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기후변화
신한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김남용
최근 지구촌 곳곳이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브라질은 일주일 간 이어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이미 많은 비가 내린 케냐에선 사이클론(cyclone)까지 접근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최근 몇 년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아프리카 동부는 엘니뇨(El Niño)영향으로 작년 부터 시작된 폭우와 홍수로 수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서도 강한 폭풍우가 덮쳐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특히 휴스턴을 비롯한 남동부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또한 중국 광둥성에 하루 600ml 폭우가 쏟아져 수많은 이재민이 생기고, 사막이었던 두바이에도 때아닌 물난리가 발생하였다.
기후변화(氣候變化, climate change)는 또는 기후위기(氣候危機, climate crisis)는 지구 온난화처럼 지구의 평균 기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전지구적 기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상 또는 이러한 변화로 인한 위험의 증가를 통틀어 일컫는다. 기후 변화는 인간이 이산화탄소(CO2) 같은 온실 기체를 방출해 일어난 현상을 말한다. 온실 기체의 대부분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화석 연료를 태워서 만들어진 것이다. 지구가 뜨거워진 열을 우주로 방출할 때 온실 기체가 복사열을 흡수하여 지상에 열을 가두며, 가둬진 열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태양빛을 반사하는 반사율이 높아짐에 따라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채로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의 경우 해수면 온도가 1.5℃ 이상 상승하는 ‘슈퍼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인류는 매년 270억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며, 그 여파는 눈 만 내리던 그린란드가 역사상 최초로 비가 내렸고, 북극권의 제트기류(jet stream)가 약해지며 찬공기가 한국·미국까지 내려와 최악의 한파가 몰려오고 있다. 또한 바다가 열기를 흡수해 수면온도 1도가 올라가면서 수증기 7% 증가해 기록적인 폭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폭염·산불·대홍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빙하와 영구 동토층(凍土層)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2100년 1m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태평양 및 인도양 연안의 주요 도시들인 베네치아·뉴욕·시드니·상하이·도교 등 일부는 바다에 잠기고, 향후 거주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중국은 100년후 국토의 4분의 1이 물에 잠긴하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문제는 지구상의 물순환 시스템을 바꿔놓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물 공급이 불가능한 나라들은 부족하고 오염된 물 때문에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힘있는 강대국들이 자기만을 위해 물을 끌어다 쓰면 주변나라들은 물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는 물자원을 둘러싸고 국가 간 분쟁과 갈등을 야기시킨다. 예를들면 중국이 수력발전과 관개용수를 위해 메콩강 상류에 댐을 건설함으로써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5개 메콩강 하루지역 국가들에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해 벚꽃피는 시기가 2주 빨라지고, 평년보다 열대야가 길어지는 등 이상고온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돌발가뭄 발생 횟수와 여름철 산불 발생 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또한 오래 가뭄이 이어지다 곧바로 여름철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이상기후가 빈발해 사회·경제적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탓으로 한류성 어종인 명태가 씨가 말랐으며, 오징어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수온 변화로 인해 아열대성 어류인 참치도 동해에서 자주 잡히고 있다. 기후변화로 대구·경북 지역의 사과 재배 면적은 반 토막이 났으며, 2100년경에는 강원 일부에서만 재배될 것이다. 경상북도 농가에서는 한라봉과 바나나, 애플망고 등 아열대 과일을 재배하고 있으며,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레몬을 수확한 사례가 나왔다.
UN 기후위기 6차보고서(2023.03) 2100년까지 2.8도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선진국은 2040년, 개발도상국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 ‘0’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남극의 기온이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한때 계절 평균보다 38.5도나 수직 상승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예상치 못한 시기에, 생각보다 더 큰 강도의 재난이 발생해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다. 기후위기에 맞춰 대비할 수 있는 맞춤형 재난 대책이 필요하다. 기후변화가 지속되고, 온난화가 가속화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70% 이상의 생물종이 멸종할 것이다. 인간은 1년 내내 0도 이하거나 40도 이상이면 생존 불가능하다. 지속적인 온난화로 인해 지구가 뜨거워져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시기가 올 것이다. 6,600만 년전 지름 10Km 소행성이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떨어져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들이 멸종했듯이 인류가 저지른 온난화로 기후 위기가 심해져 인류의 멸종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