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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지혜 | |
서양화 그림은 화폭 자체가 그림(색)으로 꽉 차지만 동양화는 대부분 그림만큼의 하얀 여백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더 여유롭고 조용하며 마음의 평화도 느낀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인간의 갖고자 하는 소유 욕구에 반하는 것이기에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대개의 어린이는 ‘네 것도 내 것, 내 것도 내 것’을 추구한다. 따라서 ‘내 것도 네 것, 네 것도 네 것’으로 살리는 것은 대단히 높은 수준의 도를 닦았거나 인격적 내공이 쌓인 자만 할 수 있는 것이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다.” 그것은 높은 차원의 지혜로운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으면 새로운 것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의 소용돌이에서 한 생각을 선뜻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용기, 그것은 새로운 삶의 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미련 없이 낙엽들을 떨치고 있다가 때가 되면 푸르게 푸르게 새 잎을 틔우는 나무를 보라. 찌들고 지쳐서 뒷걸음치는 일상의 삶에서 자유함을 얻으려면 부단히 현재의 자신을 비우고 버릴 수 있는 결단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늘의 삶이 힘들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는 마음의 짐일 것이다. 욕심을 버리면 늘 행복할 수 있는데도 선뜻 버리지 못함은 내면의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흔들림이 없는 평정심의 나이가 되어도 아직도 버리는 일을 하지 못함은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과 나이 들어감에 대한 초조함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태해진 지성과 길들여진 관능을 조금씩 조금씩 벗어 버리고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으로 채워가는 참다운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정갈하면서도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내면에 스스로 걸리는 것이 없어 담백한 평정함이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켜야 할 12가지 도리(道理)를 살펴보기로 한다. ① 언도(言道): 노인이 될수록 말수는 줄이고 소리는 낮추어야 한다. 듣는 이가 잔소리라고 생각하면 이미 언어의 권위를 잃은 것이다. 철저한 언어의 절제가 필요하다. ② 행도(行道): 노인은 행동을 느리게 하면서 대신 신중해야 한다. 일거수일투족에 앞서 깊은 검토가 있어서 자중자애하여야 한다. ③ 금도(禁道): 노인이 될수록 먹고 입고 소유하는 데 욕심을 버려야 한다. 욕심이 클수록 사람이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끌어모으기보다 흩어 나누는 데 익숙해야 한다. ④ 식도(食道): 노인은 먹는 힘으로 산다. 골고루 적당량을 성심성의껏 먹어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와 알뜰한 소화를 유지해야 한다. ⑤ 법도(法道): 삶의 규모를 갖추고 모든 일에 규칙과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무리하거나 규칙을 어기는 모험은 하지 않는 게 좋다. ⑥ 예도(禮道): 노인도 젊은이에게 갖출 예절이 있다. 호의를 받거나 대중교통 안에서 자리를 양보받으면 반드시 말로라도 사례를 하는 게 좋다. 노인이라는 이유로 항상 어디서나 대접을 받으려 하는 것은 좋지 않다. ⑦ 낙도(樂道): 삶을 즐기도록 해야 한다. 욕망을 채우는 것보다 간결, 소박하게 사는 것이 더 즐거운 삶이다. 안빈낙도(安貧樂道)란 말을 생각하면 좋겠다. ⑧ 절도(節道): 늙는다는 것이 곧 아름다움을 잃는 것은 아니다. ‘곱게 늙는다’는 말도 있고 인간생애의 ‘완숙미’도 있는 것이다. 절제하는 삶이 아름답다. 보고 듣는 모든 것에 반응하거나 참견하지 않는 게 좋다. ⑨ 심도(心道): 인생의 열매는 마음가짐을 씨앗으로 해서 영글게 된다. 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넓어 보이고 좋은 씨앗을 심으면 신실한 열매를 거둘 수 있다. ⑩ 인도(忍道): 노인으로 살아가는 데는 인내가 필요하다. 참지 못하면 못할수록 손해가 온다. 참을 인(忍)자가 세 개 있으면 죽음도 이겨낼 수 있다. ⑪ 학도(學道): 노인은 경험이 풍부하고 터득한 것이 많다. 그러나 배울 것은 그보다 더 많다. ⑫ 기도(棄道): 손에 잡고 있는 것과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을 언제 놓아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노인의 마지막 도(道)이다. 내가 적신(赤身)으로 왔으니 또한 적신으로 갈지라. 이 세상에 빈 몸으로 왔다가 또한 빈 몸으로 갈 것이니 마지막 여행길을 가볍게 준비하자. 모든 일에 마지막 장면은 중요한 것이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가장 많이 웃는 자이다’ ‘초년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들은 인생의 마지막 모습의 중요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제 서서히 버리고 비우는 일들을 시작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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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 이야기 입니다.
모든 소원 이루어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