.
옙 고맙습니다.
지나친 주관성의 사상의학이니 오지랖 약제처방등
한의학식 치료를 조금 시니컬 하게 보는 편이긴 했는데
다행이 이번에 보조 대체의학으로서의 효과를 꽤 봤습니다.
기력이 반등됐는지 요즘은 식욕도 살고 바가지도 꽤 긁더군요.
새해 새빛 받아 빠르게 기력 회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세상이 그런가 저만 그리 당하나 모르지만 그들과의 대화는 중간중간 협박과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뒤로 슬금슬금 도망가는 모양새를 취하던데요.
바른 대처로 좋은결과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맑고 밝은 좋은 한 해 되시기를..
아무래도 사람 일이란 게 그렇습니다
지금은 정상모드로의 회복외에는 아무 생각도 관심도 없지만
차후의 수순을 염두에 둔건 있습니다.
이 동네 사람들이 옆 동네인 그 병원에 아주 많이 가기 때문에 압박할 요소는 많죠.
개인적으로 이동네 옆동네 신문들 발행인 기자들과 가깝고 칼럼도 하나 쓰는 입장이라
최악의 경우 의료사고와 분쟁이란 주제로 기사감을 만들도록 1인 시위까지도 생각합니다만
말 그대로 그건 최악의 경우로 그럴 가능성은 0.1%도 안될 것 같고 그건 이미 파탄이 난 후에나 생각할 문제고요.
진심으로 원하는 건 돈보다 상황처리에 대한 저와 상대 각각 서로의 공감과 양보를 통한 납득성입니다.
우리 마눌은 08년 2월 초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받고 잘못되어 3월 초 원자력병원에서 5시간여 수술을 받고 산부인과병동에서 4개월 15일 입원치료 받았던 일이 있습니다.
당시 의사를 패죽일려다 마눌부터 살릴려고 참았었는데 사과도 받지 못했네요^^
이제 완치되었다지만 항상 조심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쾌유를 빕니다.
환자의 가족들이 받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대한 스트레스에 비해
의료진의 반응은 대체로 원론적 기계적 방어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사과를 하면 무조건 문제가 발생한 모든 부분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걸로 생각하나 봐요.
대부분 거기서 항상 어긋나 충돌이 발생하는 셈이죠.
사과는 사과고 돈은 돈인데 말예요.
서로 못 믿기에 소통이 막히는 거죠.
후~~~~~
세상에..힘드시겠네요..
자꾸 염려들 하시니 머쓱 멋적네요.
별로 안 힘들어요ㅋ
고생하는게 좀 안쓰럽고
갠적으로 앞으로 마무리 지을 생각에 귀찮다는 생각 정도.
회북중이시라니 다행이네요.
저도 과거 병을 심하게 앓아 2년 가까이
가족들을 힘들게 한 경험이 있어요.
그때의 미안하고 답답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부인께서도 아마 많이 의존하고 고마워 하실겁니다^^
.
속은 몰라도 겉보기론 안 그런거 같아요.
되게 타박하고 투정부리고 간섭하고...
스스로 자기 건사를 못하니 불만만 쌓이는 듯 ㅋㅋ
하루 빨리 회복되기를 빕니다.
입원하신 분이다
지켜보는 분이나
무척 힘드시겠습니다.
힘 내시고
여기 대전에서
계룡산 정기를 보내드립니다..
얍!
어쩐지
요 며칠 눈빛이 초롱해지고 앙칼져진 게 다 이유가 있었군요.
병든 마누라보다 못됐더라도 차라리 건강한 마누라가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