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이곳에 들어와 선배님과 잠깐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 진 경옥입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도중, 학교와 아이들 이야기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선배님 말씀이 이방에 혹 도움이 될만한 글이 있으면 올려 보는게 어떠냐고 제의를 하신 적이 있지요?
저의 대학 전체동문 홈피에서 부족한 제가 "미국방"(입학정보, 유학정보등등) 하나를 관리하고 있는데 그 방에서 선후배들이 물어오신 질문들에게 대답한 글들과, 제가 정보제공차원에서 올린 글들을 이 방에 한번 올려 드리겠습니다.
남편과 둘다 이십대였던 80년대 초기에 벨지움을 거쳐 미국 유학와서, 같이 공부를 한답시고 어지간히도 고생을 했었으니 이야기를 하자면 만만치는 않지요.^^ 혹 선배님들께서 제가 당돌하다거나 건방지다고 생각하실까 좀 조심이 되네요. 제가 무슨 전문가는 전혀 아니구요....그냥 한때 제가 유학생의 한 사람으로, 유학생의 가족으로, 이곳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낸 엄마로서, 이곳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선생으로, 지금은 한인들의 이런저런 여러 어려운점들을 도와 주려고 애를 쓰고 있는 한인의 한사람으로, 또 이 도시의 커뮤너티에서 봉사를 좀 하고 사는 소시민의 자격으로 그저 저의 소박한 경험을 토대로 쓴 글들일 뿐이오니 그렇게 이해하시고 제 말을 다 믿지는 마시고 그저 재미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읽으시면서 혹 의아해 하시거나 내용의 앞뒤가 이해가 잘 안되어 고개를 갸우뚱해 하실 선배님들도 계실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어요. 저의 한글 맞춤법이나 단어 선택 같은 것도 그간 한국에서 변한 만큼 따라 잡지를 못했으니 많이 부족할 것이 분명합니다. 계속 읽으시다 보면 퍼즐조각들이 차차 맞추어 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구 어떤 선배님들에게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들일 수도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답니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엄청 많은데 일단 학교이야기(초중고, 대학, 그리고 대학원으로 나누어져 있어요!)의 시작편을 올립니다. 학교이야기 외에 미국생활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선후배들의 질문에 답한 이야기들로 나누어져 있거든요. 물론 부담감을 느끼실 필요는 전혀 없구요. 선배님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경우에는 그저 이번 이야기로서 끝내면 되니까요. 저희 동문방에서도 30대나 40대 초반 부모들은 조기유학에 관심이 많고 선배님들이나 저의 나이정도는 대학유학, 아니면 대학원유학을 관심있게 물어 보십니다. 소백산 선배님들은 어떠신지 모르나 연세로 봤을 때는 대학아니면 대학원일 것 같네요. 물론 늦동이를 두신 선배님들은 예외이겠지만^^.
서론이 너무 길었지요?
여기 진짜 서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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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SL (이에스엘) 에서 하버드까지
*ESL: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코스. 나중에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 집니다.
이곳은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동문님들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곳입니다. 제목이 ESL에서 하버드라니....좀 생소하지요? 이건... 순전히 동문님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제가 얕은 머리 굴린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이구요. 두 번째 이유는 제 아이가 정말로 ESL (아래에 나오는 문단을 참고하세요) 에서 하버드 (Harvard) 까지 갔기 때문이지요. 근데 사실 진정한 이유는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처럼 아이를 키우는 데 대한 모든 것을 포함하겠다는 뜻이랍니다. 공부든, 행실이든, 학교에서든, 그리고 학교 바깥에서든, 아이들이 닥쳐야 할 모든것들.....
그건 그런데요... 원하는 학교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겁고 기억에 남는 학창시절을 보내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기 때문에 꼭 어떤 결과만을 위한 노력보다는 그 과정을 보람되게 보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해서 우리 아이들을 그런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것이 저의 짧은 소견이기도 합니다.
한국과 미국의 학교생활과 원하는 학교에의 진학 요구조건들이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좀 다를 수도 있겠고 또한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자신들의 한국에서의 학교경험을 밑바탕으로 이곳에서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고 있는 처지들이라서 어떤 때는 본의 아니게 시행착오들과 마주치게 되지요. 실은 학교를 들어가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닌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지요. 긴 인생을 생각할 때 학창시절은 아주 짧지 않습니까?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었을 때 작은 일에 행복해 할 줄 알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인정을 잃지 않고, 그래서 자기가 살고 있는 사회와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는 마음과 능력을 가지고 살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우리 모든 부모의 자식에 대한 바램이 아닐까요?
한데... 한국에서는 물론, 해외 여러 곳에서 자녀분들을 잘 키운 쟁쟁하신 동문님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으신 줄 아는 이 마당에 제가 감히 명함을 내밀 형편이 못되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꼭 변명을 하자면... 사람마다 겪어온 길이 독특하기도 하겠고 또 먼저 경험한 엄마로서 그간 셀 수 없도록 많았던 저의 실수들이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시는 젊은 동문여러분께 혹 참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게지요.
그건 그렇고....미국에서는 주마다 교육행정들이 좀 다르니까 동문여러분들의 경험을 올려주시면 미국의 동문들은 물론, 한국에서 미국이나 다른 외국으로 자녀분들을 유학 보내시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한국은 물론,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학교들이 어떤지 궁금해요. 여러 동문님들이 조금씩만 참여하시면 우리 모든 동문들의 자녀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대학원으로 공부하러 오는 동문들의 자녀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학업에 이미 증진을 하고 계시는 동문들도 많이 계시니 그분들도 들어오셔서 한 말씀 해주시면 이 자리가 더욱 더 도움의 장소가 될 것 같군요. 물론 저도 남편도 80년대에 미국에서 공부를 했으니까 아주 문외한은 아니지요.
기러기아빠들의 이야기도 이곳에서 같이 들었으면 좋겠구요. 실은 저의 친정오빠가 기러기아빠로 올해 7년차랍니다. IMF다 뭐다 해서 조기유학을 온 다른 가족들이 수없이 한국으로 돌아갔는데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서로 자주 왔다갔다하는 편이긴 하지만 지난 1월 제가 한국 갔을 때 싱가포르에 출장갔다가 잠깐 귀국한 오빠와 시간을 좀 보냈는데 돌아설 때마다 보이는 오빠의 뒷모습이 너무 춥고 쓸쓸해 보여서 마음이 무척 아렸습니다. 그놈의 자식이 뭐길래.....
제가 미국으로 들어오던 날 오빠가 공항까지 태워다 주었는데 잠깐 시간이 남아 공항 벤치에 나란히 앉았을 때 오빠의 양복바지 밑으로 흰색 파자마가 조금 늘어져 나온 것을 보고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간신히 참았습니다. 왜 그렇게 입었냐고 했더니 파자마가 실크라서 바지의 안감처럼 부드럽고 감촉이 좋아서 그런다고 허허 웃기만 합디다. 지난 9월 시카고근교에 사는 올케언니를 방문했을 때도 아이들 데리고 열심히 사는 모습이 고맙고 다행스러워 보였지만 그래도 제 마음 한구석을, 표현할 수 없는 아릿함이 자꾸 콕콕 찌르는 것 같아서 언니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천장만 쳐다보며 샹델리아에 달린 번쩍거리는 장식들만 세었습니다. 그거 세어서 뭐 할거라고....다 운명이고 팔자인 게지요. 오빠네는 올해 막내가 대학에 들어갑니다. 아이들이 한국어와 영어를 똑같이 잘해서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구 나면 올케언니는 "금의환향"해서 미국과 한국을 왔다갔다 할겁니다. 오빠하고 그간 재미있게 같이 지내지 못한 것 다 환원해서 열배, 백배로 신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조카가 맨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영어 깨칠 때까지 한참 제가 데리고 있었지요. 그후 올케언니가 딸을 데리고 합류를 했죠. 중학생 때 왔었는데....저도 얘기할 거리가 꽤 있습니다.
참, 그리고... 대부분의 동문여러분들은 모든 생활전반에 걸친 일들을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시겠지만 혹 이런 상황에 전혀 접해보지 않으신 동문들이 계실까해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 때는 무조건 이것을 전에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분들께 말씀을 드리는 것처럼 하고 제가 알고 있는 만큼 하나하나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그런고로...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은 좀 지루하시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프로그램 - 어떤 지역에서는 ESOL(English for Speakers of Other Languages)이라고도 합니다 - 이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아이들을 학과시간에 잠깐씩(아이의 영어수준에 따라 하루종일 일수 도 있고) 따로 불러내어 영어를 가르치고, 목표로 정했던 수준이 되고 나면 ESL클래스에서 "나가는"(exit)시험을 보여서, 그 시험에 "통과"(pass)가 되면 원래의 자기 반에서 다른 아이들과 정상적인 수업을 받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반을 가르치려면 선생님이 ESL 교사자격증(Teaching Certificate)을 따로 받아야 합니다. 물론 초중고학생에게 한해서요. 한국에서 오는 대학생들이나 대학원생들이 받는 ESL코스는 보통 대학코스처럼 하루종일 클래스를 집중적으로 듣는거지요.
아무튼 ESL은 그런 뜻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더 설명하겠습니다. 저의 아이는 두 살 때 한국을 떠나 유럽에서도 복지제도가 가장 잘되어 있다고 하는 나라중의 하나인 벨기에/벨지움/벨지끄라는 나라에서 유아원(preschool)을 계속 다녔더랬습니다. 5살이 되어 그곳을 떠날 때는 불어와 화란어를 꽤 했는데 바로 미국으로 와서 처음에는 영어 한마디 못하고 유치원부터 시작했습니다. 색깔을 칠해 오는 공부에서 갈색 칠하라는 데는 노란색, 빨간색이라고 표시된 데는 하늘색, 등등을 칠해 와서 제 가슴을 철렁하게 해 놓더니 그래도 ESL클래스에서 배운 영어를 기초로 하여 열심히 공립학교에서 교육을 잘 받았고 그 결과로 대학 들어가기 전 SAT(Scholastic Aptitude Test: 한국의 수능시험 같은 거)를 영어 만점 맞은 것 생각하면 우리 아이는 물론 부모인 저희들까지도 ESL프로그램에 빚이 많죠... 유치원을 마치고 1학년이 되면서 영재학교에 들어갔고, 7학년에서 월반하여 9학년으로 뛰고, 고교 졸업 후 워싱턴 인턴에다, 프린스톤대학에서 총학생회장 지내고, 졸업 후 2년간 맨해튼에서 경영컨설팅회사에서 일하다, 지금은 하버드에서 MBA와 케네디 행정대학원 복수전공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회로 계속.....
첫댓글 좋은 정보, 유익한 정보가 되리라 생각되네여 긴 글 쓰느라 수고하셨구여 계속 좋은 소식 기대할께욤
에궁~~~! 울 후배님께 뭘로 감사를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내요. 오랫동안 체팅을 하여 주시느라 고생도 하셨을터인데. 이렇게 중요한 정보도 자세하게 올려 주셔서 뭐라 감사의 표현을 해야 할지......... 아무튼 지금은 너무 고맙다는 말로 대신 할께요. 진경옥님 감사!!! ^*^;
정말 좋은정보네요. 나같은 문외한은 한참이나 읽어야 이해가 가지만 ...ㅋㅋㅋ 훌륭한 부모에 훌륭한 자식이라니...정말 부럽구 부럽군요. 정말 존경합니다 후배님~~~~~~!
야~~~정말휼륭하십니다! 스바라시데스네!!
아라.....도우시때 가라끼시 다메데스요! 오모시로꾸낭까 도우까 신빠이 시마시다.....데모 이마와..혼또니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애구, 천만에요, 많이 부족합니다. 재미가 없을지 어떨지 심려를 했었는데...지금은...대단히 감사합니당~~ 하고 드린 말인데 ㅎㅎㅎ 이말이 맞긴 맞습니까?)
진경옥님~~~! 대단하고 정말 훌륭한 후배님이군요...
경옥아! 니가 여기 올리는 글 내가 퍼가서 우리 딸들 카페에 소개하련다. 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