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 임영준
얼떨결에 떠나자
기대는 조금만 하고
눈은 크게 뜨고
짐은 줄이자
어디라도 좋겠지만
사람과 엉키지 않는
순수한 곳이라면
만사를 팽게치고
뒷일도 접어두자
여정에 뛰어들어
보물이 드러나면
꿈꾸던 보자기마다
가득히 채워오자
문물을 얻지말고
세상을 담아오자
태엽을 달아
늘어지게 우려먹자
돌아오면 바로
어디론가 곧
떠날 준비를 하자
‘중국에서 공부하는 한국학생들이 미국 요세미티에서 암벽교육을 받고 싶어 한다.’ 라는 이야기를 용학형에게 전해들은 때가 1월경으로 기억된다.
마침 6월초에 4050팀의 요세미티 등반이 계획되어 있어서 연결해서 교육을 진행하면 좋은데 4050팀의 요세미티 등반계획이 갑작스럽게 취소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용학형도 알프스 가이드 일정이 잡혀 진행이 어려워진 중에 마침 경한형이 요세미티 앨캡의 조디악을 단독등반을 계획으로 국희누나와 출국할 예정이어서 [무한상상 대안학교] 교장선생님에게 경한형이 소개되었다.
교장선생님과 만나 일정을 조율한 경한형은 미리 끊어놓은 비행기티켓을 조정해야했고 종로에서 KMG 모임이 있던 날 나에게 미국에 같이 가자는 제안을 했다.
마침 이사문제가 해결이 되었고 이미 알프스원정대도 갖추어져 가는 상황이어서 내용은 잘 모르지만 경한형과 국희누나와 한 달 여행을 떠나자는 기분으로 응하게 되었다.
일단 경한형네가 예약되어있는 아시아나에 비행기티켓을 알아보니 6월 20일 출국, 7월 17일 일정인데 17일 비행기가 LA공항에서 00시 20분 출발이라 조금 난감하였지만 경한형에게 가겠다고 알려드리고 예매를 했다.
경한형과 국희누나도 예매되어 있던 아시아나 티켓의 일정을 변경해야하는데 돌아오는 날짜만 변경이 어려워 새로 끊어야만 했고 6월 11일 샌프란시스코 입국, 7월 17일 12:40분 LA 출국이다. 돌아오는 날의 출발시간이 12시간 차이가 나서 난감하던 차에 다행히 내가 예약한 비행기를 경한형네와 같은 것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 (thanks, asiana ^^)
큰 문제가 해결이 되어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경한형에게 이번 교육에 대한 내용과 일정을 들었다.
중국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학생들이 세계여행중이고 다른 학생들은 추가로 미국에서 합류해서 한 달간 암벽교육을 받을 것이고 중, 고등학생 14명과 인솔교사 2명으로 8명씩 2개조로 나누어 하루걸러 한 번씩 교대로 교육을 하고 캠프생활을 한다고 한다. 등반장비는 구매할 수도 있고 대여할 수도 있다고 한다.
(결국 대여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어 우리가 8명에 대한 모든 장비를 준비해갔다.)
경한형에게 전해들은 얘기와 네이버까페 (http://cafe.naver.com/iischool) 에 들어가서 검토해보니 대략적인 상황이 그려진다.
출국하기 며칠 전 국희누나에게 우리가 묵을 캠프장을 전해 듣고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LA에서 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곳으로, 가까운 거리에 Tahquitz Rock과 Suicide Rock이 있다. Suicide Rock은 생소하지만 Tahquitz Rock은 미국 근, 현대사 등반에 자주 등반하는 곳이어서 기억이 난다.
마침 재미대한산악협회에서도 교육장으로 사용하는 곳이었다.
아마도 교장선생님도 여러 가지 감안해서 이쪽으로 캠프장을 잡으신 듯하다.
비록 처음에 계획되었던 요세미티는 아니지만 캠프장에서 가까운 곳에 Tahquitz Rock 이 있다니 위안이 된다.
경한형이 조디악 단독등반을 위해 출국하기 전 모든 준비를 마쳐야 되서 2개조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고 필요한 장비 목록을 만들어 8명분의 등반 장비를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준비해서 경한형네가 일부 가지고 6월 11일 먼저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하고 나머지는 내가 마저 챙겨서 6월 20일 LA로 출국하기로 하였다.
(제게 장비를 빌려주신 항경형님, 용학형, 희정누나 everybody thanks ^^)
경한형이 조디악 단독등반을 마치고 LA에서 나와 만나 캠프로 이동하는 계획이었는데 여유 있는 일정은 아니다.
톰 에반스 홈페이지에서 경한형 등반소식을 보면서 응원을 하였고 날짜를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한형에게 멀리서나마 응원의 기운을 보낸다.
6월 20일 (월)
간간히 국희누나와의 통화로 소식을 나누면서 경한형의 등반 일정과 캘리포니아에서 LA로 이동하는 시간으로 인해 LA에 살고 있는 경한형 동생(Mrs. Ko) 집에서 보기로 하였고 당일 LA 공항으로는 매제가(Mr. Lee) 마중 나오기로 했다.
미국에 도착해서 예상과는 다르게 빠르게 입국수속을 마치고 LA공항 대합실에서 약 40여분을 기다려 Mr. Lee와 만났고 그 차로 40여분을 달려 LA 북부에 있는 잔디밭을 갖춘 2층짜리 저택에 도착하였다.
주변 산책을 한 후에 잠시 눈을 붙이고 저녁에 Mr. Lee가 만들어 준 김치볶음밥으로 저녁을 먹고 톰 에반스 홈피에 들어가 경한형 소식도 검색하고 Mrs. Ko가 사 온 피자로 밤참을 먹고는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3시경 시끌한 소리에 눈을 떠보니 경한형과 국희누나, 그리고 박전필님이 도착했다.
조디악 단독등반을 무사히 끝낸 경한형은 나와 만나기 위해 쉴 틈도 없이 8시간을 달려왔다.
얼굴은 등반의 피로가 역력했지만 계획했던 등반을 무사히 마친 성취감 또한 느껴졌다.
Mrs. Ko가 끓여준 라면과 맥주로 반가운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는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6월 21일 (화)
07시 30분에 일어나서 Mrs. Ko 가 차려준 아침을 든든히 먹고 요세미티에서 급하게 새벽길을 달려오느라 정리가 안된 렌트카의 짐들을 좀 정리하고 10시에 Lake Hemet campground로 출발하였다. 며칠 동안 교장선생님과 연락이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금 걱정을 하며 Hemet을 지나 조그마한 마을인 Mountain Center에 도착해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면서 전화를 하는데 다행히 통화가 되었다. 마침 인솔교사들과 장을 보러 나왔으니 오후에 캠프장에서 보자며 site 넘버를 알려주신다. (210km/2H50분)
약 20분을 더 달려 캠프장에 도착하니 405, 406, 407 세 개 site이고 중,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쉬고 있거나 캠프장 안에 있는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몇 명과 인사를 나누고 차에 실려 있는 장비를 꺼내 펼쳐 놓고는 늦은 점심으로 라면을 먹고 쉬고 있는데 15시경 장을 보러 나가셨던 최영태 교장선생님과 최진성샘, 그리고 세계일주 인솔교사인 이민호샘과 강은숙샘이 돌아오셨다.
드디어 상견례를 하고 텐트 자리를 선정한 후에 앞으로 한 달여를 묵을 텐트를 꼼꼼히 치고
장비창고로 쓸 헥사텐트도 치고 나서 주방으로 쓰는 곳으로 가니 교장선생님이 가스관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중이셨다.
21명의 식사를 준비하기위해서는 큰 버너와 가스통을 연결해야하는데 연결부위와 새로 사온 가스관의 크기가 맞지 않았다. 마침 같이 온 전필형이 본인이 잘 안다며 나섰고 가스관을 연결하기 위해 애쓰는 동안 국희누나와 암벽교육을 진행할 수어사이드락과 타퀴즈락 답사를 나갔다. (18km/30분)
오는 길에 들렀던 주유소에 딸려있는 조그마한 슈퍼 점원이 알려준 방향으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국희누나가 출력해온 자료를 참고하며 Idyllwild 마을로 향했고 [free map]이라는 안내판이 있는 식당이 있어서 정보도 얻을 겸 들렀는데 마침 주인이 한국인이었다.
이런 행운이 ㅋㅋ
아이들에게 암벽교육을 하러 왔다는 우리의 상황을 설명하고 타퀴즈락의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Hember Park의 위치를 물어보니 종이에 지도를 그려주며 설명을 해주시는데 두 곳의 바위에서 등반을 하려면 레인져센터에 매일 허가서를 제출해야하고 신청서당 12명까지 허가를 하는데 하루 이용인원이 있어서 레인져센터는 08시~16시까지 운영하지만 더 일찍 줄을 서야 한다고 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대부분 잘못된 정보였다 ㅠㅠ)
친절함에 감사를 표하고 수어사이드락의 주차장으로 쓰이는 커다란 물탱크 앞과 타퀴즈락의 주차장으로 쓰이는 Hember Park을 확인하고 다행히 도로에서 육안으로 두 바위가 보여서 찾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시간이 늦어져서 내일 다시 오기로 하고 캠프에 복귀하니 한참 저녁식사 중인데 메뉴는 숯불에 구운 등갈비와 등심이었다.
계획보다 하루가 늦어서 그냥 보내기에는 아쉬워 경한형이 준비해온 요세미티 등반 영상을 보고 6mm 코드슬링을 1.5m씩 잘라서 나누어주고 이중피셔맨 매듭을 교육했다.
6월 22일 (수)
오늘은 본격적인 기초암벽 교육으로 캠프에서 종합교육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햇살이 강한 사막기후 특성상 그늘을 찾아 장비를 종류별로 늘어놓고 경한형이 먼저 90분간 장비소개를 하고 전필형이 30분간 등반 구호를 교육하고 나서 내가 1시간 동안 옭매듭, 오버핸드슬립 매듭, 사각매듭, 되감기 8자/고리 8자 매듭, 클로브히치 매듭을 교육하였다.
점심식사를 하고 약 1시간의 siesta (오침)를 즐기고 14시에 다시 집결하여 약 30분간 장비 착용법을 교육한 뒤에 조별로 장비를 불출하였다.
학생 7명과 인솔교사 1명씩 8명 1개조로 2개조를 편성해 놓으셨기 때문에 장비는 2인 1조 교대로 사용하기로 하였고 암벽화, 하네스, 헬멧, 쵸크백, 체인형확보줄, 튜브형하강기, 잠금비너 3개, 퀵드로우 2개, 일반비너 2개, 60cm 슬링 1개, 장갑(3M)을 1set로 8명분을 나누어주었고 암벽화와 하네스는 여유롭게 준비하였기 때문에 size가 맞지 않는 조는 추가로 지급할 수 있었다.
경한형과 전필형에게 장비 착용과 매듭 복습을 맡기고 내일부터 교육을 진행할 수어사이드 벽을 확인하기 위해 국희누나와 답사를 나갔다.
Idyllwild 마을에 도착하여 정보를 얻기 위해 아웃도어 매장을 들어가니 [Nomad Ventures]라는 장비점을 알려준다.
다행히 Nomad Ventures에서 쵸크가루와 타퀴즈와 수어사이드락이 소개된 책을 구입할 수 있었다.
커다란 물탱크 앞에 주차를 하고 차도를 건너 [clibmer trail] 이정표를 보며 방향을 잡고 선명한 길을 따라 약 40분정도를 걸으니 수어사이드 벽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어사이드락은 100m 정도 높이의 벽으로 여러 면에 걸쳐 등반루트가 구성되어 있는데 볼트가 거의 없고 10b급 슬랩인데도 첫 볼트가 8~10m 높이에 있었다. 교육장으로 사용할 2~3곳을 확인하고는 캠프로 복귀하였다.
6월 23일 (목)
오늘은 바위에서 이루어지는 첫 번째 수업이다.
LA에서 일행을 만나 토요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하는 전필형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 A조 8명과 우리 셋 11명은 차량 2대로 나누어 레인져센터에 들러 허가서를 작성하여 무인함에 넣은 후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교장선생님 차량은 17시에 오시기로 하고 캠프로 돌아갔다.
수어사이드락으로 이동하는데 아직 장비와 자일의 무게가 생소한 아이들이 힘들어한다.
여기가 요세미티인줄 아는 친구도 있고 실내암장에서 하는 교육인줄로 아는 친구도 있다.
첫 교육은 Suicide 락의 Side Show Slab 면에서 진행했다. (1.3km/40분)
줄을 설치하면서 선등자와 후등자의 역할, 자일다루기, 선등빌레이, 등반구호 등을 교육하였고
약 20m 높이에 앵커로 사용하는 2개의 볼트가 있어서 좌우로 한 루트씩 설치하여 슬랩연습을 하는데 중반부터는 10a와 10b의 난이도이다 보니 학생들이 힘들어 한다.
오후에는 학생들이 직접 탑로핑 빌레이를 보게 하면서 등반 훈련을 하였고 16시에 정리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교장선생님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6월 24일 (금)
아이들은 6시에 기상을 해서 체조와 달리기, 기초운동을 한다.
같이 운동을 해야지 하는데 아직은 몸이 따라주질 않아 텐트에서 꼼지락거리는데 교장선생님이 차에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이들에게 따라서 뛰라고 지시하신다.
아마도 아침운동시간에 늦거나 열심히 하지 않고 꾀를 부렸을 것이다.
중고등학생이 대부분인데 아침운동으로 5~7km 달리기는 거뜬하고 팔굽혀펴기나 스쿼트는 수시로 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영어와 중국어는 기본으로 익힐 수 있는 학교다.
오늘은 B조 교육이다.
어제와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교육을 진행했고 점심을 먹고 오침시간에는 다음 교육을 진행할 교육장소를 위해 좌측 벽으로 답사를 다녀왔다.
6월 25일 (토)
오늘은 camp에서 종합교육을 하기로 하고 나무에 로프를 설치하고 하강시스템을 교육하였다.
본 교육을 하기에 앞서 체인확보줄을 이용한 자기확보과 백업, 주로프 백업을 다시 복습시키고 조별로 경기를 하는데 지켜보시던 교장선생님께서 아이들의 산만한 모습을 보시고는 달리기를 시키신다.
8명이 교대로 실습한 기록이 6분으로 잘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절반으로 줄이라는 교장선생님의 지시에 말이 되냐고 투덜대면서도 몇 번 달리고 오더니 3분 안에 끝낸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 ^^
오전교육을 끝내고 점심으로 비빔밥을 먹은 후에 이민호샘의 차량으로 경한형과 타퀴즈락 답사를 갔다.
Hember Park에 주차를 하고 길을 나서자마자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신 한 분을 만났는데 마침 한국분이셨고 재미대한산악연맹 등반기술이사로 계신 김도식님이셨다. 몇 가지 정보를 얻고는 아직 조디악 단독등반의 누적된 피로와 더위에 약한 경한형을 위해 살랑살랑 걸어가니 [clibmer trail] 이정표가 되어 있고 길이 선명하다.
외국에 나올 때마다 바위를 하려면 [출입금지] 표지판과 여러 개의 경고판을 지나쳐야 되는 우리의 현실에, 그리고 안전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인수봉에 CCTV와 스피커가 설치한 자랑스런 나의 조국이 떠올라서 서글퍼진다.
바위에 대한 열정보다 서글픔이 더 쌓이게 되면, 그 때는 산만 좋아하지는 않으려나....
타퀴즈락은 마치 인수봉과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수어사이드락과 마찬가지로 볼트가 많지 않고 첫 볼트가 지면에서 높이 설치되어 있다.
런치락 접근로로 올라서 전반적으로 둘러보고 유명한 오픈북 코스도 확인하고 바위벽을 따라 북쪽길로 내려오니 바로 Hember Park 이다.
6월 26일 (일)
오늘은 모처럼 만의 휴식이다.
아침운동을 하는 아이들 틈에 끼어서 가볍게 운동을 하고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경한형이 가지고 있는 약 8m 되는 긴 슬링을 이용해서 슬랙라인을 설치했다.
몇 번 시범을 보이니까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며 도전했고 열심히 노력한 아이들에게는 캠프 생활 내내 교장선생님께 콜라와 월마트방문을 얻어내는 도구가 되었다.
교장샘과 진성샘은 약 30km가 넘게 떨어진 Hemet 시내로 장을 보러가셨고 아이들은 대부분은 수영을 하러 나갔고 민호샘과 은숙샘과 우리는 Idyllwild 시내로 나가 한국분이 운영하는
Mile high cafe에서 차 한잔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민호샘과 은숙샘은 제주도 출신의 부부 교사로 올해 6명의 세계일주 여행의 인솔을 맡기 직전까지 현직에 계셨던 분들로 여행을 테마로 한 대안학교를 운영할 꿈을 가지고 계셨다.
오랜만에 연결되는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소통을 하던 중에 장비점을 둘러보고 싶어하는 경한형을 데리고 Nomad Ventures로 갔는데 Western mountaineering 침낭을 보더니 바로 구매를 하였다.
Mile high cafe에 돌아왔더니 국희누나도 침낭을 바꿀 때가 되어 다시 Nomad Ventures로 갔고 Western mountaineering 침낭 중 최상급인 바이슨을 사고 싶어 했으나 마침 물건이 없어서 그 밑에 급을 보면서 고민하는데 조디악에서 달고 온 딱지가 떨어지면서 경한형의 팔에서 흐른 피가 침낭에 묻는 바람에 바로 구매를 하게 되었다.
이 이후부터는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바이슨] 구매기가 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쿠키님께 ㅋㅋ
캠프로 돌아오는 차에 최고급 침낭을 두 개나 실으니 차가 후끈후끈하다. ^^
6월 27일 (월)
목, 금 등반교육 후에 2~3일 만의 등반교육이다.
순서상 A조 교육인데 등반이 그립다는 B조의 아우성으로 순서를 바꾸어 B조가 먼저 등반교육을 받게 되었다.
차량 2대로 레인져센터에 들러 퍼밋을 작성하고 1대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교장선생님이 운전한 1대는 17시에 보기로 하고 캠프로 향했다.
오늘은 초보자들 교육에 더 적합한 Weeping Wall에서 교육을 한다.
오전에는 나무를 이용해 내가 자기확보와 후등빌레이 시스템을 교육하고 경한형이 백업시스템을 사용한 하강방법을 교육하였다.
오후에는 Clam Chowder 루트에 등반 시스템과 하강로프를 설치하여 등반-후등빌레이-하강 교육을 하였다.
오후 들어 하늘이 계속 흐리더니 3시경 비가 몇 방울 떨어진다.
이 비 몇 방울이 한 달간 미국에서 본 처음이자 마지막 비였다.
16시에 등반을 종료하고 하산하여 17시에 교장선생님을 만나 30분을 달려서 캠프로 돌아왔다.
6월 28일 (목)
오늘은 A조 교육이다.
어제와 동일한 오전 교육을 하고 캠프에서 싸온 맛있는 도시락을 먹는다.
등반을 가지 않는 조는 캠프에 머물면서 식사 지원을 한다.
아침을 준비하고 점심 도시락을 싸고 저녁에 교육조가 돌아오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저녁준비도 한다.
아직 중, 고등학생 밖에 되지 않은 나이인데 세계일주를 하는 6명뿐만이 아니라 여름캠프에 참석한 나머지 학생들도(1명은 대학생) 한국의 교육시스템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과 살아있는 교육을 받고 있다.
무한상상 대안학교의 모토인 [세계가 교실, 세상이 교과서] 가 하루 종일 매 순간, 모든 장소에서 교장선생님의 지시 하에 이루어진다.
비록 부모님의 재정적 지원이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직접 몸으로 부닥치며 어려움을 겪고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사고의 흐름]을 만들어 가는 아이들이 부럽다.
지식 보다는 인성을 갖추어 가는 모습, 체력 단련, 규칙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일 때는 500회, 1000회에 해당하는 팔굽혀펴기나 스쿼트, 그리고 108배.
무리다 싶어서 항의도 하고 대들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며 실제로 달성해내면서 자신의 한계선을 높은 곳으로 올려놓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어제와 동일하게 Clam Chowder 루트에서 등반-후등빌레이-하강 교육을 하였다.
6월 29일 (수)
오늘은 캠프에서 종합교육을 하는 날이다.
나무 3~4개를 등반 루트로 설정하여 선/후등자 역할과 빌레이, 확보물 설치 및 장비회수, 로프통과, 1P 등반 및 자기확보, 하강까지의 교육 점검 및 복습을 한다.
루트를 셋팅하고 경한형의 인솔 하에 둥글게 둥글게 놀이를 하면서 짝짓기를 하다가 3명을 만들었다. 3명씩 5개조가 만들어졌고 오늘 하루 같이할 등반조였다.
아직 익숙치 않은 시스템에 우왕좌왕하지만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다.
점심으로 라면을 먹고 오후에는 시간을 재면서 시합을 했는데 열기가 뜨거웠다.
아침 일찍 LA로 다녀오신 교장선생님은 오후에 이담비샘을 데리고 오셨다.
예전 뉴질랜드 학교를 운영할 때의 학생이었는데 작년에 중국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올해는 중국에서 대학원에 재학 중인 프로골프선수출신이었다.
저녁식사 후에 늦게 합류한 이담비샘에게 장비를 지급하고 장비 착용법과 몇 가지 매듭을 알려주었다.
6월 31일 (목)
오늘은 B조와 새롭게 합류한 이담비샘을 데리고 Weep Wall로 이동하여 이담비샘은 국희누나가 전담하여 속성 교육을 진행하고 다른 아이들은 크랙등반을 훈련하였다.
오전에는 처음으로 2P까지 등반을 하였고, 오후에는 2개 코스를 이용하여 한곳에서는 탑로핑 등반과 탑로핑 빌레이를, 한곳에서는 1P등반 후 후등자 빌레이와 하강을 연습하였다.
아직 후등자 빌레이 셋팅을 어려워하는 아이가 있고 하강은 안전을 위해 하강기를 체인형 확보줄의 체인에 걸고 빌레이고리에는 코드슬링으로 자일에 오토블럭매듭백업을 하는 시스템을 하다 보니 숙달이 늦다.
7월 1일 (금)
오늘은 A조교육으로 어제에 이어 담비샘이 합류하였다.
어제와 동일하게 국희누나가 담비샘을 맡아 교육을 하였고 다른 아이들은 2P 등반 후 하강을 하였다.
오후에는 Clam Chowder 루트에서 탑로핑 등반을 하고 Duck Soup 루트에는 후등빌레이와 하강을 연습하였다.
오늘은 담비샘도 탑로핑 등반을 하였다.
수어샤이드락에서의 기초암벽교육은 오늘이 마지막이고 다음주부터는 타퀴즈락에서 교육이다.
7월 2일 (토)
오늘은 캠프에서 집합교육이다.
경한형이 아이들을 맡아 3인 1조로 등반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했고 국희누나와 나는 타퀴즈락 루트 점검과 수료등반을 위해 Open Book 루트를 등반하고 하산루트를 확인하기로 하였다.
교장선생님이 준비해주신 토스트와 체리를 가지고 이민호샘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레인져센터에 퍼밋을 작성하고 Hember Park에서 내려 16시에 다시 보기로 하고 전에 봐두었던 Open Book 루트를 찾아 갔다. (1km/40분)
Whodunit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코스인데다 특히나 미국 최초의 5.9 루트로 요세미티의 거장 로얄로빈스가 자유등반 초등자라고 하니 기대감에 더욱 발걸음이 가볍다.
아직 아무도 없는 벽 앞에 도착해서 책에 나온 그림과 등반선을 비교하고 장비를 차며 어디로 오를지 루트파인딩을 해본다.
처음에는 왼쪽에 있는 수직 크랙으로 등반을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 내려와서 다시 점검해보니 오른쪽이 등반루트였다. 왼쪽도 크랙선이 좋은데 약간 오버행이다보니 조금 더 어렵게 등반하는 변형루트 인 듯 하다.
이름 그대로 1P와 2P는 처음부터 끝까지 디에드르 등반이다.
라이백, 스테밍, 째밍을 사용해 30m를 오르니 하켄하나가 박혀있는 빌레이를 볼만한 장소가 나오는데 조금 비좁다.
그 위 3m 위로 이동해서 캠 3개를 이용해 앵커를 구축하고 국희누나를 하켄이 있는 장소까지 올려서 확보하게 하고 1P만큼 재미있고 힘 좀 쓰는 2P를 마치고 나니 벽이 급격히 완만해지면서 난이도가 떨어진다.
쉽지만 오버행 밑으로 지나면서 길을 찾아야하는 3P를 마치고 15m를 더 오르니 남측 정상이다. 타퀴즈락의 북측 정상은 여기서 3급의 길을 200m 더 걸어간다.
오늘은 평일보다는 등반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
역시나 2명이 한 팀을 이루어서 등반한다.
책을 펴서 하산루트를 확인하고 Friction route로 하산하는데 중간중간 캐른도 있고 하산하는 팀도 있어서 길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0.3km/25분)
내려오면서 Left Ski Track (5.6) 루트와 The Chauvinist (5.8+) 루트를 확인하고는 Humber park으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벽 면을 따라 걸으면서 Whodunit(5.9) 루트도 확인하였다.
Humber park에서 시원한 콜라를 기대하며 이민호샘을 기다리는데 30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는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걸어서 내려가는데 실장님이 운전하는 차가 보인다.
오전 교육만 하기로 했던 캠프에서의 교육이 아직 끝나지 않아 저녁준비를 하던 중에 마중 나오셨다고 한다.
캠프에 도착하니 3인 1조로 등반시스템을 훈련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등반 열정과 경한형의 교육열기가 합해져서 만들어진 결과였다.
지쳐가는 경한형의 얼굴을 보고는 답사가 힘들다는 표도 내지 못하고 교장선생님이 마저 구워주신 스테이크로 허기를 달랬다.
7월 3일 (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일주일간 세일을 많이 한다는 얘기에 오늘은 근교의 Palm Springs로 쇼핑을 가는 날이다.
차량 2대에 모든 인원이 갈 수가 없어 오늘은 내일 등반을 가는 B조가 먼저 가고 A조는 독립기념일인 내일 가기로 하였다.
Palm Springs의 Desert Hill Outlet에 도착하니 사막 한가운데에 오아시스처럼 가꿔진 휴양지이고 건물 세 동이 쭉 이어진 아울렛은 규모가 꽤 컸고 10시에 개장인데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98km/1h 40m)
30분 정도 둘러보고 나서 아이들과는 16시에 만나기로 하고 교장선생님이 운전하시는 차로 우리는 Joshua Tree National Park 으로 이동하였다. (70km/50h)
약 8,000개의 등반루트가 있다는 Joshua Tree National Park은 다른 국립공원과는 다르게 위락시설이 거의 없다. 사막위에 놓여있는 도로와 간이화장실과 데크만 놓여있는 밸리, 그리고 수많은 조슈아 트리와 바위덩어리들.....
근데 너무 덥다.
이라크로 파병 가는 군인들이 여기에서 훈련하고 갈 만큼 더운 곳이다.
북서쪽 일부를 돌아보고 근처에 있는 마을의 맥도날드에서 빅맥으로 점심을 먹고 Palm Springs의 Desert Hill Outlet에 돌아오니 14:30분이다.
16시에 차량 두 대로 나누어 캠프로 출발하였고 교장선생님이 운전하는 우리 차는 Hemet의 큰 마트에 들려 간단히 장을 보고 돌아왔다.
7월 4일 (월)
수어사이드락에서의 2주간 교육을 마치고 오늘 부터는 타퀴즈락에서 교육을 한다.
A조는 Palm Springs로 쇼핑 갈 준비를 하고 B조는 차량 2대로 나누어 Humber park으로 가기위해 Idyllwild 마을로 들어서는데 차량을 통제한다.
독립기념일을 맞아 10시부터 11시까지 퍼레이드가 있단다.
결국 레인져 센터에 차량을 세워 두고 마을 사람들이 의자를 가지고 나와 쭉 앉아있는 중심가로 나가 우리도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어서 그런지 아님 미국 문화인지 소방관들이 먼저 지나가고는 그 뒤로 여러 단체들이 다양한 복장을 입고 여러 장식으로 꾸민 클래식한 차를 타고 지나간다.
"Happy fourth of July"로 인사를 나누며 서로 사탕이나 과자들을 나누어주며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1시간 넘게 이어진 퍼레이드를 즐겁게 구경하다가 차량통제가 풀려서 Humber park으로 이동하여 도시락을 먹고 타퀴즈락으로 올랐다.
한창 더운 시간에 움직이다 보니 아이들이 힘들어한다.
침니 1P 등반으로 짧은 교육을 마쳤다.
7월 5일 (화)
A조 아이들과 08:20분에 캠프에서 출발하여 타퀴즈락 Left Ski Track (5.6***) 루트에 도착하니 11시다.
수어사이드락보다 약 30분이 더 걸린다.
Left Ski Track 은 1P 종료지점이 2개의 볼트로 되어있어서 훈련루트로 선정을 하였다
등반길이가 약 50m이어서 중간에 앵커를 만들어서 피치 등반 훈련을 했다.
난이도는 5.6으로 홀드들이 크고 많은데도 거의 수직이다 보니 잘 하던 아이들도 겁을 먹고 움직이지를 못한다.
13시에 점심을 먹고 오후에도 등반훈련을 하고 16시 20분에 철수했다.
7월 6일 (수)
오늘은 캠프에서 집합교육이다.
아침 식사를 하고 교육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호수가를 뛰고 있다.
또 무슨 잘못을 했나 보다.
아침 조깅으로 왕복하는 나무가 있는데 10바퀴를 뛰어서 지는 조가 앞으로 1주일간의 설거지 담당이다.
1바퀴에 1km이니까 10km인 셈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는 거뜬한 거리이지만 아직 그 거리를 뛰어보지 못한 아이들도 있었다.
힘들어하는 아이를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결국 A조가 우승을 했고 평소 달릴 때 힘들어하던 한 아이는 자기의 한계를 또 한 번 넘어섰다.
차오르는 거친 숨에 한동안 앉아 있기도 힘들어하던 아이는 교장선생님이 먹고 싶은 요리가 뭐냐는 질문에 “돼지갈비요~”를 외치고 일어나서 장비를 챙겼다.
10시 20분에 모여 자기확보와 후등빌레이, 선등빌레이를 점검했는데 점심으로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가 나왔다.
오후에는 클로브히치, 하프클로브 히치, 보울라인 매듭을 교육하고 유마 2개를 사용한 저깅을 교육하는데 모두들 재미있어 한다.
17시에 교육을 종료하고 소꼬리곰탕으로 몸보신을 하였다.
7월 7일 (목)
타퀴즈락 교육은 B조가 먼저였지만 독립기념일 행사로 인해 Left Ski Track 등반은 오늘이 처음이다.
1P를 중간에 앵커를 설치해서 2P로 나누어 교육을 하는데 역시나 수직의 각도에 겁을 먹어서인지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다.
모든 인원이 2P를 등반하고 내려오니 14시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원하는 사람만 탑로핑 등반을 하기로 하여 나는 오른쪽에 눈여겨보던
Chingadera (5.11a**) 루트를 오르기로 하고 국희누나에게 빌레이를 부탁하였다.
국내루트보다 먼 볼트간격에 조금 긴장하면서 중간 중간 크럭스를 넘어서서 조심스레 오르는데 마지막 볼트에 클립을 하고 나니 앵커까지 거리가 3m 정도인데 도저히 동작이 나오지 않는다.
여러 번 시도에도 결국 동작을 풀지 못하고 하산을 위해 인공으로 앵커에 로프를 걸고 하강하면서 장비를 회수하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7월 8일 (금)
아침으로 곰탕을 먹고 A조와 타퀴즈락에 10시에 도착하여 오늘은 Fingertrip (5.7***)에서 등반교육을 했다.
이름 그대로 작은 크랙으로 이어진 등반선이 아름답다.
특히나 앵커가 튼튼한 나무로 되어 있어서 교육하기에 좋다.
하강이 무서운 친구는 내려갈 때 노래를 하며 무서움을 달랜다.
많이도 들었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
점심식사 후에 잠시 오침을 하고 그 옆의 루트인 The Slap (5.9-**) 1P를 등반 했는데 시간상 두 명만 지원을 받아야 했다. 루트이름과는 다르게 크랙으로 이어진 루트인데 여러 번 추락하면서도 끝내 올라온 두 명은 무척이나 뿌듯한 얼굴로 하산했다.
캠프에 돌아오니 지난 수요일 처음으로 10km를 완주한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 굴소녀의 희망대로 큼직한 돼지갈비가 준비되어 있었다.
7월 9일 (토)
오늘 캠프 교육은 국희누나에게 시스템 점검을 부탁하고 경한형과 함께 Whodunit 8P (5.9***) 루트 답사를 갔다.
타퀴즈락의 인기루트 TOP 10에 들어가는 루트이다 보니 가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이민호 샘이 태워주는 차로 humber Park에 도착해서 Whodunit 루트에 도착하니 09시 30분인데 2명이 등반을 하고 있었다.
재미 중국인 2인조로 LA의 오렌지카운티에 살고 있는데 새벽길을 2시간 달려서 타퀴즈락으로왔고 등반을 마치면 오늘 올라간다고 한다.
속도가 빠르지 않은 팀이어서 나무그늘에서 1시간여 쉬기로 하고 Idyllwild 마을에서 사온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지나가는 클라이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경한형을 구경했다.
한참을 쉬고 여유 있게 출발했는데도 매 피치마다 속도가 늦어져서 16시가 돼서야 북측 정상에 도착했다.
남측 정상에서 약 200m 오르면 북측 정상인데 Whodunit 루트는 바로 북측 정상에 도달하는 루트다. 북측 정상에는 플라스틱 통이 있고 안에 펜과 수첩이 있어서 간단한 글을 남길 수 있다. 오늘은 Whodunit 루트 답사와 더불어 North gully route로의 하산길 확인도 해야 한다.
Humber Park까지는 40분이 걸렸다 (1.3km)
남측의 Friction route보다도 낮은 3급으로 하산 중에 특별히 확보를 볼 구간은 없었다.
7월 10일 (일)
오늘은 캠프에서 보내는 마지막 일요일이다.
아이들의 운동시간에 끼어 가볍게 조깅과 체조를 하고 아침으로 곰국과 닭죽을 먹고 나무그늘에 모여 책도 읽고 아이들의 중국생활 얘기도 들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준 얼음으로 가득 찬 메밀국수를 먹었다.
오늘 아이들은 오전, 오후 두 개조로 나뉘어 인터넷이 되는 마을로 가서 암벽일지도 작성하고 세계일주 팀은 다음 일정인 유럽에 대해 연구하고 중국으로 복귀하는 아이들은 LA에서 묵을 며칠 동안의 일정을 준비하기도 했다.
우리도 오후에 Idyllwild 마을로 나가 처음으로 구석구석 자세히 둘러보고 다음 주에 있을 수료등반 조 편성과 루트 선정을 하고 18시에 캠프로 복귀해서 숯불로 구운 돼지갈비로 저녁을 먹었다.
7월 11일 (월)
이번 주부터는 수료등반이다.
각 조를 2개 팀으로 나누어 한 팀당 학생 4명으로 구성하여 경한형과 국희누나 그리고 나 포함 7명이 등반을 하게 편성하였고 우리 셋은 매일 등반이지만 학생은 1번만 정상에 오르면 된다.
첫 등반은 리더가 포함된 A1조였는데 리더가 어제 돼지갈비를 먹은 이후 체한 듯 속이 안좋다. 학생들의 대표에다가 등반 교육 내내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재미있어한 리더를 배려해서 갑작스레 A2조로 변경을 하는데 아이들이 선뜻 동의해준다.
오늘 등반은 Fingertrip (5.7***) 으로 3P 이다.
종료지점인 Lunch Ledge에 도착하니 이름 그대로 쉴 수 있는 렛지가 나오는데 여러 루트가 합쳐지는 합류점이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약 50m 더 가야했다.
14시 40분에 남벽 정상에 도착하여 식사조가 준비해준 주먹밥과 땅콩, 육포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북측 정상으로 이동해서 간단히 영상을 촬영하고 North gully route로 하산하여 Humber Park에 17시 20분에 도착해서 이민호샘 차량으로 18시에 캠프로 돌아왔다.
하루 종일 걱정하셨을 교장선생님은 환한 얼굴로 등반조를 반겨주었고 캠프에 있던 아이들도 시원한 수박화채를 들고 생애 첫 타퀴즈 정상을 등정한 동료들을 축하해주었다.
7월 12일 (화)
오늘의 수료등반은 B1조이다.
The Chauvinist (5.8+**) 는 2피치등반으로 정상에 갈 수 있지만 각 피치가 50m 가 넘는다.
10시 20분에 시작해서 14시 10분에 정상에 도착했다.
30여분간 정상의 큰 바위 밑에서 쉬다가 어제와 동일하게 북측 정상을 거쳐 North gully route로 하산하였다.
7월 13일 (수)
오늘은 캠핑장에서의 마지막 집합교육이다.
아이들이 저녁으로 리조또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교장선생님은 치즈를 포함한 필요한 재료를 사러 시내로 나가셨다.
오전에는 캠프에 있는 큰 나무 2개를 이용해 60m 로프 두 동으로 짚라인을 설치하고 시원한 나무그늘 밑 벤치에 모여 소책자로 등반에 대해 공부를 하고 점심으로 교장선생님이 만들어주신 김치비빔국수를 먹고 오후에는 짚라인을 탔다.
비록 50여m의 짧은 거리에 놀이공원 만큼 스릴은 없지만 5m 높이를 저깅으로 올라서 도르래 2개를 사용해 나무사이를 이동하는 시스템은 등반에 지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저녁에는 아이들이 직접 재료를 씻고 썰어서 정성들여 준비한 리조또를 맛이 없어서 조금만 먹었다.
7월 14일 (목)
오늘은 배앓이로 등반이 미뤄진 리더가 포함된 A1조이다.
오늘 LA로 떠나는 이담비샘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타퀴즈락에 도착하여 Left Sky Track (5.6***) 루트를 등반했다.
힘들지만 잘 따라와준 아이들과 15시 20분에 정상에 도착하여 땅콩과 육포, 주먹밥으로 허기를 때우고 북측 정상에서 영상을 찍고 Humber Park에서 마중 나온 이민호 샘의 차량으로 캠프에 무사히 복귀했다.
7월 15일 (금)
오늘은 마지막 수료등반이다.
내일이면 아이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마지막 등반루트는 Jensen's Jaunt (5.6**) 4P이다.
난이도는 높지 않지만 고도감이 높은 크랙등반에 아이들이 무서워한다.
15시에 남측 정상에 도착해서 바위 그늘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데 낯익은 퀵드로우가 보인다.
카라비너가 차가운 거 보니 밤새 여기에 놓여져 있었나 보다.
(어제 올라온 팀원 중에 한명이 놓고 간 것이었다.)
오늘은 북측 정상으로 가지 않고 바로 Friction route로 하산하여 캠프에 돌아오니 평소보다 조금 더 늦은 18시 20분이다.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실 교장선생님의 격려를 받으며 그리고 내일 우리를 LA로 데려가기 위해 하루 캠핑 온 Mrs. Ko와 그녀의 친구 Mrs. 미에꼬가 준비해준 소고기와 삼겹살로 저녁을 먹었다.
16일 (토)
오늘은 LA로 이동한다.
아침으로 닭죽을 먹고 나서 아이들에게 장비를 회수하여 확인하고 텐트를 걷고 짐을 꾸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다행히 수료등반 중에 떨어뜨린 하강기 1개만 분실되고 모두 돌아왔다.
교장선생님이 준비해 준 마지막 요리, 소고기볶음을 점심으로 먹고 아이들과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13시에 LA로 출발하였다.
15시 40분에 Mrs. 미에꼬를 내려주고 10분 뒤에 Mrs. Ko의 2층집에 도착했다.
승용차로 갈아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REI를 둘러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Mr. Lee를 태우고 근처에서 제일 맛있는 히까리 스시(光, ひかり すし)에서 맛있는 스시를 배부르게 먹으며 미쿡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17일 (일)
오랜만에 푹신한 침대에서 아침을 맞았다.
Mrs. Ko가 준비해준 한식으로 아침을 먹고는 08시 20분 Mr. Lee의 배웅을 받으며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체크인을 마치고 나니 09시 20분이다.
출발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어 그동안 들고 다니면서 별로 써먹지 못한 PP카드(priority pass)로 탐 브래들리 청사 5층에 있는 KAL 라운지에 들어가서 샤워도 하고 간단한 식사를 하며 기다리다가 12시 20분에 비행기에 올랐고 한 달 자리를 비워도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 집과 회사가 있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무한상상 대안학교와 세계일주 학생들과의 만남.
그 인연의 다리를 놔준 용학형과 경한형, 국희누나 그리고 장비를 빌려주신 항경형님, 희정누나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Thanks, everybody~~~^^
첫댓글 그랬었구나~~~^^
캬~~침낭 럭셔리하네...^^ 길게 갔으니 내용도 길군...ㅋ
수고 많았고 본인에게도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을것 같습니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유타에서도 지난번 하꾸바에서처럼 정희씨에게 모든걸......
ㅋㅋ 잘 해줄거라 믿어요~~~
내년 남미쪽도 잘 할거라 믿어요~ㅋㅋ
don't worry I can do it
心配(しんぱい)しないで私に任(まか)せてください
무사귀국 축하하고..힘도 생기고~기회돼면 한턱낼께... ♥
와~~ 색다른 경험. 잘봤습니다. 뭔가 세계로 뻗어가는 kmg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