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57C924C58F5CCAD24)
4기통 슈퍼바이크의 파워는 누구라도 매혹될 만한 무언가가 있다. 귓가를 꽉 채우는 낮은 중저음의 웅장함, 그리고 스로틀을 당기면 저회전부터 차곡차곡 가속력을 끌어내 계기반에 숫자가 채워질수록 점차 전방으로 빨려 들어갈 듯한 속도감, 그리고 온몸의 털끝을 바짝 세우는 짜릿한 고주파 배기음까지.
4기통 엔진의 매력이란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6FF4C58F5CCAE33)
소싯적 모터사이클에 취했던 청춘들이라면 동감할 것이다. 매끄럽고도 자극적인 4기통 엔진음에 흠뻑 빠져, 느린 인터넷을 이용해 이미지를 모아 바탕화면을 꾸미고, 도로에서 이런 슈퍼바이크가 지나가면 점에서 점으로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지켜본 기억들. 그래서 지금도 4기통 엔진음을 들으면 한번쯤 뒤돌아보게 되는 본능 말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32E4C58F5CCAE0B)
서두가 길었지만 아무튼 2000년대 초반까지 슈퍼바이크 붐이었던 시절, 일제 4기통 엔진의 호황이었을 적, GSX-R 시리즈를 포함해 각 제조사가 내거는 기술력의 증명서는 4기통 슈퍼바이크가 가진 숫자였다. 몇 마력, 몇 토크, 몇 킬로그램의 경쟁들. 그런 것들이 가장 치열했던 시대는 이제 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30B4C58F5CCAF04)
이제 남은 것은 도로에서 좀 더 편하게 만끽할 수 있는 도로용 슈퍼바이크다. 물론 1퍼센트를 위한 레이서 레플리카도 지속 개발되어 꾸준히 인기가 있지만, 활용 범위가 한정적이어서 시장 확장성은 한계가 분명하다. 이를 좀 더 쉽게 컨트롤할 수 있는 슈퍼 네이키드 바이크 장르야말로 날이 갈수록 인기가 커지고 있다.
과거 둘째가라면 서러울 성능의 GSX-R시리즈를 ‘벗겨’놓아 네이키드화한 모델이 몇 있다. 이를테면 GSX-R1000의 네이키드 버전, GSX-S1000이 있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기가 상당히 높다. 최신의 GSX-R1000엔진 대신 과거 가장 인기 많았던 K5 엔진을 사용한 것도 비결이 됐다.
스즈키 스포츠의 전설, GSX-R750 DNA를 그대로 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76634C58F5CCAF30)
한편 GSX-R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GSX-R750의 네이키드화도 진행됐다. 얼마 전까지 꾸준히 판매되어 온 GSR750이 주인공이다. 날렵하고도 과감한 터치로 디자인 완성도를 끌어냈고, ‘스트리트 파이터’ 이미지에 걸맞은 화끈한 성능도 갖추었다. 하지만 서스펜션이나 브레이크 시스템이 한 철 지난 물건들의 조합이었고, 트랙션 컨트롤 등 전자장비도 전혀 없어 경쟁 상대에 비해 상품성을 오래 지속할 여건이 못 됐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67794C58F5CCAF32)
그런 스즈키가 이같은 슈퍼 네이키드 바이크 장르를 하나로 통합했다. GSX 네이밍을 이어 뒤에 S만 붙인 이른바 도로용 슈퍼바이크다. 파이프 핸들을 달고 상체를 세워 달리면서도 슈퍼바이크 엔진의 짜릿함은 고스란히 남겨둔 모델. GSX-S750은 구형인 GSR750을 완벽히 재구성한 새로운 패밀리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69684C58F5CCB026)
GSX-R750의 엔진성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워낙 전 세계적으로 오랜 기간 팔려온 엔진이고 아쉬운 부분이 생길 때마다 다듬어왔다. 따라서 우리는 2017년형으로 새롭게 등장한 GSX-S750이 가진 다양한 특징을 모아 분석해봤다.
맹수를 닮은 공격적인 스타일링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6434C58F5CCB030)
전체 디자인은 한마디로 맹수와도 같다. 디자인 콘셉트는 전방으로 웅크리고 있는 듯 사선으로 내리꽂는 라인이 중심이다. 프론트 포크와 비슷한 각으로 살린 이 라인이 GSX-S 시리즈의 디자인 캐릭터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DDD4F58F5CCB126)
라디에이터 커버의 디자인은 S모양의 날카로운 무기처럼 생겼고, 리어 카울부터 언더카울로 이어지는 긴 사선의 흐름은 통일감이 확실하다. 그 사이로 4기통 엔진임을 드러내는 4개의 매니폴더가 기계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표범 얼굴과 유사한 형태의 헤드라이트 카울. 양쪽에 송곳니를 상징한 LED 포지션 램프는 무척 직설적이다. 투톤으로 배열한 컬러도 별도의 데칼 디자인을 필요치 않을만큼 세련됐다.
동급유일 4기통 슈퍼스포츠 엔진을 가진 스트리트 파이터
![](https://t1.daumcdn.net/cfile/cafe/244A234F58F5CCB10A)
엔진은 전설의 슈퍼스포츠 머신 GSX-R750과 같다. 이 엔진의 가치는 도로에서 존재감이 더 확실해졌다. 레이싱 바닥에서는 더 이상 750cc 레귤레이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이 배기량의 라인을 폐지하지 않은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는 스즈키의 고성능에 대한 정체성과도 연결돼 있다. GSX-R의 현재가 있기까지 90년대 GSX-R750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즉, GSX-S750을 스즈키 입장에서 해석하자면 살아있는 자존심의 키워드나 마찬가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B514F58F5CCB106)
다듬고 또 다듬은 4기통 엔진은 유저 친화적으로 변모했다. GSX-R의 폭력적인 가속력은 숨겨두고 맵핑을 매만져 저속부터 차근히 가속하는 타입으로 바꿔놨다. 하지만 10,000rpm 이상에서의 고회전 영역의 피크파워는 역시 슈퍼바이크 못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GSR750 또한 그랬고 아무리 다듬어도 마지막에는 결국 슈퍼바이크의 피가 섞여있기 때문이다.
'750'이라는 숫자의 의미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94C4F58F5CCB233)
현재 동급 중에서 4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750클래스는 스즈키뿐이다. 그나마 4기통이었던 닌자 Z시리즈는 800에서 900으로 올라가 파워를 중시하는 형태로 경쟁구도를 피했고, 야마하도 메가 모타드 스타일의 네이키드 3기통 MT-09가 있지만 지향하는 바는 정통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인 GSX-S750과는 사뭇 다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40694F58F5CCB22B)
750이라는 클래스의 매력은 상당하다. 600급은 태생부터 슈퍼스포츠 레이스를 위해 만들어진 초고회전형(15,000rpm을 훌쩍 넘기는)엔진이기 때문에, 이를 도로형 네이키드 바이크로 만든다 해도 중저속에서의 토크나 두툼한 가속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역시 고회전으로 돌려야 맛이 나는 클래스다.
반면 1000클래스는 GSX-S1000이 있지만 역시 기함답게 파워가 넘친다. ‘넘친다’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을 만큼 풀스로틀이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적어도 시내주행이나 데일리 바이크로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토크를 가졌다. 750클래스는 이런 양쪽의 특징을 잘 담아 저속부터 고속까지 한결같이 사용하기 즐거운 파워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과거부터 이런 특징을 깨달은 이들은 GSX-R750을 선택했지만, 이 역시 슈퍼스포츠 형태라 도로에서 즐기기는 피곤했다. GSR750은 엔진이 화끈했지만 섀시 관련 장비가 기준보다 턱없이 부족했다. 그런 이들에게 단점을 보완한 GSX-S750은 선물같은 존재다.
출력과 연비를 모두 잡은 인젝터
![](https://t1.daumcdn.net/cfile/cafe/2217F04F58F5CCB219)
파워는 기존보다 오른 114마력이다. 최대토크는 8.25kgm으로 타 리터급과 미들급의 딱 중간이다. 그럼에도 연비는 무척 높은데 공식 발표에 따르면 약 20.4km/L에 달한다. 연료분사를 맡는 인젝터 홀 수가 대폭 늘어 더욱 미세한 분사를 돕기 때문이다. 이는 정교한 스로틀 컨트롤에도 큰 도움이 된다.
조작감 살린 래디얼마운트 캘리퍼와 ABS는 기본
![](https://t1.daumcdn.net/cfile/cafe/223B094F58F5CCB302)
브레이크 및 서스펜션 시스템의 개선은 GSR750에서 이번 신형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기대가 큰 부분이다. 아노다이징된 골드 컬러 41mm KYB 도립포크는 120mm 작동폭을 가져 아스팔트 도로에서 최상의 그립을 선사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1B934958F5CCB32C)
그리고 닛신의 래디얼마운트 캘리퍼는 기존의 분리형과 달리 미세한 브레이킹 컨트롤이 가능해 스포츠 바이크다운 작동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꽃 모양의 디스크로터는 방열기능이 뛰어나 가혹한 스포츠 주행조건을 잘 견뎌낸다. ABS는 물론 기본사양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8934958F5CCB312)
일반도로에서도 자신있는 라이딩을 위한 3단계 트랙션 컨트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34274958F5CCB42A)
트랙션 컨트롤의 추가도 무척 반길만한 사항이다. 이는 V-STROM1000에 적용되어 확실히 성능을 검증받은 파츠다. 3단계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트랙션을 조절하는 데 익숙하다면 완전히 장치를 끌 수도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A6E4958F5CCB432)
1단계가 가장 개입이 적어 스포츠 라이딩에 적합하고, 2단계와 3단계는 개입이 잦아 안전마진을 늘리고 싶은 라이더에게 추천할 수 있다. 비슷한 카테고리의 타 모델은 트랙션 컨트롤이 없거나 개입레벨이 세분화되어 있지 않아 GSX-S750으로서는 경쟁력이 높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49784958F5CCB433)
슬림하고 낮은 시트와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26E4958F5CCB528)
차대 디자인은 라이딩 포지션을 크게 고려해서 결정됐다. 슈퍼스포츠 머신을 도로에서 만끽하라는 것이 주제인 만큼 가속력에 대응하고 먼 거리의 노면 상황을 두루 살피며 달릴 수 있는 최적의 스트리트 포지션을 완성했다. 이 점은 제한된 코스인 레이싱 트랙이 아닌 이상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도로용 스포츠 바이크의 기본이다. 시트 높이는 820mm로 시트 앞쪽이 무척 좁아 발 착지성을 크게 고려한 친절한 모습이다.
블랙 컬러로 무장한 테이퍼드 핸들, 스텝, 레버
![](https://t1.daumcdn.net/cfile/cafe/2756344958F5CCB511)
계기반은 윗급인 GSX-S1000의 것과 같다. 트랙션 컨트롤 레벨과 속도, 엔진 회전계, 주유계 등이 모두 디지털 액정에 표시되며, 작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04464A58F5CCB531)
한눈에 들어오는 다양한 정보는 안전한 라이딩에도 도움을 준다. 한편 블랙 컬러로 뒤덮인 테이퍼드 핸들바와 풋 스텝, 브레이크와 클러치 레버는 무척 세련되고도 단단한 인상을 준다. 특히 테이퍼드 핸들바는 강성이 높아 스포츠 라이딩에 잘 어울린다.
도심 라이딩에 최적화 한 부가장비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E724A58F5CCB62E)
초보자나 입문자를 위한 배려가 또 있다. 저 rpm에서 쉬운 클러치 조작을 돕는 로우 알피엠 어시트가 기본 적용됐고, 클릭 한 번으로 시동이 걸리는 이지 스타트 시스템도 있다. 불가피한 교통체증 상황에서 이보다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75DA4A58F5CCB607)
스즈키 개발진에 따르면 '슈퍼스포츠 로드스터'라는 닉네임에 맞는 짜릿한 운동성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저 친화특성이 큰 무기라고 한다. 이는 2종 소형을 이제 막 취득한 이라도 도전할 수 있는 ‘컨트롤 가능한 파워’가 목표였음을 시사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2DA4A58F5CCB621)
슈퍼스포츠의 짜릿함 그대로 즐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4F7A4A58F5CCB70B)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B6C4A58F5CCB722)
또한 달리면서 4기통 엔진 특유의 레이시한 엔진음으로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 에어 클리너 박스의 위치를 고려해 라이더에게 엔진 흡기음이 잘 들리도록 고려했다고 한다. 서두에 말했듯 소리가 4기통 엔진의 큰 매력중 하나라면,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원리 원칙만 중요시할 줄 알았던 스즈키 개발자들이 이렇게 섬세한 면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7F94A58F5CCB70F)
스즈키의 통계 분석에 의하면 전작인 GSR750의 경우 스즈키의 기존 고객이 GSR750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이는 스즈키의 엔진에 큰 매력을 느꼈지만 일반도로에서 타기 쉽게 세팅한 모델이 필요했다는 증거다. 즉, 성능은 포기하고 싶지 않으나 조금 더 편의를 고려한 라이딩 포지션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B834D58F5CCB82F)
이러한 통계가 GSX-S750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도로에서 타는 슈퍼스포츠 머신이 주제인 GSX-S750은 새로운 캐치프레이즈 ‘슈퍼스포츠 로드스터’이름에 걸맞은 짜릿함과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GSR750의 엔진에 매력을 느꼈으나 평범했던 차체 파츠 구성에 실망했다면, 이번 신작 GSX-S750은 디자인, 장비, 성능, 연비, 모든 면에서 부족함을 가득 채워줄 것이라 생각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1C94D58F5CCB830)
글 임성진 기자 jin@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라이드매거진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전문매체입니다. 각 탈것들의 전문적인 시승기부터 국내외 관련뉴스, 행사소식,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합니다.
첫댓글 나나한~
이번에는 댐퍼가 달려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