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019(수) 검찰, '서해 피격 사건'…서욱 전 국방장관 구속영장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0월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이날 서욱 전 장관과 김홍희 전 청장에게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했을 당시 국방부와 해양경찰청 등이 '자진 월북'으로 결론을 내린 경위를 수사 중이다.
해경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으나 지난 6월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이씨의 유족은 서욱 전 장관이 이씨가 월북이 아닌 표류로 북한에 넘어갔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자료를 삭제 지시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7월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10월 13일 서욱 전 장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검찰은 5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홍희 전 청장은 2020년 9월 29일 해경이 2차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 '이씨가 월북한 게 맞다'는 취지로 해경 관계자들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이 지난 10월 14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경 관계자는 이씨가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었다는 국방부 자료를 김홍희 전 청장에게 보고했으나 김홍희 전 청장은 "나는 안 본 거로 할게"라고 진술했다.
표류예측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해경이 더미실험이나 수영실험 등의 분석결과를 왜곡해 월북 판단에 힘을 실었다고 감사원은 의심한다. 수사팀은 지난 10월 14일 김홍희 전 청장도 불러 조사했다. 수사팀이 이날 핵심 인물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의 조사도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尹정부, 대통령 전용기 교체…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윤석열 정부가 낡은 대통령 전용기 대신 새 비행기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0월 18일 밝혔다. 이번에 대통령실이 교체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1985년에 도입한 공군 2호기다. 대통령 전용기를 바꾸거나 새로 사는 문제는 역대 대통령들들에게 '고양의 목에 방울달기' 같은 문제였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됐고, 남과 북이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안전은 국가안보에서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요소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매년 10여 차례나 이용하는 대통령 전용기는 국가안보의 핵심 자산이다. 그래서 이 비행기의 이름도 공군 1호기, 공군 2호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 신규도입 구상, 번번히 정치논리에 꺾여
역대 대통령들은 민간항공사에서 전용기를 빌려서 쓰기보다는 직접 구매해 진정한 의미의 공군 1·2호기를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번번히 민심과 정치의 벽에 막혔다. 대통령 전용기 문제가 고약한 것이 특정 정부에서 전용기를 새로 장만하기로 결정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그 정부가 사용하기는 어렵다. 반면 '혈세 낭비'라는 정치권의 공격을 받기에는 딱 좋은 이슈다. 결국 대통령으로서는 '내가 쓰지도 못하는 전용기를 사기 위해 정치적 비난과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대통령 전용기를 둘러싼 '당위'와 '정치'의 대결에서 승자는 늘 정치였다. 결국 대통령 전용기의 '상징'인 공군 1호기는 역대 정권을 거친 무수한 논란 속에서 여전히 민간항공사 소속 항공기를 임차해서 쓰고 있는 형편이다. 다만 공군 2호기는 온전한 한국 공군의 자산이다. 어찌 보면 '공군 2호기'가 진정한 의미의 공군 1호기인 셈이다. 현재 정부가 보유 중인 공군 2호기는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5년에 도입한 보잉 737-300 기종이다. 소형 여객기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비행기는 약 40인승 규모다. 크기가 작아서 단거리 활주로 이착륙도 가능했다. 항속거리가 짧아 미국까지 가려면 하와이 등지에 기착해 중간 급유를 받아야 한다.
◆ 남북관계史 주요장면의 단골손님
이 비행기는 정부가 지난 2010년 대한항공과 장기 임차계약을 맺고 보잉 747-400을 도입하기 전까지는 공군 1호기로 쓰였다. 이 비행기는 주로 2000년대 이후 남북관계 역사의 중요한 장면에 자주 등장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에도 김대중 대통령은 이 비행기를 타고 평양으로 날아갔다. 2018년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으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이 비행기로 평양에 가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북한의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모두 이 비행기를 직접 목격했다는 이야기다. 이 비행기는 2018년 9월에도 문 대통령 부부와 특별수행원, 기자단을 태우고 평양에서 백두산 삼지연공항으로 날아가 남북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 나란히 선 역사적인 모습을 만드는데 숨은 공로를 세웠다. 그날 문재인 대통령은 공군 2호기가 있었던 덕택에 백두산에서 서울공항으로 곧장 날아와 그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도착, 대국민 보고를 할 수 있었다.
반면 이 비행기는 2018년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 당시에도 투입돼 현 정부 들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당초 문재인 정부는 공군 2호기를 유지하고 1대를 추가로 임차해 대통령 전용기를 총 3대 운영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물가와 환율이 껑충 뛰면서 기존의 비행기를 빌리기도 어려워졌다.
◆ 국방부 "비용, 효율성, 전력화 시기 면밀 검토"
국방부 관계자는 10월 18일 기자들과 만나 '항공기를 추가로 임차하려 했지만 편성된 예산 범위 내에서 추진하려다 보니 국내 항공사들이 세 차례 입찰에 응하지 않았고 계약 체결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군 2호기의 운영을 위해서 비용, 운영 효율성, 실제 전력화 시기 등을 고려해 현재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윤석열 정부 내에서 새로운 공군 2호기 기종 선정과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은 반반 정도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이 비행기를 사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크게 오른 환율과 팍팍한 경제상황, 정치권의 입장은 이번에도 결정적인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외교와 교역으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언제까지 낡은 비행기를 타고 정상외교에 나설 수도 없는 형국이다. 과연 윤석열 정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정치논리에 밀려 공을 다음 정부로 넘길 것인가.
‘정어리 천만마리 떼죽음’… ‘정어리 풍년’이 원인?
경남 창원 마산만·진해만에서 집단폐사한 정어리가 20일새 200t을 넘었다. 집단폐사의 원인으로 유례없는 정어리 풍년이 꼽힌다. 정어리가 너무 많아 산소부족으로 떼죽음을 당했다는 이야기다. 실제 올해 경남의 정어리 어획량(위판량 기준)은 평년의 4.3배로 최근 10년간 최고를 기록했다. 창원시와 국립수산과학원은 폐사 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10월 20~21일쯤 발표할 예정이다.
10월 18일 오전 창원 마산합포구 3·15 해양누리공원 앞바다 일대에선 며칠 전과 달리 정어리 폐사체가 보이지 않았다. 해변 난간에는 ‘신속한 수거와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강모씨(79)는 “물고기 썩은 냄새가 지금까지 난다”며 “언제 다시 집단폐사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 13일 이곳은 정어리 사체로 가득했다. 공원 일대는 코를 찌르는 냄새가 진동했다. 공무원 등 40여명이 어선 6척을 동원해 수면으로 떠 오른 사체들을 건지느라 분주했다. 토박이 윤병희씨(67)는 “평생 이런 일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정어리 떼죽음은 지난달 30일 창원 마산합포구 구산면 해양드라마세트장 앞바다에서 처음 관찰됐다. 이후 인근 도만항과 다구항, 마산인공섬, 3·15해양누리공원 등 진동만과 마산만 전역에서 발견됐다. 어촌계, 시민단체, 군부대까지 나서서 수거했지만 이튿날 죽은 정어리가 또다시 바다를 하얗게 뒤덮는 일이 반복됐다. 10월 18일까지 수거한 정어리는 202t이다. 수산과학원은 정밀감식에서 ‘길이 14~16㎝, 무게 20g가량의 정어리 성어’로 판정했다. 폐사한 정어리가 1010만 마리인 셈이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물고기 집단폐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정어리 떼죽음의 원인을 놓고 수질오염, 해양투기, 질병, 산소 부족 등 갖가지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지난달 9월 25일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는 수영대회가 열릴 만큼 수질이 좋았던 점을 고려할 때 수질오염 때문일 가능성은 낮다. 정치망 어선들이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며칠 동안 수백t의 정어리를 한꺼번에 버렸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 질병을 의심할 만한 분석 자료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어획량이다. 올해 경남 남해안에서 잡힌 정어리 위판량은 수협 위판전산시스템 구축 이후 가장 많았다. 수협위판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9월 경남 정어리 위판량은 4425t(전국 4469t)으로 10년간 평균치인 1024t보다 4.3배나 됐다. 2021년 696㎏보다는 무려 6358배나 많이 잡힌 것으로 집계됐다. 9~11월이 제철인 정어리는 대부분 경남 연근해에서 잡히고 내만인 진해만과 마산만에서는 보기 드물다.
이 때문에 진해만·마산만으로 들어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한 정어리 떼가 산소 부족으로 죽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8월 부산 영도구 동삼해수천에서도 산소 부족으로 새끼 청어 등 물고기 수백 마리가 집단 폐사한 적이 있었다. 이용진 마산용마산어촌계장(58)은 “남해안에 정어리 어군이 엄청나게 형성돼 있어서 10t짜리 어선 9개 선단(18대)이 떼 지어 다닐 정도로 풍년”이라고 말했다. 수과원 남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진해만·마산만으로 한꺼번에 들어온 정어리 떼가 산소 부족으로 죽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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