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후님 정말 대단한 야구광이신가봐요..도대체 모르는게 없으니깐요.. 제가 이 카폐에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자후님께서 쓴 글 거의 다 검색해서 읽어봤답니다.. 늘 혼자서 조용히 감탄하다가 이제 겨우 정신 차리고 리플 한번 달아보려는 용기를 내어봅니다
님의 글이 그동안 잊고 살았던 저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확인시켜주었다면 좀 과장일까요..
암튼 강기웅 선수에 대한 글을 읽으니깐 아 정말 그땐 그랬었지 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넘 많네요..특히 동봉철 선수 제가 젤루 좋아한 선수중의 하나로 트레이드되어 갈때 넘 마음이 아파서 아직까지도 인정하기 싫어하는 부분이었거든요..삼성라이온즈를 좋아하면서 구조적인 문제까지 신경쓰면 넘 피곤할것 같아 저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할지라도많이 참고 견디며 오직 삼성만을 좋아했었는데... 양준혁 동봉철 선수의 트레이드는 저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한 사건이었죠..때론 삶의 무게에 눌려 야구에 대한 무관심이 길어지기도 했었던 저이지만...강기웅, 류중일, 동봉철, 양준혁 글구 김상엽 선수는 제가 너무나 좋아했던 선수인지라 이름만 들어도 설레고 감격스럽습니다....
사자후님의 야구에 대한 식견과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글발에 넋이 빠지는 것도 지루한 일상에 작은 탄력이 되었답니다..
계속 울 카폐회원을 위해 좋은 사연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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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기가 없는 날이군요. 요즘 우리 삼성 선수들이 넘 잘 싸워주고 있고 게시판도 활력을 더해가서 그런지 카페를 자주 찾게 되네요.
오늘은 제가 좋아했던 선수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강기웅~!
여러분 모두 기억하시죠? 대구고,영남대를 거치며 야구 엘리트의 길을 걸었던 삼성의 스타플레이어였습니다.실업 시절엔 5연타석 홈런(제 기억이 맞다면) 이란 초유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장타력도 겸비한 이상적인 선수 였습니다.
89년 (88서울 올림픽 참가로 데뷔가 늦어졌죠) 데뷔 첫 해 0.322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프로에도 화려하게 입문.(그 해 신인왕은 아쉽게 복병 태평양 고졸 투수 박정현이 차지) 이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3차례 수상하며 "야구천재"의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당시 하일성 해설위원을 비롯한 야구 전문가들은 야구 센스 만큼은 강기웅을 따라올 선수가 없다며 그를"방망이를 거꾸로 잡고도 3할을 칠 수 있는 선수"로 평가 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단점은 있었습니다. 타고 난 소질에 비해 훈련양이 적었다는 사실입니다. 약한 체력 탓도 있었지만 한마디로 노력보단 재능으로 야구를 하는 스타일이었죠. 바로 이 점이 백인천 감독의 신경을 거슬렀습니다. 그 전의 감독들은 강기웅에 대해 자율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줬다더군요.약한 체력을 나름대로 페이스 조절 할 수 있도록 한 것이겠죠. 하지만 백 감독이 어떤 사람입니까? 해외 전지 훈련까지 제외되면서 "미운털"이 박히기 시작했고 김재걸에 밀려 주전 자리마저 빼앗기는 신세가 됩니다.(김재걸 역시 엘쥐 심재학과 더불어 당시 신인 최고액인 2억 2000에 들어온 유망주였죠)
여기에 발목 부상이 겹치면서 "설상가상"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그 화려했던 야구 인생에 위기가 닦친 셈입니다.
결국, 백 감독은 그를 트레이드 하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그 상대가 놀랍게도 재계 라이벌 현대의 이희성과 최광훈입니다.
감독 입장에서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선수를 트레이드 시키는건 왈가왈부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상대 카드가 도저히 맞질 않습니다.선수에 대한 배려가 없어 보이는거죠.
이희성은 2할을 오가는 그저 그런 백업 외야수 였고,좌완 최광훈은 1군 무대 기록이 전무한 2군 투수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일화가 있습니다.
당초 삼성에선 가내영(현,기아 투수)을 원했는데,현대 내부에 있던 소식통(한마디로 첩자)이 최광훈을 적극 추천했다는 겁니다.가내영은 부상을 당했고 최광훈이란 선수가 140대의 빠른 볼을 던진다는 거죠.그러니까 투구 하는걸 한번도 안보고 데려 온 셈입니다.(아마도 2중 첩자 였나 봅니다.)
이렇듯 헐 값에 강기웅을 넘기니 그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자존심이 얼마나 상했을지는 짐작할 수 있겠죠?
물론 백감독의 업적도 많습니다. 이승엽을 키우고,정경배,신동주,김한수,최익성등을 중용해 세대교체를 이룬 점 ... 높이 평가 합니다.
하지만,당시 삼성 여성팬들의 우상이던 동봉철을 (당시 진짜 팬 많았습니다) 엘쥐 이병훈,김훈과 트레이드 하고( 이 이유 역시 강기웅 케이스와 다르지 않습니다) 대구 경북 출신의 코칭 스태프를 대거 내 몬 점은 연고지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구단으로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쨌든 강기웅 선수는 트레이드에 불응,결국 아직 한창 뛸 나이에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 때 저 무지 슬펐습니다 ㅠ.ㅠ...) 그동안 양준혁,한대화,손혁 등이 트레이드에 불응했지만 결국 선수생활을 포기한 케이스는 강기웅이 유일했을 겁니다.
지난해 개막전,류중일 선수의 은퇴식 장면을 보면서 기분 좋은 한 편으로 강기웅 선수가 떠오르더군요.류중일 선수 역시 강기웅,이만수,이종두,김성래 선수 등이 그립다고 한 멘트가 기억 나는 군요.
화려한 아마추어 생활을 거쳐 프로에서도 스타로 군림하며 사상 최강의 키스톤 플레이를 연출했던 강기웅과 류중일~!
그 마지막의 희비는 본인들의 뜻과는 달리 이렇게 갈렸습니다.
앞으로도 강기웅 선수가 코치로라도 현장에 복귀하는 일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의 트레이드거부와 은퇴로 삼성,현대 양 구단의 감정이 상했었고...이런저런 이유로 너무 오래 떠나있어서...
아~!
이만수 감독님이 오시면 혹시...^^
제2의 강기웅,류중일이 많을 수록 삼성의 앞 날은 밝겠죠?
삼성의 스타플레이어를 추억하는 것~그 추억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오늘은 너무나 아쉬운 선수...강기웅 선수에 대해 올렸습니다. 또 생각 나는 선수가 있으면 올리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