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헤이리…문화 향기 그윽한 마을
헤이리 예술·문화 마을에 가면 디자인의 힘이 느껴진다. 또 우아한 문화의 향기가 그윽하다. 격조 높은 레스토랑의 별미도 향기롭다. 15만 평 단지 안에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370여 명의 예술인이 살림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카페 등의 공간을 꾸리고 있다. ‘헤이리’는 파주 지역에 전해지는 전래 농요인 ‘헤이리 소리’에서 따온 이름이다. 아무 뜻 없는 순 우리말이 마을 정경만큼 아름답다.
헤이리의 길은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반듯한 신도시와는 다르다. 지형을 따라 이리 구불, 저리 구불 휘어진다. 천천히 차를 몰거나 산책하면서 저마다 다른 모양의 건축물에 눈길을 주기 좋은 길이다. 이곳에서 새로 건물을 지으려면 주민들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마을 전체 조화를 거스르거나 지형의 풍경에 반해서는 안 된다. 건물 외관 빛깔도 심사 대상이다. 너무 튀어서도 안 되고 천편일률적이어도 안 된다.
조화, 그것이 이곳 헤이리 마을에 주어진 가장 큰 화두다. 눈으로 디자인의 힘을 확인했다면 직접 건축물 안으로 발걸음을 떼 보자. 단지 중심에 자리한 북 하우스(031-949-9305)는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인 김언호씨가 운영하는 책방 중심의 문화 공간이다. 뒷산 능선을 모티프로 삼아 외관이 주변 경치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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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황인용씨가 직접 선곡한 음악을 트는 카메라타.
| | 2층 책방에는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빼곡하다. 1층의 레스토랑 ‘포레스타’(031-949-9303)에서 와인과 풀코스 요리를 즐기는 것도 낭만적이다. 한향림갤러리(031-948-1001)로 가는 오르막길 초입에는 방송인 황인용씨가 운영하는 음악감상실 ‘카메라타’(031-957-3369)가 있다.
카메라타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방’이라는 뜻이다. 나뭇결 모양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투박해 보이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안온한 분위기의 공간에 클래식 선율이 흐른다. 한향림 갤러리는 단지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은색, 갈색이 어우러진 지붕과 도자기처럼 은은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한국 근대 옹기와 현대도예를 테마로 한 전시품을 볼 수 있다. 갤러리 2층 카페 리모즈에서 차를 마시며 아내와 함께 헤이리 풍경을 되뇌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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