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모 주교의 명상 칼럼] 명상과 호흡
수련심호흡에서 출발해 호흡 바라보기
바른 호흡과 명상은 마음의 근육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몸의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셔터스톡
명상은 어떤 종류, 어떤 전통의 명상이든지간에 모든 명상은 다 마음을 고요히 하여 내면의 고요 속에 머무는 것(사마타 명상)과 어떤 주제를 잡고 깊이 성찰하여 깨달음의 지혜를 얻는 것(위빠사나 명상)으로 되어 있다.
불교 명상에서는 사마타를 止로, 위빠사나를 觀으로 번역하여, 이 두 명상을 축으로 하여 수행하는데, 이것을 지관쌍수(止觀雙修)라고 한다.
마음을 고요히 하여 내면의 고요 속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되는 첫 번째 도구는 호흡명상이다. 그래서 호흡에 주의를 집중하여 바라보는 것은 모든 명상 수련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바른 호흡과 명상은 수천 년간 이어져온 심신 수련법이다. 그러나 호흡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시작된 것은 불과 50여 년 전 일이고, 그나마 첨단과학에 의한 뇌 연구는 불과 십 수 년 전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하버드 대학에서 연구한 조사에 의하면, 노인이 올바른 호흡과 명상을 하면 심장병 입원 율이 87%, 암 입원 율이 57%, 신경계통 입원 율이 88%나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 호흡과 명상은 마음의 근육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몸의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호흡은 생명과 함께 존재한다. 생명이 시작될 때 호흡이 시작되고, 생명이 끝날 때 호흡도 끝난다.
하나의 유기체가 살아 있다는 것은 그 유기체가 호흡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유기체가 죽었다는 것은 그 유기체가 호흡을 멈췄다는 것이다.
유기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계속 호흡을 하게 되는데, 숨을 들이쉴 때는 산소를 받아들여서 폐를 거쳐 심장으로 보내진다. 심장은 깨끗하고 풍부한 산소를 몸 전체의 세포에 보내서 유기체가 계속 활동하고 살아가게 만든다. 그리고 유기체가 숨을 내쉴 때는 노폐물인 이산화탄소가 심장을 거쳐 폐를 통해 코 밖으로 배출된다.
특히 뇌세포는 산소에 매우 민감하여 단 5분 정도만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도 뇌세포는 재생 불능으로 파괴되고 유기체는 죽게 된다. 이와 같이 호흡은 곧 생명과 직결되지만 우리는 평소에는 호흡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는 명상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명상할 때의 호흡은 자연스러운 것이 좋지만, 처음에는 심호흡 등 몇 가지의 호흡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호흡명상을 할 때 중요한 것은 호흡을 바라보는 것이다.
숨을 길게 내쉴 때는 ‘나는 숨을 길게 내쉬고 있다’고 인식하며 바라보고, 숨을 길게 들이쉴 때는 ‘나는 숨을 길게 들이쉬고 있다’고 인식하며 바라본다.
명상을 하면서 호흡을 지켜보는 훈련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호흡은 가늘고 부드러워진다.
가늘고 길게 숨을 들이쉬고, 가늘고 길게 숨을 내쉰다.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코끝을 바라보면서 가늘고 길게 들고 나는 숨을 바라보라. 이런 호흡명상은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이런 호흡을 수련하면서 호흡이 가지고 있는 기능과 의미를 알아가는 것은 명상의 진전에 매우 중요하다.
다음 주에 호흡에 관한 몇 가지 사실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글 | 윤종모 주교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