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첫영성체 교리가 시작되어 평일 저녁미사에 참례합니다. 열 네 명의 아이들이 첫 영성체를, 여덟 명의 아이들은 세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7월 11일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입니다. 아빠스는 대수도원장을 뜻하는 말인데요, ‘아빠스’란 말은 어디에서 온 걸까요?
예. ‘아빠’Abba에서 왔어요. 예수님께서 쓰셨던 말을 아람어라고 하는데, 아람어의 ‘아빠’와 우리 말 ‘아빠’가 똑같은 뜻이예요. 아버지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예요. 예수님도 하느님을 ‘아빠’라고 부르셨기 때문에 우리도 하느님을 ‘아빠’라고 부를 수 있죠.
베네딕도 성인은 기원후 480년경 태어나셔서 547년에 돌아가셨어요.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이죠? 예. 대략 1,500년 전 성인이신데, 베네딕도라는 이름에 대해 먼저 알아볼게요. 베네딕도는 베네딕시오와 연관이 있는데요, ‘베네’는 라틴어로 ‘좋은’이라는 뜻이예요. 카페 베네라는 커피숍도 있죠.
다음으로 ‘딕시오’는 무슨 뜻이냐 하면, ‘말하는 것’을 의미해요. ‘사전’이 영어로 뭐죠? ‘딕셔네리’죠. 딕시오에 nary를 붙인 말이예요. 그럼 ‘베네 딕시오’는 합치면 무슨 뜻일까? ‘좋게 말하는 것’을 의미해요.
사람이 하느님께 좋게 말하는 게 뭘까? ‘찬미’라고 해요.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좋게 말씀하시는 게 뭘까? 그걸 ‘축복’이라고 해요. 그래서 ‘베네딕시오’는 찬미라는 뜻도 있고, 축복이라는 뜻도 있어요. 영어로 ‘찬미하다’는 bless인데 bless도 마찬가지로 ‘축복한다’는 뜻도 있어요.
이렇게 보면 베네딕도는 하느님을 찬미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하느님께 축복받은 사람이기도 하죠. 480년경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베네딕도 성인은 공부를 하기 위해 로마에 갔지만, 타락한 도시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은수 생활을 시작해요.
은수 생활이란 외딴 곳에 숨어서 기도 생활을 하는 것인데, 베네딕도 성인이 3년간 은수 생활을 했을 때 몇몇 수도자들이 찾아와서 자기네 수도원장이 되어달라고 부탁해요. 베네딕도 성인은 청을 받아들여 그들의 수도원장이 되어주었지만, 자신들은 게으른 삶을 고집하는데, 베네딕도 성인의 지도가 너무 엄격하다고 생각한 이들은 독이 든 포도주로 베네딕도를 죽이려 해요. 하지만 베네딕도 성인이 포도주에 강복하자 오히려 포도주잔이 깨져버렸고 베네딕도 성인은 그곳을 떠나요. 여기에서 베네딕도 성인은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과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요.
베네딕도 성인은 수비아꼬라는 곳과 몬테카시노라는 곳에 수도원을 세우게 되고 수도원장님으로 계시면서 수도 규칙을 쓰시는데, 이 수도 규칙이 지금 세계의 많은 수녀님, 수사님들이 살아가면서 지키고 살아가는 규칙서의 바탕이 되요. 베네딕도 성인은 전례를 통한 기도 생활, 공부, 노동, 공동 생활, 그리고 절제와 자선을 많이 강조하셨어요.
또 한 가지, 베네딕도 성인은 쌍둥이 여동생이 있었는데요, 누군지 아는 사람. 예. 성녀 스콜라스티카이신데, 이 분은 수녀님이셨어요. 오누이는 각자 수도생활을 하면서 1년에 한 번씩 만났는데, 어느 날은 스콜라스티카 성녀가 오빠를 붙잡으며 밤새 하느님에 대한 얘기를 나누자고 했어요. 그런데 베네딕도 성인이 규칙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하자, 스콜라스티카 성녀가 기도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엄청난 비가 쏟아져서 베네딕도는 수도원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밤새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사흘 뒤에 베네딕도 성인이 방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을 때 동생의 영혼이 육신을 떠나 비둘기 형상을 지니고 하늘나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어요. 베네딕도는 감사 기도를 드렸고, 자신을 위해 준비해 두었던 무덤에 여동생의 유해를 모시고 와서 안장하였어요.
몇 년 뒤 베네딕도 성인은 당신께서 죽을 날이 다가온다는 것을 아셨고, 동생이 안치되어있는 무덤에 함께 묻어달라고 하셨어요. 성인께서 돌아가신 날은 3월 21일이예요. 나중에 베네딕도 성인과 스콜라스티카 성녀의 유해를 몬테카시노에서 프랑스로 모시고 간 날이 7월 11일인데, 이날을 기념하면서 성인의 축일이 되었어요. 그런데 2월 10일이 스콜라스티카 성녀 축일인데, 올해에는 그날도 비가 왔었는데, 오늘 베네딕도 성인 축일에도 비가 오네요. 신기하죠?
우리 성당에 계신 수녀님들도 베네딕도 수도회 소속이시니까, 우리가 베네딕도 성인께 감사할 일이 더 많겠죠? 수녀님들께 성인 축일 축하드린다고 인사드리면 좋겠어요.
우리가 베네딕도 성인을 통해서 배운 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베네딕시오는 좋게 말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도 친구 사이에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베네딕시오. 나쁜 말 쓰지 말고 서로에게 좋게 말하면 좋겠어요~
두 번째로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과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다른 일이 아니다.’ 우리도 첫영성체를 준비하면서 나쁜 습관 하나라도 고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셋째, 전례 즉 미사, 기도, 공부, 노동, 절제 등등 베네딕도 성인이 강조하신 것은 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 첫영성체 준비하는 공부와 기도와 미사가 다 연결되어 있어요. 잠시 눈을 감고, 오늘 첫영성체 교리 시작하면서 배운 것을 생각해 보며 앞으로 첫영성체 준비를 어떻게 할지 하느님 앞에서 다짐하는 시간 가져 보아요.
첫댓글 감사합니다^^
dictionary 가 라틴어 '딕시오'에서 온 줄 오늘 알았습니다^^
'benedictio' 그저 '축복' 이라고 만 알았었는데, 이렇게 또 배우고 갑니당
감사합니다~ 첫영성체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흥미 있으라고 한 얘기인데
막상 아이들은 무심한...
@김유정 아이들은 무심한듯 보이지만
다 듣고 있는 거 아시죵? ^^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