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다!
잠시 혼돈의 시간을 뒤로하고 깊어가는 가을 영알 3대북릉 마지막코스인 운문북릉 독수리바위를 찾았다.
독수리바위와의 인연은 남다르다. 독수리바위는 이십년전 영알대종주를 한답시고 영남알프스 이곳 저곳을 헤집고 다닐무렵 나의 산심을 머무르게 한 곳이다. 당시 독수리바위라는 명칭이 없든 시절, 함께 종주길을 개척하든 산우들과 이 바위를 독수리바위라부르며, 운문북릉 독수리바위에 한껏 매료되어 독수리란 닉네임을 사용하게 되었다.
(천문지골 초입에서)
우연의 일치인지 오늘산행코스인 운문북릉독수리바위 동행길에 함께한 산우님들이 다섯분인지라, 독수리오형제 대신 독수리오남매로 포스팅을하고 천문지골로 들어섰다. 초입부터 붉게물든 형형색색 단풍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천문지골은 가지산북릉이 품어내린 학심이골 못지 않게 심산유곡을 자랑하는 곳이다. 운문사로인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곳이라 아직도 원시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다.
(천문지골서 바라다본 굴렁쇠바위)
산행을 시작한지 이삼십분 지나자 저멀리 굴렁쇠바위가 보인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갈수록 가을단풍이 계곡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깊어가는 천문지골의 가을풍광에 취해 운문북릉으로 향하는 첫 목적지를 벗어나 죽음의 능선이라 불리는 운문북서릉 들머리로 들어섰다. 덕분에 경사 70도에 달하는 가파른 능선길과 두어시간 가까이 사투를 벌이다 오전산행이 끝나갈 무렵 운문북서릉 헬기장에 도착했다.
앞으로 가야할 산행길이 까마득한데 운문북릉 주능선에 진입하는데 두시간 반이 소요되었다. 벌써 한나절이 지나갔다. 다급한 마음에 가지산북릉 청도귀바위와 운문북릉 독수리바위가 시원스레 조망되는 헬기장에서 잠시 허기를 채우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운문북릉전망대서 바라다본 가지산북릉)
잠시후 가지산북릉과 운문북릉이 시원스레 조망되는 전망대에 다다랐다. 영알을 가슴에 품기에 더없이 좋은 조망지다. 발아래로 심심골이 빛어낸 불게물든 단풍들이 가슴을 벌겋게 달구었다.
(가지산북릉이 시원스레 바라다보이는 조망처)
이곳에서 또 한번 산은 올라야 그 높이와 멋을 알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달았다. 전망대 우측으로는 앞으로 가야할 독수리바위가 위풍당당하게 그 위용을 자랑하고 솟아있다.
(운문북릉 전망대서 바라다본 독수리바위와 운문산)
저 멀리 운문산을 향해 비상하는 독수리바위가 어서오라 손짓을 하고 있다. 가을단풍과 함께 붉게물든 기암괴석들이 한층 아름다운 자태를 뽑네고 있다.
(독수리바위에서 정상석과 한컷)
잠시후 십여년만에 독수리바위와 다시 조우했다. 2005년 영알대종주를 마무리하고 그 기념으로 이곳에다 정상석을 세운지 벌써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어 가고 있건만 독수리바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산인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지난날 독수리바위와 함께했든 벅찬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당시 산에 대한 열정을 온몸으로 불태었든 곳이라 그 감흥이 남다르다.
(독수리바위 상부에서)
(독수리바위 정상석과 함께)
(독수리바위 전망대서)
독수리바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모습이 그대로 이건만 야속하게도 지금 나의 모습은 세월을 비껴가지 못했다. 독수리바위와 작별해야하는 아쉬움 때문인지 이곳 저곳에서 셔터를 누르며 흔적을 담아본다.
(운문산 가는길에 마주한 산죽)
독수리바위와의 작별을 못내 아쉬어 하며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여 운문지맥 서부능선으로 향햇다.
(서부능선 전망대서 바라다본 독수리바위의 위용)
운문지맥 서부능선 가는 길에 또 한번 독수리바위와 조우하며 오늘 하산루터인 천문지 중앙능선(일명 숨은벽릿지)로 향했다. 천문지 중앙능선은 소머리바위와 범봉북릉에 가려져 있어 이곳을 아는 산인들은 극 소수다.
(숨은벽릿지 칼바위에서)
서부능선 전망대를 내려와 잡목들이 무성한 무명봉 사이로 가파르게 내려서는 이 능선길은 자칫하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무명봉 우측 아래로 수직으로 급하강하는 비탈을 십여분넘게 내려서면 노송과 암릉이 기막히게 조화를 이루는 칼바위능선이 보인다.
(칼바위 전망대에서)
숨은벽릿지 칼바위능선은 오랫동안 그 숨은 비경을 감추면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인지, 등로며 암릉좌우로 펼쳐지는 풍광들이 그 신비로움을 한층 더한다. 이곳을 찾는 산꾼들이라면 한번쯤 혼자만이 간직하고픈 비경지를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
(칼바위를 지나 숨은벽 최고의 조망지 암릉길)
(숨은벽릿지서 바라다본 가지산북릉과 운문북릉)
숨은벽최고의 조망포인터에서 바라다보이는 영남알프스 풍광은 참으로 웅장하다 못해 황홀하다. 저멀리 가지산북릉과 가지산 운문북릉과 독수리바위, 부엉이바위와 소머리바위, 숨은벽최고의 릿지 칼바위, 어느 한곳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은 최적의 비경지다.
(숨은벽릿지 전망대서)
나는 영알을 품고있는 울산, 양산, 밀양, 경주, 청도의 산들중에 유독 쳥도의 산들을 좋아한다. 영남알프스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청도의 산군들이 없다면 영알의 명성이 무색하리 만큼 청도의 산군들은 보면볼수록 그 아름다움을 더 한다.
(숨은벽릿지 암릉과 주목)
숨은벽암릉은 군데군데 기암괴석과 노송, 그리고 오래된 주목들이 조화를 이루며 산행의 즐거움을 한층 북돋아 준다.
(하산길에 마주한 때늦은 노루궁뎅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인지라 그런지 아기 머리만한 때늦은 노루궁뎅이가 덤으로 오늘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오늘 하루 고생했다고 운문산 신령님이 하사하신 귀한 버섯이다.
(천문지에서 운문사로 하산하며)
숨은벽암릉을 품고있는 천문지 중앙능선은 그 길이가 짧은 만큼 급경사를 이루기에 하산길이 더 힘들다. 오를때보다 더 많은 땀방울을 흘려가며 기진맥진 하다보니 발걸음은 어느새 천문좌우골 합수지점에 다다랐다. 간간이 내비치던 저녁 노을은 벌써 서산마루로 너머가고 어둠이 천문지골로 들어서고 있다.
아침 아홉시부터 시작한 산행길이 오후 여섯시가 다 되어서야 오늘 산행 종착지인 운문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멀리 경내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타종이 울린다. 장장 아홉시간에 걸친 대 장정이 운문사 타종소리와 함께 그 막을 내렸다.
색다른 등로에 대한 욕심때문에 죽음의 능선을 오를때부터 수직으로 급하강하는 숨은벽암릉길을 내려설때까지 온종일 아무런 불평없이 묵묵히 함께한 산우님들이 너무 고맙다.
세번에 걸친 영알 북릉길을 무사히 마칠수 있게 공지를 해주고 도움을 주신 초은대장님을 비롯하여 강철체력을 자랑하며 세번의 산행길에 모두 동참해주신 아거님, 처음과 마지막 산행을 함께한 워커홀릭님, 가장힘든 세번째코스에 묵묵히 함께해주신 포르코님, 산행후기를 빌어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와~~~
이렇게 멋진 비경을
볼수 있는 기회를 놓친게 무지 아쉽네요
이 풍광은 서락보다 멋집니당~~~
내년에 이맘때쯤 기회가 된다면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곳이네용~~~
산행기와 멋진사진 즐감하고 갑니당~~~^^
빚총님 함께했음 좋았을건디 아쉽네요. 산은 향상 그자리에 있으니 기회가 되면 함 도전해보세요.
뜻하지 않은 독수리오남매, 또 하나의 추억을 맹글었네요^^
아거행님 3대북릉 완주하느라 고생 많았음다. 내년에도 노루잡으러 바지런이 다닙시당
@블랙이글
수고들 하셨습니다
산행실적 이제서야 올립니다
덕분에 보기힘든 비경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포르코님 극한산행 하신다고 고생하셨음다. 덕분에 생환주 맛나게 먹었습니다.
영알의 비경이지만 험한등로에 수고많으셨습니다.
이제 노쇠해서 힘든코스는 자꾸 피하게되네요ㅎ
이부장님 농뗑이 그만 치시고 이제 좀 다니시죠