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영웅의 여인 저벅… 저벅…! 고향(古香)에 가득 찬 석도(石道)를 따라 그림자 하나가 움직이고 있다. 펄럭거리는 백포(白袍). 허리에는 길쭉한 장검을 하나 걸고 있으며, 아무렇게나 기른 검은 머리카락 이 탄탄한 어깨를 덮고 있다. "이제 돌아가는 길만 남았다. 끝이 없던 검의 길에서, 나 자신의 길로 돌아 가는 길만!" 유심(幽深)한 눈빛이다. 나이는 스물하나 정도 되었을까? 강인해 보이는 턱에는 단단한 미소가 떠돌 고 있고, 유심한 시선에는 항거하지 못할 기세가 스미어 있었다. "훗훗… 운령의 놀라는 모습이 궁금하군!" 성큼성큼 석도를 따라 걸어가는 청년은 무옥이었다. 그의 전신에서는 전에 는 없었던 신기(神氣)가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지하서고를 벗어났다. 그의 웃음은 한순간 경직이 되었다. 폐쇄된 지하서고에서 걸어 나오는 순간, 그는 아주 기이한 기운이 다가섬을 느낄 수 있었다. 대체 어디서 흘러드는 기운일까? 그 기운은 차갑고 날카로웠으며, 역겨움을 일으키게 했다. "이상하군. 이러한 마기(魔氣)가 소림사 안에 머물러 있다니?" 무옥이 중얼거리고 있을 때였다. 모퉁이 너머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 왔 다. "내가 이대로 죽으면, 그 녀석이 섭섭해 할 텐데… 으음…!" 누구의 목소리일까? 그 소리는 장경각주의 서재 안에서 흘러 나왔다. "하나, 절대로 지하로 내려가서 그를 찾지 마시오. 나의 최후를 그에게 말 하지 마시오. 그는 천하의 지주(支柱)이니,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에게 불 미스러운 일을 말해 그의 연검(練劍)이 방해를 받아서는 아니되오!" "아미타불… 대환단(大還丹)마저 소용이 없다니… 아아, 혈혼(血魂)의 독기 (毒氣)는 대체 어느 정도란 말이오… 무후(武侯)?" "훗훗… 혈혼은 사람이 아니오. 완전한 마인(魔人)이오. 만에 하나, 놈이 산 사람이었다면… 나는 이런 꼴이 되지 않았을 것이오. 나는 놈이 초극어 검(超剋御劍)에 당했다 여기고 내공을 거두었는데, 순간 놈의 혈수(血手)가 나의 복부를 강타했소. 훗훗… 나답지 않게 너무도 쉽게 방심했소. 무옥, 그 놈을 안 후 마음이 너무 좋아졌소. 이전이었다면 달랐을 텐데…!" 웃고는 있으나, 슬픈 목소리였다. 장경각주의 서재 안, 침상이 두 개 놓여 있었다. 침상 하나에는 흰 천을 뒤집어쓴 사람이 하나 누워 있고, 또 하나의 침상에 는 얼굴이 밀랍처럼 희어진 채 큭큭거리는 호화로운 옷차림의 미남자 하나 가 있었다. 천마무후 달단양. 바로 그가 다 죽게 되어 침상에 누워 있는 것이었다. 그의 복부에는 장인 하나가 선명히 찍혀 있었다. 핏빛의 손도장 하나, 그것은 금강불괴의 상태에 이른 달단양의 몸에 깊은 상처를 남긴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벌써 몸이 으스러져 죽었다. 달단양이기에 이러한 상태 로 아직 살아 있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소이다. 방장, 저분… 고뇌천불은 유언도 남기지 못하 고 돌아가셨으니…!" 달단양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가히 천하제이인이라 할 수 있었다. 무옥에게만 패했지,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로 패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달 단양. 그가 피범벅이 되어 누워 있을 줄이야! 그의 곁에 있는 침상 위에는 한 사람의 시신이 누워 있었다. 바로 고뇌천불은의 시신이고, 심장이 으스러져 죽은 처참한 몰골의 시신이 었다. "쿨룩… 쿨룩… 그나저나 내가 죽는다면, 천축에 있는 나의 아내들이 슬퍼 할 텐데…!" 달단양이 그렇게 중얼거릴 때였다. "자… 자네답지 않군? 나를 이런 식으로 마중하다니…?" 슷-! 흰 그림자 하나가 달단양 앞으로 나타났다. "불은은 죽고, 자네는 폐인이 되다니… 크으으…!" 치렁치렁한 검은 머리카락, 흰 피부에 오관이 뚜렷하며 기이한 매력을 느끼 게 하는 미남자. 그가 나타나는 찰나, 처절한 고통을 겨우겨우 참아 내고 있던 달단양의 눈 에서 물막이 떠올랐다. "자… 자네로군? 으으… 죽기 전, 보고 싶었는데…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 가? 벌써 연검을 마쳤단 말인가?" "대체 어찌 된 일인가? 패엽혼이 오기라도 했단 말인가? 자네가 이런 꼴이 되다니! 더욱이 불은이 죽어 나를 기다리다니…! 대체 어찌 된 일인가?" 무옥의 얼굴은 더욱 희어졌다. "운이 좋은 편이라네. 훗훗… 그래도 아직 죽지는 않았으니까!" "어… 어찌 된 일인가?" "자네는 운이 좋은 사람이야. 자… 자네의 성공을 위해… 나를 포함한 너무 나도 많은 사람들이 악마보다도 무서운 삼혼과의 싸움 가운데에서도 도망가 지 않고 이 곳을 지켰다네!" "삼… 삼혼?" "혈혼(血魂)과 사혼(死魂)과 흑혼(黑魂)… 그들을 자네가 연검하는 곳으로 보내지 않기 위해… 우라질! 이런 꼴이 되고 말았네! 사실, 나의 무공에 대 해 자만하지만 않았더라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걸세!" 달단양은 눈물을 흘렸다. 그에게도 눈물이 있을 줄이야! "보… 보겠나, 나의 전리품을?" 달단양은 손을 가볍게 쳐들었다. 그의 손에는 기이한 물체 하나가 들려 있 었다. 그것은 놀랍게도 하나의 팔이었다. "강철보다 단단하고 신경과 핏기가 통하지 않지. 이것이 바로 혈혼이라는 자의 왼팔이지. 놈도 크게 당했네." "혈… 혈혼?" "놈은 자네의 여인을 암살하려 했네. 그래서 나와 불은이 나섰는데, 불은은 죽었고… 나는 그 자를 찔렀는데, 그 자는 이미 죽은 자인지라… 초극어검 에 당하고도 쓰러지지 않고 도리어 내게 일 장을 가했네. 소림나한진이 즉 시 펼쳐지지 않았더라면, 나는 자네를 보지 못하고 죽었을 걸세!" 달단양은 말하며 피를 줄줄 흘렸다. 하나, 그는 웃고 있었다. 무옥을 보게 되자, 가짜 웃음이 아니라 진짜 웃음 이 터져 나오는 것이었다. "자네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데가 있어. 자네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자네 를 위해 이리도 충성스러운 수하가 되었는지… 나도 모르겠네!" 달단양은 히죽 웃는다. 그는 혈혼이라는 자의 팔을 높이 쳐들었다. 그 팔은 한철보다 단단했다. 그 팔이 이미 삼천 명을 죽였다. 달단양이 없었더라면 팔은 여전히 혈혼의 어깨에 매달려 죽음의 바람을 일으켰을 것이다. 달단양, 그는 미안해 하고 있었다. 왜일까? 그가 죽어 가면서도 서운해 하는 이유는? "나는 죽더라도 자네의 벗들은 구해 주려 했는데… 불은이 죽었고, 야월화 강북단주가 죽었네. 그리고 예소저도 무사하지 못하네. 놈들은 너무나도 지 독했네. 나로서도 감당치 못할 정도로!" 소림사. 이 곳은 보름 전부터 피에 뒤덮여 있었다. 이번에 몰려온 자들은 이전에 왔던 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무공을 지니고 있었다. 일컬어 선풍마군(旋風魔軍). 이들은 천하막도를 정복할 마교총림의 직전제자들이었다. 이들이야말로 진 정한 혈겁의 주역들이었다. "힘을 합해 막고는 있으나… 으음, 삼혼이 있는 한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 네!" 달단양은 강철보다 단단한 혈혼의 팔을 집어들었다. 그는 그 팔을 자르기 위해 중상을 입고 말았다. "미안하네. 자네는 나를 믿어 안심하고 폐관에 들었는데, 나는 이 지경이 되고 말았으니…!" 달단양은 입술을 악물었다. 그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으나, 신음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는 진짜 … 남자(男子)였다. "그리고… 예소저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미안하네. 그녀는 나 이상으로 다쳤네. 그러나 절대 자네에게는 알리지 않겠다고 중얼거렸네. 자네는 여복 (女福)이 많은 사람이네. 으음, 마교총림 쪽에서는 자네가 나타나지 않자… 예소저를 죽이고자 한 듯하네. 그들은 강하거니와, 병법에도 천재적이네. 으음, 자… 자네라도… 힘들지 모르겠네!" 달단양의 목소리가 작아지는데. "자네, 나를 보게!" 무옥은 문득 손을 내밀어 달단양의 팔목을 쥐었다. 순간, 그의 손바닥에서 가공할 기운이 일어나 달단양의 몸 안으로 흘러 들 어갔다. 그 기운은 바로 삼매무극진기(三昧無極眞氣)로, 어떠한 마공이라도 일거에 태워 버린다. 달단양은 폐부가 시원해짐을 느끼며 무옥을 바라봤다. 무옥의 두 눈 안에서는 태양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달단양은 그 가공할 힘을 봤고, 입가에 미소를 드리울 수 있었다. "해냈는가, 자네는?" "모두의 덕분이네!" "으음, 자네는 멋진 친구야. 하긴, 이러리라 여겼기에 바보처럼 자네를 지 켰던 것이지!" 달단양의 눈은 살아나고 있었다. 무옥의 장심에서 일어나는 진기로 인해 죽어 가던 달단양은 불사조(不死鳥) 처럼 깨어나고 있었다. 어슴푸레해질 때, 천마무후 달단양의 혈색은 본래의 혈색으로 돌아왔다. "대단하군? 자네의 내공은 나의 내공의 오 배(倍)로군?" 달단양은 표정을 굳히고 있었다. 그는 이제야 무옥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 것이다. 무옥은 무검류의 기연으로 인해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가 되어 있었다. 무옥 은 달단양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진력을 썼는 데에도 미간에 땀방울 하나 흘리지 않았다. 그는 격체전력(隔體傳力)을 써서 달단양을 구한 것이다. "내 덕이 아니야. 자네가 강한 사람이기에 쉽게 깨어난 것이야. 그리고 자 네에게 일을 시키기 위해 자네를 구한 것이지!" "자네는 말 수도 늘었구먼? 그러나… 아아, 자네가 여기서 지체한 덕에 예 소저가 죽는다면… 나는 다시 자결해야 하네!" "그리도 급한가?" "사선(死線)이지! 만뇌전에서 자네 이름만 부르며 죽어 가고 있네." "으음……!" "불은이 죽을 정도라면 짐작이 되지 않는가?" "……." "물론 삼혼(三魂)만 막을 수 있다면, 자네가 끼어들지 않더라도 평수를 유 지할 수 있네!" 달단양은 빠른 속도로 일대의 전황을 이야기했다. 일대의 기문대진은 장경각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었다. 그 덕에 마교총림은 자유롭게 이동하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기문대진이 소림의 외곽에 펼쳐졌더라면, 이토록 허술하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 새북십삼천은 건재하네. 퀴퀴한 창고 하나를 지키지만 않는다면, 쉽 게 당하진 않을 걸세." 달단양의 입가로 승부사의 미소가 번져 나간다. "야월화는 밤에 강하지. 그들은 혼자일 때 더 강해지지. 그리고 자네에게 이 물건이 있는 한, 삼혼도 자네를 꺾진 못할 걸세!" 무옥은 한 가지 물건을 들어올렸다. 그가 들어올리는 것은 바로 혈혼이라는 자의 팔뚝이었다. "훗훗… 이마제마(以魔制魔)로군?" 달단양은 그것을 돌려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웃음을 지으며 무옥을 올려다봤다. "아무 걱정 말고 일단 예소저를 구하게. 구해야만 하네. 그것이 이 곳에서 가장 중대한 일이라네." "언제까지 막아 주겠나?" "새벽까지라면… 훗훗… 비록 한 팔을 못 쓸 정도로 다쳤으나, 한 팔은 아 직 남아있고… 내공이 되살아났으니 막을 수 있을 걸세. 그리고 사기(士氣) 가 되살아난 이상, 충분히 자신이 있네. 우리들은 그 사이 자네 걱정으로 인해 제대로 손을 쓰지 못했었네. 하나, 이제부터는 무엇인가 다를 걸세. 놈들에게 그것을 알려 주고 싶네!" 달이 떠오른다. 달빛은 숭산 일대를 금빛으로 반짝이게 했고, 허공은 연청색으로 흩날리는 장막처럼 드러났다. 숭산 일대에는 피보라가 불고 있었다. 벌써 이십여 일째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소림사 쪽의 사람들은 전적으 로 수비를 취했고, 마교총림 쪽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가했다. 벌써 일천여 명이 죽었다. 소림사 일대에서 이리도 많은 사람이 죽기는 이 번이 처음이었다. "그… 그분에게는 알리지 마세요. 으음, 삼혼은 흉신악살들입니다. 지금은 그분이라 하더라도 삼혼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그분에게는 이 일을 알리지 마십시오!" 만뇌전(萬惱殿) 안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 나왔다. 만뇌전 일대는 대나한진(大羅漢陣)이 펼쳐져 있었다. 대나한진은 도합 네 종류이고, 인원에 따라 구분이 된다. 십팔(十八), 칠십이(七十二), 일백팔(一百八). 그리고 소림사의 존망이 걸린 일에만 시전된다는 오백나한대진. 지금 일대에는 오백나한진이 펼쳐져 있었다. 오백나한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비 형태의 진식이다. 소림사 안에는 도합 열 개의 오백나한진이 펼쳐져 있었다. 그 중 다섯 개는 장경각 일대에 있고, 두 개는 만뇌전 일대에, 그리고 조사 전(祖士殿)과 사문(寺門) 앞에 각기 하나씩의 오백나한진이 펼쳐져 있었다. 장경각의 나한대진은 천광선사가 주도했고, 만뇌전의 나한진은 이제껏 고뇌 천불은이 주도했는데… 얼마 전 그가 죽었기에, 지금은 법광선사(法匡禪師) 가 주도하고 있었다. 만뇌전 내부. 가쁜 숨소리가 흐르고 진한 약향(藥香)이 흐른다. 약왕당주(藥王堂主)가 침통한 표정으로 나무 침상 곁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열심히 불경을 암송하고 있었다. 약왕당주가 불경을 암송한다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다. 그는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쓰고도 불제자를 병마에서 구하지 못할 때에만 불경을 외운 다. "삼혼이… 십 년 간 이 근처를 피의 공포 속에 몰아넣는다 하더라도, 그분 에게는 알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분은 중원의 마지막 등불입니다. 그분마저 꺾인다면, 천하는 일거에 무너지고 맙니다. 으음, 제게… 그리 하겠다고 언 약해 주십시오!" 침상 위에는 안색이 시꺼먼 여인이 누워 있었다. 그녀는 사지를 경련시키고 있고, 짙은 냄새가 풍기는 땀을 흘리며 몸을 오 돌오돌 떨고 있었다. 바로 탄금화(彈琴花) 예운령(芮雲玲). 그녀는 지독한 마강에 스치어 기경팔맥이 뒤틀린 상태였다. 그녀는 죽어 가고 있었다. 하나, 그녀는 자신의 죽음보다는 무옥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녀는 늘 기다리는 여인이었다. 지금도 그녀는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그분은… 약속을 잘 지키시는 분이지요. 그분은… 한다면 하시는 분이십니 다. 저는… 믿습니다!"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할 때였다. "운령은… 바보로군. 아픈 데에도 울지 않다니……!" 슷-! 돌연, 흰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 펄럭거리는 흰 옷자락에 유심한 시선을 가진 미남자. 그는 한 자루 고검을 불끈 거머쥔 채 만뇌전 안으로 나타났다. 오백나한진은 변화하지 않았는데, 그는 흔적도 없이 진세를 뚫고 나타났다. 그는 침상 곁으로 다가섰고, 죽어 가던 예운령의 어깨가 흔들렸다. "어이해… 어이해… 벌써 나오셨지요? 으음, 사형은 강자(强者)이나… 그 정도론 아니됩니다!" 예운령은 울상이 되었다. 나타난 사람은 무옥이었다. 그의 눈에서는 폭풍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의 지인(知人)들은 소림에서 무수히 죽었다. 그들은 무옥이 안전한 상태 에서 연공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바치며 무옥을 보호 했다. "바보 같은 사람들!" 무옥은 주먹을 쥐며 예운령 쪽으로 다가섰다. 그의 눈, 늘 유심하기만 하던 그의 눈이 지금은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의 눈 안에서는 폭풍이 일어나고 있었다. 누가 그의 눈을 마주 볼 수 있겠는가? 예운령은 태양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무옥의 눈에서 떠오르는 빛은 그녀가 본 어떠한 빛 중에서도 가장 강했다. "사형은 벌써… 최후의 검결을 얻으셨습니까?" 예운령의 흐느낌 소리가 고조될 때. "……!" 무옥은 굳은 신색이 되어 창가로 갔다. 그는 큰 걸음걸이로 창 쪽으로 갔 고, 검은 휘장이 드리워진 창을 활짝 열었다. 창을 통해 야풍(夜風)이 흘러든다. 창 밖에는 달이 뜬 하늘이 있었다. 무옥은 말없이 하늘만 바라봤다. "……!" 매우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아무런 동작도 취하지 않았는데 일대에 있는 사람들은 오장육부가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고, 혼백이 철렁함을 느끼기 시 작했다. 백 장 안에 묘한 전율감이 흘렀고, 무옥의 눈은 스르르 반개가 되었다. "다시는 나를 시험하지 않아도 될 것이야, 운령!" 그는 중얼거렸고, 천천히 떠올랐다. 아무런 소리도 없이 검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무옥의 손은 천천히 끌어올리 어졌으며, 바로 그 순간. 빛(光). 일백 장 안은 한순간 가공할 밝기의 신광에 휘어 감겼다. 소리도 없고, 느낌도 없다. 다만 앞이 환해진다고 느껴지는 동시에, 무시무 시한 일이 벌어졌다. 보라! 장공(長空)이 한 줄기 섬전(閃電)으로 갈라지고 있지 않는가! 소리도 없이, 허공은 반으로 갈라졌다. 일대는 그 순간 침묵에 휘어 감겼고, 무옥이 언제 나타났는지도 알지 못했 던 오백나한 이하 모든 사람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값진 선혈이었다. 아미타불……!" "아아, 이제는… 이제는 계도(戒刀)를 버려도 될 때다. 모든 것을 짊어질 대영웅이 나타난 이상!" 모든 사람은 눈에서 눈물을 흘렸다. 어떠한 노승은 감격을 이기지 못하고 두 손을 합장했다. 무옥, 그는 지혜검(智慧劍)으로 불리워지는 무검류(無劍流)를 발휘해 대기 를 갈라 버린 것이다. 갈라진 것은 하늘이 아니었다. 갈라진 것은 대기였고, 바람이었다. 그 덕에 구름빛이 흐리어져서 하늘이 갈라진 듯 보인 것이다. "운령, 이제 되었느냐?" 무옥은 침상 곁에 섰다. "되었습니다. 이제는… 되었습니다. 이제는 죽어도 됩니다!" 예운령은 서럽게 울었다. 이제 그녀는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그녀의 남자는 검(劍)에서 더 이상 이 를 수 없는 무도(武道)의 절대자가 된 것이다. 적어도 검에 있어서, 무옥 이상의 화후를 이룰 사람은 전무후무하리라! "운령, 너는 죽을 수 없다. 자격이 없다!" "저… 저의 죽음은 숙명입니다. 저는… 몸이 다 뭉그러졌습니다!" "지금 살아 있는 한, 지금 죽지 않는다!" "아… 안 됩니다!" "너를 살리겠다. 지금!" "사형, 소림이 더 급합니다!" "새벽까지는 그들이 나 대신 막으리라!" "그들이라니요?" "천마무후와 새북십삼천!" "그… 그들이 다시 살아났습니까? 천마무후도 죽어 간다고 알고 있는데… …?" "그는 멀쩡하다. 그는 대장부다. 그리고 그는 나와 너를 위해 새벽까지는 삼혼을 막을 것이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러니 그들과 더불어 소림을 지키십시오!" "미안하구나, 운령. 내게는 소림사보다, 아니 중원보다 네가 더 중요하다. 이것만은… 미안하나, 나의 진실이다." 무옥은 예운령의 혈도를 가볍게 점했다. 예운령은 일순, 잠에 빠져들었다. 무옥은 그녀를 안아 들며 근처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봤다. 그들은 모두 미 소짓고 있었다. "스님들은 일대를 지켜 주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여기 오기 전, 몇 사람을 만나 일대의 포진(布陣)을 전과 다르게 하라 했습니다. 그 이상, 백만 대군 이 오더라도 다시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것입니다!" 무옥의 말에는 힘이 있었다. 숭산 일대의 마풍은 더욱 극심해졌다. 마도인들은 쉬지 않고 포위망을 좁혔 고, 소림사는 완전히 고립이 된 상태였다. 소림사를 도와 주기 위해 원군을 보낼 방파는 없다. 검황성도 포위되었고, 타파 역시 혈전의 상태이다. 콰르르르릉-! 폭음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포위망이 현격하게 좁혀 들었다고 해서, 마교 총림 쪽에 승산이 더 생긴 것은 절대 아니었다. 일대에는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소림사 쪽 사람들의 움직임은 저녁 무렵부터 급격히 변화했다. 그들은 일사 불란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짓쳐 드는 마교총림의 선풍마군을 묘하게 가로 막았다. 게다가 죽었다고 소문이 난 천마무후가 다시 나타나 새북십삼천과 더불어 선풍마군의 괴수인 삼혼을 가로 막고 있었기에, 삼혼을 주축으로 이루어진 선풍마군의 움직임은 둔화될 수밖에 없었다. "새벽까지만 놀아 보자! 비록 나의 오른팔이 마비되었다고는 하나… 훗훗… 내게는 왼팔이 있다. 게다가 내 손에는 신병(神兵)이 있다. 프하핫……!" 혈포를 걸친 청년 하나가 천하에서 가장 괴이한 병기를 흔들어 대며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카아아- 카아아- 카아아-!" "크으으- 끄으으-!" "카카카- 카카-!" 세 개의 그림자, 번개보다도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세 개의 그림자가 있다. 천마무후 정도의 신법으로 움직이는 자들. 혈혼(血魂), 사혼(死魂), 흑혼(黑魂). 마교십이존(魔敎十二尊) 가운데 세 사람. 이들은 무적의 마신(魔身)에 천년 마공을 지니고 있다. 보검으로 내리친다 해도 이들의 피부에는 흠집 하나 생기지 않는다. 하나, 이들 셋도 천마무후의 손에 쥐어진 것을 두려워하는 듯 부딪치는 것 을 피하고 있었다. 천마무후의 손에 쥐인 것, 그것은 그가 오른팔을 다치기 이전에 초극어검으 로 겨우 끊은 혈혼이라는 자의 팔뚝이었다. "자아, 해 보자!" 천마무후는 사자후를 터뜨리며 천축무림계의 최고 수법이라는 백팔사검식 (百八死劍式)을 잇따라 시전해 냈다. 그의 검초는 전보다 느려 보였다. 하나, 웅휘하고 위풍당당하다는 데에서는 과거보다 한 수 위였다. 삼혼은 천마무후 때문에 한 곳에서 저지되어야 했다. 그 덕에 일대의 혈전은 전과 다른 추세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삼혼의 기습 때문에 몰리었던 야월화의 무사들은 용기백배하여 환호성을 지 르며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쳐라! 주인을 위해, 중원을 위해!" "우리들이 과거에 진 빚을 여기서 모두 갚자!" "누가 진짜 강자인지를 보여 주자. 이제까지는 장경각의 일대를 철통같이 지키느라 밀리었으나, 이제는 다르다. 이제는 정말 다르다!" 치리리릿- 치릿-! 수천 군데에서 검화(劍花)가 피어 올랐다. 야월화의 살수들은 이십여 일 간 한 곳에 머무르며 수비형의 진세를 시전하고 있었다. 바로 무옥을 위해! 이들은 장기인 은잠술과 살인술을 쓰지도 못하고 장경각 일대에 매복해 있 어야만 했다. 하나, 이제는 달랐다. 무옥이 나타난 이상, 이제는 한 장소에 있을 필요가 없다. 야월화의 무사들은 연기처럼 움직이며 사방으로 흩어져 가기 시작했다. 휘익- 휙-! 야월화 무사들은 얼마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 보였다. 이들은 혼전에는 능하지 못하다. 이들은 철저하게 일(一) 대(對) 일(一)의 싸움만을 연마할 살수들이다. 이들은 규칙에 따라 싸우기보다, 자신의 장기에 따라 싸우는 싸움에 능하 다. 파파팟- 팟-! "우우… 하나 잡았다!" "크으으윽……!" 콰르르르릉-! 숭산의 격동은 극을 넘어서고 있었다. 시산혈해(屍山血海), 숭산은 피에 젖고 있었다. 물론, 죽어 가는 자들 대부분은 선풍마군의 무사들이었다. "너는… 살아야 한다. 나를 보기 위해서라도!" 무옥은 예운령을 반듯이 눕혔다. 예운령의 몸에는 열기가 대단했다. 그녀는 극악한 마기에 스치어 혈맥이 경 직되어 가고 있었다. "네가 이대로 스러진다면, 천하를 얻는다 해도… 내게는 가치가 없다!" 무옥은 손을 합하고 있었다. 이 곳은 지하밀실로 습기가 칙칙하게 번져 있다. 평소에는 불기(佛器)를 보 관하기 위해 쓰이고 있는 곳이다. 무옥이 이 곳으로 예운령을 데려온 이유는, 예운령을 구하는 길이 오직 한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기문육가의 의술 가운데 차령환혼술(借靈換魂術)이 있다. 그것은 금기의 수법으로 부부지간에만 시전할 수 있고, 초절정 내공을 지닌 사람만이 시전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시전하게 되면, 시전한 사람은 내공을 모두 잃고 평생 폐인 으로 지내야 할 정도로 내공 손실이 큰 수법이었다. 하나, 무옥은 주저없이 그러한 수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찌익- 찍-! 예운령의 피 묻은 옷은 핏빛 날개의 호접이 되어 떠올랐다. 펄펄 날리는 옷 조각 가운데,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않았던 옥(玉)의 동체 가 나타나고 있었다. 그것은 완전한 미의 결정(結晶). 단 한 군데의 흠도 찾지 못할 완전한 예술의 몸뚱이였다. "아아……!" 예운령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녀는 죽기 직전이었다. 차디차게 식어 가는 그녀의 하반신, 그리고 기이 하게도 불덩어리처럼 달아오르는 상반신. 그녀는 사선 바로 위에 있었다. "네가 죽는다면, 나는 미칠지 모른다. 아느냐? 네가 죽으면, 나는 운명을 증오하며 패엽혼보다 더한 마두가 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너는 꼬옥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 무옥, 그는 천천히 예운령의 몸 위에 눕고 있었다. 그녀는 작은 여인이 아니었다. 두 팔로 꼬옥 껴안을 수 있는 그녀였으나, 이상하게도 지금 그녀는 거대한 여인이었다. 무옥은 격하게 그녀라는 바다로 빠져들었다. 그의 몸은 영원 너머로 침잠해 들어가고 있었다. 끝이 없는 나락이며, 그것은 이상하게도 불의 바다로 이어지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몸이 하나로 합쳐진다는 것은 단순하다고 할 수 있는 일이나, 마 음마저 하나로 뭉쳐진다는 것은 신비한 일이었다. 차령환혼술(借靈換魂術)은 사실 마교의술(魔敎醫術)이다. 그것을 신의술로 바꾼 것은, 기문육가의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였다. 뜨거운 격랑(激浪)이 일어난다. 무옥의 몸에서 일어나는 열류(熱流)는 예운령의 차디차게 식어 가던 몸에 불을 붙였다. "하아아악……!" 신음 소리 같은 콧소리가 흐르고, 예운령은 처음으로 사내를 향해 손을 뻗 치는 여인이 되고 있었다. 차령환혼술은 막대한 진기의 힘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잠재 력을 폭발시키는 비법 중에서도 가장 신비한 것으로, 인간의 본능을 격발케 하는 작용을 한다. 다시 말해, 예운령의 지혜보다는 동물적인 본능만을 깨우게 된 것이다. 그녀는 한 마리 노루가 되어 달리기 시작하고, 몸이 활(弓)처럼 휘어지며. "으으음……!" 그녀는 하나의 금(琴)이 되어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옥은 그녀와 더불어 하나가 되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공간 이 존재하지 않았다. 몸과 몸 사이에도, 마음과 마음 사이에도……. 예운령은 모공(毛孔)에서 피땀을 흘렸다. 마교삼혼에 의해 썩어 가던 경혈 (經穴)은 무옥의 몸에서 일어난 순양진기(純陽眞氣)에 의해 모두 녹아 버렸 다. 그녀의 피부는 본래의 빛만을 되찾았다. 여체(女體)란 영원한 신비인가? 독기로 인해 죽어 가던 예운령의 몸뚱이는 봄바람으로 살아나고 있었다. 그녀의 몸뚱이는 여러 개의 악기 마냥 갖가지 다른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무옥이 탄지(彈指)할 때마다 사지(四肢)는 현(絃)이 되어 묘한 음률로 떨리 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아……!" 가쁜 숨소리가 시작되고, 예운령의 눈빛이 야릇하게 흐트러졌다. 그녀의 눈 안에는 호수가 있는 듯했다. 그리고 그 연(淵)에는 아래턱이 강인해 보이고, 입가에는 싱긋한 미소를 짓 고 있는 청년의 얼굴이 투영되고 있었다. "이… 이 순간이… 꿈은 아니지요?" 그녀가 애절히 말할 때. "꿈이라면?" "그렇다면… 영원히 깨어나지 않겠습니다!" 예운령의 눈빛은 흔들렸고, 결국 두 줄기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고마워요. 이제는… 됐습니다.' 여인이란 사랑의 조롱에 갇히기를 바라는 청조(靑鳥)와 같은가? 예운령은 몸의 사랑보다는 정신의 사랑에서 보다 더한 희열을 맛보는 듯했 다. 하여간, 그녀의 몸에는 독기가 없었다. 그녀는 싱싱한 은어(銀魚)같이 파드득거리는 육체를 되찾았고, 그녀의 육체 에서는 달콤한 내음이 풍겼다. 땀으로 범벅이 된 몸뚱이에서는 훈향이 흐른다. 그것은 뇌쇄향(惱殺香)이 고, 무옥으로서는 난생 처음 맡는 그러한 향기였다. "운령, 이제는 푹 잠들어도 되오!" 무옥은 빙그레 웃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벌서 내공이 허탈되었을 것이나, 그는 약간 피로한 기색을 보일 뿐이었다. 예운령은 그의 팔에 안겨 있었다. 그녀는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고기 마냥 몸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유난히도 긴 속눈썹 끝에는 이슬방울이 매달려 있다. 봉긋 일어난 젖가슴 사이의 계곡으로 땀이 폭포가 되어 흐르고 있다. 그리고 향기(香氣)… 땀에 젖은 머리카락에서는 사과 내음이 난다. 전신에 는 멍이 무수했다. 한 시진도 채 아니 되는 정사였는데, 그녀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여인이 되 고 말았다. 예운령은 곤히 잠들어 있었다. 무옥은 그녀의 뒷머리를 팔뚝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이제는 되었소!" 무옥은 조금 지친 표정이었다. 그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고, 그 순간 그의 모공을 통해 대기의 신비한 기 운이 흘러들기 시작했다. 달마진전은 유가밀종비기(瑜가密宗秘技)와 일맥상통한다. 그것은 대자연의 힘과 인간의 내공을 극대한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그가 진기를 십이주천(十二週天) 운용하며 내력을 완전히 찾는 사이, 예운 령은 스르르 의식을 되찾고 탄성을 발하고 있었다. 그녀는 허벅지 사이가 뻐근함을 느꼈고, 몸 안에 말할 수 없이 신비한 힘이 가득 차 있음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는 완전한 상태는 되지 못했다. 아마도 단약을 복용하면서 닷새 정도는 정양을 해야 할 것이다. 예운령은 일의 추이를 짐작한 듯했다.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무옥이 돌연 손을 내밀어 그녀의 턱을 매만졌다. "나를 위해 할 일이 있소!" "무… 무엇인지요?" 예운령은 화살에 맞은 사슴처럼 놀라워했다. "그것은 나를 위해 향차(香茶)를 끓이는 것! 기왕이면 진하게, 그리고 세 잔 분량으로!" "예?" "차를 끓이는 사이, 일대를 침묵시키겠소!" "……?" 예운령은 넋을 잃고 말았다. 무옥은 정사하는 가운데에도 일대의 정황을 살피고 있었다. 그는 마음을 두 개로 나눈다는 도가양의신공(道家兩意神功)마저 완벽히 터 득한 상태였다. 그는 빙긋 웃으며 예운령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대었다. 검(劍). 무옥의 손에는 검이 쥐어졌다. 그것은 보검 영웅혼이 아니었다. 그가 쥐고 일어난 검은 검황성의 풍운제검대주 시절 지니고 있던, 철검 비룡무였다. 무게 삼십칠 근짜리의 철검, 비룡무. 무옥의 손에는 적당한 무게였다. 우웅……! 검은 주인의 마음을 알아 낸다. 비룡무는 무옥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검명(劍鳴)을 일으키고 있었다. 무옥은 검을 손에 쥐고 천천히 걸음을 내딛었다. "소림사에서 색계(色戒)를 어겼고, 이제 살계(殺戒)를 어겨야 합니다. 부처 님,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세상에는 깨어야 할 것도 있나 보외다. 다시는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서, 달마조사가 남긴 무공으로 일대를 피로 씻어야 할 듯하외다!" 츠으으읏-! 그는 섬전(閃電)이 되고 있었다. 천천히 걸음을 내디디는 데에도 그의 몸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허공을 뚫어 움직여 갔다. "소림의 무공은 피를 흘리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나, 불행히도 지금은 할 수 없습니다!" 파아아앗- 팟-! 하나의 유성(流星). 무옥은 흰빛으로 화해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 드립니다
잼 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