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는 2008년 로런스 레식(Lessig)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말 그대로 하나의 물건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방식을 의미한다.
공유경제를 설명할 때 레식 교수는 인터넷의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를 예로 들었다. 위키피디아는 많은 사람이 키워드에 대한 정보를 직접 작성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위키피디아의 사례에서 '정보'란 단어를 '자신이 소유한 물건과 공간'으로 바꾸고 이에 대한 소정의 비용을 받는 방식으로 거래하는 것이 공유경제의 기본 개념이 된다. 예컨대 집에서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방이나, 자동차를 누군가에게 잠시 빌려주는 대가로 이용료를 받는 것이다.
공유경제가 처음 활성화된 분야는 주거지다. 2006년 미국의 '홈익스체인지닷컴(www.homeexchange.com) '을 시작으로 자신의 집을 여행 온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빌려주는 사업이 시작됐다. 이후 2008년에 문을 연 '에어비앤비'는 호텔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에어비앤비는 현재 세계 192개국에 숙소가 등록돼 참여국 수에서 최대 호텔체인 힐튼호텔(76개국)을 앞질렀고 기업 가치는 100억달러로 평가받는다.
공유경제가 성장하자 가장 먼저 불거진 문제는 '불법 영업'이다. 우버는 택시면허 없이 각국에서 영업을 하면서 기존의 택시업계와 충돌했다. 면허가 없는 만큼 사건·사고가 날 위험 역시 상대적으로 높고, 이럴 경우의 보험이나 보상 등도 문제가 됐다.
택시나 호텔의 경우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면 그 수익은 다시 해당 국가에서 재분배된다. 그러나 우버나 에어비앤비를 통해 서비스하는 사람들은 회사에 수수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저임금으로 벌어들인 돈이 실리콘밸리로 들어가 국제적 양극화를 만들어낸다는 비판도 나온다. 라이시 교수의 지적처럼 관련 노동자의 복지 문제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돈을 받고 제공하는 상업 서비스에 '공유'라는 좋은 이미지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옳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유가 아니라 '반공유(anti-sharing)'라는 것이다. 올 초 AP통신은 우버를 지칭할 때 '공유'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사실 공유경제 팬입니다만… 안녕하세요 위비연구소 배정원입니다.
지난 주 위클리 비즈 커버스토리 ‘공유경제 우리사회에 득(得)인가, 독(毒)인가’ 어떠셨나요? 논쟁이 크게 붙은 주제는 기자 입장에선 다루기 편할 수도, 혹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얘깃거리가 많기는 한데, 균형 잡기는 힘들거든요.
사실 저는 공유경제의 열혈팬입니다. 미국에 출장 갈 때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를 사용하면서 출장 경비를 크게 아낄 수 있었거든요.
특히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이용해본 ‘우버풀(UBER Pool) 서비스’는 정말 유용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는 목적지가 같은 사람을 두세명 정도 모아서 함께 우버 서비스를 이용하고 대신 그 비용을 나누는 방식인데,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서 공항까지 15달러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보통 택시를 이용하면 50달러 이상이 나오는 데 말입니다. 비용뿐만 아니라 자동차 기름도 아낄 수 있으니 환경에도 좋은 셈이지요.
그래서 사실 이 우버 얘기를 더 소개하고 싶어서 공유경제를 옹호하는 아룬 순다라라잔 뉴욕대 교수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었습니다. 순다라라잔 교수는 공유경제가 소비 패턴을 ‘소유’에서 ‘서비스 이용’으로 변화시키고 있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고 설명하는, 널리 알려진 사람이었습니다. 자동차를 가질 수 없는 저(低)임금 계층은 렌털 혹은 우버 서비스를 통해 비교적 저렴하게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기존의 택시 서비스만 있을 때보다 우버의 등장 이후 전반적인 택시 업계의 파이가 커졌다고 합니다. 순다라라잔 교수를 만나고 난 뒤 저는 공유경제가 더할 나위 없이 혁신적인 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고 서울에 돌아오자, 새로 위비연구소장에 취임한 최흡 부장은 첫날 회의에서 공유경제 아이템들 듣고선 바로 로버트 라시이 UC버클리대 교수의 견해를 얘기하더니 추가 취재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동안 이런 저런 해외 언론에도 나서 유명한 얘기라고 하더군요.
어렵사리 전화 인터뷰 스케줄을 잡아 인터뷰를 하던 도중 ‘아차’ 싶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저렴하게 이용한 서비스가 결국 노동자의 임금을 깎아 먹는 행동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만큼 라이시 교수의 얘기가 확신에 차있기도 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유용하니 그저 좋은 서비스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지, 공유경제 이면에 담긴 우버 운전자의 희생과 노동시장의 후퇴라는 부작용은 처음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공유경제가 이슈는 이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슈는 늘 상반된 의견을 낳습니다. 라이시 교수와 순다라라잔 교수 모두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쳤고, 아마 둘 다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 같았거든요.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공유경제가 우리 사회의 미래가 될까요? 아니면 사라져야 할 원죄일까요?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저도 계속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인터뷰했던 두 사람의 얘기를 더 알고 싶으시면 참고하실 곳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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