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알비3 - 알비 대성당을 구경하고 툴루즈에 돌아가려니 기차와 버스가 없네?
5월 19일 프랑스 남부 툴루즈 Toulouse 에서 국영철도 SNCF 파업으로 기차
가 없으니.... 바로 옆에 버스터미널 Gare Routiere 로 가서는 알비 Albi 로
가기 위해 오늘 2편 밖에 없는 11시 15분 막차 로데즈 Rodez 행 버스를 탑니다.
툴루즈를 출발한 버스는 동쪽으로 달려서 포도밭과 밀밭 을 지나고 몇몇 소도시
를 들러서는 오후 1시에 알비 기차역 Albi-Ville 앞에 서는데....
툴루즈로 돌아가는 버스가 없음 을 확인하고 걸어서 알비 대성당 을 찾아갑니다.
대성당은, 로마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가 '가난한 사람들' 발도파(Waldenses) 와 ‘선량한
사람들 (bons hommes)’ 이라 불리던 일명 카타리파인 알비파 를 이단 이라고 판정하고는!
로마 교황청은 십자군 전쟁을 선포 해 프랑스왕의 군대 까지 참가해 수십만을 죽이고는
교회의 위엄 을 보이기 위해...... 난공불락을 자랑하는 성채 모습으로 건설했습니다.
세실 대성당 Cathedral Cainte Cecile 은 1282년에 기공했으니.....
고딕 양식의 전형이며 이런 이유로 외부는 성채 모습으로 보입니다!
성당 서단에는 높이 78m 인 탑 을 하나 세웠으며 남쪽에는 플랑보와이
양식 장식을 붙인 입구가 있는데 1480년에 최종 완공을
보았으니..... 벽돌로 지은 성당들 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합니다.
내부는 거대한 공간을 둔 단랑(單一廊) 이며 측벽내측에 줄지은 벽 사이에는 측제실(側祭室)
을 설치하고 있으니 내진 앞에 추베, 그곳에 연결된 내진장벽(內陣障璧)이 있고....
내측에 120개의 좌석이 있으며 거기에는 모두 조상(彫像) 이 있으며 당내의 벽면은 르네상스
시대 프레스코화 벽화 로 치장되었는데 특히 서쪽 벽에 『최후의 심판』이 유명합니다.
대성당을 보고 밖으로 나와 도시를 둘러보는데 도시 알비 Albi 는 프랑스 남부 랑그독
지방 옥시타니 레지옹(Région) 타른 데파르트망(Département) 의 주도 로 중세
이래의 교역 도시 이며 붉은 벽돌로 지은 집들과 좁고 구불구불한 가로가 아름답습니다.
도시는 일찍이 갈리아 시대의 요새 를 기원으로 로마시대 이후 발달했다는데...
12~13세기에는 ‘알비주아의 난(카타리파)’ 의 주 무대가 되어 종교
십자군에 의해 주민이 학살된 도시로 이후 지어진 세실 대성당 이 유명합니다.
대주교구청 소재지 로 구시가지는 붉은색 연와를 사용한 ‘붉은 시가지’ 니 파리의 무용수
와 매춤부들을 그린 화가 로트레크의 출생지 이자 탐험가 라페루즈도 근교에서
태어났으며 옛 이름 알비가 Albiga 로 인구 4만 7000명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입니다.
알비 시청사 는 16세기 말 건물인데 그 중에 레네스관은 르네상스기 건축물 이며 벨비관
Berbie 이라고 불리는 구 가톨릭 주교 사교관 舊司教館 에는 13세기 탑 이 있습니다.
현재 벨비관 Berbie 은 파리 몽마르트의 소극장과 주점이며 무용수들을
그렸던 알비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다쳐서 다리의 성장이 멈춘
화가 툴루즈 로트레크 미술관 Toulouse Lautrec Museum 이 되었습니다.
벨비관 Berbie 미술관 은 고대 ∙ 중세 조각 등을 소장하고 있으며 로트레크 는
알콜 중독으로 36세에 모친의 성에서 죽었다는데..... 궁전 안에
유네스코 문화 유산인 정원에서 바라보는 타른강의 실루엣 이 예쁘다고 합니다.
알비 시내를 구경하면서도 걱정되는건 우리 숙소가 있는 서쪽 툴루즈 Toulouse 로 돌아
가는 기차나 버스가 없다는 점이라... 대충 눈도장만 찍고는 세실대성당 맞은편에
자리한 인포메이션 센타 로 가니 문이 닫혔는데, 안내문을 읽어 보니 이사 를 갔다네요?
온 몸에 맥이 탁 풀리는 데...... 다행히도 사람들에게 물어서 대성당 건너편에
자리한 인포메이션을 찾아 들어가니 지금이 주말인 토요일 오후 2시 인데도
자기들 권리 챙기는데만 열심인 프랑스인들이... 세상에나? 문을 열고 있습니다???
내 눈으로 보면서도 잘 믿어지지 않는데.... 직원에게 우린 지금 툴루즈 Toulouse 로
돌아가야 하느데 기차나 버스도 없으니 도와달라고 말하니 난처한 표정을 짓는데...
차량 공유서비스 를 들먹이지만 NO 라고 자르니 택시는 비쌀 것이지만 방법이 없다나요?
차량 렌트 도 생각해 봤으나 이 도시에 렌트 사무실이 있는지, 있다면 주말인
토요일 오후에 문을 열었는지... 그 외에도 이런 상황을 미처 예견하지
못한 탓에 국제운전 면허증 을 만들어 오지 않았으니 설사 있어도 무용지물입니다!
마지막으로 히치하이킹 (Hitchhiking) 을 생각해 보는데, 도시 입구로 나가서는
도로변에 종이를 들고 서서 오른쪽 엄지를 치켜 세우고는 선량해
보이면서도 가능한 불쌍한 표정 을 지으며.... 지나가는 차에게 추파를 던져본다?
하지만 젊은 나이라면 또 모를까... 나잇살이나 먹은 주제에 청승을 떠는 것도 마뜩치 않아
포기하고는 택시회사에 전화를 걸어 툴루즈 까지 요금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니 주말인 탓인지 3군데는 전화를 받지 않고 4번째 전화에서 130 유로 라고 합니다?
헉??? 울 마눌 기절하기 일보 직전인데....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내일이 평일이라면
차가 있을 터이니 오늘 오후 툴루즈 시내 관광을 포기하는 대신에 여기
알비시나 여유있게 보고 하룻밤 자고 간다지만 내일은 일요일이니 역시나 차가 없습니다!
그럼 툴루즈 시내 관광 포기에 오늘 밤 여기 알비 시내 호텔비 에다가... 그러고도
내일은 일요일 이라 같은 사정이니... 눈 딱 감고 불러 달라고 하니 전화를
하더니.... 밖으로 나가서, 일방통행 탓인지 도로가 굽어지는 지점에서
기다리면 저 대성당 좌측에서 택시가 나타나 내려와서는 설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현재 상황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요? 이건 '가짜 뉴스' 야!!! 문득 미술평론가의
동아일보 칼럼인 ‘이은화의 미술시간’ 에 나오는... “가짜 전시” 가 떠오릅니다.
"미술도 종교처럼 믿음 이 필요하다. 가치 있는 진짜 예술품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관객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전시를 보러 간다. 만약 미술가가 가짜를 만들어 전시한다면?
그건 사기 일까? ‘악마의 자식’, '미술계의 악동’ 으로 불리는 영국인 데이미언
허스트 는 2017년 베네치아에서 미술에 대한 믿음을 시험하는 기발한 전시 를 열었다."
"‘믿을 수 없는 난파선의 보물’ 이란 제목을 단 전시는 보물선 아피스토스호
이야기를 다뤘다. 이 배는 약 2000년 전 인도양에서
침몰했던 시프 아모탄 2세의 보물선 으로 2008년 동아프리카 에서 발견됐다."
"허스트의 투자로 발굴 작업이 이뤄졌고, 난파선에서 건져 올린 보물과 예술품,
그리고 전시를 위해 제작된 조각 189점을 전시에 선보였다.
지난 10년간의 발굴 과정을 기록한 90분짜리 다큐멘터리 가 만들어졌고,
전시 작품 옆에는... 해당 작품이 발굴되는 장면을 찍은 사진 도 함께 배치됐다."
"일종의 증빙자료 였다. 그런데 이 모두가 가짜다. 악동 예술가 허스트의 머릿속에서 나온
꾸며낸 이야기 이다. ‘시프 아모탄(Cif Amotan)’ 이름도 ‘나는 허구다(I am fiction)’
철자 순서를 바꿔놓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산호초나 조개껍데기로 장식 된 진짜같은
해저 유물들은 전시 3년 전에 완성한 후 바닷속에 2년간 수장 했다가 건져낸 것 들이다."
"그러니 가짜인줄 알면서도 믿고 싶어지는 것이다. 전시의 압권은 ‘그릇을 든 악마’ 였다.
전시품 중 가장 큰 규모로 무거운 청동조각 같지만 실은 플라스틱 으로 만들어졌다.
그릇에 인간 피를 모으는 뱀의 혀를 가진 고대 악마 를 형상화했다지만 이 또한 허구다."
"1000여 명의 인력과 730억원의 제작비 가 투입된 이 전시는 마치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 같다. 그렇다면 진짜가 없는 허스트의 전시는 사기 였을까? 물론 아니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일확천금 기회, 보물선의 욕망과 판타지 를
시각적으로 보여준 진짜 전시 였으니까." 나의홈페이지 : cafe.daum.net/baik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