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먹고 언니, 형부하고 같이
삼각산(북한산) 아래 보광사 갔습니다.
오늘 엄마 돌아가신 날..
어젯밤 방배동에 다들 모여 제사 지내고
한밤에 언니네 식구들하고 같이
여기 둔촌동 왔습니다.
오늘 보광사 가기로 했거든요.
보광사는 우이동 쪽 북한산자락에 있어요.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 내려
버스 타고 이십 분 정도 가서 다시
닦아 놓은 산길로 이삼십 분 걸어가면 됩니다.
오늘은 형부 차로 동부간선도로 타고 갔습니다.
먼저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인사드립니다.
사시 예불 방금 시작했나 봅니다.
자리에 앉아 천수경 따라 욉니다. 아는 부분만..
정근할 때 밖으로 나와 대웅전 왼쪽 한옆에 있는
관음전(엄마 사십구재 지낸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람들 각각 앉아서, 서서, 절하면서,
관음정근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방석 깔고 합장한 채 서서, 앉아서, 절하면서
관세음보살 부릅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오늘도 재 올리는 집 많이 있나 봅니다.
보광사는 재 올리기 좋은 절인지
올 때마다 두 법당에서 재 올리고들 있습니다.
절 안에 납골당이 있어서 그런가..
하기는 우리도 이 절과 그래서 인연 맺게 되었지요..
4년 전 엄마 돌아가시고, 준비도 없이 있다가,
(갑작스러운 일도 아니었는데..) 급히 알아봤습니다.
아버지 산소 쓸 생각 처음부터 없었고,
화장터하고 함께 있는 납골당은 내가 영 내키지 않았고,
그러던 차에 언니 아는 분 통해서 보광사 얘기 들었지요.
평생이 아니라 언제든 내갈 수 있고 돈도 그리 많이
들지 않아 아버지 뜻하고도 맞았구요..
(아버지 돌아가시면 그땐 국립묘지에 아버지하고 같이
묻힐 수 있답니다. 비록 뼛가루라도..)
우리 납골당은 한 평도 안 되는 조그만 샷시 간이건물입니다.
(예전 것은 역시 조그마해도 돌담과 이어져 있어 돌로 된 건데..)
말이 납골당이지, 뼛가루 담은 항아리들 그 안에 그냥 한꺼번에
다 넣어 두어 문도 열어달라기 쉽지 않습니다.
그냥 그 앞에서 묵념하고 돌아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