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섬’ 제주 빛에 홀리다 |
한림항에서 삼나무 숲길까지 ‘빛따라 길따라’ 제주 한바퀴 |
세상의 모든 여행지를 이렇게 나눌 수도 있겠습니다. ‘다녀온 곳’과 ‘다녀올 곳’. 그런데 한번 다녀오고도 다시 ‘다녀올 곳’의 목록에 올라가는 여행지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지리산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한 번 다녀왔다 해서 ‘다녀온 곳’으로 정리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돌아온 뒤에 그곳이 더 그리워지는 곳이 바로 지리산입니다. 제주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리산이 그 웅장한 능선과 첩첩의 산자락 때문에 그렇다면, 제주도는 ‘늘 새로운 아름다움’이 발견되는 곳이어서 그렇습니다. 제주야말로 갈 때마다 저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제주의 느낌이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이번에는 그보다 시간을 더 잘게 쪼개서 ‘하루 중에서 특정시간에 가장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곳’을 찾아봤습니다. 시간과 빛에 몰두하면서 제주를 돌아보니, 똑같은 곳이라도 이 두 가지 조건에 따라 풍경과 느낌이 어찌나 달라지는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아직 푸른 새벽의 펄떡거리는 어시장부터,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는 아침 무렵에 가장 아름다운 바다, 그리고 해가 머리 위에 높이 뜰 때야 빛나는 숲,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에 비로소 황금빛으로 빛나는 삼나무 숲길, 그리고 해가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넘어가는 섬의 풍경까지…. 그렇게 만난 풍경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것은 1112번 도로 삼나무 숲길이었습니다. 힘차게 솟은 삼나무 숲 사이로 난 도로. 그 도로의 높이와 굴곡이 그려내는 유려한 곡선의 아름다움이야 늘 감탄하는 바이지만, 해가 설핏 기울어가면서 황금빛으로 물든 햇살이 도로 위로 쏟아지자 가장 황홀한 광경을 만들어냈습니다. 반짝이는 금빛 햇살을 받으며 그 길 위를 굴러가는 자전거는 어찌나 황홀하던지요. 제주의 새벽 푸른빛 속에서는 조업을 마치고 밤새 항구로 들어온 어선들이 조기그물을 터는 한림항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고, 오전 10시쯤에는 제주시 별도봉에서 내려다본 바다가 최고였습니다. 한낮쯤이라면 사려니 길에서 만난 겨울 숲의 향기가 짙을 것입니다. 오후 나절이라면 시흥리 해안도로변의 사스레나무 군락지에서 바라보는 잉크빛 바다를 놓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제주에서 빛을 따라가면서 만난 아름다운 풍경을 하나 둘 펼쳐 보여드리겠습니다. |
은빛 펄떡이는 새벽 한림항… 금빛 햇살 부서지는 사려니 숲길…
오전 6시 - 수산물 모여드는 어판장 뜻밖이지만, 제주의 항구에서 요즘 마라도 너머 먼바다에서 잡아온 조기떼들이 산처럼 부려지고 있다. 제주 서해안의 한림항은 일대 바다의 수산물이 모두 모여드는 곳. 이른 새벽 제주의 어선들은 물론이고 멀리 목포, 삼천포, 여수 일대에서 출항한 어선들이 이곳 한림항에 고기를 부린다. 조기잡이를 나선 어선들은 그물째 이곳 한림항으로 입항해 그물에 매달린 조기를 털어낸다. 아직 어둠이 다 가시지 않은 항구에는 환하게 집어등을 켜고 입항한 어선들에서 내린 그물을 털어내는 풍경이 장관을 이룬다. 한림항의 어판장에는 민어도 흔전만전이다. 장치, 갯장어, 가오리, 낙지…. 이루 이름을 다 댈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수산물이 어판장으로 들어와 경매가 이뤄진다. 티끌만한 흠집도 없이 온몸이 은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갈치나 붉은 기운이 감도는 도미는 어찌나 싱싱한지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워낙 들어오는 수산물이 많은 만큼 경매는 번개처럼 이뤄진다. 다른 지역의 수산물 경매장에서는 경매인들이 관광객들이 알아들을 수 없도록 암호 등을 써서 거래를 하지만, 이곳에서는 경매사들이 또박또박 가격을 불러 어른 팔뚝보다 굵은 갈치 한 상자가 얼마에 팔리는지, 1m는 족히 넘어보이는 민어가 얼마에 거래되는지 쉽게 알수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경매현장에서 경락받은 펄펄 뛰는 수산물을 웃돈을 주고 그 자리에서 구입할 수도 있는데, 다만 아쉬운 것이 경매 거래단위인 박스째 구입해야 한다는 것. 서너마리만 살 수 있다면 좋으련만. 몇몇 여행객은 그 자리에서 다른 여행자와 의기투합해 박스째 갈치를 구입해 즉석에서 나눠갖기도 했다. 조기를 그물에서 떼다가 모양이 상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조기들을 따로 놓고 경매하는데, 이런 것들은 거의 그저 줍는다고 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제주 인근의 바다에서 갓 건져낸 이렇듯 싱싱한 해물들을 어디서 구경이나 할 수 있을까. 오전 10시 - 해안 인근 별도봉 산책로 제주가 여행자들에게 이국적인 낭만을 불러오는 풍경은 이른바 투명한 ‘에메랄드색’의 바다다. 협재의 바다가 그렇고, 우도의 바다가 그렇다. 제주에서는 맑은 날이면 어느 때고 그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특별히 시간을 가리지 않아도 이런 풍경쯤은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꼭 가려서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바다도 있으니 그것이 바로 푸른 잉크를 진하게 풀어놓은 듯한 짙은 청색의 바다 풍경이다. 맑고 투명한 바다도 이국적이지만, 온통 짙은 청색으로 물드는 바다의 모습도 그에 못지않다. 오전 시간대에 이런 짙은 바다색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제주시내의 별도봉 해안산책로다. 제주 남쪽의 서귀포와 달리 북쪽 제주시 부근은 일찌감치 개발이 돼서 이렇다 할 바다풍경이 없는 편이다. 그러나 별도봉 인근은 공원과 산책로로 조성돼 해안 능선을 따라 눈이 시린 짙은 청색의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이쪽의 바다색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해가 등 뒤에 있는 오전 10시 무렵. 이 시간에는 바다의 진청색이 가장 짙어진다. 제주 동쪽의 바다에서도 감탄사가 터지는 잉크색 바다를 만날 수 있는데 그곳이 바로 시흥리~종달리를 잇는 해안도로다. 이쪽 바다가 가장 짙고 아름다운 청색으로 빛날 때가 바로 해가 살짝 기울어지는 오후 2시 무렵. 머리 위에 떠있던 해가 서쪽으로 살짝 기울면서 동쪽 끝의 시흥리 쪽 바다는 순광으로 푸르게 빛난다. 그 바다색이 가장 짙은 곳이 바로 해안도로변의 고망난돌쉼터다. 고망난돌쉼터는 검은 현무암 바위들이 울퉁불퉁 솟아있는 자그마한 공원인데, 곳곳에 누워서 자라는 사스레나무들이 펼쳐져 있고,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돌로 만든 벤치며 탁자들이 놓여 있다. 바다에서 어찌 저렇게 선명하고 짙은 청색이 배어나올 수 있을까. 피크닉을 다녀오듯 가볍게 샌드위치나 도시락을 싸들고 청색 바다를 내려다보며 가벼운 식사를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낮 12시 - 편백·송악 등 무성한 겨울 숲 제주에서의 도보여행이라면 바다를 따라가는 올레길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중산간의 숲으로 드는 사려니 숲길은 전혀 다른 제주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해발 500~600M를 오르내리는 이 숲길에서는 겨울로 접어든 온대낙엽수림에 난대림이 섞여있는 풍경을 맛볼 수 있다. 흔히 나뭇잎을 다 떨군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는 겨울 숲에서는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겨울 숲의 매력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겨울 숲에서는 다른 계절에는 무성한 이파리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숲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조밀하게 들어선 나무둥치며 가지들이 시야가 닿는 저 안쪽까지 첩첩이 겹쳐져서 그려내는 모습은 겨울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폐부 깊숙이 스미는 차갑고 상쾌한 대기 또한 겨울 숲이 주는 선물이다. ‘사려니 숲길’이란 이름은 사려니오름으로 이어지는 길이라서 붙여진 것. 사려니란 산(山)을 뜻하는 제주방언인 ‘솔’에다가 안(內)을 뜻하는 ‘안이’가 붙어 ‘솔아니’로 불려오다가 ‘소래니’에서 ‘소려니’로, 다시 ‘사려니’라고 바뀌어 불리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초 남원 쪽 사람들에게 사려니오름은 멀고 깊은 중산간에 자리잡고 있어 ‘신성한 숲’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1112번도로가 놓이면서 물찻오름을 지나 사려니오름까지 닿는 사려니 숲길이 조성되면서 이제는 쉽게 찾아가볼 수 있게 됐다. 숲길에는 때죽나무와 서어나무, 졸참나무, 삼나무들이 무성하게 서 있다. 육지의 나무들이 그저 위로만 가지를 뻗는다면, 이곳 제주 숲에 들어선 나무들은 휘고, 옆으로 가지를 뻗으면서 서로 얽히고설켜서 자란다. 숲길은 겨울임에도 안으로 들수록 색깔이 더 짙어진다. 나무를 감고 올라간 줄사철나무와 송악, 숲길 옆에서 자라는 꽝꽝나무는 겨울이 깊어질수록 초록색이 더 짙어진다.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자라는 삼나무와 편백의 푸르름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여기다가 새비나무와 작살나무가 매단 고운 보라색 열매들이 액센트를 더해준다. 표고 차이가 거의 없이 평탄하게 이어진 사려니 숲길을 천천히 산책하노라면, 먹이를 찾아 내려온 노루쯤은 쉽게 만날 수 있다. 오후 4시30분 - 예술작품 같은 1112번 도로 이른바 ‘육지 사람’들에게 제주도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이 바다 풍경임을 부인하긴 어렵지만, 제주내륙 중산간 지역의 숲의 아름다움도 그 못지않다. 아니 어떤 때는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제주의 바다보다 몇배쯤 더 그윽하고 아름다운 풍경의 숲길을 만나기도 한다. 그중 최고가 바로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서 제주시 봉개동까지 이어진 1112번 지방도로다. 총 길이 27.3㎞, 왕복 2차로의 이 길은 좌우에 하늘을 찌를 듯 도열한 삼나무와 조형미 넘치는 유려한 곡선의 길이 만나 최고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 길이 단순히 ‘이동로를 만들기 위한 토목공사’로 이뤄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 애초부터 그 길을 걷거나 달리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예술가가 빚어낸 것처럼 느껴진다. 길의 위 아래 오르내림과 좌우 구부러짐의 유연함이 뛰어난 미감을 지닌 예술가의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처럼 여겨질 정도다. 이 도로가 하루 중 가장 황홀한 아름다움으로 출렁이는 때는 해가 비스듬히 비껴드는 늦은 오후 무렵이다. 해가 짧아진 이즈음의 시간으로 재본다면 오후 4시30분쯤이 딱 알맞겠다. 이 시간에 1112번 도로에 들면 삼나무 숲이 기울어가는 해를 받아 온통 황금빛으로 빛난다. 아스팔트 도로에도 빛이 스며들어 금색으로 반짝거린다. 길과 숲이 온통 황금빛으로 가득 차는 시간이다. 도로는 자동차를 위해 놓인 것이지만, 차를 타고 휭 하니 달려가는 것만큼 바보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 길에 오르면 길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도로에 따로 인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위험하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면, 그저 길가에 차를 대놓고 길의 끝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
중문의 바다 한눈에… 이국 휴양지 연상케
묵을 곳 |
-제주 거문오름과 만장굴 일대-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선흘리 470-9번지 거문오름 가을바람이 코끝을 간질이는 가을이다. 걷기 좋은 계절이다. 오솔길엔 코스모스와 야생화가 무더기로 여행객을 반긴다. 가을엔 걷기여행 열풍의 진원지 제주를 찾아보자. 해안선을 따라가는 올레길도 좋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과 만장굴, 성산일출봉으로 이어지는 길도 제주의 가을을 만끽하기에 좋은 코스다. 한라산 동쪽 자락, 오랜 풍화작용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 오름을 따라 오른다. 곳곳에 억새가 여행객을 반긴다. 하얀 솜털을 깔아놓은 듯, 곱게 빚어놓은 은빛 머리카락이 하늘거리는 듯 5만여 평의 평원에서 펼쳐지는 억새의 향연. 키 큰 억새 사이에 숨어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의 얼굴에 함박꽃이 핀다. 능선에 오르면 푹 패인 분화구속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거문오름은 천연의 모습 그대로 대자연의 숲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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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 트래킹코스의 시작점은 탐방안내소가 있는 선흘2리 소위 선인동 지역이다. 거문오름 능선을 돌아 굼부리 안을 탐방하고 나오는 A코스와 거문오름 분화구에서 터져 나온 용암이 흘러간 용암협곡을 따라 웃밤까지 가는 B코스가 있다. 현재는 거문오름 A코스만 탐방이 허가되고, B코스는 식생 보호를 위해 일시적으로 폐쇄한 상태다. A코스는 거문오름 정상과 굼부리를 돌아오는 5.5km 거리다. 왕복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린다. 거문오름을 탐방하려면 거문오름 탐방안내소에 사전예약을 해야 하고, 오전 9시, 10시, 11시로 출발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거문오름을 탐방할 때는 벌레나 풀독을 예방하기 위해 긴소매 옷을 입고 모자와 생수, 손수건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거문오름 서쪽 우측으로 난 도로를 따라 가니 거문오름 서쪽 낮은 굼부리 능선을 만났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고 원시림으로 가득한데, 계곡 안은 햇빛이 잘 들지 않아서 인지 고사리류 등 음지식물로 가득하고 매우 미끄럽다. 계곡을 넘어 수직 동굴이 있는 곳으로 가서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곳 수직 동굴은 깊이가 상당하여 찾는 이들의 안전을 위하여 동굴입구를 막아놓았고 안내표시를 해 놓았다. 이곳은 4.3사건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우측 남쪽 능선코스는 진입금지 팻말을 세워두어 사람들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좌측으로 난 정상으로 가는 길은 나무 계단을 간간이 해 놓아 미끄럼을 방지하고 있다. 정상 근처에는 일본군 갱도진지굴이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굼부리는 참으로 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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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은 표고 456.6m 정도지만 주변의 오름을 거느리고 우뚝 솟아 있어서 사방으로 시야가 열린다. 사방 복합형 형태 오름으로 숲이 무성하게 덮여 있어 검게 보인다고 하여 거믄오름이라 전한다. 오름의 굼부리는 거물창(거멀창)이라고 부른다. 정상에서 본 산채는 거대하며, 오름 이름 그대로 신령스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동북쪽으로는 거친오름과 체오름이, 북쪽으로는 윗바매기, 서쪽으로는 우진제비가 남쪽으로는 부대오름과 부소악이 펼쳐진다. 거문오름 화산체에서 시작된 용암류는 해안으로 흐르며 뱅뒤굴, 당처물동굴, 김녕굴, 만장굴 등 용암동굴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444호로 지정되어 있고, 지난 2007년 7월에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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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북쪽 사면으로 내리막 계단길을 따라 내려와 굼부리 안으로 진입하면 어둠침침한 곳에 용암협곡이 나타난다. 조심스레 건너 조금 나아가면 식나무/붓순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흰 끈으로 길을 표시해 두었기 때문에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숯가마터가 나오고 조금 진행하니 일본군갱도진지와 일본군주둔지가 나온다. 지금은 돌담을 쌓아 막사를 지었던 터만이 남아있다. 큰바위를 지나 동쪽 사면으로 가니 화산탄, 일본군 병참도로, 용암함몰구 식생지역을 지나치게 된다. 분화구를 거의 빠져 나와 좁은 협곡을 지나 오르니 거문오름 수직굴 표지판이 있다. 이 굴은 깊이가 35m 나 된다. 용암이 분출하면서 생긴 굴로 17m까지는 70도 경사로, 27m까지는 수직으로 된 굴이다. 다시 탐방로를 따라 조금 가니 B코스와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 숲길을 내려오면 처음 출발했던 장소로 내려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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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코스는 만장굴이다. 구좌읍에 위치한 만장굴은 총길이가 1만3천4백22m로 세계 최장의 용암동굴이다. 만장굴은 약 250만 년 전 제주도 화산 발생 시 한라산 분화구에서 흘러넘친 용암이 바닷가 쪽으로 흘러내리면서 생겨났다. 만장굴의 내부 경관은 웅장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600m 정도 들어가면 보이는 정교한 조각품 같은 돌 거북은 그 모양이 꼭 제주도 같이 생겨 관광객들에게 특히나 인기가 있다. 그리고 동굴 천정의 용암 종유석과 벽의 용암 날개 등이 동굴 내부로 이어져 지하세계를 연출한다. 이 외에도 동굴 안에서는 7m나 되는 용암기둥을 비롯해 2층 터널 등 신기한 경관을 볼 수 있다. 거대한 돌기둥에 이르는 1km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왕복 40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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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비자림은 나도풍란, 풍란, 콩짜개란, 흑난초, 비자란 등 희귀한 난과식물의 자생지다. 녹음이 짙은 울창한 비자나무 숲속 산책은 혈관을 유연하게 하고 정신적, 신체적 피로회복과 인체의 리듬을 되찾는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원시림처럼 우거진 새천년숲길과 비자림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저절로 운동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비자림은 신비한 분위기 때문에 영화 촬영지로도 인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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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에 위치한 성산일출봉은 암석이 짙푸른 바다위에 떠있는 듯한 높이 182m의 분화구이다. 이 분화구는 99개의 크고 작은 바위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일출광경은 제주 영주 10경 중 으뜸이다. 또한 일출봉을 오르며 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성산 일출봉은 화려한 왕관의 모습을 닮았다. 둥근 바위산에 올라서니 발 아래 검푸른 태평양과 넓은 초원이 펼쳐지니 저절로 탄성이 터진다. 종달리 해안도로를 걷다보면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또한 평평하고 완만한 갯바위가 수묵화처럼 펼쳐진 풍경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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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를 찾는 여행객들이 많아지면서 두모악을 성지순례처럼 방문하는 여행자들도 늘고 있다. 제주도의 오름과 초원, 아름다운 풍광에 평생을 바친 사진작가 김영갑씨의 20년 열정이 담긴 곳으로 루게릭병으로 인해 거동조차 불편했던 몸으로 옛 삼달초등학교를 직접 다듬어 멋진 갤러리와 정원을 탄생시킨 곳이다. 올 가을 제주의 오름과 해안도로와 동굴을 걷다보면 가을이 주는 가슴 벅찬 감동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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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 관련 인터넷 웹사이트 - 제주특별자치도청 : www.jeju.go.kr -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 www.hijeju.or.kr - 제주시청 문화관광과 : www.jejusi.go.kr -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 www.dumoak.co.kr ○ 문의전화 -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 (064) 742-8861 - 거문오름 탐방안내소 : (064) 784-0456 - 제주시청 관광진흥과 : (064) 728-2752 - 만장굴 관리사무소 : (064) 710-7908 - 성산일출봉 관리사무소 : (064) 710-7923 - 비자림 : (064) 710-7913 - 김녕미로공원 : (064) 782-9266 - 섭지코지 올인하우스 : (064) 782-7800 -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 (064) 784-9907 ○ 교통 정보 <항공 정보> 대한항공 1588-2001 아시아나항공 1588-8000 제주항공 1599-1500 한성항공 1599-9090 진에어 02-3660-6000 에어부산 1588-8009 <대중교통> - 제주시에서 조천→함덕→구좌→고성(성산)→표선→남원 등을 거쳐 서귀포까지 가는 동회선 직행버스가 06:00~21:00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행. 완행버스는 06:35~18:35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 ※ 문의전화 : 제주종합버스터미널 (064) 753-1153~4,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 (064) 762-3248
○ 자가운전 정보 1) 제주공항 - 6호광장 사거리 - 동회선일주도로(12번 국도) - 삼양 - 동부관광도로 - 선흘리 삼거리 - 선흘리 거문오름 탐방안내소 2) 종달리 - 성산일출봉 - 고성리 - 신양 교차로(좌회전) - 섭지코지 - 신양리 - 해안도로 - 온평리 - 신산교차로(좌회전) - 일주도로(=12번 국도) - 삼달리 버스정류장 앞(우회전) - 김영갑갤러리 ○ 숙박정보 - 황토마을 : (064) 782-9000 - 일출봉관광호텔 : (064) 782-8801 - 성산포스카이호텔 : (064) 784-7000 - 썬레이크빌 : (064) 782-2277 - 미도장여관 : (064) 782-0820 - 보물섬펜션 : (064) 784-0039 - 해와달 펜션 : (064) 784-1443 - 성산해맞이콘도형민박 : (064) 784-5225 - 신양관광민박 : (064) 782-0501 - 썬비취 : (064) 784-1236 - 로그빌리지 : (064) 787-4033 - 해비치리조트 : (064) 780-8000 - 샤인빌럭셔리리조트 : (064) 780-7000 - 재즈마을 : (064) 738-9300 - 무위재펜션 : (064) 794-1440 ○ 식당정보 <선흘리> - 방주웰빙한식 : (064) 732-1253, 한정식 - 선인가든 : (064) 782-1117, 토종닭 - 오름지기 : (064) 782-9375, 고기국수 - 미례식당 : (064) 783-8982, 한식 - 동굴카페 : (064) 782-0005, 음료 <성산항> - 우리봉식당 : (064) 782-0032, 해물뚝배기, 갈치요리 - 전라도식당 : (064) 782-8873,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 해오름식당 : (064) 782-2256, 전복죽, 해물전골 - 오조리해녀의집 : (064) 784-7789, 전복죽 - 탐라촌흑돼지 : (064) 787-2383, 흑돼지삼겹살, 쌈밥정식 ○ 주변명소 - 만장굴, 김녕미로공원, 성산일출봉, 종달리해안도로, 하도리 저수지(겨울철새도래지), 행원리 풍력발전단지, 미천굴 관광지(일출랜드), 비자림,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쇠소깎, 신산리해안도로, 절물자연휴양림, 관음사, 표선해수욕장 ○ 축제 및 행사정보 - 성산 일출제, 제주왕벚꽃축제, 제주여름레포츠페스티벌, 탐라문화제 |
요즘, 제주도가 심상치 않다. 무섭게 오른 환율 탓인지 해외여행 대신 아름다운 풍광에다 동남아를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분위기, 우리말이 통하는 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최근 KBS ‘1박 2일’ 팀의 제주도 방문 이후엔 항공편 구하기가 어려워졌을 정도란다. 가족의 달 5월, 제주도 여행을 계획 중인 여성조선 독자만을 위한 특별 코스를 소개한다.
어느 날 문득,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마실이라도 다녀오듯 훌쩍 제주도로 살러간 처자가 있었다. “한 1년쯤 지내다 올게” 하며 여행 가방 하나 들고 떠난 그녀의 여정은 2년을 넘겨버렸고, 그동안 그녀를 만나러 온, 제주도를 만나러 온 지인들과 구석구석을 돌며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샅샅이 캐냈다. ‘나는 아직도 섬을 잘 모른다’고 수줍게 말하지만 그녀는 누군가 ‘며칠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하려고 하는데…’ 하면 당장 흰 종이를 꺼내 쓱쓱 코스를 짜줄 정도로 ‘제주도 여행 전문가’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서울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되어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이란 책까지 내고 말았다. 읽다보면 아름다운 사진과 글에 여행 에세이인가 싶지만, 누가 잡지기자 아니랄까봐 실용적인 정보가 꽉꽉 채워져 있는 제주도 여행 가이드다.
저자 최상희 씨가 제주도가 가장 아름다운 5월, 제주도를 방문할 가족들을 위한 특별한 여정을 짜주었다. 각종 쇼핑으로 피곤해지기 쉬운 여행사 패키지 여행과는 다른, 어른과 아이들이 여행기간 내내 모두 즐거울 코스란다. 꼭 이 코스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 뛰어 넘어도 좋고 가고 싶은 곳을 끼워 넣어도 좋을 것이다. 5월의 제주는 지도 없이도 눈길, 발길 가는 곳마다 아름답기 그지없다.
첫째 날 서쪽 해안
1st course 금릉해수욕장
여름이면 사람들로 바글거리는 협재해수욕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지만 불과 몇 발짝이면 닿는 금릉해수욕장에는 웬일인지 거의 사람이 없다. 마치 개인 비치같이 홀로 백사장을 거니는 호사를 누리며 에메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면 이국적이라는 탄사가 절로 나온다.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비양도는 그대로 헤엄쳐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 관광포인트 조용한 바다를 원한다면 최적의 장소. 샤워실과 화장실도 쾌적하다. 협재해수욕장과 달리 파라솔을 많이 대여하지 않는다.
● 숙소 금릉해수욕장 바로 뒤에는 소나무 숲 아래 야외 캠핑장이 있다. 이용료는 1인 1천 원. 텐트가 없을 경우에는 대여료를 받고 빌려준다. 옹포리 마을에는 저렴한 민박집이 많다. 펜션으로는 바다 바로 옆에 ‘코지하우스’(064-796-0945)가 있다.
2nd course 한림공원
한림공원은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나 찾은 유일한 곳이다. 찬바람이 가실 즈음, 나는 꽃을 보러 간다. 동백과 유채꽃을 시작으로 매화와 벚꽃, 튤립과 철쭉이 차례로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곳에서 넋을 잃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열대식물이 피어난 온실과 향긋한 허브 정원, 작은 인공폭포와 연못, 공작이 날개를 펴고 있는 새공원, 전통 민속마을, 분재원, 거기다 협재·쌍용 동굴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다. 출출해지면 민속마을 앞에서 파는 초콜릿 바른 바나나 하나를 사 먹는다. 어떤 때는 이 바나나를 먹으러 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 관광포인트 워낙 넓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될지도 모른다. 꽃이 흐드러진 정원에서는 잠시 숨 돌리는 여유를 가질 것.
● 입장료 성인 7천 원, 경로자 5천 원, 청소년 4천500원, 어린이 3천500원
● 개장시간 하절기 8:30~19:30 동절기 8:30~18:00, 연중무휴
● 문의 064-796-0001~4 www.hallimpark.co.kr
lunch 황금륭 골든힐 허브팜의 ‘빅버거’
햄버거의 크기는 웬만한 사람 얼굴은 가볍게 가려주는 빅! 빅! 사이즈! 그 맛은? 상큼하다! 제주산 흑돼지에 허브를 넣어 잡냄새를 없애고 직접 기른 채소와 허브, 과일을 잔뜩 넣어 만든 햄버거는 절대 패스트푸드라고 말할 수 없는 요리다. 1층 벽면에 붙어 있는 즉석 사진들은 두 사람이 허브버거를 다 먹었을 때, 이를 기념해서 찍은 것들.
● 허브버거와 허브바게트 각 1만5천 원. 1132번 도로 타고 고산 육거리에서 산양 오거리 방면 진입 후 4km. 064-773-0097
3rd course 서광다원과 녹차박물관
산방산 근처 서광다원은 최근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었는데, ‘오설록녹차박물관’이 입소문 나면서부터다. 무료로 개방하는 오설록박물관에는 차와 찻잔 등도 전시하고 있으나 뭐니 뭐니 해도 녹차케이크와 녹차아이스크림을 맛보기 위해 들르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 맛이 최고라기보다는 바쁜 여정 중에 지친 몸과 마음에 ‘반짝 힘을 주는 원기 충전제’ 같은 것. 사실 맛있기도 하다!
● 관광포인트 서광다원에서는 어린잎을 따는 4월과 5월에 걸쳐 녹찻잎을 직접 딴 뒤 덖어서 가져갈 수 있는 행사도 하고 있다.
● 입장료 무료
● 개장시간 하절기(4~9월) 10:00~18:00, 동절기(10월~3월) 10:00~17:00
● 문의 064-794-5312~3 www.osulloc.co.kr
4th course 초콜릿박물관
어른 입장객에겐 시원한 원두커피를, 어린이 관람객에겐 초콜릿 한 개씩을 선물한다. 파란 잔디밭과 초록 나무 사이로 앙증맞은 빨간 새집이 달린 나무들, 그리고 원색의 트롤리버스가 연출하는 분위기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 관광포인트 남는 거라곤 ‘사진뿐!’이란 신념을 가진 관광객에게 추천. 내부 전시물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프트 숍에서 초콜릿을 구입하면 입장권 금액만큼 할인해준다.
● 입장료 성인 4천 원(여름 성수기에는 3천 원으로 할인해준다). 초등학생 이하 무료
● 개장시간 3~6월, 9~10월 10:00~18:00
7~8월 10:00~19:00, 11~2월 10:00~17:00
● 문의 064-792-3121 www.chocolatemuseum.org
dinner 쉬는 팡
사르르 녹는 고기 맛! 말 그대로다. 두툼한 삼겹살을 솥뚜껑 위에 올리고 왕소금을 솔솔 뿌려 굽기 시작하면 그 고소한 냄새에 참기가 어렵다. 주택을 개조한 건물 앞에 무성한 나무와 꽃이 흐드러지게 핀 넓은 정원이 펼쳐져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좋다. 마치 별장에라도 온 듯한 기분.
● 흑돼지 200g 1만 원. 동치미국수 4천 원, 중문관광단지 입구 대유랜드 방면으로 가다 우회전. 064-738-5833
둘째 날 중문, 서귀포 → 동쪽 해안
1st course 이중섭의 집과 미술관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예술가의 방은 눈물겹다. 화가 이중섭은 1951년 1월부터 12월까지 제주도로 피란 와서 살았다. 네 식구가 한 평 남짓의 누추한 방에서 가난하게 살았지만 그 시절은 그의 생에 가장 행복한 때였던 듯싶다. 이중섭미술관에 전시된 그림은 얼마 되지 않고 더구나 복사본이라 아쉽다. 하지만 오랫동안 눈길이 머무는 전시물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이중섭이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아내를 ‘아스파라가스 군’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아내의 발가락이 아스파라거스를 닮았다고 붙인 별명이란다) 그림과 함께 낯간지러울 정도로 진한 애정을 표현한 편지에는 두 아들과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담겨 있다.
● 관광포인트 전시 작품들은 수도 적고 복사본이기는 하지만 미술관을 둘러본 후 이중섭의 집에 가면 확실히 감동의 밀도가 달라진다.
● 입장료 성인 1천 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300원
● 관람시간 9:00~18:00 하절기(7월~9월) 9:00~20:00 매주 월요일 휴관
● 문의 064-733-3555
2nd course 쇠소깍
‘쇠소깍’은 소가 누워 있는 모양이라 해서 ‘쇠둔’이라고도 불렀는데,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이라는 의미로, 효돈천을 흐르는 민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마지막 장소라는 뜻이다. 쇠소는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굳어진 계곡 같은 골짜기로, 그 사이로 초록빛을 띤 진한 푸른색 물이 흐르는데, 이 물빛이 참으로 오묘하다. 그저 바라만 봐도 고요하게 바다로 흘러가는 물이 신비롭게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지만 이곳의 명물인 ‘테우’라고 하는 뗏목을 한번 타보는 것도 좋다.
● 관광포인트 쇠소깍은 입장료도 받지 않고, 화려한 볼거리도 없는 작고 조용한 곳이다. 일부러 시간 내어 들렀다가는 실망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좋았다고 꼽는 사람도 꽤 많다. 테우 체험은 해안가에서 계곡 상류까지 왕복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썰물·밀물 때와 그날의 날씨에 영향을 받는다. 사실 어디까지나 선장님 맘이다! 바로 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때에 따라 테우가 돌아오기를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전화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테우 선장님 전화번호는 010-6530-3002이다.
● 입장료 없음. 테우는 성인 5천 원, 학생 3천 원, 유치원생 이하 무료.
● 문의 064-760-2651
lunch 수희식당
천지연폭포 근처에 위치한 수희식당은 언제나 제주도민들로 붐비는 곳. 뚝배기나 물회, 구이, 조림 등 제주도 향토음식을 다 맛있게 하지만 그중에서도 성게미역국은 으뜸으로 꼽을 만하다. 대여섯 가지 밑반찬도 깔끔하고 맛깔스럽다.
● 성게미역국 1만 원, 오분자기뚝배기 1만 원, 고등어조림 1만5천 원, 살치조림 2만2천 원. 서귀포시 천지연폭포 근처 썬비치호텔 옆. 064-762-0777
3rd course 동쪽 해안도로 드라이브, 마을 산책
동쪽 해안 코스는 제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1132번 도로를 타다가 중간 중간 나오는 해안도로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제주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공항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동선을 짜보자면 우선 함덕해수욕장에 들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신촌마을 입구에서 제주 명물인 보리찐빵을 간식으로 준비하면 여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 끝. 조천과 북촌의 아늑한 바닷가 마을을 잠시 산책하는 것은 색다른 느낌이 든다. 나지막한 돌담과 좁은 골목길에서 마주치는 할망의 조용한 미소에 섬의 소박한 정취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th course 김녕미로공원
김녕미로공원은 랠란드나무로 초록 미로를 만든 곳이다. 입구에서 미로공원 지도를 나눠준다. 미로를 빠져나가 전망대에 오르면 하늘 높이 매달린 종을 ‘땡땡’ 치게 되어 있는데, 종은 바로 눈앞에 보이건만 그 길이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다. 입구 표지에 ‘5분 안에 종 칠 확률 5%, 한 시간 안에 종 칠 확률 95%’라는 말은 과연 거짓말이 아니다. 비행시간을 앞두고 계신 분이나 노약자, 성질 급한 분에게는 입구부터 전망대를 찾는 정식 루트보다는 처음부터 출구를 이용, 바로 전망대에 오르는 얍삽한 루트를 적극 권장하고 싶다.
● 관광포인트 전망대에는 음료수 자동판매기랑 의자가 있어 쉴 수 있다. 길을 찾고 나면 어린이에게는 기념으로 풍선을 선물해준다.
● 입장료 성인 3천300원, 청소년 1천650원, 어린이 880원
● 개장시간 8:00~18:00(7월 21부터 8월 25일까지는 22:00까지 야간 개장)
● 문의 064-782-9266
dinner 시흥해녀의 집
이곳의 오분자기죽을 맛보고는 감동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 전복죽과 조개죽도 물론 맛있지만, 오분자기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죽을 시키면 기다리는 동안 부침개와 갱이(작은 게를 말하는 제주도 방언)튀김, 미역무침, 톳무침 등을 내주는데 이 역시 별미다.
● 전복죽 9천 원, 오분자기죽 7천 원, 조개죽 6천 원. 종달리 해안도로 064-782-9230
셋째 날 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