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기계와 같은 완벽한 수읽기, 조화로운 균형감각, 20대 중반 최절정의 나이... 3박자를 고루 갖춘 한국의 비밀병기 '허미네이터', 허영호가 결승에서 구리와 결전을 벌이게 되었다.
11월 3일 열린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 2국에서 한국의 허영호 7단과 중국의 구리 9단이 또 승리를 거둬 2-0으로 결승전에 올랐다.
박정환 8단에게 어렵게 1국을 승리한 허영호 7단은 2국에서 초반부터 우세를 유지하여 2국은 완승의 느낌으로 승리를 거뒀다.
허영호는 "좌상변 패를 둘러싼 대마수상전이 어려웠다. 월간바둑의 지면을 다 빌려도 모자랄 만큼의 어려운 변화가 많이 숨어있다. 역전시킬 수 있는 묘수가 있었지만 수읽기가 빠르기로 유명한 박정환 8단이 30분간 장고하면서도 찾지 못했을 정도로 어려운 길이었다. 좌상변을 죽이고 3번 둘 수가 있었고 그 후로는 승리가 부동이었다"고 오늘 대국을 자평했다.
세계대회 첫 결승에 오른 허영호 7단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어려운 기사 3명이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박정환 8단이다. 준결승전은 나보다 세다고 생각하는 기사와 두는 것이라 심리적으로 편했다. 1국을 이긴 것이 대국심리에 큰 영향을 끼쳤다."면서
"구리 9단에게 내가 이길 확률은 40%대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첫 판에서 이기면 우승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중요하다. 4강전은 한국에서 치러졌고 김지석, 박정환은 언제나 늘 같은 연구실에서 함께했던 동료들이여서 함께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
그런 면에서 12월 북경에서 치러지는 결승전에 혼자가는 것이 좀 부담스럽다. 한국기원쪽에서 배려해 준다면 동료기사 한 명정도 같이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완벽한 수읽기와 절정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허미네이터(?) 허영호, 결승 결과도 상당히 기대된다.
▲고전 끝에 역전한 바둑을 재역전 당한 김지석 7단. 그러나 패배의 아픔만큼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팬들은 믿고있다. 한편 구리 9단도 김지석 7단에게 흑으로 반집승을 거두며 2-0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초반에는 확실한 우세를 잡았던 구리였지만 '좋으면 이상해지는 구리'를 증명하듯 '집과 공격' 중 확실한 노선을 정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행마로 역전당해 백의 승리가 눈앞에 보이고 있는 종반이었다.
하지만 구리 9단은 마지막 천재적인 끝내기 승부호흡을 보여주며 판을 흔들었고, 김지석 7단의 실수가 겹치면서 백이 2집반 정도 유리했던 승부가 끝내 반집패로 종결되고 말았다.
허영호 7단은 쑤저우에서 열린 32강전 2국(더블일리미네이션 방식)에서 구리 9단과 만나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올 초에 벌어진 비씨카드배에서는 패해 서로간의 전적은 1-1 동률이다.
▲구리-허영호의 상대전적
▲9월9일 열린 32강전에서 승자 허영호와 구리의 대국 복기장면 별들의 제전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최하고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가 후원한다.각자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2억원(준우승 7000만원), 총상금 규모는 6억600만원이다.
■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전 결과 김지석 7단(한국) vs 구리 9단(중국) - 구리 9단 2-0 승리 박정환 8단(한국) vs 허영호 7단(한국) - 허영호 7단 2-0 승리
■ 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일정 결승3번기 : 12월 7일, 9일, 10일(중국 베이징 한국문화원)
▲준결승 제2국 대국이 모두 끝났지만 여전히 복기에 열중하는 대국자들
▲구리 9단도 잘 두었지만 김지석 7단의 이번 2국 패배에는 모두들 아쉬움을 표현했다.
▲인터뷰 전 부채에 사인을 하고 있는 구리 9단
▲허영호 7단이 결승진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대국의 승부처를 설명하고 있는 허영호 7단. |
첫댓글 축하 허영호7단 우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