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150원짜리 철사줄 라면(때로는 닭(달걀) 넣은 200원짜리 특식)을 먹었어도, 커피는 꼭 600원짜리 음악다방 가서 분위기 있게 마셨다.
경우에 따라서는 굶을지언정 다방에 가서 마셔야 했다.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리 드을려오네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 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헉! 이건 좀 번지수가 다른 시 같다. 이건 군대가서 여친 몰래 부대다방 레지하고 놀 때 부르던 상황 같다.^^
하여간 그 때 음악다방 디제이들은 꼭 윤석화씨 그 연극식 발음을 사용했던 것 같다.^^ 근디 나가 95년 2월인가 예술의 전당에서 윤석화씨가 이문세-양희은-김남윤 공동공연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윤석화씨는 걍 생활 자체가 연극적인 것 같다. 목소리나 오버 하는 것 자체가---.ㅎㅎ
하늘이 내린 배우이다. 나는 금자씨만 그런 줄 알았는데---. 근디 조용히 살려는 이 늑대에게 왜 수녀님은 파문을 일으킨단 말인가. 책임도 지지 못하면서---. 흥.
하여간 그렇게 폼 잡고 살았듯이 연극도 그런 필수 코스 였다.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연극을 보았던 것 같다. 근데 대학로나 마당 세실 극장, 엘칸토 극장만 자주 가서 그런지 주로 산울림 극장에서 활동했던 윤석화씨 연극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87년에 윤석화씨가 신성일씨과 함께 주연한 영화 <레테의 연가> 정도가 생각난다.
그게 벌써 20년 지났다.
어제 윤석화씨를 바로 앞에서 보니, 그 예쁘던 얼굴에도 잔주름이 생기고, 세월의 흔적이 하나 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 얼굴의 아름다움을 상쇄하고도 남을 그 마음씀씀이의 아름다움은 더욱 더 빛나는 것 아닐까.
음, 줄 서서 책에 사인까지 받았는데(내가 이런 일 해 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다음에 윤석화씨 연극하면 꼭 가서 보고 싶다.
첫댓글 하하... 잔잔하게 이야기 해주시는것 같아요.. 우리 수녀님도 윤석화씨는도 할머니가 되어도 고울것 같죠? 주말에 연극 보시고 또 이야기 들려 주세요.^^*
오켄바리.
부럽슴미다 ..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