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희망가 137 "그래? 그럼 나도 씻지 말고 잘까?"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그녀의 상기된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사람 사는 거 같아요!" "뭐가?" "리사도 활기가 넘치고 표정도 좋아 졌더라구요! 그런 표정 처음 봐요 저는..." "그렇지? 그녀석 아주 일에 빠져 살더라구! 재밌는 모양야!" "감사해요 상무님!" "감사하긴 뭘..." "저도 요 며칠 너무 행복했거든요...훗!"
유진은 다시 올라와 내 가슴에 키스를 하고는 품속으로 파고 들고 있었다.
"그래? 다행이네..." "흐~음...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쭈~욱!"
사무실에서 관계를 갖고 돌아왔던 날, 다시 집의 침실에서 두번째 관계를 막 끝내고 자리에 누웠을때, 유진이와 나눈 대화가 떠오른 것이다.
그 날 밤 유진이는 마음이 들떠서인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고 한 참을 뒤척이고 서야 잠들었던 것이다.
"후~~우"
마지막 배어 문 연기를 길게 뿜어 내고는 어깨를 벌리고 양 팔을 두어번 털 듯 흔들고는, 허리를 펴고 다리에 힘을 준 채 거실로 걸어 나왔다.
거실엔 모두가 나갈 채비를 한 채로, 걸어나오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출발 하지!"
[26부]
"아니...잠깐만!" "왜 그러세요~ 괜찮다는데..." "괜찮긴 뭐가 괜찮아~ 이것봐! 아직 다 낫지도 않았구만..."
딱지가 떨어졌는지 아직 완전치 않은 새살이 벌겋게 드러난, 그녀의 허리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디요 어디?...아~~ 이거 아까 샤워하다 떨어졌나 보네...훗!"
고개를 뒤로 돌려 옷을 들치곤 거울에 비춰지는 자신의 뒷모습을 쳐다보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씽긋 웃고는 다시 달려드는 그녀다.
"다 낫거든 하면 되지! 뭘 이렇게 서둘러~~?" "일주일 넘게 꾹 참은게 어딘데요?" "아니 그리고 여긴 병원이잖아! 내일 집에 가서 하자! 어?"
난 숨바꼭질을 하듯 작은 병실 이쪽 저쪽으로 도망다니다 시피 하고 있었지만, 결국은 그녀의 손에 잡히고 만 것이다. 사실 잡혔다기 보다는 잡혀준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출입이 자유로운 병실에서 이러는 건 좀 아닌 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고만 좀 반항하세요! 환자 힘들어요~" "그니까 환자가 왜 그러냐...읍!"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입술은 이미 내 입술을 덮치고 있었다.
상처가 아문 입술의 한켠은 새 살이 돋아 나서인지, 부드럽고 말랑 거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상무님! 진짜 좋은신 분예요! 평생 잊지 않을께요~"
내 두 뺨을 어루만지며 키스하던 그녀가 얼굴을 살짝 떼고는,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속삭이듯 이야기 한다.
물기를 머금은 눈동자가 작은 떨림과 함께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잔뜩 모여있는 두 눈동자를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려 하고 있었다.
"후후~" "응~~? 뭐예요? 저는 진심으로 얘기하고 있는건데..." "알아~~ 진심인거! 눈이 한군데로 모여 있는게 우스워서 그랬어~ 큭큭" "흥! 나만 그런가 뭐? 상무님도 그렇거든요...치~ 큭큭큭"
뾰로퉁한 모습을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근데 1인실 정말 좋은데요? 그쵸?" "그러네...이게 병원인지 호텔인지 모르겠다...나도 첨이라서...훗!"
사실 1인실이라는 곳은 입원을 한 적도 없을 뿐더러, 병문환을 와보기도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일반 병실과는 확연히 다른 잘 꾸며진 오피스텔 같은 느낌이랄까!
병실은 칸막이는 없지만 두 개로 나뉘어져 있는 형태였다. 환자가 머무는 침상쪽은 침대 크기 뿐 아니라, 의료진들이 모여 의료행위를 할 수 있을 만큼 주변 공간이 넓었고, 쇼파가 놓여져 있는 입구쪽도 거실을 연상케 할 만큼 넓은 공간이었다.
더구나 화장실과 주방설비 일체가 갖춰줘 있어서, 병원이라고 하기 보다는 주거 공간에 가깝게 꾸며져 있는 것이었다.
"여기 더 있을까요?" "뭐?" "지루한거 빼고는 완전 편하잖아요! 헤헤!"
두 손으로 날 꼭 붙잡은 채로, 혀를 빼꼼 내미는 유진이다.
"답답하지 않어?" "글쎄...그런가? 전망도 좋고...그야! 일주일이니까 그럴수도 있겠네요~ 오래 있으면 지루할거 같긴 하네...훗!"
여전히 싱글거리며 창문쪽을 두리번 거리는 유진의 모습은, 비록 환자복을 입고 있슴에도 귀엽고 아름다웠다.
언젠가 친구 아버님의 장례식에 조문을 갔다가, 상복을 입고 있는 친구 녀석의 아내를 보고 묘한 감정을 느낀적이 있었다.
그 전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적도 없거니와 , 그렇다고 그 친구 와이프가 예쁘다거나 섹시하다고 느낀적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날 빌려 입었을게 분명한 검정 상복에 흰색 리본을 머리에 달고 있는 모습이, 이상하리 만큼 자극적이고 섹시해 보이는 것이었다.
물론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얼굴만 붉히고 말았지만, 민낯 일뿐 아니라 더구나 수척해 보이고 슬픈 표정을 하고 있었슴에도, 왜 그리도 섹시해 보이는지, 내 자신이 혹 변태가 아닌가 하고 자책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느낌은 아무리 스스로를 통제하고 자제 하려고 해도, 장례가 있을 때마다 한 동안 지속되곤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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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보고^%^갑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