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목련화(木蓮花)의 여인들 풍운천하(風雲天下). 대강남북(大江南北) 전역은 변황계의 드센 도전으로 인해 풍운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천마무후 달단양은 정정당당한 비무를 통해 강호백도계의 기라성 같은 고수 들을 연파시키며 백도의 사기를 도륙냈고, 단장화가 이끄는 내해일통해(內 海一統海)의 고수들은 쾌속선(快速船)을 타고 강남무림계를 주유하며 강남 무림계을 공포와 전율 속으로 몰아넣었다. 바람과 구름의 세월(歲月). 은자(隱者)들은 더욱 깊이 숨었고, 백도계에서는 하나의 방파를 규탄하는 소리가 드높아졌다. - 검황성을 백도의 손으로 처단해야만 한다! 그들이 천하(天下)를 망쳤다! - 검황성을 믿고 백도계는 평화를 구가해 왔는데, 검황성은 백도계를 철저 히 배반했다! 변황의 무리들을 격파하기 이전에 검황성을 무림에서 제명(除 名)해야 한다! 풍운의 성, 검황성! 그 곳은 철저한 신비에 휘어 감겨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그 곳은 외부와의 인연을 끊고 있었다. 무숙아가 광인(狂人)이 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이미 환류의 손에 죽었 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기나긴 여름의 질식할 듯한 열기 가운데, 대륙천하(大陸天下)는 피와 공포 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산상(山上)은 평야지대보다 추위가 늦게까지 머문다. 숭산(嵩山) 일대는 여전히 한무(寒霧)에 휘어 감겨 있었다. 아아, 소림사(少林寺)! 너무나도 오랫동안 천하무림계의 태산북두(泰山北斗)로서 상징적으로, 실제 적으로 군림해 온 곳. 와호장룡(臥虎藏龍)의 상승지(常勝地)에 펼쳐져 있는 수백 채의 고루대전 (高樓大殿)은 늘 고향(古香)에 뒤덮여 있다. 향연의 내음과 장작으로 불을 지피기 때문에 일어나는 나무 타는 내음. 소림사는 세속과는 다른 묘향(妙香)에 덮인 곳이었다. 소림사 깊은 곳. 소림사의 대웅보전(大雄寶殿)의 높은 처마 끝이 나무숲 사이로 아련하게 보 이는 장소가 하나 있다. 소림사에서도 신분이 높은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는 이 곳은, 소림하원(少 林下院)이라 불리고 있었다. 소림하원은 소림사의 귀빈들이 머무는 곳이다. 소림사에 들어갈 수 없는 여인(女人)들은 소림하원에서 분향을 하며 불공을 드린다. 그 곳, 지난해부터 은둔자(隱遁者)로 지내고 있는 여인이 하나 있었다. 늘 백의(白衣)를 입고 있는 여인, 그녀의 얼굴색은 옷자락의 빛깔만큼이나 희고 고결해 보였다. 시위(侍衛)도 대동하지 않고 소림하원에 머물고 있는 여인의 나이는 스물 정도. 무공도 별로 높지 않고 옷차림도 지극히 수수한 여인이다. 하나, 그녀로 인해 소림사 일대의 정경이 바뀔 정도로 그녀는 소림사에 지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소림백팔나한진(少林百八羅漢陣)이 소림하원 일대에 펼쳐졌으며, 소림십팔 나한진(少林十八羅漢陣) 여섯 개가 육합(六合) 방위에 따라 은밀하게 펼쳐 졌다. 소림십금강(少林十金剛)이라 불리는 계자배(戒字拜) 고승 열 명이 숲에 숨 어 일대를 감시하고 있으며, 소림속가제자(少林俗家第子)들 중 무공이 최고 로 강하다는 이십사금강군(二十四金剛軍)도 일대에 포진(布陣)해 있었다. 대체 누구이기에…? 그 여인은 소림사 방장만한 예우를 받고 있단 말인가? 매우 이상한 일이었다. 여름은 깊어 가는데, 목련화(木蓮花)가 새롭게 꽃망울을 터뜨린다는 것은! 그것은 하나의 상서로운 조화라고 일컬어졌다. 본시 목련은 불화(佛花)이다. 겨울을 참아 내고 봄에 순결하게 피어나는 목 련화의 흰빛은 바로 위대한 자비의 빛이기에! 소림하원의 북쪽은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목련화로 가득 뒤덮여 버렸다. 하나의 노승(老僧), 그는 벙어리이고 절름발이였다. 그는 달포 전에 소림하 원에 들어섰다. 그는 화수(花樹)를 가꾸는 일을 하기 위해 소림하원에 들어섰다. 한데, 그 가 화수를 가꾸기 시작하며 기이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목련화가 다시 피고, 죽어 가던 나뭇가지에서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한 것이 다. 목련나무 아래. 그녀는 팔선탁(八仙卓)을 하나 놓고 앉아 있었다. 그녀의 맞은편에는 금색(金色) 가사(袈裟)를 걸친 노선사(老禪師) 하나가 앉아 있었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백이십 세. 그러나 두 사람은 평배(平拜)로 지내고 있었다. "헛헛… 화향(花香)이 좋습니다, 예시주!" "그렇습니다. 정말 좋은 향기입니다, 방장사형(方丈師兄)!" 생긋 웃는 여인. 어딘지 모르게 연약한 면모를 갖고 있는 여인이다. 하나, 그녀는 꺾어질 듯 연약하면서도 뇌쇄(惱殺)의 아름다움을 하늘가로 던지는 수선화(水仙花)처럼 아름다웠다. 살결은 햇살이 투과할 듯 희고 투명했다. 목덜미는 아주 길고 고아했으며, 여인의 키치고는 조금 컸으며, 지극히 이 지적인 용모를 갖고 있었다. 노선사와 더불어 한 잔(盞)의 선차(禪茶)를 마시는 여인은 차기의 무림여맹 주(武林女盟主)로 지목받고 있는 일세의 여협(女俠)이었다. 바로 예운령(芮雲玲). 모든 것을 뚫어 보는 지혜(智慧)의 눈과, 모든 것을 이해하는 예지에 가득 찬 입매를 갖고 있는 절세미인(節世美人). 그녀의 볼은 홍옥 능금 마냥 발그레 했다. 산사(山寺)의 공기가 좋기 때문일까? 아니라면, 산채(山菜) 약수(藥水)가 몸에 좋은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소림사 고승들이 예운령에게 공개를 한 달마비전(達磨秘 傳)이 예운령의 건강을 회복케 한 것일까? 예운령은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그녀는 일 년 간 우울에 빠져 지냈었다. 죽기 직전까지 앙상히 말라 갔으며, 하루 중 두 차례는 곡기를 끊고 지냈었 다. 그녀는 늘 분향(焚香)을 하며 지냈었다. 한데 달포 전부터 그녀는 체력을 회복했고, 미소를 되찾았다. 왜 그런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일까? 소림사불(少林四佛). 장경각주(藏經閣主) 법공선사(法空禪師), 계도원주(戒導院主) 자공선사(慈空禪師), 연화동주(蓮花洞主) 진공선사(眞空禪師), 달마원주(達磨院主) 유공선사(有空禪師). 네 사람은 방장을 보필하는 소림의 사대지주(四大支柱)들이다. 이들은 소림 하원 근처를 서성거리며 꽤나 답답하다는 표정이었다. "어이해, 천하는 대준동하는데 법장스님과 예운령 여시주는 태연자약 하단 말인가? 아미타불…!" "대체 누구를 믿고 저리도 태평하단 말인가? 연일 개방(蓋幇)에서 긴급 서 신이 날아들고, 무당상청관(武當上淸觀)에서도 소림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 을 재촉하는 편지를 보내거늘…!" "아미타불… 모를 일이로다!" 소림사불은 소림방장 천광선사(天匡禪師), 그리고 예운령과는 대조적으로 긴장하고 있었다. 천광선사와 예운령은 태연자약한 생활을 한다. 화원(花園)을 거닐고, 향차(香茶)를 달여 다도(茶道)를 지키는 가운데 나누 어 마시며,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제반 학문에 대해서 끝도 없는 토론을 하 며 두 사람은 생활하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 상식 밖의 일이었다. 당세는 난세(亂世)이다. 난세 중에서도 난세.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양대마류가 중원으로 들어왔다. 천하는 들끓기 시작했고, 구파일방 가운데 소림사를 제외한 팔파일방(八派 一幇)은 일대혼돈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속가제자(俗家弟子)를 모으고, 은거에 들었던 전대기인들이 은거를 깨고 나 오고, 팔파일방에서는 전운(戰雲)이 일어나고 있었다. 한데, 구파일방 가운데에서는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두 사람이 이상하게도 태연자약했다. 천광선사. 그는 소림사 방장인 동시에, 세 가지 신분을 겸임하고 있다. 검황성(劍皇城) 수석대장로(首席大長老), 북도무림계(北道武林界) 명예맹주(名譽盟主), 불가십구류(佛家十九流) 대종사(大宗師). 비록 명예뿐인 지위이나, 천광선사는 난세를 격파할 수 있는 대권(大權)을 지니고 있는 사람임에 틀림이 없었다. 소림사(少林寺)는 검황성을 세울 만한 힘이 머물러 있는 곳이다. 게다가 소 림사에 예운령이 와 있다는 것은 의미가 큰 일이다. 예운령은 천광선사를 능가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검황성의 군사(軍師)였고, 검황성을 종주(宗主)로 섬기다가 무숙아의 발호로 인해 검황성을 버린 강호세가(江湖世家) 사람들의 절대적 인 지지를 받고 있다. 기실, 검황성은 삼분(三分)된 셈이었다. 무숙아가 이끄는 검황성이 있고, 예운령과 천광선사가 주도하는 세력이 있 으며, 파촉 일대에는 연월성궁(燕月聖宮)이 이끄는 세력이 있다. 과거에는 그 세 가지 세력이 하나로 합쳐져 대강남북(大江南北)에 일대군림 하는 거대한 세력이 이룩되었었다. 하나, 무옥이 제명된 후 모든 것은 달라졌다. 무숙아는 무옥을 제명하며, 이십여만 명의 지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예운령의 가슴에는 비파(琵琶)가 있다. 그녀는 습관적으로 비파를 만지고 있다. 그녀의 손가락은 아름답고 고결해 보였다. 탄금화(彈琴花)라 불리는 일세미인, 그녀는 입가에 신선한 미소를 머금었 다. "그는…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라니? 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그분은… 한 마디 말도 없이 자신을 낭인의 길에 들여보냈습니다!" "아미타불…!" 천광선사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두 사람은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화원(花園) 깊은 곳. 목련화(木蓮花)가 흰 눈보다 희게 피어난 그 곳을 두 사람은 바라봤다. 그 곳에는 한 노승이 서 있었다. 체구가 크고 과묵해 보이는 노승. 그는 지 극히 초라한 옷을 걸치고 있었다. 절름발이에 귀머거리이며 벙어리인 그의 법호는 고뇌라고 하던가?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소림하원에 왔고, 오는 즉시 기이한 화예술을 발휘해 서 죽어 가는 나무에서 백목련화를 한가득 피어나게 했다. 염화시중(拈華示衆).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뜻이 거기 담겨 있는 듯, 백목련화는 봄날보다도 화 사하게 피어났다. 슷- 슷-! 고뇌라는 노승은 말없이 가지를 다듬고 다닌다. 거칠고 투박한 손, 그 손목에는 염주(念珠)가 걸리어 있다. 그는 말없이 화원을 돌아다니고, 예운령과 천광선사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 를 지었다. "저분을 보낸 분은… 바로 그분입니다! 저는 압니다. 그분은… 저분을 보내 저를 안심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소이다. 아미타불… 그는 중원의 한 마리 거룡(巨龍)이외다!" "아아, 그분은 말없이 떠나갔습니다!" 예운령의 눈빛은 꿈에 젖고 있다. 여인은 늘 꿈에 산다던가? 여인들은 꿈의 심연(深淵)에 목을 내리고, 꿈의 샘물을 마시는 영원한 사슴이라고 하던가? 여인이란 하나의 기다림만으로 행복할 수 있다. 천하를 움직이는 존재는 대장부(大丈夫)이고, 대장부의 뒤에는 한 명의 연 약한 여인이 있다고들 한다. 예운령, 그녀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한 사람을 느낄 수 있었다. 말이 없는 사내. 언제나 흰 옷을 걸치고, 백목련화가 가득 피어난 뜨락을 거닐기를 좋아했던 사내. 예운령의 마음 연못(淵)에는 그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그분은 이미 오시었습니다!" "아미타불…!" "그분은… 말없이 떠나셨고, 말없이 돌아오셨습니다!" 그란 누구일까? 예운령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예운령의 눈망울에서는 이미 그의 얼굴이 떠오르고 있다. 조금 무뚝뚝해 보이는 인상, 그리고 유심(幽沈)해 보이는 눈빛의 대장부. 아아, 그는 바로 무옥(武玉)이 아닌가? "그분은… 한 분의 기인을 보내 자신의 뜻을 전하신 것입니다!" 예운령은 입술을 잘강잘강 씹는다. 그녀는 피어나는 꽃망울을 보고 있었다. 흐트러지게 피어나는 백목련화. 그 한 송이 한 송이에 모두 뜻이 담기어 있 었다. "첫 번째는 만류귀종(萬流歸宗)의 진세(陣勢)입니다. 저 이름 모를 노승은 만류귀종진세를 꽃송이로 펼쳤습니다. 그것은… 모든 것이 하나로 모인다는 뜻입니다." 예운령은 신산학(神算學), 기문진학(奇門陣學)에 정통한 여인이다. 그녀는 무옥에 버금가는 지혜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꽃송이 가운데 스미어 있는 뜻을 알아 낸 것이다. "둘째는… 부동제마진(不動制魔陣)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가운데 움직임을 제거하는 이정제동(以靜制動)의 진세! 거기에도 뜻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움직이지 말라는 전언(傳言)입니다!" 예운령은 생긋 웃었다. 만류귀종(萬流歸宗), 부동제마(不動制魔). 목련이 핀 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목련을 피게 한 사람, 그는 바로 삼은(三隱) 중의 하나인 고뇌천불(苦惱天 佛)이었다. 그는 꽃송이를 바라보며 합장을 했다. '주인(主人)이 위대해진 데에는 주인의 탁월함도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저 여시주가 주인을 태산(泰山)처럼 믿고 있기 때문일 거외다. 노납 고뇌천 불은 이제 그것을 깨달았소이다.' 그의 입가에도 미소가 흐른다. 강호의 위대한 전설, 소림사. 이 곳에서는 장황한 말이 필요하지 않다. 꽃 이 피어나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은 통할 수가 있다. 백목련화(白木蓮花). 그것은 또 하나의 장소에서도 피어나고 있었다. 소림하원보다도 십 배 거대한 규모로 목련화의 화군(花群)이 만들어진 장소 는 머나먼 파촉(巴蜀)의 한 장소였다. 날아갈 듯한 고루거각(高樓巨閣). 천하의 모든 부(富)를 끌어모은 듯한 화려한 전각들. 십 리(里)를 걷는 동안 발바닥에 진흙을 묻힐 필요가 없으며 시종이며 시녀 들의 옷차림도 지극히 화려해서, 이 안에 머물지 않는 사람은 누가 주인이 고 누가 종인지 알지 못한다. 파촉제일가(巴蜀第一家) 연월성궁(燕月聖宮). 타파에 비해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가문이다. 연월성궁 사람들은 타 파 사람들에 비해 고집이 유난히 세다. 한데, 연월성궁의 궁주 거소 일대에도 백목련화가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었 다. 짓궂게 생긴 노인, 그는 곰방대 하나, 호미 하나를 들고 왔다. 이름이 화은(花隱)이라던가? 그는 다짜고짜 연월성궁을 찾았고, 기이한 화훼술(花卉術)을 발휘해 연월성 궁에 봄(春)이 오게 했다. 기이한 꽃이 화은의 손짓에 의해 무궁무진하게 피어났다. 한데 더욱 놀라운 것은, 화은이라는 노인이 꽃을 피워 냈을 뿐 아니라 시들 어 가는 생화의 얼굴에 웃음꽃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철호접(鐵蝴蝶) 연월지(燕月芝). 냉요(冷妖)하고 냉정(冷情)한 미인이다. 그녀는 검황성에서 돌아온 이래로 단 한 번도 웃음을 지어 보이지 않았는데, 화사하게 피어나는 백목련과 함 께 웃음을 되찾은 것이다. 연월지는 오랜만에 새옷을 걸쳤다. 그녀는 생긋 웃었고, 그녀의 눈망울에는 화원이 담기고 있었다. "나는 안다. 저 꽃이 피어나는 뜻을…!" 그녀는 전에 비할 수 없이 여위었다. 그녀가 여윈 이유는, 한 사람의 생사 가 불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생기(生氣)를 찾기 시작한 이유는, 목련화가 피어나는 뜻을 여인의 본능으로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분은… 약속을 지켰다. 그분은 곧 오실 것이다. 내가 할 일은, 이러저러 한 일에 귀기울이지 않고 여기서 그분을 기다리는 것이다!" 연월지, 그녀도 알고 있었다. 목련화가 피어나는 이유와, 그가 아직은 오지 않는 이유를! 고도(古都) 낙양(洛陽)이 비에 젖고 있다. 농촌에서는 가뭄의 단비라고 좋아할 것이나, 농업보다도 상업에 종사하는 이가 많은 낙양의 사람들에게 장마란 짜증나는 계절일 뿐이다. 비는 주야를 이어 주룩주룩 내리고, 마차 발굽에 거리는 진탕이 되며, 그로 인해 걸인들은 동냥할 자리를 잃는다. 물론, 장마 덕에 한 수입 톡톡히 잡는 이들도 있다. 바로 노류장화(路柳墻花)들. 이네들은 비의 속성을 잘 알고 있다. 비란 사내들을 취하게 하며, 취한 사내들은 계집의 품을 찾게 되며, 찾을 계집이 없는 이들은 세상을 한탄하며 자연히 기루(妓樓)를 찾게 된다는 것 을 알고 있다. 잔화(殘花). 비파(琵琶)는 잘 타나, 얼굴이 조금 흉해서 화대는 별로 받지 못하는 삼류 의 기생이다. 잔화가 머무는 기루는 삼류의 주루(酒樓), 묘화거(妙花居). 묘화거의 주인은 묘화거가 이백(李白)이 자주 다닌 주루라고 자랑을 하나, 그 말을 믿을 사람은 없다. 이백은 당(唐)나라 사람이고, 묘화거는 생긴지가 십 년도 되지 않으니까! 혹, 술을 많이 마신 후 그런 말을 듣게 되면 술김에 그 말이 맞는 말이라고 믿게 될지도 모르지만… 묘화거의 구석진 자리, 그 곳에는 비파를 타고 있는 잔화의 눈길을 끄는 사 람이 하나 있었다. 행색으로 보아 십중팔구는 어자(馭者). 그는 초라한 백포를 걸치고 아까부터 죽엽청을 앞에 둔 채, 비 뿌리는 길거 리를 창을 통해 바라보고 있다. 잔화는 사내를 많이 아는 여인이다. 그녀는 느낌으로 그의 기이함을 알 수 있었다. '매우 이상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다. 지극히 넓고 따뜻하면서도, 항거하지 못할 냉막감이 느껴진다.' 잔화는 그를 힐끗힐끗 바라봤다. 어쩌면 그가 너무나도 아름답게 생겼기에, 잔화의 눈길이 자꾸 그쪽으로 쏠 릴지도 모른다.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은 인간의 속성일 테니까! 옆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청년은 잔화의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 오 는 거리만 보고 있다. 誰家玉笛暗飛聲 散人春風滿洛城 此夜曲中聞折柳 何人不起故園情 어느 집 옥피리 소리가 아름답게 들려 오고 있는가? 봄바람에 그 소리가 흩어져서 낙양성 온 거리에 가득 차네. 오늘 밤 이렇게 절양류(折陽柳)의 곡을 듣고서, 누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갖지 않겠는가! 춘야낙성문적(春夜洛城聞笛)의 노래가 흘렀다. 잔화가 그 노래를 세 번 거푸 할 때, 묘화거의 주인이 되는 장십랑(張十郞) 이라는 사람이 살찐 배를 내밀며 마부(馬夫)로 보이는 청년 곁으로 다가섰 다. 장십랑은 팔자걸음으로 걸었다. 잔화는 장십랑을 보며 괜히 애간장을 태웠다. 욕심 많은 주인이 아름다운 청년에게 행패나 부리지 않을까, 잔화의 노랫소리는 애잔하게 떨리기 시작 한다.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총수(總師)!" "어디로 간다든가?" "풍엽곡(楓葉谷)입니다. 그 곳의 풍엽존자(楓葉尊子)에게 천마무후(天魔武 侯)의 도전장이 보내졌다는 전갈이 방금 왔습니다." "누가 전했다던가?" "천마무후의 부하 중 하나인 월하(月下)라는 자입니다." "월하?" "그 자는 배첩을 전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흠, 수고했네. 그 소식을 알아 내어서! 그리고 곧 일천을 불러 월하(月下) 를 감시하게. 모르긴 해도, 놈에게서 묘한 내음이 풍기는구먼. 썩은내음이 …" "총수에게 충성할 뿐입니다. 저희 야월화는 젊은 총수의 영도 아래, 무궁한 발전을 할 것입니다. 밤은 지나가는 것이지요. 하여간, 두 시진 이내 일천 이 총수를 따를 것입니다." 장십랑은 잔화 쪽으로 다가섰다. 이름 모를 마부 청년은 이미 떠나갔다. 그는 비 내리는 거리로 뚜벅뚜벅 걸 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잔화는 장십랑이 그를 쫓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데, 장십랑이 와서 하는 소리가 기이했다. "그분이… 네가 노래를 잘한다더구나!" "예?" 잔화는 비파를 안은 채 멈칫했다. "후후… 그분의 칭찬을 듣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 그분이라니요?" "글쎄, 너는 몰라도 되는 일이다!" 장십랑은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사실, 그는 야월화 낙양밀원(洛陽密院)의 향주(香主)였다. 그것을 알고 있 는 사람은 바로 그 자신뿐이었다. 그의 시선은 늘 그렇듯 고독했다. 그는 태양총(太陽寵) 안장에 앉아 있는데, 손으로 말고삐를 잡지도 않고 팔 짱을 끼고 있었다. 푸른 눈에 하이얀 살결. "중원은 아름다운 곳이다." 차가운 목소리다. 두우- 두두-! 태양총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하나, 머물러 사는 자들은 하나같이 벌레들이다. 벌써 오십여 명을 만났는 데, 나의 단 일검을 막는 자도 없었다." 야릇하게 웃는 자. 그는 바로 천마무후 달단양이었다. 그는 중원무림계로 들어서서 자신의 힘 을 입증하고 있었다. 아무도 그를 막지 못했고, 감히 그를 가로막으리라 생각하는 사람도 없었 다. 오십네 사람을 만났고, 오십네 사람을 꺾었다. 그리고 지금 오십오 번째의 인물을 만나기 위해 풍엽곡(楓葉谷)이라는 골짜 기 안으로 말을 타고 들이닥쳐 가는 것이다. 풍엽존자(楓葉尊者). 그는 혼자 머물러 있었다. 어제만 하더라도 그는 이백여 명의 제자들과 더 불어 살고 있었다. 하나, 지금 풍엽곡에 남아 있는 사람은 풍엽존자뿐이었 다. 풍엽존자는 모든 제자들에게 하산(下山)을 명했다. 제자들은 영문을 모르고 하산했는데, 풍엽존자는 문을 열어 둔 채 누군가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밤이다. 월광이 풍엽곡을 애무의 손길처럼 포근한 빛으로 어루만지고 있다. 풍엽존자는 미간에 땀을 적시고 있었다. "칠십 년 간 검에 운명을 걸고 살았는데… 아아,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될 것 이다. 노부는 안다. 노부의 실력으로는 그를 꺾지 못한다는 것을! 그러나… 두려워 도망치지는 않는다! 중원의 무사이기에!" 풍엽존자의 수염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풍엽존자 앞에는 배첩이 한 장 있다. <자야(子夜)에 그대를 뵙고자 하오!> 매우 짧은 글귀가 적혀 있다. 풍엽존자의 머리맡에 떨어진 한 장의 배첩. 그것이 오늘의 기변을 만든 것인가? 달빛은 화사해질 대로 화사해졌고, 풍엽존자의 얼굴에는 암영이 짙게 드리 워졌다. 두두- 두두- 두두-! 말발굽 소리는 일정한 박자를 갖고 있었다. 지축을 뒤흔드는 말발굽 소리는 십 리 밖에서 들려 왔다. "온다. 그가…!" 풍엽존자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그가 가슴에 안고 있는 장검은 부르르르 떨 리기 시작했다. 달단양(達旦陽). 그는 거만한 자세로 풍엽곡 어귀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기기만 한다는 것은… 권태로운 일이다!" 그는 모든 것을 조소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초강자(超强者)로 길러진 인물. 그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패배를 하지 않았다. 그는 패배의 맛을 모르고 있다. 그는 패배라는 쓴 잔을 마셔 보지 않았고, 그러하기에 그는 패배의 잔(盞)에 대한 것을 늘 생각하고 있었다. 태양총은 그를 싣고 질주를 하고, 그의 십여 장 뒤쪽으론 열세 개의 그림자 가 어깨를 나란히 치달리고 있었다. 천리준구(千里駿駒)와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십삼 인. 새북십삼천(塞北十三 天)이라 불리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달단양의 호법(護法)들로, 달단양의 성스러운 비무 장소 근처를 청 소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 이들 역시 가공할 무예를 지니고 있었다. 새북십삼천은 새북에서 가장 강한 열세 문파의 종주들이다. 만에 하나, 달단양과 새북십삼천이 동시에 사라진다면… 천하무림계는 열네 개의 장서고(藏書庫)를 동시에 소실하는 것보다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산상(山上). 언제부터인가 그가 입술에 풀잎을 물고 있었다. "후후… 저 자로군. 생각보다 젊군! 그리고 눈빛은 강(强)하되, 선(善)하 다." 유심(幽深)한 눈빛을 가진 청년. 그는 멀리서 다가서는 천마무후를 보며 빙그레 웃었다. "역시 생각대로다. 천마무후는 소문과 같이 흉신악살(兇神惡煞)이 아니라, 승부욕에 불타는 검사(劍士)일 뿐이다. 천마무후에 대한 것은, 어떠한 세력 에 의해 조작된 것이기 쉽다!" 아아, 바로 무옥(武玉). 그가 풍엽곡 어귀에 나타나다니? "지금 결정해서는 아니된다. 일단은… 기다려 봐야 한다. 뜻을 아는 자라 면, 내 생각대로 피 흘리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일이 그렇 게 되지 않는다면, 둘 중 하나가 살아남는 싸움을 할 수밖에!" 그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한데, 천마무후는 치달리다가 말고 그 자리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조금 전 가공할 힘이 일어났었다! 중원에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느끼는 가공하고 깊은 기운이 저 곳에서 일어났었다!" 천마무후는 묘한 흥분감을 맛봤다. 단 한 번도 상대다운 상대를 만나지 못한 천마무후이다. 그는 이기는 것을 권태로워할 정도로 이기는 데에는 익숙한 사람이었다. 천축의 젊은 절대자(絶代者). 그에게는 특이한 감각이 있다. 검의 소리를 듣고 나서 알게 된 기이한 감 각. 그 감각은 상승검도(上乘劍道) 중에서도 최상승검도인 초극어검류(超克御劍 流)로 인해 발달되었다. 지금. 우우웅…! 천마무후의 검은 처음으로 울고 있었다. '검은… 나의 마음이다.' 천마무후는 입술을 질끈 물었다. '검이 운다는 것은… 누군가 있다는 것이다. 중원에는 없으리라 여겼던 가 공할 내공의 임자가 있다는 것! 혹시, 풍엽존자가…?' 츠으으읏-! 천마무후는 검을 안고 떠오르고 있었다. 거의 섬(閃). 그는 탄지지간에 백 장을 지나 사라져 갔다. 태양총 안장은 허전해졌고, 새북십삼천은 천마무후가 홀연히 떠오르자 어이 없다는 눈빛이 되었다. "무슨 일이지?" "중원에 들어선 후, 이러한 일은 없었는데?" "모르겠군. 무후께서 흥분하시다니?" 새북십삼천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조금 더 빠르게 치달리기 시작했다. 풍엽곡 깊은 곳. 장포를 걸친 미공자가 괴이한 눈빛을 땅에 던지고 있다. 바로 천마무후. 그가 단숨에 이백오십 장을 날아 풍엽존자 앞으로 다가선 것이다. "모를 일이군. 모를 일이다!" 천마무후의 낯색이 변화한다. 그는 잠자고 있는 노검사 하나를 볼 수 있었 다. 죽을 것을 각오한 듯, 아예 상복을 걸친 노인은 장검을 안은 채 반듯이 누 워 자고 있었다. 그가 바로 풍엽존자였다. 그의 머리맡에는 기이한 것이 떨어져 있었다. 한 가지의 연화(蓮花). 천마무후는 연화에 시선을 기울였다. "아직 이슬(露)이 묻어 있다!" 천마무후는 섭물진기(攝物眞氣)로 연화를 빨아들였다. 그것은 둥실 떠올라 조용히 천마무후의 손아귀에 쥐어졌다. "흠, 향기(香氣)도 여전하다. 그렇다면 자른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뜻이 다!" 천마무후가 중얼거리고 있을 때였다. 휘리리릭-! 그의 등 뒤로 십삼 인이 훌훌 날아 내렸다. 포달랍궁(抱達拉宮) 탑특대라마(塔特大喇麻), 설모신궁(雪母神宮) 설산낭낭(雪山娘娘), 소뢰음사(少雷音寺) 아고랍(阿古拉), 월하(月下), 혈천유성(血天流星), 천수나타(千手羅陀) 벽력화제(霹靂火帝), 마라무존(魔羅武尊) 검사(劫邪), 만사고(萬思庫) 척발형(拓跋形), 마마대불(魔魔大佛) 오랍존자(烏拉尊者), 천장달뢰(天藏達賴) 비천수라(飛天修羅)… 도합 십삼 인. 이들은 하나하나 가공할 무공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천마무후 앞에 있을 때에는 일개 호법에 불과하다. 이들은 천마무후가 묘한 표정을 짓고 있자, 의아해 했다. 특히 월하(月下), 그는 두 눈에서 사악한 빛을 폭사시키며 천마무후의 일거 수일투족을 예의 주시했다. 유난히도 잔혹한 눈빛, 그 눈빛은 주인을 섬기는 하인의 눈빛이 아니다. 그 눈빛은 어미의 배를 찢고 탄생한다는 살모사(殺母蛇)의 눈빛이었다. '왜 저럴까?' 그는 고개를 약간 갸웃거렸다. 이 때, 천마무후의 천마수(天魔手)가 조금 떨렸다. "연화 한 가지에도… 뜻이 있단 말인가?" 그는 흠칫하며 뒤쪽을 돌아봤다. 왜일까? 천마무후의 눈빛이 격동하고 있단 말인가? "이 근처에는… 연화가 없다!" "아…!" "으음…!" "연화는 여기서 잘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 잘렸다. 여기서 가 장 가까운 연화의 장소는 어딘가?" 그는 아무도 지적하지 않고 물었고, 중인 가운데에서 월하가 허리를 꺾으며 말했다. "가장 가까운 곳이라 하더라도, 천 리(里) 밖입니다!" 그는 중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의 머릿속에는 중원의 지도가 한 장 들 어 있다고 의심이 날 정도로 그는 중원에 대해 익숙히 알고 있었다. "천 리… 천 리…?" 천마무후는 몸을 휘청였다. 그의 어깨 선이 흔들렸고, 갑자기 두 다리가 한 자 정도 굳은 땅 속으로 파고들었다. 왜 이리도 자지러지는 것일까? "천 리 밖에서 자른 연화인데… 아직 살아 있다. 이것은 바로 생검도(生劍 道)이고, 천검도(天劍道)이다." 천마무후의 몸은 다시 한 자 가라앉았다. 연화는 천 리 밖에나 있다. 그런데 연화는 잘린 상태인 데에도 살아 있었 다. 그렇다면 누군가 천 리 밖에서 연화를 끊었고, 그것을 여기까지 갖고 온 것이다. 풍엽존자를 점혈시킨 자, 그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푸하하하하… 중원에도 인물이 있단 말인가? 푸핫핫…!" 천마무후는 앙천대소를 터뜨렸다. 일대의 건물이 뒤흔들린다. 새북십삼천은 고막에 통증을 느끼고 상체를 흔드는데, 그 중 가장 인상을 험하게 찡그리는 사람은 월하였다.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다. 이 일은 예정에 없는 일이다. 누군가 우리의 일 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그의 눈은 일순 붉게 달아올랐다. '우라질! 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의 마안은 곧 제 눈빛으로 변화했기에, 아무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단 한 사람. 무옥(武玉)을 제외하고는, 마음의 눈으로 일대를 살피던. 이튿날. 천마무후는 일월궁(日月宮)이란 곳에 이르렀다. 그 곳의 종사(宗師)인 일월지존(日月至尊)은 그가 오십육 번째로 살인 명단 에 적은 자였다. 그런데 그 역시 풍엽존자와 같은 모습으로 잠들어 있었다. 누군가 천마무후 보다 앞서 와서 일월지존을 잠재운 것이다. 쓰러진 일월지존 곁. 누가 남긴 것일까? 개구쟁이들이 장난을 친 듯, 족인(足印)이 수백 개 찍혀 있었다. 질서 없이 어지러운 족인의 수는 일백팔(一百八). 천마무후는 그것을 보며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였다. "바로… 허무표향보(虛無飄香步)다. 저것은 나의 팔십일변(八十一變) 뇌음 불광검(雷音佛光劍)의 극성이 되는 일백팔변(一百八變) 달마수미혜검(達磨 修彌慧劍)을 펼칠 때 남는 발자국이다. 으으… 저것을 쓰는 사람이라면, 나 의 절천광상도(絶天狂想刀)마저 꺾을 수 있다!" 천마무후는 신음 소리를 흘렸다. 그는 처음으로 긴장을 하고 있었다. 발자국 가운데. <관심이 있다면, 고안애(孤雁崖)로! 일배주(一杯酒)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적어 두오!> 족인과 글씨. 천마무후는 그것을 보며 일대 흥분하고 있었다. "드디어… 나의 고독은 깨어졌다. 드디어…!" 그의 눈에서는 전에 없던 가공할 광망이 폭사되고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그의 순정한 내공을 말해 주는 잠원전광(潛元電光)이었다.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드려요
재미납니다.
즐독 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