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오봉산 산행은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산행을 하려는데 제법 굵은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의 입고 우산쓰고 구승폭포와 청평사를 향해 올라갔다
올라가는 중에 당나라 태종의 딸 공주설화 흉상을 감상하고
또 거북이 닮은 거북바위를 관찰하고 가는 도중
마치 제주도 정방폭포 닮은 힘찬 구승폭포와 갈비뼈가 으스러지도록 마음속으로 포옹했다.
다음은 마지막 관문 고려선원 청평사에 들렸다
늘 웃고 계시는 약수터 스님이 물 한 모금 들이키고 가라 하셔서 마시고 이내 내려왔다
점심은 설악가든에서 해물파전과 잡어탕이다
주인아지매는 장사를 하루 이틀 한 게 아닐 텐데 매운탕의 양이 엄청났다
12명이 잡어탕 대자로 두개 시키고 작다싶어 해물파전도 주문했다
해물전도 맛있었지만 잡어가 가득 둘어있는 매운탕은 생에 몇번 먹어 보지 못 한 맛이다
흔히 민물탕을 먹게 되면 물고기 몇마리가 탕속에서 헤험치고 다니는데 송막가든은 그 편견을 무시했다
그러면서 주인은 "끓이다 보니 너무 많이 끓였다" 고 솥에 남은 탕까지 죄다 드시고 가란다
인심 좋은 주인 만나 배가 만삭이 되도록 먹고 또 먹었다
아니~~창밖을 보니 비가 눈으로 변해 소담스러운 함박눈이 펄펄 내리고 있지 않는가.
모두들 절로 감탄을 품어낸다
여기까지는 천국이었다
단 시간 내린 눈이 우리를 괴롭힐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꼬부랑 고갯길을 넘어야 하는데 버스가 움직이기 싫다고 주저 앉는다
이 와중에 창 너머로 보이는 광경은 무아지경이다
밖에나가 소리치고 싶고 눈장난도 하고 싶었으나 이 상황에서는 침착해야 했다
두 시간 정도 갇혀 있으면서 마음은 지옥이요 보는 눈은 천국이었다
고지대라서 구조 요청해도 바로 오는 게 아니었다
늦게라도 눈 차우는 차량이 달려와 줘 간신히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
누구보다도 기사님 마음이 가장 타들어 갔을 것 같다.
무사히 다녀왔음에 감사하면서
겨울철에는 강원 산간 지역은 눈 대비에 철저히 해야겠다
간만에 소담스러운 눈을 보았다.
이곳이 상사뱀이 윤회를 벗어난 회전문이다.
당태종의 딸 평양공주를 사랑하던 청년을 태종이 죽이자 청년은 상사뱀으로 환생하여 공주의 몸에 붙어 살았다. 떼어내려 갖은 방법을 다 써도 효험이 없자 공주는 궁궐을 나와 방랑하다가 청평사에 이르러 공주탕에서 몸을 씻고 스님의 가사를 만들어 올렸다. 그 공덕으로 상사뱀은 공주와 인연을 끊고 해탈했다. 상사뱀이 윤회를 벗어난 곳이 회전문이다.
첫댓글 역시 우리 봄비님
감사합니다.
자주 함께 하시길 바래요.
좋은곳. 잘 찾아서 모든분들에게 즐거운 시간함께 할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맘고생도 했지만 입이 즐거워 그 어느 산행보다도 좋았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