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로사도 한화 이글스 투수 코치./사진=한화 이글스
혹사로 인해 만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은퇴한 호세 로사도(47) 한화 투수 코치의 아픈 과거가 조명됐다.
미국 매체 팬사이디드에서 캔자스시티를 다루는 로열스리뷰는 28일(한국시간) "부상은 경기의 일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길 바랐다"면서 건강하길 바랐던 옛 캔자스시티 선수 10명을 떠올렸다.
그 중 5위에 오른 이름이 눈에 띄었다. 현재 한화에서 투수 파트를 맡고 있는 로사도 코치다.
로사도 코치는 현역 시절 캔자스시티의 깜짝 스타였다. 드래프트 당시에는 1994년 12라운드에 지명된 평범한 유망주였다. 하지만 1996년 메이저리그에 등장해 선발 투수로 16경기 8승 6패 평균자책점 3.21이라는 예상 밖의 성적을 올렸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4위에 올랐고 만 25세가 되기 전에 올스타에도 2회 선정됐다.
로열스리뷰는 "로사도는 캔자스시티가 투수를 육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시대에 나온 매우 전도유망했던 좌완 투수"라고 소개하면서 "현재 메이저리그 감독들이 투수들의 투구 수를 확인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로사도 같은 투수"라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로사도 코치는 신인임에도 많은 공을 던졌다. 프로 4년간 무려 692⅔이닝을 소화했고 3년 차엔 이미 '팔에 피로가 쌓였다(Tired Arm)'는 진단을 받았다. 이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구위와 구속이 저하되는 데드암(Dead Arm) 증후군이나 팔꿈치 수술, 어깨 부상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 때문에 현대 메이저리그에서는 '팔에 피로가 쌓였다'는 진단도 부상으로 분류해 상태를 지켜보거나 부상자 명단에 올리게 한다.
현역 시절 호세 로사도./AFPBBNews=뉴스1
그러나 당시 캔자스시티 감독이었던 토니 뮤저(74)에게는 그 시대 기준으로도 '정도'라는 것이 없었다. 뮤저 감독은 1998년 당시 평균자책점 5.02(리그 전체 28위)로 형편없던 불펜 문제를 다음 해에도 선발 투수를 길게 가져가는 것으로 해결하려 했다.
캔자스리뷰에 따르면 로사도 코치는 1999년 선발 33경기 중 15경기를 최소 110개의 공을 던졌으며, 9경기는 120개 이상을 던졌다. 7월 29일 시애틀전에서는 이 해 최다 투구 수인 134개를 던졌다. 이렇게 혹사를 당하고도 208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3.85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결국 탈이 났다. 로사도 코치의 직구는 2000년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4월 11일 미네소타전)에서 시속 81마일(약 130㎞)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후 3차례 더 선발 등판을 가졌으나, 5월 1일 시애틀전이 그의 마지막 메이저리그 등판이 됐다. 2000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01년 봄에는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았다. 2002년 다시 한 번 재기를 꿈꿨으나, 스프링캠프에서 나온 구속은 시속 77마일(약 124㎞)이었고 끝내 은퇴를 선언했다.
이때 감독의 혹사를 두고 ESPN의 롭 네이어 기자는 "뮤저는 투수들 근처 어디에도 접근이 허용돼선 안 된다. 리틀리그에서 뛰는 아들이 있다면 뮤저가 감독하는 팀에는 뛰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판한 바 있다.
잘못된 스승을 만나 비운의 은퇴를 해야 했던 로사도 코치는 '스승'이 돼 승승장구 중이다. 2011년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 투수 코치로 시작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올해부터는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의 부름을 받아 투수 육성에 힘쓰고 있다. 체계적인 훈련법과 선수들과 소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투수들의 부상도 눈에 띄게 줄었고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2시즌에도 한화와 함께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