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일요가족 법회 법문
오늘은 봄이 오는 소리가 산천에서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일요가족법회가 열리는 오늘이 양력으로 3월 3일인데 구정 설을 지내고 20여 일이 지나갔습니다. 우리가 흔히 “세월 간다”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그 흔적을 말한다면 날이 가는 것이고, 달이 가는 것이고, 해가 가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우리 사람으로 말하면 일생의 생애 기간이 가는 것이죠. 물론 계절이나 절기를 가지고도 말합니다. 우수가 지나고 내일 모레가 경칩입니다. 그래서 이 ‘우주 만물이 전부 유전한다.’고 했습니다.
새봄을 맞이해서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품고 매사 해 나가는 일이 잘 되었으면 합니다.
불교에서 자주 인용하는 경전의 구절 가운데에 ‘부처와 마음, 중생의 세 가지가 똑같은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心佛及衆生 是三無差別) 마음·부처·중생의 세 가지는 똑같은 것으로 차별이 없다.’이 말은 『華嚴經(화엄경)』에 나오는 경문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부처님의 경전에 나오는 말씀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을 깊이 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음이 없는 중생이 없지 않습니까? 또 마음이 있는 중생은 누구나 모두 부처라는 것입니다. ‘마음 없는 부처 없고 부처 없는 마음 없다.’라는 말이 『심왕명(心王銘)』이라는 글에 나옵니다. 사람이 누구나 몸으로 활동하고, 몸으로 오고 가고, 몸으로 동작하는 것이 맞지만 몸을 운전하는 것이 마음입니다.
오늘은 경전에서는 마음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말해 보겠습니다. ‘마음’은 어떤 것인가? 마음은 몸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것입니다. ‘내 몸이 없는데 마음이 있다?’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 육신이 없어지고 난 다음, 즉 죽은 다음에도 마음은 그대로 있는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般若心經(반야심경)』에도 ‘不生不滅(불생불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생겨나지도 아니하고 없어지지도 아니한다.’는 말입니다.
마음을 설명하면서 마음이 세 가지의 性能(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첫째, 知(지) - 아는 것입니다.
마음이 없으면 알 수 없습니다. 마음의 가장 중요한 성능을 하나로 말할 때 知(지)가 대표합니다. ‘知之一字 衆妙之門(지지일자 중묘지문)’이라 하여 ‘知(지)라는 한 글자에서 이 세상 모든 것이 설명되어 나온다.’고 합니다. 마음이 없으면 볼 수가 없잖아요. 들을 수가 없잖아요. 냄새를 맡을 수도 없으니까 이른바 六根(육근)을 통해서 六塵(육진)을 상대해 알 수가 없지요. 불교는 4차원의 세계인데 마음이 없다면 차원이 내려갑니다. 인간보다 차원이 낮은 축생의 경우에도 마음이 있으나 축생의 경우에는 과거에나 지금이나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말로 인간처럼 고등동물이 아니예요. 생각을 통해서 무언가 새롭게 알아낼 수가 없어요. 어떤 면에서는 본능으로만 살아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생 모두에게 있는 마음이지만 인간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근본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 공부하는 것이 무엇인가? 마음을 닦는 것입니다. 知(지)를 닦는 것입니다. 자꾸 새롭게 알아내는 것입니다. 요새 현대 과학에서 뭔가를 새롭게 발견해 알아내고 새로운 것을 발명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마음은 知(지)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知(지)의 성능이 不可思議(불가사의)하고 무한한 것입니다.
둘째, 情(정)입니다.
사람이 그때그때 마음속에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객관경계를 대했을 때도 어떤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람 사이에도 교류가 일어나면서 서로의 정을 느끼는 것이 마음의 두 번째 성능 情(정)입니다 憾情(감정), 溫情(온정)을 나눈다고 할 때의 情(정)입니다. 마음은 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喜怒哀樂(희노애락)의 감정이 情(정)에 해당됩니다.
셋째, 뜻(意)으로 意志(의지)가 있습니다.
가령 보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 하는 것들이 전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원하는 바들이지요. 사람들은 심리에 따라서 이것을 보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사람은 또 대상이 달라요. 그래서 마음은 세 가지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지, 정, 의로 설명하여 知(지)에서 지혜를 얻고 情(정)에서 안락을 얻고 意(의)에서 善(선)을 행하고자 하는 것이 불교의 수행이요, 마음 닦는 일입니다.
마음속에는 모든 것이 다 있다고 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마음 안에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이 세상 모든 것을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하여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라 합니다. 이 말도 『華嚴經(화엄경)』에 나오는 말로 ‘마음 밖에 법이 없다(心外無別法)’이라는 말고 대구를 이루어 있습니다.
3월이 시작되어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봄의 신(神)을 ‘東君(동군)’이라 합니다. 동양화에서 畫題(화제)를 쓸 때 가끔 동군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봄이 어디에서 오는지 東君(동군)에게 물어도 알려주지 않는다.’말도 있습니다.
계절은 자연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으로 1년에는 春夏秋冬(춘하추동)의 4계가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봄이 오고 나서는 뜨거운 여름이 있고, 그 다음에 더위가 물러나고 서늘한 가을이 있고, 가을이 지나면 다시 추운 겨울이 되는 것이 자연 현상에서 나타나는 것인데요. 이 계절도 마음 안에 있다고 합니다. 마음이 없으면 봄이 없어요. 마음이 없으면 사계절이 없습니다. 중생도 마음 안에 있기 때문에 사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어느 선사가 아주 더운 여름 날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더울 때에는 어떻게 피서를 하면 됩니까?”
지금은 초봄입니다만 우리나라도 한더위 열대야가 여름에 나타날 때도 있지요? 그렇게 더울 때는 피서를 가기도 하지요.
“벌겋게 달아오른 난로 속으로 들어가면 된다.”라고 선사가 대답하였습니다. 이 말은 자주 인용하기도 하는 선문답 한 토막입니다. 더위를 피하려면 시원한 바닷가를 가든지, 숲속의 나무 밑으로 가든지 ... 이런 곳으로 가야 하는데 난로에 불이 활활 타올라 벌겋게 달구어진 난로 속으로 들어가라는 것입니다. 좀 트인 사람은 이런 건 쉽게 알아요. 그건 아무리 더워도 난로 속보다 더 덥겠느냐 라는 뜻입니다. 난로 속에 들어갈 경우도 마음은 또 난로 속에 들어가며 타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지금 더위를 느끼는 더위보다 더 더운 더위를 받아들이면 피서가 된다는 말입니다. 은유적으로 연관지어서 설명해 보자면 이런 뜻입니다. 뭐든지 마음에 있다는 이야기죠. 더위도 추위도 마음에 있는 거예요. 이것이 唯心(유심) 논리의 측면에서 설명하는 말인데 이해가 부족하면 이런 말은 좀 알아듣기 힘듭니다.
사람의 마음에 四季(사계)가 있다는 것은 예로부터 큰스님들 법문에도 나오는 말씀입니다.
마음 안에 봄의 마음인 春心(춘심), 여름의 마음인 夏心(하심), 가을의 마음인 秋心(추심), 겨울의 마음인 冬心(동심)의 네 가지 마음이 있다는 거예요. 四季(사계)의 마음. 그래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음을 쓰는 것도 이 四季(사계)의 마음을 잘 써야 합니다. 대인춘풍(對人春風)이라는 말처럼 사람을 대할 때 봄 마음 – 부드럽고 온화한 마음, 푸근하게 대하라는 말입니다. 그게 덕을 쌓는 일이기도 해요. 봄 마음 - 온화하고 부드럽게 마음을 써야 할 때는 그래야 됩니다. 여름 마음 - 굳이 비유해 말하면 정열적으로 화끈하게 해야 할 때는 미지근하게 하지 말고 화끈하게 해야 합니다. 가을 마음 - 싸늘하면서도 냉정해지면서 깊이 생각하고 사색하는 거예요. 겨울 마음 - 一刀兩斷(일도양단)해서 가차 없이 냉정하게 하는 겁니다. 냉각면피(冷却面皮)라고 안면몰수 해야 할 때는 안면몰수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환경에 맞추어서 四季(사계)의 마음을 골고루 쓰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 잘 쓰고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지 잘 먹고 잘 입는 것만 가지고 잘 산다 하는 게 아닙니다. 무엇이 잘 사는 거예요? 마음 잘 쓰는 게 잘 사는 것입니다.
불교의 수행정신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검소하게 살면서 시간을 아끼라는 뜻입니다. 현대 사회에 와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생활습관이 되어버린 경향도 있겠습니다마는, 도시가 밤이 되어도 불야성을 이루고 생활 구조랄까 문화 패턴과 환경이 달라졌지만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圭峰宗密(규봉종밀)선사 좌우명에 ‘寅起可辦事(인기가판사)’라는 말이 나옵니다. ‘인시에 일어나 할 일을 준비하라’는 말입니다. 십이지 시의 인시는 3시부터 5시까지지만 산중사찰의 기상시간은 3시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계종 사찰이 세계에서 제일 일찍 일어나는 종교 단체이니 얼마나 좋아요. 자랑스럽지요. 저녁도 좀 일찍 먹지만 보통 아침 여섯시 반에 공양합니다. 조계종이 좋은 것이 많습니다. 일찍 일어나지, 채식하지, 독신으로 살지, 공기 좋지 .. 이런 좋은 점들이 많습니다. 정신적으로 인간문화재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오늘은 마음의 지, 정, 의를 가지고 말씀 드려보았습니다.
알아야 될 거 알아야 하는데 아는 것을 지식 자랑하는 게 능사가 아니에요. 앎으로써 달라지는 거예요. 바르게 되는 거예요. 아는 것 때문에 남에게 도움을 주는 거예요. 아는 것 때문에 내게 自利(자리)가 성취되고 복이 지어지는 거예요. 情(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느낌이 좋아야 돼요. 좋은 느낌으로 사는 것, 기분 좋게 살아야 됩니다. 항상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佛是衆生心裏佛(불시중생심리불)
부처란 중생의 마음속에 있는 부처이니
隨自根堪無異物(수자근감무이물)
자신의 근기가 감당함을 따를지언정 다른 것이 없네
欲知一切諸佛源(욕지일체제불원)
일체 모든 부처님의 근원을 알려고 한다면
悟自無明本是佛(오자무명본시불)
자신의 무명을 깨달으면 곧 부처일세
通玄(통현)장자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非僧非俗 (비승비속)으로 어찌 보면 儒者(유자)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스님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도교의 도사 같기도 했다고 합니다. 華嚴論(화엄론)을 쓴 분으로 華嚴大家(화엄대가)였어요.
佛是衆生心裏佛(불시중생심리불)
부처란 중생의 마음속에 있는 부처이니
앞서 말씀드린 대로 중생의 마음속 부처가 부처라는 뜻입니다. 부처가 마음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 부처, 중생이 똑같다는 뜻과 같은 말입니다. 내 마음이 부처라는 것을 느껴야 하는데 우리는 느끼지 못할 때가 많지요.
隨自根堪無異物(수자근감무이물)
자신의 근기가 감당하는 것을 따를지언정 다른 것이 없네
믿음이란 절대적이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체면치레로 적당하게 불교를 믿는 것은 신앙의 정도가 독실하지 못한 것입니다. 절대적으로 믿으면 모든 것이 이루어집니다. 隨自根堪無異物(수자근감무이물)이 바로 그런 말입니다. 어떤 마음을 마음속에 갖고 있느냐는 근기에 따라 부처가 감응하는 것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부처를 깊이 느끼면 부처가 절대적으로 내 마음에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欲知一切諸佛源(욕지일체제불원)
일체 모든 부처님의 근원을 알려고 한다면
부처가 무엇인가에 대해 – 부처의 정체를 알려고 하거든
悟自無明本是佛(오자무명본시불)
자신의 무명을 깨달으면 곧 부처일세
아까 마음에 대해서 세 가지로 설명했는데 그것을 바로 알면 부처라는 말입니다.
오늘 법문은 이것으로 간략히 마무리하겠습니다.
첫댓글 🙏🙏🙏
_(())_
<자신의 무명을 깨달으면 곧 부처일세>란 문장을 보니
소크라테스의 말이 생각난다
비슷하네
너 자신을 알라 너가 뭘 모르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말씀
자신의 무지를 알기를 원했다 그러나 대다수 거의 모든 중생들은
거부한다 특히 잘난 사람일수록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권력있고
힘이 있을수록 부인한다
자신의 한계를 알아라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자신의 단점을 알고
하심 자기를 낮추어라는 주문
아하 깨닫는 각성이 제대로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아상 아집 아만 고집 ..
타인은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문제
그러니 부처가 되고 싶다면 진심으로 부처가 될려고 한다면
낮추고 낮추어야 한다
개미에게도 이름없는거지꽃에게도 저 말없이 그냥 서 있는 바보에게도 고개를 숙일줄 알아야 하는데
자꾸 가졌다고 뻣뻣하면 부처와 멀어지는
온갖 분별심으로 모르니 못배웠니 이런 저런 분별을 하면 꽝
진정 문수보살을 만나고 싶어도 형상에 끄달리면 눈앞에 가까이 와도 모른다
불성이 가득하게 마음이 환하게 되어야 한다
지정의 지덕체
인간이란 모름지기 교육을 통해 온전한 사람이 되어야 하지
정견 지혜롭고 따뜻한 마음
강한 정신력과 튼튼한 몸
넓은 바다같은 인자함의 길로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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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_(())_
매화가 절정으로 피었네요.
역시 홍매화가 어여쁩니다.
매화는 달과 소나무와 잘 어울리고요.
심불급중생 시삼무차별.
횡변시방 수궁삼제에 가득한 이 마음을 깨칠 수 있기를~
반야암의 법향을 맡을 수 있게 해주셔서 깊이 감사해요^-^
매화향기가 아주 좋던 날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_()_
고맙습니다 _()_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_()_
🙏🙏🏻🙏🏼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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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_()_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_()_
감사드립니다_()()()_
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 ()
고맙습니다 _()_
...()...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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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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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