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작은 세상이다(2)
만통가는 무척 재밌는 곳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이곳이 십자성의 외성의 한부분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커다란 오산이다.
외성은 분명 십자성의 한부분이기도 하지만 별도로 독립된 또 다른 세상이기도 했다.
삼백년의 세월 동안 만통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유입됐다. 꾸준히 유입된 수많은 사람들,
그 대부분은 내성에 소속된 무인들의 식솔들이었으나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도 다수 있었다.
적무강도 그런 사람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알고자 해서 안 것이 아니라 매우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었다.
“푸~하! 이제야 살 것 같다. 정말 요게 그리워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
철홍이 술을 몇 잔 마시고 얼굴이 벌게진 채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철홍으로써는 요 며칠 술을 마시지 못해 무척이나 답답한 일상을 보냈다.
그 모두가 대공자의 생일잔치 때문이다. 철홍을 비롯한 참호대는 모두 십자성의 경계에 투입됐다.
생일잔치가 벌어진 삼일동안 말이다. 더구나 그 후로도 귀빈들이 떠나기 전까지 철야경계가 계속됐으니
철홍으로는 정말 죽을 일이었다. 때문에 모든 일이 끝나고 휴가가 주어지자 철홍이 제일먼저 달려온 곳이 바로 월하루였다.
물론 그의 제일 친한 친구 적무강을 꼬여서 말이다.
덕분에 적무강은 지난 며칠간의 고된 노동이 끝나자마자 목이 메여 이곳까지 끌려왔다.
“이놈들아, 일이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술이야. 그러다 네놈들 어디 변변한
곳에 장가나 가겠냐?”
철낭낭이 그들에게 잔소리를 했다. 그러나 이미 술이 얼큰하게 올라온 철홍은 전
혀 개의치 않았다.
“헤헤~! 낭낭, 도대체 술에 뭘 넣은 거예요? 도대체 잠만 자고나면 낭낭의 술이
생각나니. 혹 여기다 앵속이라도 넣은 거 아니에요?”
“떽-!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술이나 마셔. 에~휴! 내가 더 뭘 말하겠냐? 하지
만 명심해둬. 젊은 나이에 술을 많이 마셔 좋을 것 하나 없어. 술은 어디까지나 적
당히 먹는 게야. 안 그러면 술에 네 정신이 먹힐 수도 있어.”
“예····예! 제발 오늘 안에만 끝내 주세요.”
“하하하!”
또다시 철낭낭의 잔소리가 시작됐다. 그러나 적무강과 철홍은 그녀의 잔소리를 무척 즐겁게 받아들였다.
정말 자신들을 아껴서 하는 소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철낭낭은 결코 그들에게 과하게 술을 팔지 않았다. 항상 적당량만 팔았다.
덕분에 적무강과 철홍은 이제까지 한 번도 거나하게 취해본적이 없었다.
“······그러니까 내말을 허투루 듣지 말란 말이야.
아직 너희들이 젊어서 깨닫지 못하지만 내 나이가 되면 세상이 어떤 것인지 분명히 알게 될 거야.
그러니까 미리 대비해. 하여간 내말 명심해. 난 이제 그만 내려가 볼 테니까.”
“네··네!”
적무강과 철홍에게 잔소리를 하던 철낭낭이 포기를 한 것은 일다경 정도의 시간
이 지났을 때였다.
겨우 잔소리꾼을 때낸 두 사람은 다시 웃으며 술을 마셨다.
“헤헤! 오늘도 배가 부르군. 철낭낭의 몸에 좋은 잔소리를 들어서······.”
“후후!”
철홍의 말에 적무강이 웃음을 지었다. 그는 술잔을 들이키다 우연히 계단을 보았
다. 그러자 일층에서 올라오던 손님과 그녀가 스쳐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순간적으로 교차되면서 일층의 손님에게 철낭낭이 무엇을 건네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손님이나 철낭낭이나 서로를 모른 채하고 각자의 길을 걸었다. 전형적인
간자들의 접촉 수법이었다.
‘또 인가?’
적무강은 철낭낭으로부터 무언가를 받은 손님을 보며 중얼거렸다. 사실 철낭낭
이 저렇게 행동하는 것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전에도 적무강은 철낭낭이 저렇게 은밀히 무언가를 넘기는 것을 본적이 있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확실히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철낭낭은 어느 문파에선가 이곳에 심어놓은 간자였다.
그리고 매우 정기적인 주기로 누군가에게 이곳의 정보를 주고 있었다.
사실 그녀가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이나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녀가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것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적무강은 개의치 않았다. 철낭낭이 어느 문파의 간자건 그에겐 상관없었다.
그는 그저 매일 맛있는 죽엽청주를 마실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지난 오년 동안 이곳 만통가에서 살아온 적무강은 이곳이 보기보다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보통사람들이었으나 소수의 몇몇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들은 평범함을 가장해 살았으나 실상은 철낭낭과 같이 무공을 숨긴 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적무강이 무공을 모르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무의식중에 몇 번
인가 무공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딴에는 은밀하게 펼친다고 한 것이었지만 적무
강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푸줏간 장 씨 아저씨가 그랬고, 비단장수 문서방, 도
화루의 루주 또한 그랬다. 그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었으나, 또한 어느 단체에
선가 이곳에 파견한 간자이기도 했다.
적무강이 파악한 바로는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간자의 부류는 모두 셋이었다.
그들이 마주치는 인간관계, 그리고 활동반경 등을 통해 도출해낸 결과다.
적무강이 웃음을 지었다.
‘훗-! 정말 재밌는 동네라니까.’
어차피 이곳에서 벌어지는 이권다툼이나 세력싸움에는 관심이 없는 그였다. 때문
에 자신이 파악한 사실을 십자성에 알려주고 싶은 생각 따위는 하나도 없었다. 그
런 귀찮은 일에 휘말려드는 것보다 자신의 도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이 재밌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적무강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야! 너 아까부터 뭘 그렇게 실실 쪼개는 거냐? 재밌는 일 있으면 나도 같이 웃자.”
“아무것도 아냐.”
“뭐가 아무것도 아냐? 너 혹시 이 형님 몰래 연애라도 하는 것 아니냐?”
“미친 놈!”
“뭐? 이게 형님을 보고······.”
“취했으면 엎어져 잠이나 자. 괜히 엄한 사람 잡지 말고.”
“오···호! 이거 정말 수상한데.”
철홍은 무척 집요했다. 그러나 적무강은 술잔을 들어 그의 집요한 시선을 외면했
다.
‘그러고 보니 내일이 그들이 물건을 가지러 오는 날인가?’
이미 물건은 완성된 상태였다. 그리고 내일이 약속 날이었다. 그렇다면 다시 서문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왁~! 뭐야, 너 정말 연애하는 거야? 도대체 왜 내 시선을 외면하는 거야? 그리고 그 얼굴 표정은 뭐고?”
적무강이 또다시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자 철홍이 광분했다.
그러나 적무강은 철홍을 무시하며 술잔을 들었다. 그의 입가에 피식 웃음이 걸렸다.
그녀를 위해 건배!
하가철방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오늘은 웅풍대의 부대주들이 그들이 주문한 무기를 찾으러 오기로 약속한 날이기 때문이다.
일반 장인들은 모두 오늘 하루 쉬기로 했다. 만약 무기가 마음에 안 들어 그들이 난동이라도 부리면
힘이 없는 장인들로써는 어찌 대항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하성문은 하가철방의 모든 장인들에게 오늘 하루 쉴 것을 명령했다.
적무강은 웃음을 띠며 하성문을 바라봤다. 긴장이 되는지 두 손을 비비는 하성문의 모습은 무척이나 초조해보였다.
제아무리 하성문이 뛰어난 장인이고 하가철방이 대단한 철방이라 하더라도 이곳
은 십자성이다. 십자성은 그야말로 무인들의 대지, 하찮은 장인들의 목숨이야 그
들 기분 내키는 것에 따라 좌우됐다. 때문에 그토록 두각을 나타내지 않으려 했는
데 결국은 이렇게 됐다. 때문에 하성문은 매우 심한 정신적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적무강은 그런 하성문을 이해했다. 평생을 이일밖에 모르고 지내온 사람은 웅풍
대의 부대주들 같이 무공을 익힌 자들 앞에 서면 심하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슥!
적무강이 하성문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하성문이 적무강을 바라봤다.
“괜찮을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들의 솜씨는 최고니까요.”
“그····그렇지?”
그제야 하성문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떠올랐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적무
강이 확인을 해주니 안도가 되는 것이다.
“우리들의 무기는 완성되었나?”
그때 하가철방의 입구에 일단의 사람들이 들어섰다. 그들은 오늘 오기로 약속했
던 웅풍대의 부대주들이었다. 백만우를 필두로 제갈호와 문성호, 막용수, 서문아
가 차례차례 들어왔다.
백만우가 입을 열었다.
“주문한데로 만들었겠지?”
“물론입니다. 저희 하가철방은 최선을 다하여 부대주님들의 무기를 만들었습니다.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겁니다.”
“그래야지! 우리의 무기만 마음에 들게 만든다면 이곳 철방이 내성으로 옮겨가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다.”
“어이쿠~! 저희는 언감생심 그런 꿈도 꾸지 않습니다.
그저 이곳에서 오래도록 장사를 했으면 하는 것이 저희 마음입니다.”
왜 자유로운 외성을 두고 내성으로 들어가겠는가?
백만우의 엉뚱한 말에 적무강이 급히 손 사례를 쳤다. 그러자 백만우가 코웃음을 쳤다.
적무강은 백만우가 또 헛소리를 하기 전에 서둘러 목갑을 들고 나왔다. 그러자 부
대주들의 눈이 반짝였다. 적무강은 이름이 적힌 목갑들을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건넸다.
부대주들은 묵직한 목갑을 받고 눈을 빛냈다. 그러나 누구도 철방에서 목갑을 연
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곳에서 열었다가는 자신들의 비밀이 들통날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백만우가 제일 먼저 밖으로 나가고 그 뒤를 줄줄이 이어 나갔다. 그러나 서
문아는 그들과 같이 행동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목갑을 열었다. 그러
자 안에 조심스럽게 포장 돼 있는 내용물이 모습을 나타냈다.
삼단으로 접혀있는 검은빛이 감도는 단봉이 보였다. 접혀있는 단봉의 끝에는 쇠
사슬이 달려 있어 서로 떨어질 염려가 없어보였다. 세심한 배려였다. 서문아는 단
봉의 형태로 고이 잠들어있는 창을 꺼내 들었다.
순간 거짓말같이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퍼져 나갔다. 눈가에서 시작 되 마치 물결
처럼 번져 나가는 그녀의 웃음, 순간 적무강이 자신도 모르게 입을 살짝 벌렸다.
막연히 멋질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 눈으로 확인한 서문아의 진짜 웃음은 정말 아
름다웠다. 그녀의 웃음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것에 속이 약간은 쓰렸지만
그따위 것이야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정말 멋진 웃음이군. 고생한 보람이 있어.’
이제까지 무기들을 만드느라 쌓였던 피로가 한방에 날아가는 것 같았다.
서문아가 단봉을 돌리자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늘씬한 창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
녀는 손으로 창을 조몰락거리며 감촉을 즐겼다.
“정···말 좋군요. 고마워요!”
“하하····! 별 말씀을. 다 보수 받고 하는 것인데요.”
‘당신의 웃음이 제일 멋진 보수요.’
마지막 말은 오직 적무강의 마음속에서만 맴돌았다. 대신 그는 서문아에게 말했
다.
“한····번 휘둘러보시겠습니까?”
“그럴만한 곳이 있나요?”
“저희 하가철방의 안쪽에는 무척 넓은 마당이 있습니다. 그곳이라면 마음껏 휘둘
러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안내해 주시겠어요?”
“물론이죠!”
적무강은 앞장서서 자신이 늘 연무하던 마당으로 그녀를 이끌었다. 마당에 도착
한 서문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은 마치 창에게 이야기
를 거는 것 같았다.
이어 서문아가 창을 들고 마당을 누비기 시작했다. 마치 바람처럼 창을 휘두르면
서 초식을 펼치는 서문아.
휘휘휙!
그녀가 창을 휘두를 때마다 마당에 바람이 불었다. 마치 물결처럼 너울대는 검은 창신은
마치 서문아와 한 몸이 된 듯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검은 창이 낭창낭창 휘었다.
옷을 펄럭이며 창을 휘두르는 서문아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와 같
았다. 적무강은 그녀가 창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제대로 된 창법이군. 치고 빠질 때를 확실히 알고 있어. 더구나 창의 특성을 정
말 잘 파악하고 있어. 웅풍대의 부대주는 거저 된 것이 아니군.’
서문아가 휘두르는 창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적무강의 솜씨다. 그녀를 위한 물
건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문아의 얼굴은 정말 즐거운 듯 보였다.
적무강이 만들어준 창은 정말 그녀의 손에 딱 맞았다. 창을 잡은 이후 이렇게 자
신의 뜻에 맞게 움직이는 물건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그녀는 정말 자신의 손에 들린 창이 마음에 들었다.
‘어~이! 거기만 보지 말고 이쪽도 한번쯤은 봐 달라구.’
자신이 만든 창에 질투하게 될 줄은 적무강 자신도 몰랐다. 정말 이 순간만큼은
서문아의 부드러운 시선을 듬뿍 받는 창이 한없이 부러워졌다.
마침내 서문아가 창술을 모두 끝내고 다가오자 적무강이 말했다.
“마음에 드십니까?”
“······아주!”
“다행이군요. 이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름은 풍···혼(風魂)이라고 하겠어요.”
“풍혼, 바람의 혼이라 멋지군요.”
서문아는 연인이라도 되는 듯 풍혼을 쓰다듬었다. 그 모습에 적무강은 쓴 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그 자신은 관심의 대상이 아닌가 보다.
서문아가 말했다.
“고마워요! 멋진 친구를 만들어줘서. 정말 잘 쓸게요.”
“후후~! 풍혼이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난 것 같아서 저도 기쁩니다. 그리고 이것은
선물입니다.”
적무강이 서문에게 조그만 목갑을 내밀었다. 순간 서문아의 눈이 찌푸려졌다.
“난 이런 것 주문한 적이 없는데요.”
“다른 분들은 모두 하나씩 다른 무기들을 주문하셨습니다. 같은 돈을 받았는데
혼자만 안 받으면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준비했으니 기분 나쁘게 생각하
지 앉았으면 합니다.”
“그런······.”
적무강은 망설이는 서문아에게 억지로 목갑을 떠넘기다시피 했다.
“앞으로 무기에 이상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하가철방을 이용해주시길 바랍니
다. 저희 하가철방은 철저하게 사후책임을 지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언제든지 환
영입니다.”
“······.”
“그럼······.”
적무강은 서문아에게 고개를 숙여 보인 후 밖으로 나왔다. 그가 나간 후 서문아
는 목갑을 열었다.
“이···건?”
그녀가 목갑 안에 있는 물건을 집었다.
그것은 무척이나 촘촘하게 짜인 장갑이었다. 너무나 촘촘하게 은사로 짜인 장갑,
그것은 서문아가 손에 끼자 너무나 자연스럽게 딱 맞았다. 너무나 미세한 은사로
만든 장갑은 서문아의 일부인 듯 무척이나 자연스러웠다.
“후후~!”
적무강은 밖으로 나가면서 웃음을 지었다.
서문아는 알까? 은사로 만든 장갑을 만들기 위해 적무강이 삼일을 밤 세워야 했
다는 것을. 또한 은사장갑을 만들기 위해 제일 창고에서 얻은 오철의 일부를 써야 했다는 것을.
이제 그녀는 어지간한 무기들은 맨손으로 잡아도 전혀 상처가 나지 않을 것이다.
오철이 섞인 장갑에 내공을 주입한다면 도기라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테니.
다른 부대주들은 모두 하나씩 비장의 무기를 가졌는데 서문아만 창 하나를 가진다는 것은 무척이나 불공평한 싸움이었다.
적무강 자신도 왜 이렇게 그녀에게 신경이 쓰이는지 알지 못했다. 만약 그녀가 태
청소수를 익혔다는 사실을 알지 않았다면 그는 결코 이렇게 배려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수명을 깎으면서까지 태청소수를 익힌 서문아. 적무강은 그녀에게 왠지
마음이 끌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아직 사랑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연민과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그러
나 연민이 어떤 감정으로 변할지는 적무강 본인도 아직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