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명상은 호흡을 기초로 한다. 마음챙김의 호흡명상, 정좌명상, 보디스캔, 걷기명상, 요가 등도 기본적으로 호흡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호흡은 가슴(흉식)과 복식(아랫배·단전)호흡 두 가지다.
가슴호흡은 숨을 가슴으로 들이쉬고 내쉬는 얕은 호흡이다. 들숨에서 가슴이 앞으로 나오고 어깨가 약간 들려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스트레스를 받거나 운동 중일 때는 가슴호흡이 대부분이다. 충분히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지 못해 답답하거나 숨이 차 헐떡임 증상을 보인다.
복식호흡은 숨을 들이쉴 때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고 내쉴 때 내려간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넉넉한 숨, 심호흡, 단전호흡이다. 폐와 복부를 가르는 근육층인 횡경막의 수축(들숨)과 이완(날숨)으로도 설명된다. 명상에선 대부분 복식호흡을 한다.
자연에 사는 동물들의 호흡을 관찰해보면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한다. 사자, 호랑이, 표범 같은 맹수들은 아랫배로 천천히 호흡하는 반면, 먹잇감으로 쫓기는 동물인 영양, 사슴, 토끼, 쥐 등은 모두 얕고 빠른 가슴호흡을 한다. 이런 동물들은 언제 어디서 맹수가 나타나 덮칠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불안하고 경계심이 높아 얕은 호흡, 즉 불규칙적이고 빠른 가슴 호흡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복식호흡과 단전호흡을 구분하지 못한 채 아랫배로 숨만 쉬면 단전호흡이라고 잘못 생각하기 쉬운데, 단전호흡과 복식호흡은 천양지차이다.
복식호흡은 기운의 입장에서 보면, 배꼽 위까지 숨이 차오르고 힘이 가서 하단전의 기운이 농축되지 않으며 충만할 수 없다. 마음의 입장에서 보면, 배꼽 위와 허리에 힘이 가면 마음이 그곳에 걸려서 충분히 가라앉을 수 없다. 또 무게 중심으로 보면 하체가 아니라 상체에 머물기 때문에 뱃심, 뒷심, 허릿심이 제대로 생기지 않는다.
단전호흡을 기운의 입장에서 보면, 배꼽 위에서 오목가슴까지 힘이 가지 않고 허리에도 힘이 가지 않으며, 엉덩이 밑 대퇴근 쪽이 힘이 가게 되면서 배 밑바닥까지 기운이 차올라 하단전의 기운이 충만해진다. 그리고 마음이 낮게 가라앉아 여유와 포용력이 생긴다. 또 몸의 무게 중심이 하체로 가니까 상체에 힘이 가지 않아 유연성이 생기고 심신이 가벼워진다. 그래서 단전호흡을 제대로 하면 뱃심, 뒷심, 허릿심이 제대로 생기는 것이다.
예로부터 ‘상허하실(上虛下實)’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배꼽 위 상체는 수련을 하면 할수록 텅 빈 느낌이 들고, 배꼽 아래 하체에는 기운이 들어가 실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올바른 호흡을 하면 ‘상허하실’이 된다.
스티브 잡스는 태어나자마자 입양기관에 보내졌고 3주 뒤 지금의 양부모를 만났다. 성품이 좋은 양부모 밑에서 잘 자랐으나 자신이 친부모에게 버려졌다는 사실은 평생 그를 괴롭혔다. 정체성 혼란에 사로잡힌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마리화나, LSD 등 마약을 즐기고 히피들과 어울렸다. 그러다가 우연히 접한 선(禪) 명상이 마약보다 더한 각성과 기쁨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알고 명상 매니아가 된다.
그는 평생 호흡명상을 통해 자신의 혼란한 마음을 다스렸고, ‘나는 누구인가’ 등 근본적 의문에 대한 해답을 추구했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열망을 숙성시켰다.
그의 명상 수행의 진가는 나이 서른 즈음에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였다. 그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자신의 집, 찻잔 한 개와 스탠드(조명), 그리고 스테레오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자신의 텅 빈 방에 앉아 매일 정좌명상을 했다. 숨 하나하나를 통해 분노와 절망의 에너지는 방출하고 기쁨과 희망의 에너지를 충전했다. 바로 그 호흡명상으로 미래에 대한 사업 구상과 이에 필요한 직관력·창의력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