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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자유아시아방송(Radio Free Asia) 긴급설문 2차 미북정상회담, 어디로
사진 RFA 긴급설문 2차 미북정상회담 1 ① 전문가들, 북핵 해법 진전 있을 듯
사진 RFA 긴급설문 2차 미북정상회담 2 ②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 가능
사진 RFA 긴급설문 2차 미북정상회담 3 ③ 비핵화 동력으로 '종전선언' 활용
※RFA 자유아시아방송(RFA Radio Free Asia)은 1994년 미국 의회가 입법한 국제 방송법(International Broadcasting Act)에 의해, 1996년에 미국 의회의 출자에 의해 설립된 국제 방송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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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긴급설문 2차 미북정상회담 1 어디로? ① 전문가들 “북핵 해법 진전 있을 듯"
사진 RFA 긴급설문 2차 미북정상회담 1
앵커: 이달 말 개최 예정인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차 싱가포르 회담 때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에 합의할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미국 내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2차 미북 정상회담’에 관한 긴급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에 응한 미국 내 전문가 중 절반 이상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으며, 특히 북한의 새로운 협상 파트너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대사와 스티븐 비건 대표의 실무협상에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RFA 긴급설문, 2차 미북 정상회담, 어디로?’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실질적 성과에 대한 한반도 전문가들의 예상을 정리했습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2월 말 개최가 거의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미국 내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들에게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1차 싱가포르 회담보다 진전된 결과를 전망하느냐?’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 가능한 비핵화∙상호 조치로 무엇을 예상하느냐?’ ‘2차 미북 정상회담 합의 이후 비핵화 진전을 위한 추가 조치로 무엇을 제안하느냐?’ 등을 질문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 프랭크 자누지 미 맨스필드재단 대표,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방위연구국장,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북한연구원 등 설문에 응한 한반도 전문가 10명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과 전망’, ‘북한과 미국의 합의 가능한 상호조치’ 등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 “2차 미북 정상회담, 조심스럽게 낙관”
설문에 응한 전문가 중 절반 이상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실무협상을 통해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예상했고,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북한연구원은 “북한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협상 의제로 올려놨기 때문에 비핵화의 잠재적인 진전 차원에서 이는 가시적인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방위연구국장도 미국과 북한이 더 집중적인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계기로 더 크고 포괄적인 비핵화를 이루는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새 협상 파트너 김혁철 전 대사와 실무협상에 기대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로운 협상 대상자로 임명된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김전 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실무협상을 통해 1차 싱가포르 회담 때보다 다소 가시적이고 진전된 결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적지 않았습니다.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비핵화의 범위와 속도 등에서 미북 간의 견해차는 여전하지만,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건 대표와 김혁철 전 대사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낙관한다“고 말했고,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미 비핵화에 합의했고, 북한의 새로운 협상 파트너로 김혁철 전 대사가 임명돼 실무협상이 시작되는 점은 고무적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이미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합의했기 때문에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과 상호조치에 관한 후속 실무협상의 개최를 확실히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미국이 먼저 어떤 상호조치 내놓느냐도 관건
대다수 전문가는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될 비건 대표와 김혁철 전 대사 간 실무협상이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정상회담 전에 이뤄질 실무협상에서 얼마나 진전을 이뤄내느냐에 달렸다”고 관측했습니다.
특히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미국이 상응 조치로 북한에 무엇을 양보하느냐에 2차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전망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미국이 지금의 최대압박 정책을 고수하지 않고 선제적 안보보장과 대북제재의 완화를 제공할 의지를 보인다면 북한도 영변 핵시설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가시적인 양보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미국이 먼저 무엇을 줄 것인가에 따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낙관적 또는 회의적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도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먼저 움직일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미북 간에 신뢰가 없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미국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압박하기보다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을 먼저 조성한다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진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북한의 비핵화 이행 의지에 대한 ‘회의적’ 견해도
이번 설문 조사에 응답한 한반도 전문가 중에는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견해도 있었습니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의 이행을 얼마나 강하게 압박할 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2차 정상회담의 문제”라면서 과거에도 비핵화에 합의했던 북한이 여러 차례 약속을 어긴 사례를 들었습니다.
미국 외교협회의 쉴라 스미스 선임연구원도 김정은 위원장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한반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지 않다면서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쉴라 스미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이 그다지 준비돼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바라는지, 이 협상의 끝에서 무엇을 보길 원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비핵화의 첫 과정으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대한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도 북한이 모든 핵시설과 프로그램 신고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고, 제임스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도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관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끌어낼 가능성에 10%의 확률을 제시하는 등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목표와 의지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 한 번에 완전한 비핵화 불가능, 현실적 기대로 다가서야
설문에 응한 전문가 대부분은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이른 시일 내에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을 뿐 아니라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추가 협상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1차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했던 비핵화 과정을 지속하고, 추가적인 실무협상을 통해 동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중요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북한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이끌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 미국 스탠퍼드대가 주최한 강연회에 참석해 미국은 북한 체제의 전복을 추구하지 않으며 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외교적 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티븐 비건] 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복잡한 일이고, 특히 미북 회담이 그렇습니다. 절차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차 회담을 하길 정말 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외교적 동력의 기회가 될 것으로 믿고, 특히 비핵화를 포함해 싱가포르 합의의 의미 있는 진전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협상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정보당국의 수장들이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미국 의회 내에서도 2차 미북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갖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자유아시아방송의 설문에 응한 많은 전문가들은 오히려 낙관적인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정상회담 한 번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수 없지만, 현실적인 기대를 갖고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계기로 삼는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의 답변 요약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전 스페인 주재 대사 간 비핵화 실무협상의 시작에 합의할 것으로 낙관한다. 물론 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의 협상에서 비핵화에 관한 포괄적인 합의를 이룰지는 예측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축소∙폐기하는 대가로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를 비롯해 비핵화의 범위와 속도 등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프랭크 자누지 (미 맨스필드재단 대표)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것이고, 미국과 북한이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양국 관계를 개선하려 하고 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집중적인 실무회담을 통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방위연구국장)
현재 미국과 북한 간에 신뢰가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매우 신중하고 천천히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그럼에도 미국과 북한이 더 집중적인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면 2차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크게 낙관한다. 북한이 이미 영변 핵시설을 비핵화 조치로 내놓았기 때문에 미국도 한국전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의 완화를 상응 조치로 제시해야 한다. 이 같은 잠정적인 합의가 미국과 북한 모두에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더 포괄적이고 큰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또 미국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압박할 것이 아니라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을 먼저 조성한다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진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북한연구원)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해체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놨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비핵화의 잠재적 진전에 대한 가시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데이비스 맥스웰 (미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
북한이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대사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새로운 협상 파트너로 임명한 것은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또 두 사람이 만났고, 앞으로 두 사람의 실무협상이 시작된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회담 전 실무협상에서 무엇을 이룰 수 있느냐에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비핵화에 합의했다. 2차 정상회담에서도 이는 반복될 것이다. 결국, 실무협상에서 핵시설 장소와 시간 등을 정하고, 폐기와 검증 등 비핵화 조치의 진전을 위한 골격을 정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의 목표에 합의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에는 핵무기 프로그램의 폐기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과 상호 조치에 입각해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학철 전 북한 대사의 후속 실무협상이 뒤따르는 것을 확실히 약속해야 한다. 또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의 핵시설과 핵물질에 대한 완전한 신고도 받아내야 한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미국이 어떤 양보를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만약 미국이 지금의 최대압박 전략을 고수한다면 아무것도 성취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선제적 안보보장과 제재 완화를 제공할 의지가 있다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서해 미사일 발사장을 포함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가시적인 양보를 할 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미국이 그냥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줄 것인가에 따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회의적 또는 낙관적이 될 것이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2차 미북 정상회담의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의 약속을 온전히 이행할 수 있도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얼마나 강력히 압박할 수 있을지, 또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얼마나 이행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비핵화 의지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판문점 선언에서 이전의 모든 남북합의와 선언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이를 위반해왔다. 또 많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약속에 역행하고 있다.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의 생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 위반 행위를 중단하기를 바라지만, 이를 믿을 수 있을지 없을지 단정하기 어렵다.
쉴라 스미스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그다지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지 않다. 정상회담에서 과연 무엇을 바라는지에 대한 깊은 회의가 있으며, 이 게임의 끝에서 무엇을 보길 원하는지 모르겠다. 현재 미국 행정부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비핵화를 평가하기도 어렵고, 한반도에 대한 최종적인 비전이 무엇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북한은 핵시설과 탄도미사일 생산기지 등에 관한 신고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이것이 비핵화의 첫 번째 단계이지만, 현재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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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긴급설문 2차 미북정상회담 2 ②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 가능
사진 RFA 긴급설문 2차 미북정상회담 2 ②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 가능
앵커: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 간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등이 조율될 예정입니다.
미국 내 많은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은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 가능한 비핵화∙상응 조치’를 묻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긴급 설문 조사에서 ‘영변 핵시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동결∙폐기에 따른 상응 조치로 남북경협,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의 재개에 대한 대북제재 예외’를 예상했습니다. 일부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를 교환하는 ‘스몰딜’도 좋은 출발이라는 건데요.
‘RFA 긴급설문, 2차 미북 정상회담, 어디로?’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한반도 전문가들이 내다 본 비핵화∙상응 조치를 정리했습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한국을 찾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6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 측 협상 대상자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나 2차 미북 정상회담에 관한 의제를 조율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얼마나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약속할지, 이에 대해 미국은 어떤 상응 조치에 합의할지가 관건인 가운데 비건 특별대표와 김 전 대사의 실무협상에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미국 내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설문 조사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 가능한 비핵화∙상호 조치로 무엇을 예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설문에 응한 전문가 10명 중 대다수 전문가는 ‘스몰딜’, ‘영변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동결∙폐기’, ‘남북경협∙개성공단∙금강관 관광에 대한 대북제재 예외’ 등에 합의하는 미북 간 스몰딜의 가능성에 표를 던졌습니다.
- 전문가들 “스몰딜도 좋은 출발”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일부 단계의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교환하는
이른바 ‘스몰딜’에 찬성하는 견해가 많았습니다.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로 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스몰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북한연구원도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고, 교착상태였던 외교적 노력의 동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스몰딜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북한이 신뢰를 쌓는 방법으로 스몰딜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도 “스몰딜은 매우 좋은 출발이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도 “비핵화 과정에서 가치가 있다면 아무리 작은 스몰딜이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 북한이 합의해야 할 비핵화 조치…동결∙폐기∙검증
하지만 전문가들은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스몰딜’이 이뤄진다 해도 최소한 북한의 영변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동결∙폐기 내용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습니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최소 8~10개의 주요 핵시설 정보를 제공하고 핵물질 생산 중단과 함께 감시장비 설치와 검증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개리 새모어 전 조정관도 “북한이 영변 핵시설∙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폐기와 모든 핵무기 생산의 중단을 약속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합의문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랭크 엄 연구원은 미국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 합의했다 해도 외부 감시 요원이 이른 시일 안에 북한에 들어가 이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추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으며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시설 폐기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받아들이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핵물질 생산의 동결을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임스 쇼프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검증을 바탕으로 한 영변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폐기가 반드시 합의돼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가치 있는 만남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제임스 쇼프]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핵시설에 관한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한다면 회담은 가치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영변 핵시설의 동결∙폐기를 같이 합의해야 합니다. 영변 핵시설을 당장 폐기하지 않더라도 영변 핵시설의 동결∙폐기가 포함되는 것이 옳은 방향이고, 미북 간에 신뢰를 쌓는 선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 미국의 상응 조치…남북경협∙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제재 완화
설문에 응한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이 북한에 제공할 상응 조치로 일부 대북제재의 완화를 꼽았습니다. 특히 남북경제협력 사업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의 재개에 대한 대북제재 예외를 허용해줄 수 있다는 데 큰 이견이 없었습니다.
프랭크 엄 북한연구원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 대한 개성공단의 재개, 남북철도협력 사업의 허용 등은 상호 간의 신뢰를 쌓은 차원에서 공평한 조치“라고 평가했고, 개리 새모어 전 조정관도 “미국이 영구적인 한미군사훈련의 중단, 종전 선언과 함께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의 재개 등 부분적인 대북제재의 완화에 동의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도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 조치와 검증을 이끌어낸다면 남북경제협력 사업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에 대한 대북제재의 예외 조치는 그리 나쁘지 않은 합의“란 견해를 밝혔습니다.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핵시설 폐기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와 검증을 받아들이고, 검증 가능한 핵물질 생산의 동결을 약속한다면 미국도 상응 조치로 대북제재 완화와 연락사무소 설치, 국제금융기구의 가입 논의 등에 합의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특히 대북제재의 완화 조치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될 수 있다고 매닝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핵 프로그램의 동결처럼 북한이 기꺼이 할 수 있는 것과 대북제재의 완화처럼 북한이 정말 원하는 것에 합의하는 스몰딜이 매우 좋은 출발점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섣부른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우려도
반면, 일부 전문가 중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서둘러 대북제재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의 완화를 포함한 스몰딜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대북제재가 타협의 수단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니얼 글레이저 전 미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보도 대북제재의 효과를 언급하며 외교 전략과 대북제재 정책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대니얼 글레이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강력한 압박 정책을 시도했고,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이 현명했다고 생각합니다. 외교와 제재가 조화를 이루를 것이 중요합니다.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 대북제재의 완화를 위해서는 핵물질 생산의 중단과 함께 2018년에 생산한 약 12개의 핵무기도 모두 포기해야 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비핵화를 이루겠다고 한 것처럼 더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연구원도 미국의 상응 조치로 대북제재의 완화를 전망하면서도 북한이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지 않거나 중단한다면 모든 유엔 대북제재가 복원될 것이란 ‘snap-back’ 조항이 있어야 한다며 대북제재 완화 조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 전문가들도 ‘완전한 선 비핵화’ 아닌 ‘동시적 조치’ 지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건 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대사가 실무협상에서 의제 조율에 나서는 가운데 북한의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우선 의제로 다룰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북한이 먼저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언급한 만큼 이를 중심으로 얼마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에 합의할지, 반면 미국은 대북제재의 완화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대북 인도적 지원, 국제 금융기구의 가입 등 예상 가능한 상응 조치 중 어떤 것을 허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설문에 응한 대다수 전문가가 “단계적 비핵화를 의미하는 스몰딜도 좋은 출발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취할 상응 조치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 남북경협사업의 대북제재 예외 적용 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해 북핵 문제 해결의 현실적으로 대안으로써 일방적인 선 비핵화가 아닌 동시적 조치를 지지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처럼 미북 간 실무협상과 2차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대북제재의 완화를 포함한 스몰딜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공감대가 미국 내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첫걸음, 혹은 계약금 형식으로 스몰딜에 합의할 수 있다. 스몰딜은 김정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제안하거나 신년사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핵무기 생산의 중단,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동결∙폐기가 포함돼야 한다.
반면, 미국은 영구적인 한미군사훈련의 중단과 한국전 종전선언, 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와 같이 일부 대북제재의 완화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북한연구원)
미국이 남북철도협력이나 개성공단의 재개 등 대북제재의 완화를 상호 조치로 제시할 의지가 있다고 본다. 스몰딜이라 해도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는 지난 6개월 동안 교착상태였던 외교적 탄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개성공단의 재개, 남북철도협력 등은 상호 간에 신뢰를 쌓고, 서로 성급하게 밀어붙이지 않는 차원에서 공평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몰딜에는 다음의 빅딜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언급)이 포함되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적인 실무협상 채널, 최종 합의에 이르는 로드맵 등 다음 단계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
프랭크 자누지 (미 맨스필드재단 대표)
북한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북한이 비핵화와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대가로 미국이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를 기다리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시작하기 위한 의미 있고 구체적인 조치를 이끌어내고, 미국과 북한이 한국전쟁의 종결을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조치에 합의하기를 기대한다.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과정에서 가치가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작은 스몰딜이든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
스몰딜은 매우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스몰딜에는 금강산 관광의 재개처럼 북한이 정말 원하는 것과 핵 프로그램의 동결과 같이 북한이 기꺼이 할 수 있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 우리는 미래에 핵 프로그램을 폐기할 수 있다.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것을 내놓지 않아도 이해해야 한다. 미국과 북한은 여전히 적대관계이기 때문에 이는 너무 이르다. 하지만 미국이 선제적 안보보장과 제재 완화를 제공할 의지가 있다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과 서해 미사일 발사장을 포함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가시적인 양보를 할 용의가 있다고 본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
북한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상응 조치를 해준다면 북한 핵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는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이 핵시설 폐기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와 검증을 받아들이고, 검증 가능한 핵물질 생산의 동결을 약속한다면 미국도 다음단계인 대북제재 완화, 연락사무소 설치, 세계은행∙IMF∙WTO 등 국제금융기구의 가입 논의 등에 합의할 것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여러 가능한 조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상호 조치를 취하는 스몰딜 외에는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대북제재의 완화와 관련해 북한이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지 않거나 중단한다면 모든 유엔 대북제재가 복원될 것이란 ‘snap-back’ 조항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대북제재를 완화해주고, 미국도 지렛대를 갖게 되는 절충안이 될 것이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최소한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 생산의 동결에 나서길 바란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8~10개 정도의 주요 핵시설에 대한 정보와 장소를 신고하고, 핵물질 생산을 중단해야 하며, 이에 대한 감시장비 설치와 검증을 허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여전히 비핵화는 아니다. 전략무기제약협정(SALT),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따라 비핵화는 핵탄두와 운반수단의 감축까지 포함돼야 하지만, 우선 동결이 중요한 첫걸음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 같은 조치를 위할 준비가 돼 있다면, 미국은 북한에 많은 상응 조치를 제공할 수 있고, 제공해야 한다. 물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의 재개도 대북제재의 완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 생산의 동결뿐 아니라 2018년에 생산한 약 12개의 핵무기를 모두 포기해야 가능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이 좀 더 적극적인 행동에 보일 필요가 있다.
제임스 쇼프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2차 미북 정상회담의 합의를 과소평가하고 싶지 않지만, 핵시설에 관한 내용이 빠진다면 회담이 가치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영변 핵시설의 동결∙폐기에 대한 합의도 같이해야 한다. 이것이 비핵화를 향한 옳은 방향이고, 미북 간에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선례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인도적 대북지원과 대북제재의 완화를 제시할 수 있다. 특히 남북경제협력에 관한 대북제재의 임시 면제도 가능하다고 본다.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남북경제협력의 대북제재 예외에 대한 표면적인 합의가 있을 수 있는데,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조치와 이에 대한 검증을 이끌어낸다면 이는 나쁘지 않다.
올리 하이노넨 (미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전 IAEA 사무차장)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잘 정의된 단계에 따라 실용적인 로드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궁극적인 목표는 외교 협상이 아니라 한반도에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오는 해결책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스몰딜은 한반도에서 비핵화가 사라진,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실행 단계여야 한다.
데이비스 맥스웰 (미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스몰딜은 물론 대북제재의 완화도 합의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비핵화와 인권유린 행위의 종식을 요구하고 있다. 제재는 협상 수단이 아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인권유린 행위는 중단돼야 하며, 그때까지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한다.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내가 기대하는 최선의 결과는 미북 간에 (비핵화에 관한) 공통된 원칙과 기본적인 틀, 비핵화의 일정 등을 수립하기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하는 것이다.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어떠한 합의도 기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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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 긴급설문 2차 미북정상회담 3 ③ 비핵화 동력으로 ‘종전선언’ 활용
사진 RFA 긴급설문 2차 미북정상회담 3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월 27일과 28일, 베트남(윁남)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갖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 이행과 미국의 상응 조치에 관한 합의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내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진행한 긴급 설문에서 정상회담 이후 실무협상의 중요성에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비핵화 과정의 동력으로 ‘종전 선언’을 활용할 수 있다는 데에도 많은 표를 던졌습니다.
‘RFA 긴급설문, 2차 미북 정상회담, 어디로?’ 오늘은 세 번째 시간으로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전개될 비핵화∙관계 개선 조치에 대한 한반도 전문가들의 전망을 정리했습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260일 만에 다시 만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진전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에 합의할지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려있습니다.
북한이 최소한 영변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결 또는 폐기하면 미국은 일부 대북제재의 완화와 종전 선언 등으로 북한의 경제 발전과 체제 안정을 제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미북 관계도 한 단계 더 개선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미국 내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설문 조사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 합의 이후 비핵화 진전을 위한 추가 조치로 무엇을 제안하느냐?’를 물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설문에 응한 10명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서둘러 실무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실무 협상에서 구체적인 비핵화의 범위와 시간표, 폐기와 검증에 관한 큰 틀을 정하고, 단계별 비핵화∙상응 조치를 통해 상호 간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또 미국과 북한 사이의 신뢰 회복과 비핵화 과정의 동력을 위해서는 종전 선언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데 많은 전문가가 견해를 같이했습니다.
-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서둘러 실무협상 열려야”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가 폐기와 검증에 관한 내용과 시간, 순서 등 세부적인 내용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추가 실무협상에 대한 합의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겁니다.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북한연구원도 정상회담 이후 지속적인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등이 계속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어도 외부 감시 요원이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추가 조치가 뒤따라야 하는데,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이에 대한 검증이 중요한 만큼 실무협상에서 다뤄나가야 한다고 엄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적극적인 실무협상의 개최가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으며 해리 카자니아스 미 국가이익센터 방위연구국장도 당장 큰 기대를 하기보다 후속 실무협상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한 걸음씩 목표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밖에도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 등 설문에 답한 전문가 대다수가 실무협상의 역할과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습니다.
- “미∙북 관계 개선, 비핵화 동력으로 ‘종전 선언’ 활용”
전문가들은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로서 ‘종전 선언’의 가능성에도 많은 표를 던졌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북 관계의 개선과 신뢰 회복, 이를 바탕으로 한 비핵화의 빠른 진전을 위해서는 ‘종전 선언’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답했습니다.
프랭크 엄 연구원은 이미 지난 66년간 군사적 분쟁이 중단됐고, 이는 주한미군이나 한미동맹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단순한 정치적 성명에 불과하기에 종전선언이 상응 조치로서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과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을 비롯해 개리 새모어 전 조정관,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 등도 종전 선언을 통해 훗날 미국, 북한, 한국, 중국 등이 동참한 평화조약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종전 선언을 위해서는 북한도 냉전 체제를 끝내야 한다”면서 “북한 주민에게 미국이 그들의 적이라는 교육을 중단하고, 한국군의 2배가량 되는 북한군의 규모도 줄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평화조약은 전쟁 당사국인 한국과 북한의 문제“라며 “미국과 중국이 안전을 보장해줄 수는 있지만, 평화협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 “북, 적극적인 비핵화 이행에 나서야”
설문에 응한 전문가 중에는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이 이른 시일 내에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더욱 적극적인 이행 노력을 선보여야 한다는 데 대다수 전문가가 견해를 같이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그동안 여러 외교적 노력과 합의에도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미국과 북한이 훨씬 더 과감한 행동을 취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고,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도 북한이 모든 핵시설과 핵무기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폐기하는 것에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추진력 있게 이행해나갈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우려라고 답했습니다.
부르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지난해 북한의 핵무기 생산은 그동안 보여준 매력 공세와 평화 분위기를 착각하게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비핵화를 이루겠다고 약속한 것처럼 북한의 더욱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 “현실적 기대로 실무협상 통한 단계적 조치 나서야”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를 확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1차 회담보다 진전된 어떤 합의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여전히 양국 간 신뢰가 부족하다는 평가 속에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내용과 범위, 수준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반도 전문가들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외교적 동력이 유지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결국, 두 정상의 두 번째 만남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후속 실무협상을 통해 얼마나 빨리 진전된 결과로 이어지느냐, 북한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비핵화를 이행하느냐, 미국은 북한이 만족할 만큼 상응 조치에 나설 의지가 있느냐 등에 달려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관측입니다.
또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큰 기대보다 완전한 비핵화까지 앞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현실적 인식 속에 비핵화를 위한 동력을 잃지 않고 실무협상을 통한 단계적 합의와 절차에 따라 미국과 북한이 동시적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이번 미북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주문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의 답변 전문
올리 하이노넨 (미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전 IAEA 사무차장)
우리는 그동안 6자 회담을 통해 합의된 절차에 따라 작은 발걸음을 걸어왔지만, 원하는 결과에 다다르지 못했다. 이 같은 작은 행보가 과연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셈인데, 이제는 훨씬 더 과감한 행동을 취해야 할 때이다.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
gary_samore.jpg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칙적인 스몰딜에 합의하고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대사가 검증 준비와 시간, 순서, 행동 등 세부적인 내용을 협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협상을 시작할 때 북한은 이에 대한 보상과 혜택을 요구할 것이고, 미국은 북한이 약속한 것을 완전히 이행할 때까지 이를 보류하려 할 것이다. 결국, 스몰딜과 추가적인 이행에 관한 협상은 수개월에서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시작된 비핵화 과정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방위연구국장)
harry_kazianis.jpg종전 선언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더 포괄적이고 큰 틀에서 합의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큰 기대를 할 때가 아니다. 가장 큰 걱정은 2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모든 핵시설과 핵무기 프로그램 신고를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갈 것인가이다. 북한은 이전에도 몇 번이나 그랬듯이 이에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 최선의 방법은 미국과 북한이 신뢰 구축을 통해 관계 개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북한연구원)
frank_um.jpg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의 폐기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다 해도, 외부 감시 요원이 다시 북한에 들어가 이를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는 북한의 추가조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또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북한의 핵물질과 탄도미사일 생산을 어떻게 동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종전선언은 이미 지난 66년 동안 군사적 분쟁이 종식됐고, 이는 휴전협정이나 주한미군, 한미동맹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단순한 정치적 성명일 뿐이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평화조약은 더 복잡하고 여러 가지 이유가 얽혀 있어 달성하기 어려운 포괄적인 협상이다. 당연히 미국과 북한은 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등을 통해 영원한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추구하기 위한 실무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
robert_manning.jpg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대한 상응 조치로 평화조약과 관련해서는 4자회담(미국, 북한, 한국, 중국)이 병행돼야 한다.
하지만 모든 핵시설과 핵 물질을 공개한 북한을 미국이 공격하지 않는다는 체제보장에 대해 북한의 확신이 없는 한 종전선언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또 미북 관계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미북 간 연락사무소의 설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북한에서 핵물질을 제거하는 역할과 북한으로부터 이를 이전하는 절차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bruce_bennet.jpg지난해 북한의 선전과 핵무기 생산 등은 그동안 북한이 보여준 매력 공세와 평화 분위기를 착각하게 했다. 오히려 이를 통해 미국∙한국을 상대로 심각한 2단계 냉전 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예를 들어 북한이 2018년에 핵무기의 파괴 잠재력을 70%가량 증가시켰다면 이는 평화가 아니다.
한국전쟁에 대해 종전선언을 하려면 북한이 최근에 보여준 냉전을 끝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은 주민에게 미국이 그들의 적이라는 주입식 교육을 중단해야 한다. 또 한국군의 2배가량 되는 북한군의 규모도 줄일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한다면 종전 합의도 가능할 것이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
ken_gause.jpg북한은 이른 시일 내에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다. 또 북한은 미국, 국제사회와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평화 조약은 실질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미 알려진 핵과 미사일 시설에 대해 최소한의 검증 아래 동결 또는 해체를 기대할 수 있다.
프랭크 자누지 (미 맨스필드재단 대표)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시작하기 위한 의미 있고 구체적인 조치를 이끌어내길 바라고, 미국과 북한이 한국전쟁의 종결을 위해 작지만 의미 있는 조치에 합의하기를 기대한다. 개인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향한 큰 도약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현실적인 기대만 가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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