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절대검도(絶代劍道) 일각이 지나기 직전, 무옥은 검을 등에 걸고 있었다. 풍운제검대를 비롯한 이만여 무사들은 이미 비밀 암도를 통해 검황성을 벗 어난 상태였다. 검황성에 암도가 있다는 것은 마교총림에서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일이었다. "이제… 포위당하는 쪽은 너희들이다!" 무옥은 검집을 손가락으로 매만졌다. "네게… 피를 묻혀야겠다. 오늘 또다시! 검! 이제 나를 무사로, 낭인으로 만든 세월을 향해 너를 쓰겠다!" 그는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슷-! 경미하기 짝이 없는 파공성이 일어나며 한 사람이 무옥의 뒤쪽으로 다가갔 다. 체구가 장대한 흑포거인, 그는 일반 무사의 복장을 하고 있다. 하나, 그에 게는 허물어지지 않는 기도(氣度)가 엿보이고 있었다. "준비가 다 되었네, 사제! 천리폭화(千里爆火)를 터뜨리기만 하면 되네!" 바로 무숙아였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지위를 검황성 최말단 지위로 내렸 다. 하나, 그는 전에 비할 수 없는 신임과 존경을 받고 있었다. 검황성은 이전보다도 막강해진 상태였다. 마교총림이 그것을 몰랐던 이유는, 화은의 병법에 의해 수비형의 진세를 펼 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무숙아의 손에는 죽통이 하나 들려 있었다. 그 안에는 화약이 가득 들어 있 다. 그것을 허공에 집어던지면 , 이십 리 안에서 볼 수 있는 폭화가 일어난 다. "이것이 던져지는 찰나, 마교총림은 세력의 삼분지 일을 잃을 걸세. 물론, 사제가 사몽을 제거해야만!" 무숙아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다가 입을 벌린 채 말을 멎었다. 왜일까? 그의 두 눈에서는 아주 묘한 갈등의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는 무옥의 유심한 두 눈을 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선 신비한 빛이 떠오르 고 있었다. 그 빛은 영원히 흐르는 유성(流星)의 빛이었다. 무숙아의 얼굴은 조금 시커매졌다. 그는 어깨를 가늘게 떨며 마른침을 삼켰 다. "어쩐지… 오늘이 지나면 자네를 보지 못할 듯하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요?" "글쎄, 자네는 처음부터 무림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어. 어쩌면… 이것이 자네와 나의 마지막 대면이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구먼!" "……!" 무옥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웃기만 했다. 그리고 손 하나가 내 밀어진다. "사형은 멋진 사람입니다." "글쎄……!" "훗훗… 아마도 성주의 자리에 걸맞으실 것입니다!" "무슨 소리인가? 성주의 자리는 자네의 것이야." 무숙아의 말이 커질 때. 피이이잉-! 무옥은 천리화통을 허공에 집어던지며 위로 떠올랐다. 그는 한 줄기 흰빛이 되어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그는 거의 일순간에 무숙아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일순. 꽈르르르릉- 콰아앙-! 허공에서 붉은 꽃이 하나 만들어지며 일대가 뒤흔들렸다. 바로 그 순간, 검황성 일대에서 진풍(陣風)이 격하게 일어나는 가운데 흑무 (黑霧)가 위로 휘말려 오르기 시작했다. 만리무화대진이 일순간에 걷히며, 검황성의 웅장한 모습이 여명의 빛 속에 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꾸역꾸역 다가서던 마교총림 선풍마군들의 입이 딱딱 벌어지기 시 작했다. "무, 무슨 기변이냐?" "진세가 저절로 풀리다니……?" "어엇! 저 자들이… 설마 정면대결을 바란단 말인가?" 마교총림의 무사들이 어이없어 할 때였다. 흰빛! 검황성의 하늘 위에서부터 가공할 흰빛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삼엄한 기세로 날아오르는 흰 빛줄기, 그것은 거의 일백 장을 수직으로 치 솟아 올랐고. 고오오- 고오오-! 한순간, 흰빛은 방향을 꺾으며 검황성의 등 쪽을 향해 비스듬히 떨어져 내 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빛더미 가운데. "와라!" 입술을 질끈 물고 있는 미청년 하나가 있었다. 바로 무옥. 그는 신검합일(身劍合一)보다 세 단계 위인 어기충허신(馭氣庶虛身)으로 날 아오르며 심검류(心劍流)했고, 그와 동시에 초극어형(超剋御形)을 펼치고 있었다. 츠으으읏- 츳-! 천마무후라도 이렇듯 장쾌한 어검비행공(御劍飛行功)을 시전하지 못할 것이 다. 무옥은 십만여 마도인들을 혼비백산케 하며 여명의 하늘로 빛줄기를 뿌리며 가로끊고 나아갔다. 치리리리릿-! 흰빛은 끝없이 이어져 나아가는데. "카아아- 카아아-!" "저, 저 자가 부른다. 크으으- 크으으-!" "우우… 죽여라!" "카아아- 카아아-!" 악마의 포효성이 들리며 동서남북, 네 곳에서 일순 네 개의 붉은 그림자가 치솟아 올랐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오르는 네 개의 그림자. 검몽(劍夢), 그는 과거 마교총림의 제일검수(第一劍手)였던 자이다. 그는 기문육가의 제일인 십검풍백(十劍風伯)의 어검(御劍)에 당해 심장에 구멍이 뚫렸다. 그는 즉사하지 않고, 맥(脈)이 보존된 채 냉동이 되었고, 이백 년이 지난 이즈음에 되살아났다. 츠으으읏-! 검몽은 섬점비마형(閃電飛魔形)이라는 마공을 시전하며 무옥을 향해 떠올랐 다. 그가 떠오른 이유는, 검의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보통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기이한 소리가 흐른다. 그 소리는 바로 천검신후(天劍神吼)라는 것으로, 무옥이 무검류를 터득하며 따라 터득한 탕마대심법(蕩魔大心法) 중 하나였다. 화몽(花夢). 화몽은 남자가 아니라, 여인이었다. 골수까지 악마성에 물든 패엽혼의 제일충신인 그녀 역시 이백 년 간 잠자다 가 마인이 되어 깨어났다. 무숙아를 일 검에 죽일 수 있고, 사사운을 격파할 수 있는 절대마인 화혼의 몸에서는 마화무(魔花舞)가 일어나고 있었다. 보검도 퉁기어 내는 극강한 강기. 치리리리릿-! 화몽, 그녀 역시 천검신후 소리에 끌려 떠오르고 있었다. "너, 너를 찢어 죽이리라! 카아아-!" 화몽이 피구름 덩어리가 되어 날아오를 때, 그녀보다 늦게 날아올랐으나 그 녀보다 빨리 무옥 쪽으로 다가서는 핏빛 선이 하나 있었다. 체구가 왜소한 자, 두 눈이 핏빛이고 머리카락 역시 핏빛인 자. 핏물로 뭉 쳐진 듯한 자의 경공은 가히 고금제일이었다. 비몽(飛夢). 과거 마교순찰의 총순찰(總巡察)이었던 자이다. 그 자는 제일 먼저 무옥 쪽 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섬전잔환(閃電殘幻)이라는 사도경공을 시전해서 치솟아 오르는 비몽의 뒤에 는 네 번째의 그림자가 따르고 있었다. 취몽(醉夢). 패엽혼의 우비위(右臂衛)였던 자이다. 그는 과거 마도 최고의 검사였었다. 그는 무수한 마검초식을 익혔고, 어느 날 그는 술에 만취해 천 명을 하루 만에 죽였다. 그에게 죽어 간 자는 신체에 검흔을 갖지 않았다. 그는 검신이 아니라 검기 로 사람을 죽였으며, 그 검기는 지극히 가늘어 모공 속으로 상처 없이 파고 들어 경락을 끊어 버린다. 취몽, 그는 마인 중의 마인이었다. 한데, 그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허공을 보고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백(魄)만 남고 혼(魂)은 죽은 악마체(惡魔體)가 된 취몽인데, 그의 눈빛이 처음으로 인간의 눈빛으로 변화했다. "저… 저 소리는… 으으… 하늘의 소리이다!" 그는 흰빛에 휘어 감김을 느꼈다. 흰빛은 다가선다기보다 빨아들이고 있었다. 사몽은 언제부터인가 흰 빛더미 안으로 가공할 속도로 빨려들고 있었다. 무검류(無劍流)의 흡자결(吸字訣). 대기(大氣)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초절정검도(超絶頂劍道)이다. 다른 사람은 그 하나를 익히는 데 백 년을 써야 하나, 무옥은 이미 무수한 검초에 통달했는지라… 그것을 빠른 속도로 깨달을 수 있었다. 제일결(第一訣), 파천결(破天訣). 그것은 이미 소림사에서 시전한 바 있었다. 그 위력은 번천지복할 것이었는 데, 제이결인 흡자결에 비한다면 오히려 한 단계 아래였다. 보라! 사몽의 몸뚱이가 흰빛에 휘어 감기며 스러지는 것을. "카아아- 카아아-!" "크으으윽-!!" 파파파팟-! 흰 빛줄기가 허공울 그어 나가는 가운데, 뿌연 피모래가 허공 가득 번지며, 혈하(血河)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당 천의 마인들이 단 일 검에 쓰러지다니……? "으으… 저것은 인간의 검이 아니다. 저것은 신의 검이다!" "바… 바로 무옥이다!" "무옥… 그 자다. 그는 … 이미 하늘이 되었다!" "으으… 으으……!" 마교총림의 고수들은 허공에서 벌어진 일을 보고 넋을 잃고 말았다. 무옥은 단 일 검으로 마교총림 십삼만 고수의 혼을 날려 버린 것이다. 휘리리릭- 휘리리릭-! 그 때, 검황성의 정문을 통해 수많은 무사들이 훌훌 날아올랐다. 맨 앞에 선 사람은 무숙아(武叔牙). 그의 손에는 영웅혼(英雄魂)이 쥐어져 있었다. 그것은 본시 무옥의 보검이었고, 무옥이 무숙아에게 선사한 것이었 다. "자아, 해 보자꾸나. 프핫핫… 그러나 항복하는 자는 죽이지 않겠다. 물론 나는 네놈들을 하나 남김없이 도륙내고 싶다만, 옥아가 그것을 바라지 않는 구나. 그 아이는 이미 소림에서 너무나도 많은 마도인들을 죽였더구나. 피 에 염증이 일어날 정도로!" 스르르릉-! 무숙아는 검을 쳐들며 위로 떠올랐다. 그의 몸뚱이가 높은 허공에 걸릴 때, 오 리 밖 거룡암(巨龍岩)이라 불리는 거대한 바위 위에서도 검이 뽑히고 있었다. 농부 차림의 검사 하나, 그는 무숙아보다 내공이 강해 보였고… 그의 등 뒤 에는 수천 무사들이 발검(拔劍)한 채 떠오르고 있었다. 몸에서 흙 내음을 뿌리는 사람은 사사운이었다. "중원을 알아야만 했다! 너희들은… 중원에 무너지지 않는 혼백이 있음을 알아야 했다!" 그는 검을 뽑으며 훌훌 날아올랐다. 거의 같은 순간, 수만의 고수들이 일제히 발검을 하며 창공을 향해 날아오 르고 있었다. 차창- 창-! 요란한 검명이 터져 나온다. 하늘을 가득 덮으며 피어 오르는 눈부신 검화송이. 그리고 이내 검화는 검 파로 화해, 사방을 무자비한 기세로 대지를 향해 떨어져 내린다. "쳐라!" "와아아… 놈들은 총검대주님의 신위로 인해 얼이 빠졌다!" "항복하는 자는 죽이지 마라!" "우우… 우우우……!" "우리는 그간 너무 많이 참았다!" 화살의 비가 퍼부어지듯이 몸을 날리는 무사들. 이들 중 반은 풍운제검대 무사들이고, 나머지 반은 강호백도에서 검황성에 온 청년 고수들이었다. 화은이 아니었더라면 이들은 벌써 검을 뽑고 혈전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랬 더라면 일대는 이미 시산혈해로 뒤덮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싸움은 상상을 초월하게도 숫자가 훨씬 적은 검황성 쪽의 일 방적인 싸움이었다. 마교총림 무사들은 겁을 집어먹고 있었다. 허공에서 벌어진 무옥의 일 검이 만마의 기를 꺾어 버린 것이다. 검을 버리는 자, 윗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자, 추악한 모습을 보이며 바들바 들 떠는 자……. 사몽의 죽음과 함께 마교총림의 기세는 일거에 와해되어 버렸다. 파파팟- 치리리릿- 치릿-! 검우(劍雨), 검화(劍火)가 난무하기 시작한다. 검황성의 무사들은 무옥과 화은이 명한 대로 진열을 유지해 가며 마교총림 의 대군을 궤멸시켜 나아갔다. 질풍노도처럼 몰아쳐 나가는 이만여 무사들. 이들이야말로 중원의 진짜 강 자들이었다. 이들이 검황성에 모인 탓에 천하 칠십이로에서 피보라가 일어났던 것이다. "크으으윽……!" "에에엑……!" 피를 쏟으며 쓰러지는 자들이 속출한다. 마성이 골수에 박힌 자들이 잇따라 쓰러져 갔고, 하급무사들은 어디서 날아 드는지도 모를 장검지(掌劍指)에 점혈당해 푹푹 쓰러졌다. 자욱한 새벽 안개가 흐르기 시작할 때. "반나절이면 정리가 되겠군!" 흰 얼굴을 가진 청년 하나가 산상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폐부 가득 아침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는 미남자. 그의 등에는 고검이 한 자 루 걸려 있었다. "다시는 산하(山河)가 피에 젖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거기 가야 한다. 이 지리한 싸움을 끝내기 위해서는……." 무옥, 그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간다는 것을 꼭 한 사람에게만 말했다. 바로 자신에게만……. 무옥이 전세를 살피고 있을 때였다. 슷-! 경미한 인기척이 무옥의 뒤쪽에서 들려 왔다. 그리고 은근한 향기가 풍기어 오는 가운데, 무옥은 표정을 경직시켰다. 그는 등 뒤에 나타난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눈치였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 고 천천히 말했다. "수고했소." 대체 누구를 두고 하는 소리일까? 무옥의 등 뒤에는 볼이 붉은 여인 하나가 서 있었다. 본시는 피부가 흰 여 인인데, 웬일인지 표정이 상기되어 있었다. "……!" "……." 그녀는 쭈뼛거릴 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무옥은 야릇한 한숨 소리를 들었다. '이상하군. 옥교(玉巧)가 아니란 말인가?' 무옥은 감옥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봉황천녀(鳳凰天女) 단장화(斷腸 花) 감옥교에게 거조를 대령시키라 말한 바 있었다.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말하지 않았다. 감옥교 역시 그가 어디로 가는 지 묻지 않았었다. 무옥은 흠칫하여 뒤돌아섰다. 이끼가 덮인 바위 위, 감옥교보다는 키가 조금 크고 강단이 있어 보이는 여 인이 서 있었다. 조금 우울해 보이는 얼굴인데, 무옥이 눈길을 돌리는 순간 귓불까지 빨갛게 물들어 버렸다. 그녀의 고개는 수선화(水仙花)가 바람에 떨어지듯, 떨어져 있었다. "지(芝)!" 무옥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흠칫 놀라워했다. 나타난 여인은 감옥교가 아니라, 연월지(燕月芝)였다. 시샘이 많고 오만했던 검황오경(劍皇五卿) 중의 한 여인. 그녀는 입술을 잘강잘강 씹은 채 입술을 떼었다. "방해를 하려고 여기 온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한 번 얼굴을 보고 싶어 왔 습니다. 그런데 들켰군요. 말없이 떠나신다는 것을 옥교언니로부터 듣고 나 서… 짐작을 했습니다!" "짐… 짐작이라니?" "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연월지의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녀는 서러운 듯 어깨를 들썩이며 가는 흐느낌 소리를 냈는데, 그렇다고 완전한 울상은 아니었다. "하여간… 이제 되었습니다!" "되다니……?" "한 번 보는 것으로 족합니다. 사실 저와 옥교언니는… 풍운이 사라진 후, 아미산(峨嵋山)에 가기로 이미 약속을 했습니다." 연월지는 그렇게 말하며 되돌아섰다. 순간, 무옥은 찰나적으로 오 장을 가로질러 연월지 앞을 가로막았다. 두 사람은 근 일 년 반 만에 처음으로 단독으로 대면하는 셈이었다. "단장화가 무슨 말을 어찌 했는지 모르나, 머나먼 아미산까지 가서 비구니 가 될 것은 없소!" "예?" 연월지가 고개를 번쩍 들었을 때. "사매는 항상 나를 멋쩍게 하는군!" 무옥의 입가에는 대장부의 미소가 떠올랐다. 우울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은 밝은 미소. 그 미소는 모든 여인이 보고 싶어하는 그러한 미소였다. 연월지, 그녀는 감옥교와 친해진 사이였다. 감옥교와 연월지는 무옥에게서 곧 버림을 받으리라 생각하고 서로를 위로하 는 처지였다. 그러나 며칠 간의 상심이 무옥의 미소를 보는 순간, 봄눈 녹 듯 녹고 말았다. "……!" 연월지는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가쁜 숨을 내쉬었다. 무옥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입술을 열었다. "할 말은 많으나, 나는 가야 하오. 꼭 한 군데, 갈 곳이 있소!" "어… 어디인지요?" "글쎄, 말을 하면… 사매는 나를 만류할 것이오!" 무옥이 그렇게 말할 때. "설… 설마… 단독으로 패엽혼이라는 자가 마성(魔城)을 세우고 있는 황산 (黃山) 시신봉(始信峯)에 가실 작정은 아니시겠지요?" 연월지는 울상이 되었다. 시신봉의 마성, 그 곳에는 마도세력이 집결해 있다. 그들의 가공할 힘은 백 파가 뭉친다 하더라도, 격파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 했다. 한데, 무옥은 단신으로 그 곳을 향해 갈 작정이란 말인가? "장부의 인생에 있어, 꼭 고집을 부려야 할 순간이 있다고 들었소. 나는 지 금 그런 고집을 부려야 하오!" "왜지요?" "천하도처에서 부는 피보라를 빨리 제거하기 위함일 뿐이오!" "위… 위험합니다. 훗날로 미루셔야 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이십만 무사는 대동하고 가셔야 합니다!" "훗훗… 백도는 이제부터 이길 것이오. 패엽혼만 죽는다면… 마교총림은 절 로 무너질 것이오. 그래서 그는 일찍 제거되어야 하오. 촌각이 급하오." 무옥은 연월지의 손을 꽈악 쥐었다. 그의 손에서는 열기가 일어났다. 그 훈훈한 기운은 연월지의 얼어붙으려 하 는 마음을 녹일 정도였다. 한 마리의 금붕(金鵬). 봉황천의 거조 가운데 가장 크고 날개가 긴 녀석이다. 이름은 천익풍(天翼風). 단장화가 즐겨 타던 애조이며, 무옥이 그녀에게서 넘겨받은 봉황천 제일의 신조였다. 천익풍은 이미 무옥과 오랜 나날을 보냈는지라, 마음과 마음으로 무옥과 뜻 이 통하고 있었다. "가겠소!" 무옥은 천익풍 위의 안장에 탔고, 순간 천익풍은 길게 부르짖으며 훌훌 날 아오르기 시작했다. 거대한 날개가 바람을 말아 올리는 가운데, 천익풍은 순간적으로 하나의 점 으로 변화했다. 끄으으윽-! 길게 남는 새 울음소리, 그리고 일대는 초겨울 차가운 아침이 밝게 깨어나 고 있었다. 연월지는 무옥이 가는 것을 보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한데, 그녀 곁에 있는 감옥교는 달랐다. 이미 무옥의 품에 안겨 본 바 있는 감옥교. 그녀는 생긋 웃으며 연월지의 손을 쥐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동생." "어이해, 걱정하지 말라는 것입니까? 단신으로 황산에 가신다는데……?" "저분은 단신이 아닙니다." "예… 에?" "호호… 저분이 그곳에 단신으로 가실지 모른다고 생각한 한 분 어르신네가 이미 손을 써 두었습니다!" "누… 누가? 어떻게?" "야월노인(夜月老人)이 이미 거기 가 있습니다. 그는 영웅천의 초일류고수 들 오천, 야월화의 백팔초살수, 그리고 삼천 명의 일급고수를 그 곳에 데리 고 가셨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은밀한 가운데, 천하각지의 고수들이 황 산으로 몰려갔습니다." "야월노인께서 그러한 일을 하셨다고요?" "호호… 사실은 다른 분이십니다. 바로… 무숙아 대협이 그런 결정을 내리 셨습니다. 검황성 안에 본시 오만(五萬)이 머물러야 하는데, 삼만(三萬)만 머무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아아… 아아……!" "물론, 무공자(武公子)는 나중에야 그것을 아실 것입니다. 무숙아 대협이 무공자가 패엽혼과 싸움을 시작한 후에야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고 밀명을 내렸기 때문이지요." "어… 어찌 그것을 아십니까? 저도 모르는데?" "호호… 사실은 제가 그것을 귀띔해 드렸답니다!" 단장화 감옥교, 그녀는 중원에 유난히 빚이 많은 여인이다. 그리고 야월화의 전임총사였던 야월노인도 그러하고, 검난향의 마수에 걸려 백도계를 피폐케 한 무숙아 역시 중원계에는 죄인이 되는 사람이다. 무옥이 아닌 다른 사람이 백도총사였다면, 그들은 이미 죽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황산에 간 사람들은 진짜 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다시 이만 명이 황산 으로 갈 것입니다. 마교총림은… 완전 포위될 것입니다." "아아……!" 연월지는 계속 탄성만 발했다. "하여간 그분은 돌아오실 것이니… 걱정 말아요." 격동(激動)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십팔만 리(里) 드넓게 일어났던 강호계의 혈겁(血劫)은 상상도 못할 하나의 전기를 맞고 있었다. 첫눈이 오는 그 날, 강호계의 종말을 예고하던 사람들은 처음으로 잃었던 웃음을 찾을 수 있었다. - 소림(少林)이 깨어났다! - 검황성이 선풍마군을 격파했다! 백도의 우상 무옥대협이 고금에 다시 없 을 절기를 발휘해, 선풍마군의 괴수들을 일 검에 참했다. - 칠십이로(七十二路)의 악마병(惡魔兵)들이 도처에서 거꾸러지고 있다. 풍운의 계절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었다. 남칠성 북육성의 무림계와 새외변황마저, 대혈풍은 드디어 기세를 꺾기 시 작했다. 흰 눈이 날리고 있다. 드넓은 궁정(宮庭) 가운데에도! 하늘에서 퍼부어지는 거위털 같은 눈발은 막 완성이 된 일천팔백 개(個)의 가산(假山)과 인공호수 위로 뿌리어졌다. 눈은 바람 소리도 나지 않는 가운데 내리고 있었다. 언제부터일까? 궁정에는 한 사람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천묘(畝)에 달하는 뜨락에 서 있는 사람은 오직 그 사람뿐이었다. 다른 사 람들은 숨도 쉬지 못하고 부복하고 있었다. 비파(琵琶)를 안고 있는 반나의 미희, 일백팔 명. 온갖 재주를 부리며 즐거움을 안겨 주는 주유(侏儒)의 난쟁이들, 그리고 막 날아든 이십팔 명의 노고수들……. 이들은 하나같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펄펄 날리는 눈 속, 고루거각(高樓巨閣)과 가산 근처, 그리고 하늘을 찌를 듯한 담장에는 사악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단 하나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단 하나로 인해서?" 중얼거리는 사람의 눈빛은 완연한 핏빛이었다. 사지를 가늘게 떨고 있는 자, 그는 보옥(寶玉)이 찬란하게 박힌 패검 하나 를 차고 있고, 머리 위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있었다. 걸치고 있는 것은 제왕(帝王)의 용포(龍袍)보다도 화려한 구룡혈전포(九龍 血戰袍)이고, 신발은 보옥을 꿰어 만든 천자의 그것이었다. 머리 위에서 발끝까지 마기(魔氣)를 뿌리고 있는 자. 나이는 뜻밖에도 젊 어, 서른 살 정도로 보였다. 입술은 얄팍하고 콧날은 매부리코였다. 그의 수중에는 이십여 장의 밀지가 쥐어져 있었다. "삼혼(三魂)이 죽고, 사몽(四夢)이 일 검에 죽다니… 단 일 검에……!" 그의 입가가 묘하게 일그러졌다. 번쩍-! 그의 두 눈에서는 번갯불 같은 정광이 폭사되어 나왔다. 그 빛은 심령(心靈)을 마비시킬 정도로 강한 것으로, 일대에 있는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오장이 으스러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절대마혼(絶代魔魂)의 경지에 든 자, 그는 바로 마교대총사(魔敎大總師) 패 엽혼(貝葉魂)이었다. 그는 마성(魔城)을 세웠고, 삼산오악(三山五嶽) 사해팔황구주(四海八荒九 州)의 고수들이 항서(降書)를 들고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데, 단 한 사람으로 인해 모든 것이 무참히 와해가 된 것이다. "무옥… 그 애송이가 정녕, 기문육가의 후예라 하더라도 그 정도일 수 있단 말인가?" 패엽혼은 볼을 실룩거렸다. 백 일 안에 천하를 피로 씻고, 대지 위에 군림하겠다고 수하들에게 약속했 던 마도의 절대자(絶代者)! 그는 이백 년 간 자신의 경쟁자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한 사람의 존재를 너무나도 강하게 느껴야 했다. "무옥… 그로 인해 벌써 세력의 절반 이상을 잃었다!" 패엽혼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어떠한 경우에도 냉정을 잃지 않던 패엽혼이 무옥으로 인해 냉정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백설천하(白雪天下). 일대는 눈에 덮이고 있었다. 패엽혼의 손이 가늘게 떨린다. 그의 수중에 있는 밀지들은 각지에서 날아든 패전의 소식을 담고 있었다. 일대에는 죽음의 기운이 흐르고 있다. 사람들은 패엽혼이 노해 자신을 죽이 지 않을까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러나 패엽혼은 숨을 토하고 내쉬는 가운데, 애써 냉정을 되찾아가고 있었 다. "좋아, 놈들을… 중원인(中原人)들을 얕잡아 본 것을 인정한다. 특히 무옥 이란 자의 힘을 얕본 것은 잘못이었다. 하나, 아직 다 무너진 것은 아니다. 비밀 분타가 건재하는 한, 그리고 이 곳이 건재하는 한… 훗훗… 그리고 본 좌가 버젓이 살아 있는 한은!" 그는 애써 웃음을 되찾았다. 바로 그 때였다. 슷-! 파공성을 끌며 날아드는 하나의 혈영이 있었다. "대총사! 막 당도한 급보가 있습니다!" 혈포를 걸친 자는 빠른 속도로 허리를 꺾으며 패엽혼에게 하나의 쪽지를 전 했다. 패엽혼은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쪽지를 취했고, 쪽지의 몇 구절을 읽는 찰나 얼굴을 시꺼멓게 물들이고 말았다. "외… 외단마저……?" 그는 휘청이며 쪽지를 순간적으로 미끄러뜨렸다. 바람에 펄럭펄럭 날아오르는 쪽지 위. <대총사! 검황성의 제삼인자 환류(桓流)의 무사들이 이 곳을 포위했습니다. 적의 숫자가 너무 많고, 강합니다. 버티어 보고자 하나, 버티지 못할 듯합 니다!> 흘려 쓴 글씨가 쪽지 위에 가득했다. 패엽혼, 그는 두 눈에서 살광을 혁혁하게 쏘아 내고 있었다. "으으… 감히, 감히 본좌의 아성에 도전을 하다니! 백도의 조무래기들이… 감히……!" 우르르르릉-! 그의 몸에서 경기가 일어나며 땅이 뒤흔들렸다. 인공호수 위의 살얼음이 깨어졌고, 아름답게 치장이 되었던 가산(假山)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좋아, 중원의 애송이들! 너희들이 바란다면 진짜 포악함이 어떠한지를 알 려 주겠다! 반 시진 안에 마교의 백팔거성(百八巨星)을 연무장에 대령케 하 고, 위검대(衛劍隊) 전원(全員), 그리고 호법급의 전 고수들을 대령시켜 라!" 꽈르르르르릉-! 패엽혼의 사자후로 인해 성이 뒤흔들렸다. 눈이 반 치 정도 쌓일 때, 황산 시신봉의 대마성에서는 가공스러운 마풍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교대총사에게서 십 리(里) 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마교율법에 따라 대마성 에 머무르기 시작한 마도의 거두(巨頭), 거목(巨木)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연무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쓰으으… 쓰으으……! 흐릿한 잔영(殘影)을 끌며 악마의 대지로 다가서는 자들. 이들 가운데 태반은 이 갑자 이상의 나이를 갖고 있고, 그 중의 어떤 자는 이백 살도 넘어 보였다. 꾸역꾸역 모여드는 자들, 이들이야말로 마교총림의 진정한 마도인들이었다. 마교제일파(魔敎第一派) 마라무영궁(魔羅無影宮), 마교제이파 천외천년마전(天外千年魔殿), 마교제삼파 통천혈황궁(通天血皇宮), 척천일통검회(拓天一統劍會), 태음혈신교(太陰血神敎), 천마뇌전부(天魔雷電府), 육합혈궁(六合血宮)……. 바로 마도 칠십이 파의 종사(宗師)들이다. 어디 이들 뿐이랴? 새외변황의 거마들도 속속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납살귀음교(拉薩鬼陰敎)의 청해잔령동부(靑海殘靈洞府), 당고랍산(唐古拉山)의 혈천유성전(血天流星殿), 북해(北海) 사령마마궁(死靈魔魔宮), 성숙해(星宿海) 빙마제일전(氷魔第一殿), 오천축(五天竺) 오행천사교(五行天邪敎)……. 꾸역꾸역 나타나는 악마의 고수들의 수는 무려 오만에 달했다. 군림천하 대 마성에 모여든 자들은 패엽혼을 천자로 떠받드는 무림왕국을 건설하고, 일 방의 패주로 군림하기 위해 마교총림 휘하에 들었다. 드넓은 연무장을 뒤덮는 악마의 그림자들. 눈보라 속으로 날아드는 무수한 그림자들은 언제부터인가 두 개의 동공에 잡히고 있었다. 너무나도 깊어 보이는 심연(深淵)의 두 눈이다. 허름한 백포를 걸친 청년 한 사람. 그는 최하급 무사만도 못한 차림새였고, 등에는 검집의 빛이 칙칙한 고검을 둘러메고 있었다. 그는 언덕에 앉아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다. 그의 손은 매우 섬세하여, 무사의 손치고는 유약해 보였다. "많군. 그리고… 상상보다 강하군! 으음, 저들을 나 혼자 다 죽인다는 것은 꿈에서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저들 중 반 정도만 강호로 도망쳐 나간다 해도, 마교의 전통은 계속 유지가 된다. 패엽혼이 죽더라도… 제이, 제삼의 패엽혼이 속속 나타날 테니까!" 중얼거리는 청년, 그의 입술이 꽤나 짙붉다. 그는 두 시진 전에 이 곳에 왔다. 그는 유심한 눈빛으로 일대를 둘러보며 두 시진을 보냈다. 그의 눈빛에는 기이한 힘이 실려 있어, 그의 눈을 오랫동안 바라보면 마음 이 텅 비게 된다. "패엽혼! 그는 위대한 자였다. 그는 적(敵)이나, 위대했다. 하나, 그는 나 를 만나야 한다!" 미소를 짓는 청년은 바로 무옥이었다. 그는 단신으로 대마성 깊이 뛰어든 것이다. 무수한 기문진이 펼쳐져 있으 나, 그를 막을 수 있는 진세는 없었다. 한 자루의 검과, 단 하나의 야망(野望)을 갖고 은잠(隱潛)해 들어온 무옥은 연무장을 둘러보며 얼굴에 암영(暗影)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는 차츰차츰 입가에서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이제 보니… 저들은 바로……?' 그는 연무장 안으로 몰려가는 무수한 거마들 가운데 몇 사람의 신법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소리도 없이 허공을 뚫고 지나가는 자들. 그들은 매우 특이한 귀식법(龜息 法)과 운신술(運身術)을 쓰고 있어, 여타한 마도인들과는 차이가 났다. '야월화(夜月花)다. 그들이 나보다 먼저 마교총림에 스며들었던 것이다.' 무옥의 숨결이 약간 거칠어졌다. 바로 그 때였다. 무옥의 뒤쪽에서 두 줄기 경미한 파공성이 들려 왔다. 바람에 묻혀 버리는 가는 소리. 하나 무옥의 귀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무옥은 반사적으로 손가락 두 개를 가볍게 오므렸다. 그가 탄지미심인(彈指 眉心印)을 발휘하려는 찰나였다. "속하외다. 헛헛… 총수가 올 줄 알고 내내 기다리고 있다가, 조금 전에야 흔적을 발견하고 허겁지겁 왔소이다!" 거의 소리도 없이 허공을 뚫고 날아드는 사람. 그는 매우 야릇한 운신술을 쓰고 있는데, 그것이 무엇이라는 것을 알 사람은 무옥뿐이었다. 그는 바로 야월노인이었다. 그는 영웅천의 태상장로와 더불어 나타났다. 두 사람 모두 과거의 복장이 아니라, 핏빛의 전포를 걸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이 장소에 나타나다니……? "속하에게는 육감이 있지요. 속하는 총사가 단신으로 여기 오리라 예상하 고, 미리 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고약하군!" 무옥은 피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의 어깨 위로 눈이 내리고 있다. "얼마나 데리고 왔소?" "이만이천(二萬二千)입니다! 그들 중 오천은 변복을 해 마도인들 사이에 끼 어들었고, 나머지는 외부로 흩어져 신호가 있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이해, 내가 여기 오리라 여겼소이까?" "총수의 눈에는 태양의 빛이 있고, 바람의 혼이 떠돌고 있소이다. 늘 흘러 가기만 하는! 그래서 여기 단신으로 오시리라 여겼습니다. 헛헛… 사실 주 인이 패엽혼을 죽이기 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작정이었는데, 주인의 흔적을 찾게 되자 감격을 이길 수 없어 몰래 몸을 빼내어 여기 온 것입니 다! 속하도 이제는 노망이 났나 보오. 헛헛……!" 야월은 웃었고, 무옥도 웃었다. 그리고 눈보라는 기세를 더해 가던 나머지 회색의 두꺼운 장막으로 화해, 하늘과 땅 사이를 칙칙한 빛으로 뒤덮었다.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잼 납니다
살아가는 삶에 그대 있음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
고맙습니다.
재미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