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되셨다.
왕위에 오르신지.
지금이 중세 절대왕정 시대도 아닌데 62년이나 왕위에 계셨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노란셔츠를 입고 수완나품을 점거했던, PAD 군중 대부분이 태어나시기도 전에 왕좌에 오르셨다.
2006년, 태국왕 즉위 60년, 태국 전역은 축제 분위기였다.
태국 언론 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앞다투어 ‘지상에서 제일 행복한 군주’라는 헤드라인을 걸고 왕을 칭송하기에 바빴다.
2008년, 뭔가 심상치가 않다.
일단 영국 언론이 가장 바쁘다.
태국 왕실의 천문학적 재산관련 문제를 몇 번 건드려서 왕실 심기를 불편하게 햇떤, BBC가 포문을 열더니,
Economist가 바톤터치, 'The King and Them' (영화 왕과 나를 패러디안 왕과 그들이라는 제목으로)이라는 기사로 태국 절대왕정을 까기 시작한다. 비난의 핵심은 lese-majeste law(왕실모독죄)와 신격화된 태국 국왕의 행보들이다.
그러더니 “Thailand's king and its crisis : A right royal mess”라는 특집 기사로 핵폭탄을 떨어뜨린다. 아예 태국 왕실을 정면으로 까기 시작한다. 태국에서 금서목록 1위를 다투는 책이 (허긴 21세기에 금서라니..극동의 어느나라와 비슷허네..) Paul Handley가 쓴 “The King never smiles"인데 이 책의 내용까지 인용을 하고 있다. ”태국 왕실은 20세기의 가장 말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남은 이야기이다..“
태국왕실의 영원히 감추고 싶은 아킬레스건 - 왕세자에 대한 언급도 빼먹지 않는다. 그의 왕실에서의 불안전한 위치는 물론, 감추고 싶은 과거까지 들먹인다. 왕세자가 과거 갱스터의 멤버였다는 비난을 부인하였다느니, 심지어 왕비가 왕세자에 대해 희대의 바람둥이 돈주앙 같다고 언급한 인터뷰까지 들먹인다. (1981년 미국에서 한 인터뷰 내용) 국민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시리돈 공주로의 왕위 위양도 조심스럽게 언급한다. (이거 너무 나가는거 아닌가?) 태국이라는 나라.. 이제 왕이 아니라 여왕이 통치하게 되지않겠느냐는 애기는.. 태국에서 거주하는 외국인들끼리나 몰래 pub에 모여서 수근덕거리는 애기이지, 언론에서 직접 거론할 성질의 이슈가 아니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심지어 태국에서 가장 금기시 되는 오래된 예언까지 언급한다. “챠크리 왕조는 9대왕까지로서 명운을 다하고, 그 이후로는 재앙(disaster)이 될 것 이다.” (아시다시피 태국현 국왕은 차크리 왕조의 9대 국왕이시다. 이 예언은 태국의 점성술사가 남겼다는 설도 있고, 암튼 태국에서는 절대 입밖에 내면 안될소리이다. 왜냐면 태국 후대왕은 물론 태국 왕실의 존립자체가 흔들리는 애기이므로..)
영국의 진보언론 가디언도 한마디 거든다. “태국왕조는 쇠퇴해가고 있고, 태국인들도 ”아버지(국왕)“없이 사는 법을 배워야만 할 날이 올 것이다. 물론 "A Thailand Quiet Survivor"(내국의 외로운 생존자)라는 기사의 전체적인 논조는 국왕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이나 "아버지 없이 사는 법" 운운하는것은 정말 쇼킹한 수준이다.
(태국사람들은 국왕을 Father라고 부른다.)
한국언론도 거든다. (한겨레 21: 태국왕실의 위험한 도박)
왕실의 재산규모까지 도마에 올려졌다.
"푸미폰 국왕과 왕실의 경제적 기득권 또한 불확실한 미래를 눈앞에 두고 있다. 푸미폰 국왕의 막대한 재산은 단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다. 문제는커녕 재산의 전모도 파악할 수 없는 형편이다. 다만 공개된 자산만 보면, 상장기업의 경우 타이 3위의 기업인 시암시멘트그룹의 1대 주주가 푸미폰 국왕으로, 주식의 30%를 소유하고 있다. 타이 3위의 은행인 시암상업은행의 주식 41% 역시 푸미폰 국왕이 소유하고 있고, 데브스 인슈어런스의 주식 87%는 왕실 소유다. 이런 식으로 타이 왕실은 타이 증권 시장인 SET의 자본 7.5%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
얼마전에, BBC 특파원이 왕실모독죄로 체포당했다.
이제 시작인가?
왜 하필이면 지금인가? Why now?
이제 태국의 정정은 겨우 한숨 돌리려고 하는데 말이다.
하나둘씩 벌겨벗겨지고 있다. 어디까지 벗겨낼것인가?
이것이 진정으로 태국왕실을 둘러싼
침묵의 언약이 붕괴되고 있는 신호인가?
해외유학을 다녀온 엘리트에다가
왕비와의 러브스토리로 유명한 로맨티스트
사생활에 일절 잡음이 없었던 도덕주의자
깊은 신앙심
색소폰을 불고
비를 불러오고..(인공강우 기술은 유럽에서 특허도 받았지 아마?)
빈민구제의 선봉..
태국 최고의 자선사업가...
정치적 위기때마다 솔로몬의 지혜와 결단력으로 위기를 종식시켰던 해결사
였던 태국국왕을 둘러싼 기운이 심상치 않구나.
외국인 입장에서 불안하기 짝이읍다.
혹자 말대로, 태국 국왕 붕어시에, 태국 돈이 싸그리 바뀌니
제지업체 주식이나 사놓으라는 애기가 귀에 들리지 않는
이유는, 태국 앞에 놓인 '불확실성'이 너무나도 너무나도 커보이는 탓일까?
불과 2년전이었다.
즉위 60주년 기념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