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5월13일(토)■
(신명기 5장)
12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명령한 대로 안식일을 지켜 거룩하게 하라
13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14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소나 네 나귀나 네 모든 가축이나 네 문 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하고 네 남종이나 네 여종에게 너 같이 안식하게 할지니라
15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네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거기서 너를 인도하여 내었나니 그러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명령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
(묵상/신 5:12-15)
◆ 안식일의 유래
하나님께서 천지 창조하실 때 6일 동안 창조하시고, 제7일에는 안식하셨다(창 2:3). 하나님께서 일곱째 날을 복 주사 거룩하게 하셨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막상 안식일을 지키라고 명령하신 것은 이스라엘이 출애굽 한 이후 율법을 주면서 주신 명령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면서 십계명 속에 안식일을 지켜서 거룩하게 할 것을 명령하셨다.
다시 말해서 안식일 계명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의 언약이다. 즉 안식일은 이스라엘이 이방 국가와 다름을 보여주는 일종의 표다.
'이는 나와 이스라에 자손 사이에 영원한 표징이며'(출 31:17)
그러므로 주님께서 재림하신 이후로도, 이 땅에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존속하는 한, 이스라엘 백성은 대대로 지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모든 교회에 적용함은 무리다.
◆ 안식일의 목적
(14)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소나 네 나귀나 네 모든 가축이나 네 문 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하고 네 남종이나 네 여종에게 너 같이 안식하게 할지니라
안식일의 목적은 일차적으로는 단순히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쉬게 하려는 것이지만, 궁극적 목적은 하나님을 묵상하고, 예배하도록 하심이다.
'안식일을 지켜 거룩하게 하라'에서 '거룩하게 하라'는 명령은 안식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시사한다.
어떻게 거룩하게 하는가?
단순히 우리가 모든 노동을 쉬는 휴일로 만들었다고 거룩해지는가? 아니다. 그날이 거룩하게 되려면 하나님을 위해 특별히 구별되어야 한다. 자신을 위해 노동하는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묵상하고, 예배하는 날로 구별함으로써 거룩해지는 것이다.
안식일 계명은 사람을 괴롭히려고 주신 것이 아니라, 진정한 휴식과 더불어 하나님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 복된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귀한 배려다.
◆ 안식일과 주일
안식일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의 언약이라면, 이방인인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단 주일은 안식일이 아님을 유념하라.
사도바울은 먹고 마시는 규례나 안식일과 같은 날짜 지키는 규례는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초하루나 안식일을 이유로 누구든지 너희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라.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 (the reality, however, is found in Christ. / NIV)' (골 2:16,17)
종교개혁자 칼빈도 이것에 대해 말했다.
'주 그리스도께서 오심으로써 이 계명의 의식적 부분이 폐지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리스도 자신이 실상이므로 그가 계시는 곳에서는 모든 상징이 사라지며, 그가 본체이므로 그가 나타나실 때 그림자는 버려지기 때문이다. 즉 그는 안식의 진정한 실현이시다.'(기독교 강요 상권 561쪽. 생명의 말씀사 )
유대인들은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킨다. 그런데 성도들은 그날을 피해서 안식 후 첫날 곧 일요일에 모였다(행 20:7).
'안식 후 첫날'이란 의미는 오히려 그날이 안식일이 아님을 강력하게 반증한다. 만일 우리가 주일을 안식일이라고 한다면 기독교는 요일만 바꾸어서 유대교를 모방한 종교가 된다. 주일을 안식일로 생각한다면 차라리 안식교가 하는 것처럼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일부 교회들은 주일을 노동을 쉬어야 하는 안식일이라고 선포해 놓고, 정작 그런 안식일(?)에 성도들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파김치가 되도록 봉사하게 한다. 모순이다. 나는 그런 봉사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형제들을 위해 힘이 다하도록 봉사할 수 있지만, 안식일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됨을 말하는 것이다.
일요일을 '주일'이라고 부르며 특별하게 여기는 것은 오랫동안의 교회 전통이므로 좋게 여긴다. 그러나 일요일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여전히 그림자에 붙잡혀 있는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나는 우리가 어떤 요일에 모이든 상관이 없지만, 모이는 날이 안식일이 아님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유대인이 지키는 토요일은 피하라고 하고 싶다.
칼빈은 요일 뿐 아니라 심지어 칠 일을 주기로 하는 것에서도 우리는 자유로움을 주장했다(같은 책 564쪽). 그리고 주일을 '성일'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을 비난했다(같은 책 565쪽).
사도 바울은 이방인인 우리에게 명확하게 명령한다.
'어떤 사람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으로 확정할지니라'(롬 15:5)
오, 모든 날을 같게 여겨도 상관없다니!
이런 사고방식은 유대인들에게는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다.
기독교는 유대교를 모방한 종교가 아니다. 그들이 그림자와 예표를 붙잡고 있다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는 실체
와 성취를 붙잡고 신앙생활 하는 자들이다.
우리는 주일을 안식일로 간주해서 모이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를 안식일의 주인(마 12:8)으로 간주하여 그리스도 안의 안식을 추구하며, 매일 그를 묵상하는 자들이다. 이런 자들에게 어느 한 날에 성도가 모두 모여서 예배하고 교제하는 것은 무척 귀중한 일이다.
주일이 안식일이 아니라고 해서 친구들과 놀러 다니거나 돈 버느라 예배를 참여하지 않는 자들에게서 무슨 신앙을 발견할 수 있겠는가? 어설픈 지식은 그런 식으로 신앙을 무너뜨린다.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자는 진리의 지식을 그런 식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십계명에서 안식일 계명을 우리는 어떻게 받을 것인가?
우리 이방 성도들은 안식일을 지켜 거룩하게 하라는 말씀에서 그림자에 속한 의식적인 부분은 내려놓아야 하지만, 그 속에 담긴 교훈 곧 하나님을 묵상하고, 노동을 쉬는 일은 영과 몸의 건강을 위해 필요함을 인정하여 바르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날짜를 지켜 경건 생활을 유지한다면, 우리는 날마다 안식일의 주인 되시는 그리스도를 묵상함으로써 그 안의 생명과 안식을 누리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안식일의 주인 되시는 주 예수님,
주님 안에 있는 생명과 안식을 누리는 삶이 지속되기를 구합니다.
주님을 경배하며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