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 -
고흥만을 품고 있는 앵무산 위로 어둠이 스며든 검은빛의 구름이 물러가고 푸른장막처럼 하늘이 열리는 여명의 시간.
썬밸리 리조트에는 인기척 없이 적막만 흐르고,호숫가에는 날개를 접은 철새들조차 미동없이 창파에 몸을 맡긴 체로 웅크리고만 있다.
미등을 켠체로 달려온 차 한대가 리조트 로비앞에 멈춰선다.
건장한 청년과 흰머리 가득한 어르신이 드렁크를 열고 박스를 내린다.
가까이 다가가니 박병종 전 고흥 군수님이 눈가에 미소를 잔뜩머금고 계셨다.
고향을 방문한 우리에게 뭐라도 주고싶은 마음에 이른 아침부터 농장에서 유기농토마토를 따왔단다.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할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받기만 할까?
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주제를 조사해보면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첫 번째고 그 다음으로 '어머니' 그리고 '고향'순서라고 한다.
보통은 고향을 어머니 품같은 곳으로 묘사하니 고향이라는 주제는 누구에게나 영원한 노스텔지어가 아닐까?
나에게 고향을 표현하라고 하면 나는
쉘 실버스타인이 쓴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인용해 말할 것이다.
한 사람이 성장하면서 함께 지켜본 나무는 그 아이에게 줄기에서 이파리까지 모든 것을 내어주고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고 빈털털이가 되어 고향에 내려와 나무를 찾았을 때 밑동이 잘라진 나무는 그가 쉴 수 있게 그루터기에 앉을 것을 권한다 그리고 나무는 이렇게 말한다.
'너에게 더 줄게 있으면 좋겠는데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늙어 버린 나무 밑동밖에 안 남아서 미안해'
고향은 나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고향은 나에게 어머니같은 존재다.
땀방울과 아침이슬이 스며든 토마토를 먹으면서, 받기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이제는 내가 누군가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은 존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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