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8월 11일 월요일, 맑음.
새벽 6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밤새 비가 내렸다. 아침식사는 같은 식당에서 만두와 죽으로 해결했다. 걸어서 터미널로 간다. 구채구 입구에는 사람들이 모인다. 입구에 있는 시냇물은 흐르는 양이 많고 급하다. 특이하게 물색깔이 반은 푸르고 맑은데 반은 탁하고 회색으로 흐른다. 구채구 내에서 흘러나오는 물과 시내를 통해서 흐르는 물이 이곳에서 만나는 것이다. 발원지가 다르니 강물 색깔도 다른 것 같다. 오전 7시에 출발하는 황룡 행 버스를 탔다. 빈자리가 없다. 어제 예매하길 잘했다. 맘속에 생각하고 있던 오늘의 계획은 일단 이 버스를 타고 가서 황룡을 둘러본 후, 숙소가 해결되면 황룡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성도로 이동하는 것이다. 숙소나 교통이 허락되면 천주사나 송판에서 성도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가는 버스에서 일이 진행된다. 이곳을 구경하고 구채구로 다시 넘어가는 것이다. 대부분 이 차의 승객은 개인 여행객들이다. 우리와 같은 처지다. 영어를 못하는 버스차장 아주머니는 먼저 중국인 승객들을 설득하고, 이를 알아챈 중국인들은 영어로 옆에 있는 외국인들을 설득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이 의견에 동의하고 돈을 낸다. 함께 탑승한 스페인 팀 7명도 협의 끝에 동의하고 돈을 내고 맨 뒤에 앉은 우리도 설명을 듣고 동의하고 돈을 지불했다. 갑자기 버스 승객 전부가 단체 관광객이 되었다. 차장 아주머니가 돈을 걷어 황룡 입장권을 사다주기로 한다. 구경하고 오후 3시 30분에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한다. 입장료 200위안, 케이블카 80위안, 버스비 45위안씩을 계산해서 지불했다. 황룡에 내려 보니 공용버스터미널을 찾기 어려웠다. 그리고 숙소도 보이지 않았다. 고급호텔이 보일 뿐이다. 주변에 상가나 음식점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택시를 이용해서 천주사까지 나오는데도 요금이 많이 든다. 아주머니는 버스에 기록되어있는 전화번호를 기억해 두라고 몇 번이고 얘기한다. 버스에 크게 씌어 있다. 13518436661이다. 버스 시계는 오전 8시 45분을 가리킨다. 차는 천주사에 잠시 멈춘다. 휴식을 취한 후 황룡방향으로 달린다. 다른 차들은 4007m 고지에서 잠깐 구경을 하고 가는데 사정없이 가버린다. 엄청난 고개를 꼬불꼬불 올라와서 다시 꾸불꾸불 내려간다. 민산산맥을 따라 굽이굽이 내려간다. 참 경치가 시원하고 멋지다. 나무 없는 회색 석회암산은 모두 4000m가 넘는 산들이다. 드디어 황룡에 도착했다. 아주머니는 표를 끊어 나누어준다. 표를 받고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간판이 재미있다. 중국 한문으로 삭도(케이블카)타는 곳이라고 그 아래 Thus to take the ropeway, 그 다음 줄에 한글로 ‘그러므로 로프웨이를 데리고’라고 씌어있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왜 영어로 Thus를 사용했을까? 케이블카는 별로 밀리지 않는다. 걸어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와 케이블카로 올라가는 입구가 다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시간은 약 7분 정도다. 급경사를 오른다. 험한 산들과 구름이 어우러져 경치가 멋지다. 파란 하늘이 보인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숲속에 나 있는 데크를 걸어간다. 해발 3600, 머리가 어지럽고 빨리 걷지 못해 어슬렁 걸어간다. 고산증세가 바로 온다. 아내도 좀 힘들어 보인다. 옆에 있는 작은 사무실은 산소 주입하는 곳이다. 그냥 걸어보기로 했다. 좀더 시간이 지나면 적응될 것 같았다. 걷고 있는 곳이 제일 높은 곳이다. 이제 걸어가면서 조금씩 내려간다. 손에 스프레이 용 산소통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서늘하다. 아내는 담요를 꺼내 어깨에 두른다. 앞을 보니 스페인에서 왔다는 아주머니 3명도 나란히 같은 군청색 담요를 뒤집어쓰고 있다. 웃음이 나온다. 넓은 전망대가 나온다. 눈 아래 계단식 논처럼 생긴 우리의 목적지가 보인다. 우리가 왔던 계곡 사이의 찻길이 지그재그로 보인다. 산속이라 주변에는 민가가 보이지 않고 회색빛 거친 산 위로 파란하늘, 앞으로 초록빛 계곡이다. 오채지까지는 2650m, 케이블카를 타는 곳은 400m 라고 씌어있다. 황룡은 석회와 눈 녹은 물이 역어내는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황룡은 사천성 북부 민산산맥의 주봉인 설보정(5588m) 기슭의 계곡에 있는 호수군이다. 폭 300m 전체 길이가 7.5km, 해발 고도는 가장 낮은 입구가 3200m, 안쪽은 3600m에 달한다. 계곡을 따라 다양한 형태의 암석이 이어지는 것이 마치 용처럼 보인다고 해 황룡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 지형은 주로 빙하에 의해 깎여 생긴 것으로 독특한 유백색 바위는 탄산칼슘의 퇴적한 석회암, 유백색 바위와 옅은 푸른색의 물을 담고 있는 2400여개나 되는 크고 작은 연못이 계단식 논처럼 층층이 겹쳐져 있어 색채미를 중심으로 하는 구채구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1992년 세계자연 유산으로 등록됐다. 또한 황룡은 천연식물자원의 녹색 보물고로 식물 피복율 90%, 삼림 피복율 80%, 풍경구 내의 1500여종의 고등식물중 사천 낙엽송, 민산전나무, 독엽초, 성엽초 등 11가지의 식물은 국가의 1급 ~ 3급 보호 종류에 속한다. 황룡 삼림은 해발경간이 1700 ~ 3800m로 순수하고 원시적이며 갖가지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장 안쪽의 오채지에서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것이 기본이다. 계속 숲길을 간다. 우리 밭에 있는 마가목 나무가 이곳에도 보인다. 빨간 열매가 집 생각이 나게 한다. 황금색 바닥에 흐르는 석회수 물이 말없이 흘러내린다. 우리는 먼저 황룡고사 절에 도착했다. 오채지 앞에 있는 도교사원이란다. 황룡을 수호하는‘황룡진인’을 모신 곳이다. 이 지방 신앙의 중심지로 현재의 사원은 명대에 확정된 것이다. 사원보다는 옆에 있는 황룡동이라는 작은 종유동굴에 관심이 간다. 이곳에서 솟아나는 물은 어떤 병에도 효과가 있는 ‘신의 물’이라 일컫는다. 이 동굴을 귀진동, 불야동 이라고도 한다. 높이 30m, 길이 50m, 깊이는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해발 3568m, 전설에 의하면 황룡진인이 수련하던 동굴이다. 동굴 내에 또 동굴이 있으며 종유석이 여러 모양이며 경관이 아름답다. 조심스럽게 아내와 동굴로 내려들어간다. 계단이 잘 나 있는데 천정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시원하다. 조명이 좀 어둡다. 왼쪽 둥근 바위에는 지폐가 잔뜩 붙어있다. 생각보다 동굴은 넓다. 한 바퀴 돌아 나온다. 사원 앞 넓은 데크에는 사람들이 주저앉아 쉬고 있다. 내려다보는 전망도 좋다. 검정색 사각 돌 판에는 붉은색으로 글씨가 씌어 있다. 송판현 현정부 포고라고 씌어있다. 제법 큰 사각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