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토)
'오뚜기령을 오른다'
오프로드 여행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소슬이에게
오뚜기령은 사뭇 큰 의미를 가진다.
늘 사진속으로만 봐왔고 오프족들에겐 기본으로 통하는 길이었으니...
지도책에 형광펜으로만 도색된 오뚜기령 산길은
항상 선망의 길, 갈망의 길, 숙제와도 같은 길로만 아로새겨져 있었다.
이런 오뚜기령을 넘는다니
설레이는 맘에 짐챙기는 손길은 어수선하기만 하고...
요즘 같으면 자주 떠나는 여행길인데도
여전히 마음은 분주하고 태릉길을 통과해야 일동가는 길로 접어드는데
앞길을 첩첩이 막는 행렬이 야속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떠나면 돌아올 길을..
떠나는 것은 유목민의 기상이고 돌아오는 것은 농경민의 평화로움일까~
늘상 반복되는 일임에도
이내 그리운 자연과 사람들 생각에
오늘 하루도 힘차게 시동을 걸어본다.
'붕~붕~~ 부 우 웅~~~~'
째이니님을 진접에서 만나 부지런히 하판리로 달리던 중,
멀리 보이는 산이 연인산과 그 맥
저 산이 뭔가 오늘 또 혹한속 야영의 정겨움을 예고하는 듯 합니다.
현리 읍내 뒷길로 빠져 하판리로...
본격적으로 눈길로 들어서 사륜으로 고정하고
신나게 눈길을 달려봅니다.
집결지에 도착, 불곰님은 벌써 와 주변산세 점검하고 야영지 물색하고 계신다.
탱크참호에다 진을 치기로 하고 물길을 건너야 하는데...잘 건널수 있을까~
이렇게 탱크가 지나가는 길인데...
몸부림을 자주하면 몸 상합니다.
몇번의 움찔 끝에 견인, 야영지로 이동
불곰님, "야 그만...차 찢어진다."
참 그만하면 다행이지, 범퍼 해체 안시킨 것만해도 다행으로 아시지....
하룻밤 우리를 지켜줄 탱크참호입니다.
허리높이로 턱을 돌려 바람을 막아주고 무한궤도 언혀질 양쪽 사이로 골이 나 있어
모닥불 피우기 딱~입니다.
바람부는 쪽으로 텐트플라이를 쳐서 분위기 함 잡아보겠습니다...
텐트 기둥으로 쓸 나무 몇개를 구하고...우리 절대로 생나무 안 짤랐습니다.
기둥 두개 세우고 끈으로 사방을 묶어매니...
바람막이 확실하고 벌써 분위기 달라집니다.
불까지 피우니 낯선 기운이 사라지고...
그래서 문명의 시작이 '불'이라고 했던가~
주변에 몇시간 땔 나무가 스러져 있어 땔감으로 재단하고
불까지 크게 피우니 이젠 여기가 우리집입니다.
아, 급하다 급해...우선 좀 마시자~
요즘 인스턴트가 참 잘 나옵니다. 간단히 전골찌게 올려 목 축이고..
째이니님 갖고오신 잡채도 사리삼아 양념 조금씩 추가해 끓이니 전골 하나로 하루밤 끝날 것 같은...
엘리우스님이 갖고오신 양념돼지불고기 올려 위장을 한번 소독하고...
이제 조기나 함 궈볼까~~
오늘 처음 오프모임에 나오신 '엘리우스'님,
상당히 적응이 빠름니다. ㅎㅎ 훌륭한 전투력으로 궂은일 마다 안하고..이번 야영 팽팽~돌아갑니다.
물도 올려놓고...오투의 특식, '조기구이'올라갑니다.
황비홍님이 오고계시다는 전화, "오실때 젓가락, 수저..글고 생닭 한마리 부탁합니다."
현리지나 오시던 길 회차해 오투회원들을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십니다.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불길에 마주하고 있으면 왜 그리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아늑해지는지...
우리는 여전히 맘속에 빈곳을 아려하며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따스한 불길로 스스로를, 그리고 서로를 녹이려 우리는 그렇게 모이는지도...
황비홍님도 오시고, 학수고대하던 물좋은 생닭 들통에 집어넣고
이런저런 구라세계 텐트를 환히 밝히고...
'오투'의 밤은 깊어만 갑니다.
백숙의 향기가 모락모락 일어나고...
야영에 한껏 젖어가는 엘리우스님
수연님 오고계시다는 소식..
들통을 한켠으로 비켜놓고 먹을준비 해 볼까요~~
정말 부드럽고 쫄깃한 백숙이 자태를 뽑냅니다.
타오르는 불길, 사정없이 올려진 음식들,
무르익는 정담속에
그렇게 오투의 밤은 깊어가고...오늘은 유난히도 술술~ 잘도 넘어들어갑니다.
살면서 아쉬웠던 모든 일들을 불길에 다 던져버리고...
하염없이 흔들리는 불길속에 술잔도 따라 춤을 추고...
소슬이는 오랫만에 세치 혓바닥 요가하듯이 사방 꼬고...
그래도 사진은 제대로 찍습니다. ㅎㅎㅎ
모두 아쉬운 불자리를 살포시 덮어놓고 내일 등정을 위해
잠자리로...
2.27(일)
아침에 일어나 둘러본 야영지 주변 전경 동남쪽
야영지 동쪽
야영지 서쪽
정말 한적한 도로변입니다.
이 길도 오래지 않아 포장될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외진길은 외진길대로 그대로 놔둘줄 아는 현명한 문명국이 되기를....
서릿발...정말 섬찟할 정도
뇨자분들 화나게 하지 맙시다. ㅎㅎㅎ
앗~ 또 적기가 나타났다. 불온한 집단...
월드컵 한번 더 해서 상암구장에서 저 깃발을 날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근데 수연님은 왜 얼굴을 가린다요? 가리면 좀더 영계로 보이나용? 아님, 부끄러워서? ㅋㅋㅋ
역시 화장을 마치니 당당하시군요...ㅎㅎㅎ
아침을 닭죽으로 정리하고...오뚜기령으로 출발~~~
근데 닭죽에 쌀을 좀 많이 넣어 맛이 좀...
어쨋든 든든히 속을 채우고
일동가는 지방도에서..
멈추면 안되는 길에서 왜 멈췄지?
사진 찍을려고 멈췄죵~ 견인~~
눈싸움도 한판 하고...
약수터에 들려 물도 받고, 커피도 한 잔 하고...
저 오른쪽길은 어디로 가는 길인지...
일동 시내를 거쳐 우회천, 오뚜기령 초입새에 도착,,,
불곰님 스타는 잠시 이곳에 정박, 수연님 코란이 핸들을 잡으시고
황비홍님의 멋진 썬글라스
오뚜기령 관문을 통과...올라가 보자고요
첫번째 미끌미끌한 언덕길,
먼저 황비홍님이 시범을 보이시고...
느긋하게 순서를 기다리시는 불곰님
째이니님의 거듭된 실패, 모두 긴장하게 만듭니다.
이제 시작인데 정상을 갈 수 있을까~~걱정이 조금
열번을 비비다가 등반 실패,,,,잠시 쉬시라고 묻소 한편으로 쳐박아 놓고...
장군이가 힘차게 한번 올라봅니다.
햐~~이거 장난 아니네...평소에 자주 안가던 화장실 연기도 뿜어내고...
소슬이도 실패, 역시 구석탱이에 쳐박혔다가 마지막으로 출발,,,간신히 성공~~
소슬이 조금씩 쫄려오기 시작합니다.
어제 술을 넘 많이 마셨나~~
수연님도 한번 시도~~차 골로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황비홍님이 지나갈 길 잘 인도해 주시고
모두 힘차게 밀어제껴 구난 후 등반,,,,
재시도하시는 째이니님,
이번엔 실패를 거울삼아 한방에 쳐올라오시는군요
대단한 치대기입니다.
사실은 째이니님 운전의 베테랑이십니다.
순정을 갖고 못가는 곳이 없으니까요..
불곰님하고 내기했습니다. 이거 지켜져야 합니다. 회원 모두 모여 공증합시다.
째이니님 묻소 순정으로 소뿔산을 올라가면
불곰님이 허머를 사 주시고,
못 올라가면 째이니님이 오백원을 불곰님에게 드리고...
무슨 내기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함 해보죠~!!
공터에 이르러...
이런 넓은 자리가 있군요...
좋습니다. 하늘도 깨끗하고 길은 눈길이고
평화롭게 주변을 산책하는 비둘기들 같습니다. ㅎㅎ
자세 잡으면 찍사는 바로 날립니다.
황비홍님이 등정 내내 코스 유도하고 선봉역할을 아주 잘해 주십니다.
운동도 함 하고요...
정상 오름길 도중, 끝도 없이 연속되는 모글에서
그만 소슬이 쫄아 자빠지고, 째이니님이 대신 운전...
솔직이 사진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감당이 안 되더라는 쩝~~
오른쪽은 낭떨어지지...구뎅이는 연속으로 출렁이지
구뎅이를 가랭이 사이로 놓고 낭떨어지 가까이 평지길을 밟고 가야하는데,,,,,
으이그~~이거 정말 아직 적응이 안되더라는...
우여곡절 속에 드뎌 오뚜기령 정상에 도착,
소슬이 환희에 젖을라 하는 차, 그새 벽에다 치대기 해대는 족속들...못말려
째이니님은 눈에다 함 치대고,
앞으로는 심심하니까 이제는 뒤로 치댑니다. ㅎㅎ
막강 튜닝 스포츠카가 가만 있을 수 없고...
저 비석에서 찍은 사진들 참 부러워했는데 이번에 드뎌 찍습니다.
초전3일 돌격결전
의지와 기백으로
폐허의 옛길을 뚫다
1983.6.25
군인들 고생 많았수다.
83년 군번이면 춘빠님 군번정도 될라나~~~나이가 29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우리가 내려가야 할 길, 논남기 7km
정상의 이정표, 우리가 올라온 길이 무리울
정상에서 먹는 모두부, 잔잔히 뎁혔더니 고소한 맛이 그만이더라는....
속이 안풀려 시원히 마시고 싶은 녹차도 조금만 찔끔
오뎅탕을 끓이던 중,
배가 출출할 땐 기다리는 것이 고역입니다.
오뎅 다 건져먹고 다양한 제품을 넣어 끓인 라면탕, 이름 '정상오뎅라면'
'야, 그렇게 많이 뜨면 안되잖아~!'
정상에서 논남기로 내려가는 중
계곡도 건너고, 가을 물 많을 때 와도 좋겠습니다.
원없이 눈길도 달려보고
잠시 쉬었다 갑시다~~담배도 한대 꼬실르고
근데 오른쪽 길섶에 작은 동굴이 있습니다.
왠 수도승이 살고 있더군요.
'스님 여기서 뭐하세요?'
'동안거 97일째입니다. 어서들 기냥 내려가세요. 성가시게 하지말고'
'그럼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도 되겠습니까?'
'맘대로 하세요'
동굴 옆에서 단체사진 한 방
도성고개 함 올라볼까?
뭔길인지 한참 올라가다 회차, 내려가는 중
........
눈길이 마냥 즐거운..
고로쇠 채취차량인지 트럭이 들어왔군요
계곡이 얼고 눈내리고 해서 가쁜하게..
산길을 끝내는 마지막 치대기 코스
강씨봉 안내
아쉬운 오뚜기길 돌아보고....
불곰님 스타가 일동 무리울에 있어 다시 오뚜기령으로 돌아가던가
아님 국도를 타고 빙빙 돌아가야 하는 상황,,,
오뚜기를 다시 오르기는 불가,
용추계곡이나 백둔리계곡에서 현리로 빠지는 산길이 있으나
불곰님 판단, 불가..
일동, 이동 방면과 가평에서 사창리 가는 방면은
백운산, 국망봉, 강씨봉, 청계산, 현등산과 연인산등이 남북으로
길게 가로막아 교통이 용이하지 않다.
예전엔 인적교류도 거의 없었을 듯
그럼 북쪽으로 도마치 솔고개를 넘어 백운계곡으로 내려가보자
솔고개 정상을 오르니 비포장으로 도로공사중이다.
공사경계 꼬깔콘을 비집고 들어가 조금 내려가니 조촐한 주막이 있어 길을 물어본다.
손사래를 치며 통행불가를 강조하는 주막식구들을 뒤로 두고
황비홍님 앞장서고 째이니님&엘리우스님, 불곰&수연님, 소슬 순서로 길을 개척해 내려간다.
저 밑으로는 제설작업 전무
미끄러져 구난도 못할 상황이 된다면..짧은길도 아닌데
경기도에서 제일 험한 곳중 하나이리라
누구도 엄두를 못내던 길을 '오투'가 처녀발걸음을 해본다. 이 기분이란~~
말 그대로 설원이다.
이번에도 180도 좌반뒤집기로 눈위에 누워보니 아~그 포근함이란...
한참을 내려오니 인적이 나타납니다.
길옆 이쁜 강쥐들, 저 귀연것들을 새장에 가둬놓고 기르는 모습이 영~
아름답던 미지의 눈길을 끝내고
3초 늦었습니다. 끝나셨군요
뜻하지 않게 처녀눈길을 비볐더니 뭔가 횡재한 듯한 기분
상쾌합니다.
다시 이동, 일동을 거쳐 무리울로...
황비홍님은 여기서 여우와 토끼를 보살피러 돌아가시고,
황비홍님 오늘 무수한 경험을 살려 오투의 기상을 드높이셨습니다.
'연장전'
언제 제때 집에 들어가본 적 있나
어두워지고 장소, 땔감 문제로 인근 민박집으로
마당에 불피울 땐 몰랐는데 방으로 들어가니 정말 어색합니다.
하지만 오투 먹을 건 먹는다.
장봐온 찌게거리로 불곰님, 이번에 '해장의 완성편' 탈고하다.
일명 '생태돼지김치찌게'
얼큰하고 시원한 해장찌게 담날 아침까지
오투회원들 내장 책임 완수~!~!
2.28(월)
아침을 먹고 수연님은 귀가, 남은 폐인들
불곰님 인도하에 마석의 명물 순대국집으로 이동
몇군데 순대국 괜찮은 곳 다녀봤지만 불곰님 입맛을 맞추는 것부터 상상불허
불곰님이 복제할 그날을 학수고대하며...
사진은 축령산 휴양림 못미쳐 몽골문화마을에 도착하여
순대국도 먹었으니 오프AS나 함 하고 갈까요?
그러시죠... 천마산이나 올라보자고요...
멧돼지농장 뒤 야산을 치대기해 오르고 정상을 오르던 중,
'고뫼골 약수터', 이렇게 써있군요.'곰이 살던 골짜기, 호평동 애향회'
약수물 받아 커피 끓이러 가 보자고요
천마산 도로 정상에서 불곰님의 멋진 자세~~
커피 끓이러 내려가던 중 째이니님의 그 유명한 '들이밀기' 결국 일냈습니다.
엄한 길로 들이밀다 진흙탕 경사로 나무사이에 고립,
2시간 헤맸습니다. 들어올리고 땡기고...
근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요....
장군이 전면에 붙어있던 '하이리프트' 결국 처음 사용해 봤습니다.
오투에서도 이런 사진을 볼 수 있다니
이벤트를 만들어주신 째이니님 감사합니다.
여러분, 봐가면서 치댑시다. ㅎㅎㅎ
2시간동안 중노동을 했더니 참 커피맛 쥐깁니다.
재난현장 아랫쪽 계곡으로 내려와 봤더니 누군가 돌을 원으로 돌리고
좌선 수도를 했던 흔적이
이박삼일간의 등정, 치대기를 끝내고..
천마산 겨울나무를 뒤로 하고 상경합니다.
저 나무에서 새순이 돋을 시절
그 때 다시 너를 찾으마...
마석 시내를 빠져나오니
겨울 석양이 하루일을 다하고 휴식에 들어가려 합니다.
하얀세상 누리기에 참여하신 째이니님, 불곰님, 수연님, 황비홍님, 엘리우스님
추억만들기에 노고 많으셨습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
그때 다시
오투의 향기 날릴 날을 기약하며
아쉬운 여운으로
떨어지는 태양의 성급함에
치기어린 투정만 날려본다.......
'오 투 만 세'
첫댓글 역시 배꼽만 있네. 혹시 그 무슨 '령'인가 하는데가 배꼽근처를 말하는거요 ? 그럼 마누라... 아 ! 이거 그럼 또 불 켜놓고 작업해야 되잖아 이거. 협조 해 줄려나 ?
역시..이건 안되겠네요~~^^*
난 하다못해 마누라 배꼽이라도 봐야겠다. 좀 지겹긴 지겨운데....... 아 ! 그런데 여기서도 배꼽타령이니...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